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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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3(금) 장진 영화감독 "나 시사 풍자하는 감독이야"
2012.01.13
조회 603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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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영화감독 장진


요즘 촌철살인의 입담으로 속 시원한 풍자를 선보이면서 큰 화제를 낳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생방송 시사풍자 코미디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 케이블 채널에서 방송이 되는데요. 날카로운데도 배꼽 잡을 만큼 웃기고, 웃긴데도 날카로움을 잃지 않아서 대단한 인기입니다. 그런데 더 화제는 이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진행까지 하는 사람이 영화감독 장진 씨라는 사실이죠.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장진 감독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 김현정> 아니, 원래 다재다능한 분인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시사풍자 코미디쇼까지 할 줄은 몰랐거든요. 출연까지 말이죠.

◆ 장 진> 어떻게 하다 보니까 진짜 여기까지 왔는데. (웃음)

◇ 김현정> 이런 걸 한번 만들어봐야겠다고 오랫동안 생각 해 오셨던 건가요?

◆ 장 진> 이게 미국에 있던 쇼였고 어릴 때 너무 즐겨봤었죠. 그리고 제가 해 왔던 작업이 묘하게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가 가지고 있는 특이성하고 되게 맞닿는 지점이 많더라고요. 이런 쇼를 만약에 한다면 '내가 아주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은 했었죠. 그래서 사실 이 얘기가 있자마자 욕심을 내서 "그럼 내가 하면 안 되겠느냐" 했죠.

◇ 김현정> 그러니까 매회 스타들이 한 명씩 출연을 해서 콩트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내용은 시사성이 담긴 것들을 위주로 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시도되지 않던 형식. 이게 생각은 했어도 여건이 마련 되어야 해 볼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말하자면 받아주는 방송국도 있어야 되고 나와 주는 스타도 있어야 되고 이해해 주는 관중도, 대중도 있어야 되고. 이번에 이게 딱 맞아떨어진 건가요?

◆ 장 진> 맞아떨어졌다고 생각하고 일단 갔는데 힘들긴 힘들더라고요.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대중스타들이 케이블TV에서 하는 예능프로 한 프로그램에 '라이브'라는 모험수를 던지면서 일주일에 적어도 한 4일 이상을 투자 해 줘야 되는데 쉽지는 않죠. 그래서 캐스팅이 제일 힘들었고요. 시행착오도 겪어야 되고 그런 시간들을 지금 보내고 있습니다.

◇ 김현정> 꼭 출연시키고 싶은 스타를 한 명만 꼽아보라면 어떤 스타 생각하세요?

◆ 장 진> 이 쇼에 근간을 이루는 것이 정치, 사회 풍자니까요. 이 쇼에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런 스타들이 나와서 이 풍자의 한 가운데에서 놀아준다는 게 큰 거거든요. 저는 이런 취향, 이런 색깔의 쇼에 그동안 안 나왔던 대중스타,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톱스타들이 나와 준다면 쇼가 훨씬 더 빛나겠죠.

◇ 김현정> 아주 의외의 인물이 나와서 의외의 것을 하는, 거기서 또 어떤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는 말씀이에요.

◆ 장 진> 그렇죠. 안 해 봤고 못 봤던 그림이기 때문에.

◇ 김현정> 예를 들어서 단아한 이영애 씨가 나와서 망가진다?

◆ 장 진> 섭외 좀 해 주세요. (웃음)

◇ 김현정> (웃음) 정말 저도 한번 연결시켜드리고 싶네요. 나오는 모습 보고 싶습니다. 이영애 씨가 가발 쓰고 망가지는 모습 이런 거 재밌네요. 저는 사실 스타들이 출연한 코너보다도 장진 감독이 앵커로 분해서 전달해 주는 풍자뉴스 코너 이게 백미더라고요.

◆ 장 진> 그게 백미가 되면 안 되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까.

◇ 김현정> 못 보신 분들을 위해서 몇 개만 내용을 소개하자면 이런 식입니다. "일본이 위안부 평화비를 철거하라고 합니다. 방사능 정말 무서운 겁니다. 사람을 이런 지경까지 만드네요.",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나를 밟고서라도 한미 FTA 논쟁을 끝내고 싶다'고 발언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때와 장소를 알고 싶어 합니다." 이런 것을 정말 능청스럽게, 저는 흉내도 못내겠네요. 연습하세요?

◆ 장 진> 나름대로 많이 준비는 해요. 그 날 당일에만 4번의 리허설을, 4번의 실제공연을 하는 거고요. 거의 일주일 동안에 뉴스 서치라든지, 그 뉴스가 어떤 사실적인 확정이 안 난 뉴스들도 많거든요. 흔히 얘기하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너무 엄격하게 지켜야 되는 것도 있고. 그 다음에 이건 불특정 다수를 상대하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적 중립 입장에서 바라봐야 되는 시선도 있고요. 그건 거의 일주일 내내, 그리고 토요일이 생방송인데 대본을 토요일 아침까지 기다렸다가 써요.

◇ 김현정> 그 정도군요. 대중이 좋아하는 풍자코드, 유머코드가 좀 달라졌다는 느낌이 들어요. 무엇에 열광하는 걸까요?

◆ 장 진> 대중들이 듣고 싶어 하는 화법으로 얘기를 한다는 것. 그리고 이건 어떻게 보면 장단점이 있는 건데 그들의 얘기, 풍자하는 것이 그게 사실인지 사실이 아닌지, 정말로 풍자대상 위에서 조롱이 아닌 풍자로서 가기 적합한지 아닌지에 대한 필터링은 없는 거거든요. 그런데 그게 없기 때문에 더 시원하게 들릴 수도 있어요. 그걸 갖다가 다 가리기 시작하면 조심스러워지고 속 시원한 어떤 맛이 안 나겠죠.

왠지 이번 정권은 체감이 미디어쪽이라든지 이런 쪽의 소통이라든지, 아니면 이런 자유권에 대해서 좀 억압돼 있다고 생각이 드신 거 같아요. 지금 이런 게 뻥 뚫린다는 해소감도 좀 느끼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합니다.

◇ 김현정> 사실 요새 정치풍자 하면 인기 있는 게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인데, 그것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하고 차이점은 뭘까요?

◆ 장 진> 나꼼수는 정치풍자라기보다는 화법 자체가 직설적이죠. 그리고 흔히 얘기해서 우리 편 모여라거든요. 그들이 얘기하고 있는 정치적 노선이나 색깔에 좋아하고 열광하고 같이 할 수 있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즐기는, 그 다음에 축제 같은 그런 성격이고요. 저희는 정치적 정파적 중립성을 어느 정도는 답보하고 가야 되는 것이기 때문에.

◇ 김현정> 보다 많은 대중을 위해서?

◆ 장 진> 아무래도 좀 다른 거고 풍자성을 우회적으로 얘기하고 우회적으로 즐겨서 다른 것을 연상시켜 같이 즐거워하는 동질을 느끼게 하는 것은 저희가 좀 센 것 같고요. 대신에 나꼼수는 가슴을 흔들어내는 것은 훨씬 더 있겠죠.

◇ 김현정> 그런데 수위가 상당히 세더라고요. 수위 센 발언들을 하다가 방송계에서 소리 소문없이 사라져간 분들이 많거든요. 겁 안 나세요?

◆ 장 진> 방송에서 사라질 때 '사라진다'고 소문은 내야 될 것 같아요. 소리 소문없이 가면 안 되고요. 또 수위조절이라는 측면은 아무도 얘기 안 했는데 우리끼리 수위 조절을 하는 것도 웃겨요. 어떤 데서도 반응이 없는데 우리들끼리 나름대로 수위 조절을 한답시고 낮추고 옅게 하고 묽게 하고 이런 것은 정말 심심해지겠죠.

◇ 김현정> 영화감독. 연극 연출가. 시나리오 작가. 코미디 작가. 제작사 대표. 이 많은 직업들 중에 제일 좋은 거 딱 하나만 고르라면 뭘 고르시겠어요?

◆ 장 진> 연극이요.

◇ 김현정> 왜 연극일까요?

◆ 장 진> 지금 하는 쇼가 매력 있는 것은 라이브, 생방송이라는 거거든요. '나는 우리 시대와 같이 간다. 먼저 가지도 않고 쫓아가지도 않고 지금 같이 간다'는 의미가 라이브의 중요성이거든요. 근데 연극이란 작업은 이 시간성이 너무 절대적이어서 이 매력에 한번 빠져들면 녹화해서 풀어 내고 찍은 다음에 편집하는 이런 작업과는 좀 다른 차원이거든요

◇ 김현정> 살아있는 것에 대한 느낌. 말하자면 생태와 동태의 차이네요? 그래서인지 바쁜 와중에 또 연극연출을 하셨어요.

◆ 장 진> 연극을 대할 때는 연극 한 편 올린다는 심정이 아니라 '내 기억이라든지, 모든 것을 뿌리 내려 보자' 라는 심정으로 무게를 담은 거죠.

◇ 김현정> 앞으로 이것만큼은 꼭 도전하고 싶은 게 있으십니까?

◆ 장 진> 그런 원대한 꿈같은 건 없어서. 그냥 요즘 너무 정신없다 보니까 애들하고 시간을 잘 못 보내서 그냥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야겠다, 이게 가장 원대해요.

◇ 김현정> 사실 제 질문은 인생의 어떤 꿈을 꾸세요, 최대목표가 뭡니까? 이걸 질문하려고 했는데 오히려 장진 감독의 답은.

◆ 장 진> 그건 정말로 최우선 과정이에요.

◇ 김현정> 장진 감독님, 영화계에도 그렇고 연극계, 방송계 해야 될 일이 많습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요.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도 계속 재미있게 보겠습니다. 연극도 놓지 말아주시고요.

◆ 장 진> 많이 응원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