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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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2/7(화) 축구선수 안정환 "다시 태어나면 의사 되고파...축구는 그만"
2012.02.07
조회 1258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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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녀들에게 좋은 기억만 주고파 은퇴
- 축구인생 최절정기는 2002년
- EPL 좌절 겪으며 축구 포기도 생각
- 지도자 꿈? 사업으로 성공하고파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은퇴 발표한 안정환 선수

2002 월드컵 그리고 반지의 제왕 하면 떠오르는 한 사람이 있죠. 바로 안정환 선수.
안정환 선수가 얼마 전에 14년간의 축구인생을 마무리하는 은퇴선언을 했습니다. 은퇴 기자회견 내내 말을 잊지 못하고 연신 눈물만 흘려서 많은 분들이 함께 마음 아파했는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만나 보죠. 안정환 선수입니다. 안녕하세요?

◆ 안정환> 안녕하세요.

◇ 김현정> 1월 31일에 은퇴기자회견을 했으니까 이제 일주일 정도가 지났어요. 그 며칠 동안 후련하셨어요? 허탈하셨어요?

◆ 안정환> 정신없이 하루하루 보내고 있습니다. 아직은 실감이 안 납니다.

◇ 김현정> 강한 남자 안정환 선수가 그렇게 우는 걸 저는 처음 봐요. 기자회견장에서 왜 그렇게 우셨어요?

◆ 안정환> 모르겠습니다. 선수생활을 마감하면서 여러 가지 일들을 생각하니까 그냥 마음에서 나온 눈물 같습니다.

◇ 김현정> 이렇게 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드셨어요? 그 전날 생각하면서?

◆ 안정환> 아니요. 전혀 생각 못 했습니다.

◇ 김현정> 외국에서 설기현, 김남일 선수는 돌아와서 은퇴가 아니라 국내무대로 복귀를 했거든요. 그래서 안정환 선수도 얼마든지 더 뛸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쉽게 은퇴를 결정했는가 아쉬워하는 팬들이 많으세요. 결정적으로 결심한 계기 뭘까요?

◆ 안정환>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계속해서 팬들한테 좋은 모습을 보여야 된다는 부담감도 있고요. 또 제 아이들도 많이 컸어요. 한국에서 계속 뛰게 되면 스포츠 선수가 잘할 때도 있고 못할 때도 있는데 또 우리 아이들이 상처를 입지 않을까 생각도 하고. 여러 가지 이유가 많습니다.

◇ 김현정> 아이들이 지금 몇 살이죠?

◆ 안정환> 초등학교 2학년이요. 그냥 멋있는 아빠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 김현정> 누가 그러더라고요. '안정환은 참 비현실적이다. 영화 같다' 왜냐하면 외모도 영화배우 같고 축구인생도 오르막내리막, 우여곡절 영화처럼 살았다는 건데요. 동의하십니까?

◆ 안정환> 아무래도 굴곡이 많은 것은 인정합니다.

◇ 김현정> 그럼 그 영화라고 친다면 최절정, 클라이맥스는 언제였다고 생각하세요?

◆ 안정환> 아무래도 2002년 아닐까요.

◇ 김현정> 2002년 월드컵. 특히 이탈리아전에서 반지의 키스 말입니다. 세레모니할 때 꼈던 반지요. 그건 지금 끼고 다니세요?

◆ 안정환> 아니요, 지금 아내가 목걸이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볼 때마다 그때 생각나시겠어요?

◆ 안정환> 네. 근데 시간이 지나다 보니까 생각이 좀 안 나더라고요.

◇ 김현정> (웃음) 이제는 무뎌지셨군요. 사실은 2002년 월드컵 직후에 최고 인기스타가 됐지만 인기만큼 일이 술술 풀리지만은 않았어요. 이탈리아 페루자 소속팀의 어떤 복수 때문에 팀에서는 방출됐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로 계약서까지 썼지만 비자 문제가 걸리면서 좌절도 됐어요.

◆ 안정환>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는 굉장히 억울하기도 하고 화도 많이 나고 운동을 포기하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고요. 사실 그렇게 하려고 했었기 때문에 그때 당시에 많이 힘들었습니다.

◇ 김현정> 운동을 포기하겠다는 생각까지 하셨어요?

◆ 안정환> 네. 열심히 뛴 것밖에 없는데 여러 가지 주위 환경 때문에 운동을 할 수 없게 되고, 또 무적선수니까 쉴 수밖에 없고. 그러니까 회의를 많이 느끼게 되더라고요. '열심히 해서만 되는 것은 아니구나' 그때 당시는 많이 힘들었습니다.

◇ 김현정> 지금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블랙번과 썼던 계약서를 들여다보신다면서요?

◆ 안정환> 네. 가끔 집에서 보고 있는데 아쉬운 종이 한 장이죠.

◇ 김현정> 그건 왜 안 버리셨어요?

◆ 안정환> 아쉬움이 있어서 아무래도 간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추억이 될 수 있고요.

◇ 김현정> 만약 그때 일이 잘 풀려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무사히 진출했다면 인생이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 안정환> 글쎄, 바뀌었을 수도 있겠죠. 제가 지금은 은퇴했지만 은퇴도 안 하고 더 운동하고 있을 수도 있고요. 어떻게 보면 안 될 수도 있고, 반대로 또 좋은 경기를 하고 있었을 수도 있고요. 하늘의 뜻이기 때문에 잘 모르겠습니다.

◇ 김현정> 지금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후배들을 보면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기도 해요.

◆ 안정환> 네, 자랑스럽고 아주 보기 좋죠. 또 부럽죠. 같은 선수의 입장에서는 부럽고요.

◇ 김현정> 그런데 안정환 선수. 이제는 축구선수 안정환은 정말 볼 수 없는 건가요?

◆ 안정환> 예, 볼 수 없죠.

◇ 김현정> “당분간은 아내의 화장품 사업을 도울 계획이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요. 혹시 사업을 한번 제대로 해 보고 싶다, 이런 욕심도 있으세요?

◆ 안정환> 계속 축구 쪽에서 기대를 걸어왔기 때문에 다른 쪽으로 경험을 쌓고 싶고요. 또 사업 쪽이 쉽지는 않겠지만 한번 또 성공을 해 보고 싶습니다.

◇ 김현정> 한다면 어떤 종류로 도전을 해 보고 싶은 건가요?

◆ 안정환> 지금 아내가 하고 있는 화장품 사업을 도와서 큰 기업으로 한번 만들어보고 싶은 게 제 꿈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세 차례 월드컵에 나왔고 아시아 선수로는 월드컵 최다골 기록까지 가진 선수가 지도자로 뛰지 않고 축구계를 떠나서 사업한다면, 또 유소년 축구 정도에 머무른다면 이건 좀 아쉬움이 많이 남는데요?

◆ 안정환> 지도자에 대해서 많이 생각을 해 봤어요. 그런데 지도자가 누구를 가르치고 한다는 게 굉장히 어려운 일이더라고요. 제가 거기까지 할 수 있는 자신이 없어서요.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지금 현재로서는 제가 그 정도의 그릇이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다시 태어나면 뭘 해 보고 싶으세요?

◆ 안정환> 공부를 좀 해 보고 싶어요. 공부 쪽으로 해서 의사나 한번.

◇ 김현정> 의사 중에서도 여러 가지 과가 있잖아요. 어떤 의사를 하고 싶으세요?

◆ 안정환> 사람이 아픈 곳을 치료해주는 그런 막연한 꿈이 예전에도 있었는데, 그냥 그런 거요.

◇ 김현정> 의외입니다. 안정환 선수가 하얀 가운 입고 서 있는 모습이 정말 멋있겠는데요.축구 선수는 다시 하기 싫으세요?

◆ 안정환> 네.

◇ 김현정> 너무 시원하게 “예” 하시네요.

◆ 안정환> 힘듭니다.

◇ 김현정> 뭐가 그렇게 힘들었어요?

◆ 안정환> 다 힘들죠. 물론 공부하시는 분이나 사업하시는 분이나 직장 다니시는 분들이나 다 힘드시겠지만, 제가 경험한 것은 아직 축구밖에 없기 때문에 힘든 것 같아요.

◇ 김현정> 축구선수들은 몸이 더 힘듭니까, 마음이 더 힘듭니까?

◆ 안정환> 둘 다 힘듭니다.

◇ 김현정> 다시 태어나면 축구선수는 절대 안 하실 것 같네요, 정말. (웃음)

◆ 안정환> 네.

◇ 김현정> '한국 축구사에 안정환이라는 선수, 어떤 선수로 기억됐으면 좋겠다' 이런 바람이 있으세요?

◆ 안정환> '기쁨을 줬던 선수'로 기억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즐거움을 줬던 선수, 그렇게만 기억돼도 저는 아마 굉장히 좋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14년 동안 안정환 선수를 든든하게 지켜준 팬들에게 한 말씀 해 주시죠.

◆ 안정환> 지금까지의 사랑 너무 너무 감사드리고요. 죽을 때까지. 아니, 제 자식한테도 그 고마움은 알리고 항상 감사하며 살겠습니다.

◇ 김현정> 우리 국민들에게 좋은 추억 많이 만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축구가 워낙 인기스포츠다 보니까 화려한 만큼 마음고생도 많이 한다는 거 알고 있는데요. 그 상처들 다 털고 좋은 기억만 가지고, 우리 축구를 위해서도 틈틈이 좋은 일 많이 해 주세요.

◆ 안정환>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