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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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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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수호 변호사 (법무법인 지혁 대표)
탐정의 눈으로 사건을 들여다봅니다. 탐정 손수호. 손수호 변호사 어서 오세요.
◆ 손수호>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늘 주제로 들어가기 전에 어제 탐정에서도 여러 번 다뤘던 사건의 대법원 판결이 나와서 잠깐 좀 보고 가야 할 것 같아요.
◆ 손수호> 구미 3세 여아 살인 사건입니다. 아이 바꿔치기 무죄가 확정됐어요.
◇ 김현정> 저희가 탐정 코너에서만 해도 몇 번 다뤘을 정도로 정말 국민적으로 큰 관심이 있었던 사건인데 어떻게 판결이 났죠?
◆ 손수호> 세 살 여자아이가 홀로 집에 방치되어 있다가 숨진 채 발견됐는데요. 모두가 숨진 아이의 엄마로 알았던 김 씨, 김 씨가 아이를 방치해서 살해한 사건으로 처음엔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유전자 검사 결과가 놀라웠죠. 김 씨는 친모가 아니고 김 씨의 친정 엄마인 석 씨가 사망한 아이의 친모다, 이런 결과가 나왔잖아요.
◇ 김현정> 할머니가 죽은 아이의 친모였어요. 그런데 사실은 그때 검사가 잘못됐을 수 있다는 의심이 들 정도 상황이었잖아요.
◆ 손수호> 워낙 기이한 결과이다 보니까 충분히 그럴 만했죠. 검사 결과상으로는 엄마가 아니라 언니였던 김 씨 살인죄로 징역 20년이 확정됐습니다. 지금 복역 중이고요. 그리고 어제 바로 유전자 검사만 보면 친모인 석 씨에 대한 두 번째 대법원 판결이 나온 거거든요. 그런데 1심은요, 석 씨가 비슷한 시기에 딸을 낳아서 바꿔치기 했고 그 후에 사망한 아이의 사체를 은닉하려 했다고 보고 징역 8년형을 선고했어요.
◇ 김현정> 2심도 마찬가지 아니었어요?
◆ 손수호> 하지만 작년 말에 대법원에서 파기된 거거든요. 석 씨는 출산 사실 자체를 줄곧 부인했습니다. 그리고 작년 말 대법원이 비록 유전자 검사 결과는 석 씨와 아이가 친자 관계임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그것만으로 석 씨의 출산 사실 그리고 아이 바꿔치기 사실이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된 건 아니라고 봤습니다. 그에 따라서 올해 2월에 미성년자 약취 부분이 무죄가 됐어요. 왜냐? 아이를 낳았다고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바꿔치기 사실도 증명이 안 되는 겁니다. 사체은닉 미수만 유죄로 남아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고 바로 어제 그 형이 확정됐습니다.
◇ 김현정> 여러분 어제 대법원에서 확정이 됐어요. 끝까지 법원은 석 씨가 이 아이의 엄마라는 사실, 유전자 검사 결과는 99.9999% 확실한 거 맞지만 도무지 출산을 했다는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다. 끝까지. 이렇게 봐야 되는 거죠?
◆ 손수호> 네, 판결문상은 99.9999% 이상이라고 봤습니다.
◇ 김현정> 99.9999% 이상.
◆ 손수호> 99% 이상의 확률이다. 하지만 유전자 검사 결과가 보여주는 것은 석 씨와 사망한 아이 사이에 그런 그 유전자상의 어떤 관련성이 있다는 것이지 실제로 석 씨가 그 아이를 낳았다고 볼 수는 없다.
◇ 김현정> 그 증거는 끝까지 못 찾았어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판결문에도 석 씨의 출산과 바꿔치기가 의심된다는 언급은 여러 번 나와요. 하지만 그럼에도 법원이 인정하지 못한 이유는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즉 만약에 석 씨가 아이를 낳아서 바꿔치기를 했다면 바꿔치기 전까지 그 아이를 어디서 어떻게 길렀느냐. 또 석 씨는 운전을 못하거든요. 운전을 못하는 석 씨가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자기가 낳은 아이를 데리고 와서 몰래 병원으로 와서 아이를 어떻게 아무도 모르게 바꿔치기 하고 어딘가로 데려간 후에 가족들이 있는 집으로 혼자 왔느냐. 법원은 이 부분에 대한 자료가 전혀 확보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 김현정> 게다가 바꿔치기를 했으면 그럼 바꿔치기 한 아이가 있잖아요. 걔는 또 어디로 갔느냐 끝까지 못 찾은 거고.
◆ 손수호> 그것도 전혀 알 수 없거든요.
◇ 김현정> 그리고 이 아이를 낳을 때 그럼 아빠는 누구냐, 친아빠는 누구냐 그 존재도 끝까지 못 찾은 거고.
◆ 손수호> 그것도 알아내지 못했죠. 그걸 알아냈다면 출산 사실이 증명되는 건데 지금은 출산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게 대법원의 공식적인 법적인 결론이 되는 거거든요.
◇ 김현정> 하지만 죽은 아이는 석 씨와 유전자가 99.9999% 이상 일치하고.
◆ 손수호> 네, 99.9999% 이상입니다.
◇ 김현정> 세상에.
◆ 손수호> 참 희한한 사건인데 그렇지 않아도 이걸 설명하다 보니까 여러 가지 얘기가 나왔잖아요. 가설이 나오고 키메라증, 키메리즘, 이런 얘기 나왔잖아요. 그런데 이게 이럴 가능성도 있는 겁니다. 이론상으로는 만약에 김 씨의 생식세포에 김 씨뿐만 아니라 참 묘하게도 친정 엄마인 석 씨의 DNA형까지 모두 있었다면 설명이 안 되는 건 아니거든요.
◇ 김현정> 그런 경우도 있어요, 의학적으로?
◆ 손수호> 가능성은 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판결문도 그 부분을 언급을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게 맞다 틀리다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생식세포를 토대로 해서 DNA 검사가 이루어졌어야 합니다. 그런데 파기환송심 판결문을 보면은 국내 감정 기관에서 그걸 해본 적이 없다는 거예요. 그래서 그게 불가능했다는 거죠. 그걸 지적합니다. 따라서 그동안 여러 번 검사를 했지만 이건 다 생식세포가 아닌 체세포를 검사한 것이기 때문에 키메리즘에 대한 검사로는 불안전하다는 점이죠.
◇ 김현정> 되게 어렵네요. 뭐가 하여튼 복잡한데 아무튼 미스터리로 이 사건은 그냥 이렇게 끝나는 거네요. 여러분, 이 소식 많이들 마지막 판결 어떻게 날까 궁금하셨을 텐데 일단 이렇게 판결이 났다는 거 전해드리면서 오늘 본 주제는 뭡니까?
◆ 손수호> 네, 쌍둥이 대리 시험 이야기입니다.
◇ 김현정> 이것도 기가 막힌 이야기입니다. 어제, 그제 뉴스 보신 분들은 이게 무슨 일이야 하셨을 텐데 금감원하고 한국은행에 합격한 쌍둥이 형제 얘기죠.
◆ 손수호> 그렇습니다. 쌍둥이 형제나 자매가 있다면 이런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그런 상상 한 번쯤은 해보지 않았을까 싶은데 실제로 벌어진 겁니다. 게다가 시험 쳐서 붙은 곳이 한국은행 그리고 금융감독원, 굉장히 좋은 직장인들이잖아요.
◇ 김현정>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다 선망하는 직장.
◆ 손수호> 네, 각각 시험 쳐가지고 둘 다 붙었습니다.
◇ 김현정> 이게 무슨 얘기하시는 분 계실지 모르니까 사연을 한 번 더 스토리를 좀 풀어주세요.
◆ 손수호> 작년 하반기에요. 한국은행하고 금감원이 공개 채용 절차를 진행했어요. 그런데 쌍둥이 형제가 있습니다. 그중에 동생인 A.
◇ 김현정> 동생이.
◆ 손수호> 일단 동생 A가 양쪽에 다 응시를 했어요. 그리고 필기시험에 둘 다 붙었습니다. 그 후에 한국은행 면접에 가서 최종 합격을 했거든요. 금감원 2차 면접이 그다음에 있었는데 거기에는 안 갔어요. 한국은행 붙었으니까 안 간 겁니다.
◇ 김현정> 한국은행 가려고.
◆ 손수호> 그리고 올해부터 한국은행에서 근무하기 시작했습니다.
◇ 김현정> 딱 이 얘기만 들으면 아니, 뭐가 문제야. 같은 시기에 시험 쳤어도 시험 날짜 다르면 여기, 여기 세 군데, 네 군데 다 볼 수 있는 거 아니야? 뭐가 문제야, 이러실 텐데.
◆ 손수호> 지금 전제가 있죠. 시험 날짜가 달라야 됩니다.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 손수호> 그런데 실질적으로는 그 두 곳에 필기시험이 같은 날 펼쳐졌어요.
◇ 김현정> 필기시험이 같은 날 같은 시간에 펼쳐졌어요. 그러면 도대체 이 친구는 쌍둥이 동생은 어떻게 두 군데 필기시험을 치렀는가.
◆ 손수호> 그러니까요. 사실 이 A가 한국은행에 붙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니까 아니, 금감원 1차 면접에서 A를 목격한 사람들이 의혹을 제기한 거거든요. 왜냐하면 금감원 1차 면접까지 합격한 다음에 한국은행에 최종 합격해서 금감원 2차 면접에 안 간 거거든요. 필기도 붙고 또 면접도 여러 번 간 겁니다. 그런데 조금 전에 말씀드린 같은 날 시험 봤다고 그랬잖아요. 작년 9월 24일입니다. 이때 한국은행과 금감원을 비롯해서 수출은행을 포함한 7개 금융기관 필기시험이 같은 날 치러져요. 이거 일명 A매치 데이라고도 부릅니다. 그런데 어떻게 A가 같은 날 치러진 한국은행과 금감원 필기시험에 다 응시해서 동시에 합격하고 면접에 올 수 있었냐. 당연히 문제 제기가 됐죠.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 저희가 표를 보여드리고 있는데 9월 24일 금감원 필기 시험장에서 A씨를 본 누군가가 어? 걔 한국은행 붙었어? 나 금감원 시험에서 봤는데 이렇게 시작이 된 거군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이 소문이 사실 온라인에도 올라왔어요. 그런 소문이 퍼지니까 한국은행이 자체 조사에 나섰습니다. 조사 결과 A의 쌍둥이 형이 금감원 1차 필기시험을 치렀던 거예요. 즉 이름은 쌍둥이 동생 A 이름이었지만 실제로 시험을 치른 건, 금감원 1차 필기시험 치른 건 쌍둥이 형이었던 거죠.
◇ 김현정> 나눠서 간 거죠.
◆ 손수호> 쌍둥이 형이 쌍둥이 동생 이름으로 시험 쳤습니다. 본인도 인정을 했어요. 다만 쌍둥이 형이 대신 해 준 거는 금감원 1차 필기시험뿐이었고 이거 통과한 다음에 2차 필기시험이 있었는데요. 이거는 실제로 본인이 직접 치러서 붙었습니다.
◇ 김현정> A가.
◆ 손수호> 그리고 1차 면접도 A가 직접 가서 붙었습니다.
◇ 김현정> 날짜가 다르니까.
◆ 손수호> 네, 그렇습니다. 한국은행 시험도 필기부터 면접까지 본인이 다 직접 치른 걸로 밝혀졌어요.
◇ 김현정> 9월 24일. 1차 필기시험 동시에 치러진 1차 필기시험을 쌍둥이 형이 동생 이름으로 대신 치른 겁니다. 그런데요, 저는 처음에 이렇게 의혹이 제기됐어도 밝혀내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쌍둥이잖아요. 일단 얼굴 똑같잖아요.
◆ 손수호> 비슷하죠.
◇ 김현정> 그리고 우리 시험 보러 들어갈 때 무슨 지문 찍고 이런 거 아니잖아요.
◆ 손수호> 네, 이 시험에는 없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둘이 딱 잡아떼면 이거 모르실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어떻게 밝혀진 거죠?
◆ 손수호> 그래서요, 혹시 몰라도 필적을 대조하는 방식을 취합니다. 즉 답안지에 나중에 대조할 수 있기 때문에 글을 문장을 쓰도록 하거든요. 이걸 통해서 확인을 한 결과 이런 사실이 밝혀진 건데요.
◇ 김현정> OMR카드만 쓰는 게 아니라 그러니까 서술을 하게 하는군요.
◆ 손수호> 그러니까 OMR카드에 이렇게 문장을 적게 필적을 남기도록 되어 있어서 나중에 대조하는 거죠.
◇ 김현정> 아예 감정용 이런 문장을 쓰게 해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그런 시험들이 꽤 많이 있습니다. 어쨌든 이렇게 대리시험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에 한국은행 그리고 금감원 모두 형사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동생이 실력이 없어갖고 형이 대신 시험 봐준 건 아닌 것 같아요. 지금 보니까.
◆ 손수호> 다른 시험도 많이 붙은 걸 보면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 손수호> 사실 두 곳 모두 굉장히 인기 좋은 직장이잖아요.
◇ 김현정> 그럼요.
◆ 손수호> 특히나 상경계열의 최상위권이 많이 모입니다. 시험 보러. 그러다 보니까 전부터 알고 있던 사람들도 많고.
◇ 김현정> 왜나하면 재수, 삼수 이렇게 하는 경우도 많고 그래서 계속 만나는 경우도 있고 또 그 바닥이 좁잖아요. 최고 엘리트들이 모인 바닥이니까.
◆ 손수호> 한국은행을 많이 뽑지도 않아요. 그러다 보니까 누가 붙었다 이런 소문이 빠르게 또 퍼질 수가 있죠.
◇ 김현정> 그렇죠. 듣고 보니까 쉽게 들통 날 수 있었던 거예요. 그 좁은 업계에서 쉽게 취업 업계에서 들통 날 수밖에 없는 사건인데 어떻게 같은 날 치러진 시험에 둘 다 합격했냐라는 의심에서 시작해서 적발됐지만 사실은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그러니까 누군가가 나 개 봤어.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쌍둥이 대리 시험 막는 거 쉽지 않을 것 같아요.
◆ 손수호> 일반적으로 응시표 그리고 신분증에 있는 사진과 실제 얼굴을 좀 비교하죠. 현장에서 감독관이. 그런데 그것만으로 일란성 쌍둥이의 대리 시험을 가려내는 게 쉽지가 않습니다.
◇ 김현정> 일란성 쌍둥이는 친한 친구도 헷갈려요. 가족 정도가 가리지.
◆ 손수호> 그렇습니다. 그래서 수능을 비롯한 답안지에 필적 확인란 두는 경우도 있는데 하지만 필적 대조는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뭔가 이상하다 의심이 되면 그때 사후적으로 대조하는 거잖아요. 따라서 사전에 걸러내는 방법이라고 보기는 좀 어려울 것 같고요. 쌍둥이가 아니더라도 외모가 아주 닮았거나 성형이나 분장을 통해서 눈을 속이려고 한다면 밝혀내기 쉽지 않을 수도 있어요.
◇ 김현정> 그런데 그 가족 관계를 요새 시험 볼 때 적나 안 적나 모르겠는데 일란성 쌍둥이라는 걸 밝히면 따로 관리한다든지 시험 볼 때 그런 제도는 전혀 없나요?
◆ 손수호> 한 언론이 교육부에 문의했는데 일란성 쌍둥이라고 해서 시험 볼 때 특별히 대처를 하고 있지는 않다라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다만 문제가 생겼을 때 필적 감정 등의 방법으로 사후적으로 본인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건데 이처럼 쌍둥이 대리 시험을 적발하는 게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적발되고 있는 거 아니냐,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잖아요.
◇ 김현정> 적발된 적이 과거에 있습니까?
◆ 손수호> 일단 쌍둥이 대리 시험은 아닙니다만 우리나라는 아닙니다만 중국 얘기 한번 해보죠. 중국에서 운전면허에 쌍둥이 언니가 두 번 떨어졌어요. 그래서 쌍둥이 동생이 대신 운전면허 시험 치르려다가 감독관한테 적발됐거든요. 그런데 이때 좀 불안해하고 뭔가 좀 수상하니까 감독관이 신분증을 달라고 그랬는데 아무리 일란성 쌍둥이라도 살면서 생기는 것들이 있잖아요. 바로 점이었습니다. 신분증 사진에는 목에 점이 있었는데 이 쌍둥이 동생한테는 없었거든요. 그걸 추궁해서 잡아냈어요.
◇ 김현정> 감독관님 엄청난데요? 그거를 발견해낸 거예요, 목에 점.
◆ 손수호> 이건 중국 사례잖아요. 그럼 우리나라 사례도 있지 않겠느냐. 2000년 초반에 쌍둥이가 대리시험 치다가 적발됐다. 쌍둥이가 운전면허 시험 치다가 적발됐다. 이런 얘기 돌았는데 소문만 무성했고 공식적으로 이런 사례가 확인되지가 않아요. 다만 외모가 비슷한 20대 자매입니다. 쌍둥이 아니지만 자매가 운전면허 시험, 대리시험 치르다가 적발된 사례가 있는데 그때는 언니가 가발 쓰고 동생 대신 시험 쳐서 합격했어요.
◇ 김현정> 그때는 쌍둥이는 아니고 자매가, 언니가.
◆ 손수호> 그렇습니다. 이런 걸 한번 보신 적 있습니까? 쌍둥이 대리시험.
◇ 김현정> 예전에 인터넷에서 대리 시험 글을 제가 본 적이 있는 것 같기도 한데.
◆ 손수호> 그렇죠. 구체적으로 내 친구 쌍둥이인데 내년에 자기 형이 시험 대신 쳐준다고 했다. 아는 사람 딸이 공부 잘하는 첫째가 못하는 둘째 시험 대신 쳐줘가지고 장학금도 받고 좋은 회사 갔다. 이런 글이 보이긴 합니다만.
◇ 김현정> 맞아요.
◆ 손수호> 사실이 확인되지는 않았고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런 일이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도 없겠죠.
◇ 김현정> 아니, 저는 지금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직까지 단 한 번도 쌍둥이가 대리시험 쳤다가 적발된 사례가 우리 역사상 없다, 이번이 처음이다라는 게 더 놀라운데요.
◆ 손수호>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왜냐하면 일란성 쌍둥이면 어지간한 시험에서는 적발이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면서 수능 같은 시험, 대입 학력고사 같은 거 이런 거는 지금 잘 관리감독이 되고 있나 쌍둥이들, 이런 생각도 들고요.
◆ 손수호> 그렇죠. 아까 교육부가 특별히 대처하고 있지 않다고 했는데 필적을 통해서 가려낼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방법을 두고 있습니다. 일란성 쌍둥이도 지문도 다르고 홍채도 다르고 필적도 다르잖아요.
◇ 김현정> 다르죠.
◆ 손수호> 그래서 이거 어떻게 막느냐 막을 방법은 있어요. 즉 지문 조회기, 홍채 인식기를 두면은 확실히 막을 수는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확실하죠.
◆ 손수호> 실제로 운전면허 학원에서 본인 확인 위해서 지문 인식기 설치한 곳이 많고요. 또 운전면허 시험장에도 2019년부터 홍채인식 시스템이 도입돼 있거든요. 그런데 이것도 문제가 있습니다.
◇ 김현정> 어떤 문제요?
◆ 손수호> 정말 적극적으로 속이려고 들면 방법이 없는 게 아니에요.
◇ 김현정> 어떤 방법이요?
◆ 손수호> 실리콘 지문입니다. 영화에만 나오는 것 같은데 실제로 몇몇 운전면허 학원에서 이거 쓰다 걸렸거든요. 연습시간 연습 안 했는데 한 것처럼 하기 위해서 실리콘 지문 다 본 떠놓고 이걸 가지고 한 명이 다 한 거예요. 그리고 또 공무원들이 야근수당 받으려고 근태, 근무하지 않았는데 하는 것처럼 꾸미기 위해서 실리콘 지문 이용했다가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 김현정> 실리콘으로 가짜로 뜨는 거, 본을 뜨는 거예요.
◆ 손수호> 본을 뜨는 거죠, 다른 사람 지문을.
◇ 김현정> 홍채는요?
◆ 손수호> 홍채 관련해서는 사실 이게 지문보다 복잡하고 정교해서 위조나 복제가 불가능하다라고 알려져 있어요. 하지만 이게 고가의 첨단 장비를 통해서 인식할 때는 그렇습니다만 일반적으로 쓰는 장비는 속일 수 있다고 하거든요. 특히 홍채인식 기능이 일반화되다 보니까 휴대전화에도 있습니다. 그런데 레이저 프린터로 어떤 사람이 홍채 문인을 새긴 콘택트렌즈를 끼고 이거를 풀어낸 이걸 뚫은 사례가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물론 그렇게 뚫으려면 뚫을 수는 있다지만 그래도 일단은 장치를 두고 좀 막아야 하는 건 아닌가요?
◆ 손수호> 그렇긴 한데 또 여러 가지 고려할 사항이 있어요. 왜냐하면 요즘에 한 해에 30만 명 정도 태어나는데 쌍둥이가 한 1만 2000명 정도일 거예요. 퍼센트가 4%가 조금 안 되니까 그리고 일란성은 그중에 30%니까 4천 명이 조금 안 될 겁니다.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르는 이 대리 시험 막기 위해서 그런 장치를 모든 시험장에 설치한다면 사실 이건 행정력 또는 재정 낭비라는 지적도 나올 수가 있거든요.
◇ 김현정> 처벌은 그럼 엄격하게 됩니까? 걸리면?
◆ 손수호> 그렇습니다. 공무집행 방해죄나 업무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겠고요. 그리고 또 신분증을 제시할 때는 주민등록증을 제시했다면 주민등록법 위반이 될 수 있어요. 그리고 또 운전면허증도 역시 공문서 부정행사죄가 될 수 있고 아예 애초에 신분증을 위조했거나 변조했으면 위조 변조죄가 되고 그러한 공문서를 행사하면 또 이거 역시 행사죄가 되거든요. 게다가 침입죄가 될 수 있습니다. 이게 주거는 아닐지 몰라도 건조물 침입죄가 될 수 있거든요. 이거 역시 별도의 범죄 성립 가능성이 충분히 있죠.
◇ 김현정> 대리시험에 대한 처벌은 굉장히 생각보다 더 강력하긴 하네요.
◆ 손수호> 그리고 지금 실제로 대리시험 본 사람만 처벌받는 거 아니냐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만 이걸 시킨 사람 또는 모의한 사람 애초에 처음부터 같이 꾸민 사람 다 공범이에요. 구체적인 범행 수법에 따라서 또 다른 범죄가 추가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손해배상 책임도 질 수 있죠.
◇ 김현정> 대부분의 일란성 쌍둥이 분들이 이런 생각 안 할 겁니다. 하지만 이런 일이 발생했으니 마냥 선의에만 또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런 생각도 들어서요. 생각해볼 지점들 많이 던져주셨네요. 오늘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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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19(금) [탐정 손수호] "난 한국은행, 넌 금감원… 간 큰 쌍둥이의 대리시험"
2023.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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