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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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19(금) [인터뷰] 김수정 "왜 둘리는 항상 혀를 내밀고 있냐구요?"
2023.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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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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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수정 (둘리 아빠 만화가)



시대를 조롱하는 '메롱'…독자가 붙여준 의미
둘리 독자, 아이→어른 되면서 시각도 달라져
당시엔 불량만화 취급…엄마들 앞에 불려다녀
韓 애니메이션? 사명감·사랑 없이는 힘들어


여러분 혹시 이 노래를 아십니까?

★ 요리 보고~ 조리 봐도~ 음음~ 알 수 없는 둘리~ 둘리~

◇ 김현정> 한국의 30대 이상 세대 중에 이 노래 모르면 간첩이고요. 심지어 2000년대에 재상영이 되기도 해서 10대들 중에도 아는 친구들이 많죠. 아기공룡 둘리. 아기공룡 둘리는 주인공 둘리뿐만 아니라 모든 캐릭터가 골고루 다 사랑을 받는다는 게 특징이고 특히 고길동 과장의 경우는 에세이집이 나올 정도로 많은 중년들의 지지도 받고 있습니다. 만화책 보물섬에서부터 연재를 시작했는데 그때로부터 지금이 40년이 됐다고 합니다. 오는 5월 24일 40주년 생일을 기념하는 극장판 재개봉도 예정이 돼 있다고 해서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 둘리와 또치와 도우너와 고길동 가족의 아빠, 만화가 김수정 화백을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선생님.

◆ 김수정> 네, 안녕하세요. 김수정입니다.

◇ 김현정> 와, 둘리가 벌써 40살이 된 거예요?

◆ 김수정> 그렇죠. 둘이 나온 지가 83년 4월 보물섬이라는 만화 잡지에서 처음 선을 보였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 김수정> 그러니까 4월달에 나왔으니까 딱 만 40년이 됐어요.

◇ 김현정> 세상에.. 그러면 이제 둘리도 아니고 둘리 씨네요. 둘리 씨는 잘 지내나요?

◆ 김수정> 지금도 여전히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아니,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오랫동안 온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그 비결은 뭐라고 보세요, 화백님?

◆ 김수정> 추측컨대 이게 그 판타지이기도 하는데 워낙 그 이야기 자체가 현실적으로 쓰다 보니까 판타지 자체가 현실처럼 착각을 하기도 하고 그리고 또 실제로 있을 것 같은 얘기 같기도 하고.

◇ 김현정> 맞아요, 맞아요.

◆ 김수정> 그런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둘리 이야기를 보면 둘리 이야기가 변화하는 거는 아니잖아요. 그런데 그 둘리의 이야기는 똑같은데 보는 시선들, 그러니까 내가 아이냐 아니면 청년이냐 그다음에 어른이냐에 따라서 각자의 그 이해하는 그다음에 그 소통하는 서로 간에 감정 이입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시선이 처음에는 내가 어릴 때는 둘리에 전폭적으로 지지를 했다가 그냥 서로 소통이 됐다가 어른이 되니까 길동 씨의 입장에서 보게 되는 거예요. 이게 이건 자연스러운 현상이죠.

◇ 김현정> 그러니까 그게 굉장히 매력적인 거죠. 만화책은 그대로 있는데 만화의 내용은 그대로인데 내가 그 만화를 내 나이에 따라 계속 다르게 해석해 간다는 게 그럼 이 만화는 계속 살아 있는 거잖아요.

◆ 김수정> 어떤 부분에서는 그렇다고도 볼 수 있겠죠.

◇ 김현정> 또 하나의 매력은 노래인데요. 아까 들려드린 둘리의 주제가도 주제가지만 중간에 노래들이 꽤 많이 등장해요.

◆ 김수정> 꽤 많이 나오죠.

◇ 김현정> 그렇죠, 애니메이션 속에. 잊을 수 없는 게 구공탄과 유도탄들이 부르는 이 제목이?

◆ 김수정> 라면과 구공탄이죠.

◇ 김현정> 잠깐만 보고 올까요?

★꼬불꼬불꼬불 맛 좋은 라면~ 라면이 있기에 세상 살맛 나~ 하루에 열 개라도 먹을 수 있어~ 후루루 짭짭 후루루 짭짭 맛 좋은 라면~

◇ 김현정> 끊기가 참 아쉬울 정도인데 2절도 재미있어요. ‘라면의 친구가 구공탄이며~’ 저 다 외워요.(웃음) 아니, 어쩌면 저렇게 구공탄과 유도탄들. 기발한 제목을 만드시고.

◆ 김수정> 그런데 이게 원작에서는 출판 만화에서는 기존 가요를 썼었어요.

◇ 김현정> 경연대회는 나가는데.

◆ 김수정> 그래서 기존에 가수들이 불렀던 이 음악을 썼는데 이게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에서 조금 좀 이게 바뀌어졌어요. 그러면서 새롭게 창작된 곡이거든요. 저것이.

◇ 김현정> 이게 여러분 잘 아시다시피 처음에는 보물섬 종이 만화에 실렸다가 그다음에 TV 만화, TV 애니메이션이 된 거.

◆ 김수정> 애니메이션으로 하면서 저기서 이제.

◇ 김현정> 집어넣으신 거예요. 그리고 저기서 지금 노래를 부르는 거는 마이콜이잖아요, 마이콜. 마이콜은 백수 가수 지망생.

◆ 김수정> 백수라고 하니까 좀 너무 참담해 보이는데(웃음) 따지고 보면 마이콜이 어떤 연령적으로 약간 20대 전후의 젊은이에요. 그리고 이 친구가 늘 꿈꾸는 거는 스타를 꿈꾸고 그것이 가수인데 사실 우리가 가수를 꿈꾼다고 해서 갑자기 가수가 되고 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영원한 꿈을 꾸면서 꿈을 먹고 사는 청년이라고 봐야 될 거예요.

◇ 김현정> 저는 마이콜이 좋아요.

◆ 김수정> 저도 좋아해요. 사실 그 마이콜은 옛날에 제가 자취 생활을 할 때 처음 서울 와가지고 자취 생활을 할 때 그 자취집 옆집에 어떤 한 총각이 있었는데 그 애가 모델이었어요. 왜 그러냐하면 그 친구는 늘 그냥 시간만 되면 옥탑 위에 옥상에 올라가가지고 노래를 부르고 막 그랬거든요. 그래서 저도 그때 그렇게 했어요. 저 애는 왜 허구한 날 저기 올라가서 노래를 부르나 막 이랬는데 그때 저희 집 자취 한 집에 따님이 둘이 있었는데 큰따님이 꽤 예뻤어요. 그래서 뒤에 생각하니까 아, 이 얘가 그 세레나데를 거기서 불렀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그 당시에는 몰랐어요. 그런데 그게 은연중에 그런 이미지들, 모델들이 제 만화에 차용이 된 거죠.

◇ 김현정> (웃음)그렇군요. 그렇군요. 그러면 둘리의 모델도 있었나요?

◆ 김수정> 둘리가 만들어진 게 어떤 부분에서는 그 시대의 아픔이에요.

◇ 김현정> 그게 무슨.

◆ 김수정> 제가 주로 아동만화를 주로 그려왔는데 이 아동만화를 그리면서 예를 들어서 사람을 캐릭터화를 했을 때 소위 우리는 검열을 받고 나오거든요. 만약 출판이 될 때.

◇ 김현정> 그렇죠.

◆ 김수정> 되기 전에 검열을 받는데 너무너무 심의가 말도 아니게 막 잘려서 나오는 거예요. 검열을 받고 나오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이 아동의 이야기를 그리는데 아동다운 아동을 그릴 수가 없는 거예요. 왜냐하면 아동이라는 것이 때에 따라서는 실수도 많이 하고 어떤 부분에서는 건방지기도 하고 그러다가 어른들에게 혼나기도 하면서.

◇ 김현정> 그게 아동이죠.

◆ 김수정> 그렇죠. 그러면서 크는 거잖아요.

◇ 김현정> 그럼요.

◆ 김수정> 그런데 이 심의는 그런 성장 과정 자체가 없는 거예요. 무조건 성인군자로 그려야 되는 거예요.

◇ 김현정> 얘 왜 이렇게 버르장머리가 없어? 이러면 빨간 줄 쫙.

◆ 김수정> 그렇죠. 그런데 그게 굉장히 극심했어요. 딱 한마디로 말하면 아이들은 그 호주머니에 뒤 포켓에 손을 못 넣게 했어요. 왜? 건방지고 비교육적으로 보인다. 아주 이게 불량스럽다는 거.

◇ 김현정> 캐릭터인데, 어린이 캐릭터인데 뒷주머니에 손을 못 넣어요?

◆ 김수정> 그렇죠. 또 한 예는 예를 들어서 그 당시에 도둑이 참 꽤 많았단 말이에요. 좀도둑들이.

◇ 김현정> 맞아요.

◆ 김수정> 그럼 도둑을 쫓는데 도둑놈 잡아라 그러면 안 돼요, 애가. 어른한테 불경하다고. 그러니까 이런 상황이 계속 전개가 되는 거예요. 그러면 도둑님 잡아라 하고 이렇게 돼야 되는 거예요.

◇ 김현정> (웃음)도둑님 잡아라.

◆ 김수정> 그러니까 이게 무슨 가당치도 않은 그런 시절이잖아요.

◇ 김현정> 그런 시절이 있었죠.

◆ 김수정> 그래서 생각하는데 이야 이거는 좀 너무 심하다. 그래서 아이를 제대로 묘사를 못하잖아요. 그랬을 때 하나 생각할 수 있는 게 동물을 의인화 했을 때 이 심의가 조금 완화돼요. 그것도 많이도 아니고 조금.

◇ 김현정> 조금 완화되는 동물이면.

◆ 김수정> 그래서 그것을 노리다 보니까 그러면 동물을 의인화 했을 때 어떤 동물, 그런데 그 당시에도 개나 고양이나 또 토끼 같은 것까지도 캐릭터가 있었으니까 그런데 작가 입장에서는 남들이 안 쓰는 캐릭터, 안 쓰는 동물,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까 공룡까지 간 거예요. 그때는 공룡을 주인공을 한 작가가 없었어요.

◇ 김현정> 그래서 아기 공룡, 공룡 둘리가.

◆ 김수정> 까지 간 거죠.

◇ 김현정> 재미있는 게 둘리는 항상 이렇게 혀를.

◆ 김수정> 내밀고 있죠.

◇ 김현정> 이렇게, 이게 딱 시그니처 같은 상징적인, 왜 이렇게 혀를 이렇게 내밀고 있어요?

◆ 김수정> 그 질문을 제가 답변을 드리기보다도 어떤 독자가 대신 그거를 이야기를 했어요. 아마 시대를 조롱하는, 이런 시대, 이런 식으로. 그럴 듯하다.

◇ 김현정> 시대, 그 시대와 어떻게 보면 어른들의 이중성이라든지 뭔가 부조리함 이런 것에 대한 메롱.

◆ 김수정> (웃음)이것을 조롱하는, 그렇죠. 조롱이다. 그래, 맞아, 그럴 듯해. 그렇게 갑시다. 저는 잘 모르겠어요.

◇ 김현정> (웃음)너무 재미있다.

◆ 김수정> 둘리가 지금에 와서는 그게 좋은 만화다, 아니다, 이런 이야기 나오지만 그 당시에는 둘리 자체가 불량만화의 또 대명사였어요.

◇ 김현정> 불량만화의 대명사요?

◆ 김수정> 그 당시에 엄마들한테도 많이 불러 다녔어요.

◇ 김현정> 김수정 선생님이요?

◆ 김수정> 그 부분을 제가 해명하느라고. 네가 와서 해명을 해봐라. 그래서 그 당시에 그 YWCA에 어머님이 많은 모니터 모임이 있었거든요. 이제 거기 각계 어머님을 비롯해서 학부모님들, 교사, 문학가들 해서 했는데 거의 한 30여 분의 어머니들 앞에서 제가 1 대 30 몇으로 토론도 하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그 결과는 어떻게 되는지 아세요?

◇ 김현정> 어떻게 됐어요?

◆ 김수정> 결론은 나중에 끝나고 난 뒤에 어머니들이 다 사인 받으러 와 주셨어요. 이게 왜 그러냐면 어머니 입장에서는 납득이 안 되는데 그런데 자제분들이 꼭 필히 오늘 만나면 사인을 받아오라고 그래서.

◇ 김현정> (웃음)김수정 화백 만나면 꼭 사인 받아달라고.

◆ 김수정> 그래서 그때 30여 분 사인을 다 해드렸어요.

◇ 김현정> 세상에 여러분, 그 시절 그러니까 83년부터 시작된 그 종이 연재 시절, 종이 만화책 연재 시절 그다음이 TV 만화 그다음에 극장판 애니메이션까지 둘리는 계속 이렇게 살아 있는데요. 처음 보물섬이라는 만화책에 등장했던 그 시절 여러분 기억나세요? 저는 생생해요. 그런데 세상에 오늘 김수정 화백께서 집에 가지고 계신 보물섬 책을 가지고 오셨어요. 이렇게. 세상에 화면 좀 이렇게 좀 잡아주세요. 이렇게 두꺼운, 기억나시죠? 뒤에 보니까 값 3500원. 세상에 이렇게 두꺼운 책이. 저는 이게 기억나는 게 이게 한 장 한 장 넘어가는 게 너무 아까워서 아껴 읽었던 기억이 나고요. 또 누구 하나 샀다 그러면 이거 다 반 친구들이 돌려보고. 만화책 가게 가서 빌려오고 만화방이라고 했죠, 옛날에. 이거 눈물 나더라고요, 아까 이거 가지고 들어오시는데. 누런 종이가 넘기는데 오래된 종이에서 나는 그 냄새가 확 나면서.

◆ 김수정> 그래도 이왕 가져올 때 이왕이면 앞에 둘리가 표지로 있는 걸 가져왔습니다.

◇ 김현정> 진짜네요. 둘리가. 지금은 참 만화가, 웹툰 작가, 애니메이션 작가 꿈꾸는 아이들이 참 많아요. 참 많은데 그 당시만 해도 만화가 된다고 그러면 만화가? 만화 본다고 그러면 등짝 스매싱. 이러던 시절 아닙니까?

◆ 김수정> 그게 다반사였거든요.

◇ 김현정> 다반사였죠.

◆ 김수정> 그리고 난 뒤 시대에서도 둘리가 나올 때도 그것이 아직까지도 그 만화가 문화로서 대접을 못 받고 이럴 때이기 때문에 참 지금에 와서 보면 정말 격세지감을 느끼는.

◇ 김현정> 진짜 격세지감을 느끼실 것 같은 게 뭐냐면 요즘에 온라인에 그리는 만화 그걸 웹툰이라고 하는데 웹툰 작가들이 잘 나가는 웹툰 작가는 빌딩을 올릴 정도니까 그런 후배들 보면 어떤 생각 드세요?

◆ 김수정> 굉장히 자랑스럽기도 하고 대견스럽기도 하고 뭐라 그럴까 어떤 스타로서 이렇게 대접도 받고 한다는 거는 거의 꿈같은 얘기죠. 앞으로 웹툰이 좀 더 크게, 더 큰 물로 또 발전됐으면 하는 이런 기대되는 바람은 있죠.

◇ 김현정> 바로 그 부분인데요. 그러니까 웹툰 시장이 굉장히 성장했고 요즘 드라마, 영화의 원작이 거의 다 웹툰이에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웹툰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면 그게 그렇게 흥행하지는, 일본 애니메이션은 아직 못 따라가는 상황. 그래서 스즈메의 문단속이니 슬램덩크니 이런 일본의 애니메이션들은 극장에 걸려서 흥행 성공하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아직 거기가 잘 안 되는, 일본에 밀리는, 그건 왜 그렇게 보세요, 선생님?

◆ 김수정> 일단 애니메이션에 대한 투자가 많은 투자가 큰 데 비해서 시장이 좀 적어요. 한국 시장이.

◇ 김현정> 투자가 많이 들어가는 데에 비해서 소비하는 시장은 작은.

◆ 김수정> 소위 말해서 손익 분기 맞추기가 너무 힘들다는 거죠. 그래서 이런 부분에서 투자자들이 선뜻 이런 데 제작이라든가 이런 데에서 결정을 못 하죠.

◇ 김현정> 일본 애니메이션은 엄청나게 쏟아지잖아요. 보면 부러우시겠어요. 속도 상하고.

◆ 김수정> 부럽기도 하고 어떤 부분에서는 화도 나고. 우리도 이래야 하는데.

◇ 김현정> 그러니까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은 소비 시장이 워낙 넓으니까.

◆ 김수정> 넓죠.

◇ 김현정> 계속 보면 화도 나고 부럽기도 하고 그래서 내 돈 들여가지고 제작하면 또 빚이 또 생기고.

◆ 김수정> 또 빚 생겨서 그거 갚아야 되고.

◇ 김현정> 갚아야 돼, 그거. 원래대로면 빌딩 한 채 사셔야 하는데 아직 못 올리셨어요.(웃음ㅇ)

◆ 김수정> 그래서 옛날에 누군가 그랬어요. 애니메이션 해서 ‘돈을 벌려면 어떻게 해야 돼요?’ 그래서 ‘안 만들면 되지’. 안 만들면 돈 벌어요. 그런 우스개소리도 했는데.

◇ 김현정> (웃음)그럴 정도로.

◆ 김수정> 그런데 어쨌든 간에 그러한 부분에서 정말 어떤 사명감 내지 사랑이 없으면 참 힘든 작업이에요, 이게.

◇ 김현정> 그 말씀이 정답 같네요. 사랑이 없으면 애니메이션 그렇게 안 되는데도 빚져가면서 계속 두드릴 이유도 없는 거고 그냥 두면 차라리 나은. 만화에 대한 사랑이 정말 느껴집니다. 김수정 화백은 후배들이 아직 가지 못한 길을 하나하나 만들어가고 있는, 하얀 눈길 위에 발자국을 하나하나 찍어가고 계시는 중이에요. 그래서 앞으로 하는 모든 일이 더 잘 되셔야 될 것 같은데 5월 24일에, 5월 24일에 둘리 40주년 기념으로 극장에 얼음별의 대모험이 리마스터링이 돼서 걸린다고요.

◆ 김수정> (웃음)크게 뭔가 바뀌었나 보다 하고 기대하고 보시면 안 돼요.

◇ 김현정> (웃음)크게 바뀌지 않은 게 더 좋아요.

◆ 김수정> 그래서 그냥 옛날 20년 년 전에 그 추억들을 소환하는, 우리가 참 어떤 추억팔이, 감성팔이 하고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기는 하는데 딱히 무언가를 추억할 수 있는 게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 사실 우리 주변에 보면. 그래서 그나마 이걸 그래도 한 한 시간 반 동안 그냥 정신없이 그 시대로 돌아가서 그때의 느낌으로 간다면 이것도 나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죠.

◇ 김현정> 너무 좋을 것 같고 지금 둘리가 40세, 그 당시에 둘리를 즐기던 10대들은 50대, 40대, 60대 이렇게 되셨을 텐데 지금 세상을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이유로 힘들어하고 있는 그 팬들에게 선생님, 뭔가 응원의 한마디를 주신다면?

◆ 김수정> 전 그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지금 둘리도 잘 살고 있는데 그 온갖 핍박과, 그래도 잘 살고 있는데.

◇ 김현정> 너 왜 반말하니? 어른한테, 이런 소리.

◆ 김수정> 여러분 힘내시고요. 그다음에 또 하나는 반대로 그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길동 씨도 지금 꿋꿋이 살고 있는데.

◇ 김현정> 고길동 과장님도 꿋꿋이 사는데.

◆ 김수정> 우리가 실망할 게, 절망할 게 없을 것 같아요. 그래서 부디 둘리나 길동이를 생각하면서 힘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 김현정> 너무 좋은 말씀이네요. 여러분 힘내십시오. 다시 한 번 둘리 탄생 40주년 선생님 축하드리고요.

◆ 김수정>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이렇게 귀한 시간 추억 여행 같이 떠나주신 것도 감사드리겠습니다. 늘 건강하세요.

◆ 김수정> 고맙습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김수정> 감사합니다.

◇ 김현정> 둘리 아빠 김수정 화백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