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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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4/20(목) [인터뷰] "배우 정은혜 독립했어요… 난 '딸카' 쓰는 엄마"
2023.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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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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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장차현실 (작가)




[부모:임당] 정은혜母 장차현실 작가 편
발달장애인 배우 정은혜, 부모 품 떠나 독립
혼자 놔두는 건 방치…독립 위한 지원 필요
발달장애인 독립은 부모만이 아닌 사회의 몫
롤 모델? 기쁘지만 백조의 발처럼 아직도…





뉴스쇼 기획 특집 대한민국 부모 발굴 프로젝트 부모임당. 아이 낳아 키우는 일이 정말 사회적인 고민이 된 세상이죠. 그래서요.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인사들의 부모님 이야기를 들어보는 기획 특집인데요. 벌써 네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 만날 부모님은 지난해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주인공의 동생 역할을 맡아서 열연했던 배우겸 화가죠. 정은혜 씨. 정은혜 씨의 어머님입니다. 극중의 역할이 다운증후군을 가진 여성이었는데 실제 다운증후군을 가지고 있는 정은혜 씨가 열연을 하면서 정말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어요. 드라마 이후에 더 멋진 삶을 살고 있다고 하는데 오늘 뉴스쇼 부모임당에서 만나보겠습니다. 어머님도 그림을 그리는 분이셨던 거, 여러분 기억하시죠? 만화가 장차현실 작가님, 어서 오십시오.

◆ 장차현실>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한 10개월 벌써 됐어요. 정은혜 씨와 어머니, 출연하신 지.

◆ 장차현실> 10년은 지난 것 같아요.

◇ 김현정> 너무 많은 일들이 있어서.

◆ 장차현실> 진짜 너무 많은 스케줄이 있었고 또 은혜만 뭔가를 열심히 하다 저도 이번에 책이 하나 나왔어요.

◇ 김현정> 맞아요.

◆ 장차현실> 그런데 제목도 너무나 비굴하게도 <은혜 씨 덕분입니다>. (웃음)

◇ 김현정> 그러면서 하여튼 그냥 10개월을 10년처럼 바쁘게 모녀가 뛰셨어요. 그 10개월 전에 두 분이 모녀가 출연하신 그 뉴스쇼 인터뷰 동영상이 조회 수가 82만, 엄청나게 많은 분들이.

◆ 장차현실> 그래서 그렇게 다들 알아보는구나(웃음).

◇ 김현정> 드라마가 끝난 후에 두 분 모녀의 삶은 어떻게 바뀌었습니까?

◆ 장차현실> 저는 요즘에는 제자리 찾기. 그러니까 너무 여러 가지 일정보다는 은혜 자리, 자기 자리에서 그림을 그리고 일상생활을 이어가고 이런 거를 좀 약간 루틴을 너무 복잡하지 않게 잘 이렇게 맞춰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래서 좀 작업에 몰두했으면 좋겠기도 하고 저도 좀 쉬어 갔으면 좋겠고 이런 바람이에요.

◇ 김현정> 그래요. 오늘 부모임당에 모신 이유는 지난번 긴 인터뷰도 있었습니다만 오늘은 부모의 입장에서, 특히 장애를 가진 자녀를 둔 부모님들 입장에서는 은혜 씨가 경제적으로 독립을 해서 아예 따로 살아간다는 이 사실. 이 사실에 엄청나게 놀라고 부러워하고 궁금해 하십니다. 오늘은 사실은 오늘 부모인당은 그 부분에 좀 초점 맞춰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더라고요. 지금 은혜 씨가 아주 독립해서 거주하고 있다고요?

◆ 장차현실> 네, 지금 2년 좀 넘었고요. 그래서 그렇게 혼자 살기, 독립하기를 준비한 거는 좀 더 오래되긴 했죠. 그리고 경제적으로만 독립이 아니라 저희 소녀 가장입니다. 소녀 가장.

◇ 김현정> 소녀 가장?

◆ 장차현실> 네, 제가 딸카 쓰는 엄마입니다.

◇ 김현정> 딸 신용카드 쓰는 거. 부럽다. 딸카 쓰는.

◆ 장차현실> 물론 아직도 완전한 독립이라고 보기는 어려워요. 지금 할머니랑 같이 살고 있거든요. 할머니가 연로하셔서 제가 가끔씩 들여다보고 또 발달은 중증 장애인이죠. 우리 은혜 작가도. 발달장애인이 독립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들이 있어요. 그러니까 조력, 누군가가 조력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되는 거죠. 그래서 활동 보조인.

◇ 김현정> 아주 같이 사는 건 아니지만 조력을 해줄 수 있는 조력자가 필요하다.

◆ 장차현실> 가끔씩 들여다 봐주기도 하고 또 은혜 작가가 저희 사무실에 출근하거든요. 저희가 20명의 발달장애인 분들하고 같이 그림 그리는 노동 현장이 있습니다. 예술도 노동이라고 해서 거기에 출근할 때 출근을 도와주기도 하고 퇴근을 도와주기도 하고 또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사실 발달장애인, 장애인이 독립을 해서 혼자 있다는 것을 혼자만 놔두는 건 방치예요. 누군가가 관리해주고 그 사람이 할 수 없는 어떤 부분들을 좀 채워줄 수 있는 그것이 사회적 역할이 그것들을 좀 채워줘야 되는 거죠.

◇ 김현정> 그렇죠.

◆ 장차현실> 저는 2년 반 은혜랑 같이 잠만 안 자도 너무 행복합니다.

◇ 김현정> 어머니 행복해하시면 안 되는데.

◆ 장차현실> 24시간을 같이 있다가 그래도 공간이라도 떨어져서 같이 생활을 할 때 제 머리가 쉬는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이 성인 발달장애를 둔 부모들에게는 이 자녀들의 독립은 서로 관계를 위해서도 너무 중요할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런 의미도 있는 거군요. 그러니까 어딘가에서 그런 말씀하셨더라고요. 부모의 삶이 그 장애 자녀, 부모의 삶에 아이가 전부가 돼서는 안 되고 아이의 삶에 부모가 전부가 돼서도 안 된다, 그런 의미이실까요?

◆ 장차현실> 저희가 그런 것을 사실 이 몇 년간에 너무 경험하고 있거든요. 은혜가 굉장히 힘든 시기도 있었어요. 이제 조현병도 있고 막 이랬을 때 그때 은혜의 영향력이 사실 나머지 가족의 우울감은 너무너무 컸거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장애를 가진 자녀가 조현병이라든지 뭐든지 우울증이라든지 뭔가로 힘들어하면 온 가족이 다 영향을, 다 우울해져요.

◆ 장차현실> 네, 그래서 가족이 부모들이나 또는 비장애 형제들이나 각자의 자기 영역에서 뭔가 자기 일을 할 수 있어야 되는 거죠. 그럴 때 가장 중요한 해결점이 바로 장애가 있는 가족, 이 사람이 어떻게 혼자 설 수 있느냐, 이것이 이제 관건이라고 생각하고 저도 은혜가 어릴 적이나 20대 전에는 그것이 부모의 능력이라고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데 저는 이건 당연히 사회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 김현정> 사회가 도와줘야 된다.

◆ 장차현실> 그럼요.

◇ 김현정> 부모가 돈이 얼마나 많고, 얼마나 다른 지혜가 뛰어나서 그 아이를 독립시켜서 이게 아니라는 거죠.

◆ 장차현실> 다른 사람이 아니고 저도 나름 유명한 만화가였고 그래서 은혜 한 사람은 내가 충분히 케어할 수 있어, 이렇게 생각했어요. 제가 젊을 때는. 그런데 제가 은혜가 굉장히 안 좋아지면서, 저도 뇌졸중이 왔었거든요. 그래서 둘 다 무너졌을 때 내가 은혜를 끝까지 돌볼 수 없을 수도 있구나, 이걸 알게 됐던 거죠.

◇ 김현정> 자신감이 있었던 어머님도.

◆ 장차현실> 네.

◇ 김현정> 사회의 몫이라는 부분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군요.

◆ 장차현실> 어떤 부모든 장애를 둔 자녀를 위해서 최선을 다 하지 않는 부모가 있을까 싶어요. 그러나 그것이 온전히 그 부모의 몫이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굉장히 다들 충분히 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발달장애 자녀가 성인이 됐을 때는 이제 사회가 좀 끌어안아서 이 사람들의 독립, 주거의 문제라든지 또 이런 돌봄의 문제라든지 이런 것들을 좀 나누어서 지어주는 그래서 뭔가 무게감을 덜어줄 수 있어서 좀 살 만하다, 이런 생각이 들 수 있게 해줘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해요.

◇ 김현정> 사회의 몫에 대한 중요성 말씀하셨고 지금 사실은 많은 다운증후군 가족들의 희망이자 롤 모델이 되신 분인데 처음부터 이렇게 당당하고 처음부터 어디서든 사랑받고 그랬던 은혜 씨는 아니잖아요.

◆ 장차현실> 백조의 발. 저는 여전히 열심히 그냥 발짓을 하고 있어요. 아직도. 그러니까 저도 다들 부러워하시고 그런 느낌을 받으면서 기쁘기도 하지만 여전히 아직도 가야 될 길이 많다고 생각하고 이제 그 지난 시간들을 생각하면 정말 어려움들이 너무 많아요.

◇ 김현정> 어린 시절에 나의 아이가 장애가 있구나라는 걸 처음 알았을 때 저는 어머님은 그때부터도 당당하신 분일 줄 알았어요. 장차현실 작가님이시니까. 그런데 그게 아니라 처음에 롤러코스터가 앞으로 떨어지는 게 아니라 뒤로 떨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이렇게 어디에다 쓰셨던 걸 봤어요.

◆ 장차현실> 제가 진짜 너무 씩씩한 척 했던 것 같아요. 씩씩한 척 한 거는 은혜에게 미안해서 그랬던 것 같아요. 너로 인해서 내가 슬퍼, 너 때문에 너무 내가 고민이 많아, 이런 걸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 굉장히 밝은 척을 했지만 제가 한 50이 되고 나서는 슬픈데 솔직해지자 하는 마음이 들었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은혜를 처음에 낳았을 때 제 나이가 26살이에요. 그리고 저는 은혜 이전에 장애인을 본 적이 없어요. 우리 사회에 살면서. 그런데 아마 1990년대에 많은 분들이 그런 경험이 많았을 거예요.

◇ 김현정> 그건 왜 그랬을까요.

◆ 장차현실> 그러니까 분리되어 있었죠.

◇ 김현정> 아예 집 밖으로 나가서 활동하지 않으니까.

◆ 장차현실> 않죠. 그리고 대부분 시설에 있었고. 그러니까 통합이 되기 시작한 건 사실 얼마 되지 않았던 거죠. 그래서 제가 만약에 지금은 많이 좀 좋아졌다고 생각하는데 장애 아이를 낳았어, 괜찮아, 이런 이런 케어 방법이 있어. 그리고 국가가 또 이렇게 지원해줘 그러니 너무 슬퍼하지 말아. 이런 말을 해준 사람은 하나도 없었죠. 그저 장애 아이야? 그러면 삶의 나락에 떨어진 것 같은 표정, 다들. 이제 어떻게 살아야 되니. 그런 스물여섯에 저도 굉장히 어린 여자였죠. 그런 표정을 봤을 때 나는 이전과 같은 삶을 살 수 없는 없구나. 나는 불행한 존재가 됐구나 이런 느낌이 너무 강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한 3개월은 그냥 매일 울고 다녔습니다.

◇ 김현정> 처음부터 그럼 그렇게 지금처럼 당당한 어머님이 아니셨는데 어떤 삶의 계기가 있었을까요.

◆ 장차현실> 계기는 있었어요. 그런데 그 계기는 지금 생각해 보면 굉장히 사소하고 웃기는 건데 TV를 보다가 그때 TV에 어떤 프로가 있었냐면 세상에 이런 일이.

◇ 김현정> 지금도 있어요, 세상에 이런 일이 있어요.

◆ 장차현실> 그런데 거기에 호주에 다운증후군 네 살 된 여자 아이가 나온 거예요. 그런데 걔가 덧셈, 뺄셈, 그런 것도 하고 말도 너무 잘하고 노래도 잘하고 운동도 잘해요. 그래서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프로에 나온 거예요. 그런데 사실은 그것을 제가 방송국에 가서 막 빌다시피 해서 그 테이프를 구해서 계속 돌려봤어요. 그런데 그거는 그 아이가 특별한 게 아니고요. 그 환경이 특별한 거였어요. 그러니까 그 아이를 교육시키는 방법, 그리고 그 아이를 대하는 부모의 태도, 이런 것들이 그 발달장애를 가지고 태어났지만 걔가 그렇게 특별한 능력을 보일 수 있는 건 결국 주변의 환경의 문제였다는 걸 깨닫게 된 거죠. 그래서 제가 그때부터 많은 희망을 보면서 이제 울지만 않고 울면 뚝. 그만 울고 여러 가지 정보도 찾으러 다니고 그러면서 많이 바빠지고 또 제 마음도 추스르고.

◇ 김현정> 장애는 불쌍하다는 편견을 버려라 이런 삶의 자세를 그때부터 갖게 되셨다고.

◆ 장차현실> 그거는 또 한 가지 어떤 다른 측면인데 어느 날 내가 왜 이렇게 울지? 이런 생각을 한 거예요. 나 왜 이렇게 슬프지?라고 생각을 해보니까 내 아이와 내가 우리가 슬픈 것보다는 나는 훨씬 더 외적 요소 때문에 내가 슬프고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러니까 사람들 눈을 피하고 싶은 거, 그래서 이거는 은혜와 나를 그냥 세상에 중심에 두고 우리가 그들을 바라보자, 이렇게 생각하게 된 거죠.

◇ 김현정> 어머님, 사실은 이 긴 이야기를 이 짧은 생방송에 담는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죠. 그래서 저희가 라디오는 여기서 인사드리고 유튜브로 이야기를 조금 더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유튜브로 이어가죠. 고맙습니다.

◆ 장차현실>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