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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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4/3(월) [인터뷰] 장하준 "대한민국은 정체성 위기 중…도로 새마을 운동"
2023.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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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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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장하준 (런던대 교수)



'세계적 경제 석학' 장하준 교수의 분석
"韓 경제 기형적, 몸은 성인-정신은 소년"
"尹정부 경제 정책, 새마을운동으로 퇴보"
"코인=투기·사기 중간…금융개혁 절실"
"美, 韓에 中 수출 압박…그럼 아이폰은?"



뉴스쇼가 묻고 미래가 답하다 김현정의 뉴스쇼 기획특집 쇼미답. 그동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석학들 모시고 기후, 환경, 인류, 문화, 기술, 다양한 미래를 살펴봤는데요. 오늘은 마침내 경제 얘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금융위기, 재정위기, 물가위기. 위기, 위기 하는데 대체 어느 정도 위기 상황인 건지 또 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방법은 없는지 이분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런던대 경제학과 장하준 교수, 오늘 스튜디오에 모셨어요. 어서 오십시오, 교수님.

◆ 장하준>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아니, 제가 교수님하고 마지막을 인터뷰 마지막 인터뷰를 한 게 꽤 됐어요.

◆ 장하준> 팬데믹 때 했죠.

◇ 김현정> 맞아요. 코로나가 시작하고 이때쯤에 했는데 그 사이에 두 가지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하나는 교수님 소속이 바뀌셨어요.

◆ 장하준> 소속이 바뀌었죠.

◇ 김현정> 캠브리지대에서 런던 대학교로.

◆ 장하준> 작년 6월에 옮겼습니다.

◇ 김현정> 그러셨군요. 특별한 이유가 있으셨어요?

◆ 장하준> 아니, 그쪽에서 더 좋은 자리를 주니까 갔죠. 특별한 이유 없습니다.

◇ 김현정> (웃음) 솔직하십니다. 런던대 경제학과 교수로 오셨고 또 하나는 10년 만에 새 책을 내셨어요.

◆ 장하준> 네, 거의 10년 됐죠.

◇ 김현정>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라는 책을 들고 오늘 스튜디오에 오셨는데 어떻게 발간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 장하준> 독자들이 좋게 봐주셔서.

◇ 김현정> 18가지 식재료 이야기로 시작을 해서 경제로 이야기가 흘러가는, 그러니까 사과인 줄 알고 씹었는데 양파고 밤인 줄 알고 씹었는데 마늘이고 이런 식이에요. 어떤 이야기인가요?

◆ 장하준> 그동안 한 15년 동안 대중 경제 서적을 쓰면서 경제학을 독자들한테 갖다 드리는 그런 일을 많이 했는데 그렇게 해보니까 그래도 이게 일단 읽으시면 그래도 좀 이해를 하시는데 읽지를 않으세요. 이게 경제학이라는 게 딱딱하고 재미없다고 그래서 그러면 어떻게 하면 이분들을 경제학을 읽게 하고 생각하게 할 것인가,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까 이런 식으로 하면 별로 경제에 관심이 없던 분들도 읽으시지 않을까 해서 썼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마늘로, 도토리로, 당근으로 막 유혹을 하시고 열어보면 경제 이야기가 담겨 있는 재미있는 책. 경제 안 좋을 거다. 안 좋을 거다 했던 코로나가 시작될 무렵 그때 참 걱정들 많이 했는데 실제로 코로나 팬데믹 시기 동안은 워낙 강제로 유동성을 풀다 보니까 그렇게 나쁘지 않았어요, 교수님. 그러다가 오히려 코로나가 끝나는 무렵, 코로나가 정리되는 무렵부터 경기 침체가 특히 우리 사회에서 무섭게 찾아왔습니다. 지금 대한민국 경제 상황은 한마디로 어떻게 정의하시겠습니까?

◆ 장하준> 이게 대한민국 혼자 겪는 일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지금 이게 유동성이 풀린 게 코로나 때뿐이 아니라 저쪽 2008년 국제금융위기 때부터 사실 거슬러 올라가는 거거든요. 그때 경제를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서 그런 국제 금융위기가 터졌는데 그거를 제대로 제도 개혁을 해야 되는데 그걸 안 하고 그냥 역사상 제일 낮은 이자율을 10년 이상 지탱해 가면서 또 양적 팽창해서 돈을 풀고 게다가 또 팬데믹이 나오니까 돈을 더 풀고 해서 그동안 이 자산 시장, 그러니까 주식시장도 그렇고 부동산 시장도 그렇고 하다못해 정부 채권 시장도 그렇고 이게 거품이 엄청 많이 끼어 있어요. 그래서 이게 전 세계적으로 그게 팬데믹이 끝나면서 조금 돈을 거둬들이는 분위기도 있고 그다음에 팬데믹을 통해서 이게 국제 공급망이 교란되면서 이게 돈이 풀려서가 아니라 공급 측면에 문제가 있어가지고 인플레가 올라가고 또 우크라이나 전쟁 나고 이렇게 하면서 은행들이 자꾸 이자율을 올리니까 과거에 풀어놨던 흔한 돈으로 별 생각 없이 사뒀던 것들이 문제가 되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만 겪는 게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인데 제가 보기에 우리나라는 지금 이런 단기적인 위기도 위기지만 장기적으로 뭐랄까요. 정체성의 위기를 갖고 있다고 저는 생각을 하는데.

◇ 김현정> 장기적으로 정체성 위기요?

◆ 장하준> 좀 희한한 얘기인데 이게 뭐냐 하면 나라가 경제 발전을 잘해서 몸집은 컸는데 이 정신이 아직 그 몸집에 못 따라오는 사춘기 아이들 같은 나라가 돼버렸습니다.

◇ 김현정> 몸집으로 볼 때는 분명 성인인데 지금 정신, 속을 들여다보면 청소년이에요? 사춘기예요?

◆ 장하준> 그러니까 예를 들어 지금 우리나라가 OECD에서 복지가 꼴찌잖아요. 뭐 형식상으로는 GDP 대비 복지 지출이 멕시코 다음으로 밑에서 2등이라고 하지만 멕시코는 우리나라 국민소득 3분의 1도 안 되는 사실은 선진국이 아닌데 미국이 나프타 하려고, 구슬리려고 끼워준 나라고 그래서 사실상 선진국들 중에는 복지국가가 제일 작은 나라인데 이게 옛날에는 복지 국가가 작아도 큰 문제가 없었던 게 경제가 굉장히 고속 성장을 하니까 일자리도 많이 생기고 그다음에 대가족 제도가 아직도 남아 있기 때문에, 남아 있었기 때문에 좀 실업을 했다든가 아프다든가 그러면 주변 가족이 돌봐주고 그러는데 이제 고성장도 끝났고 대가족 제도는 다 해체됐단 말이에요. 그러면 당연히 거기에 맞춰서 복지국가를 늘려가지고 전 국민이 가족이 돼야 되는데 그걸 안 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자꾸 문제가 생겨서 출생률도 세계 최하 1위에다가 사회 갈등도 자꾸 높아지고 요즘 한국 드라마들 엄청 인기 있지만 드라마들의 주제가 오징어게임, 작은아씨들 이런 거 다 굉장히 불평등과.

◇ 김현정> 경쟁.

◆ 장하준> 경쟁, 부조리 그런 얘기잖아요. 그래서 하여튼 그런 게 지금 적응이 잘 안 되고 있고 그리고 또 엄청나게 생산성 높이고 기술 투자해서 부자 나라가 됐는데 갑자기 또 난데없이 일을 더 해야 된다, 더 오래 해야 된다, 최저임금 같은 거는 안 올려야 된다, 이런 식으로 말하자면 한 50년 전에 할 얘기를 다시 또 시작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서 사람들을 질 좋은 삶을 살게 하고 창의적인 생각 많이 하게하고 해서 기술 개발하고 진짜 영화가 됐건 드라마가 됐건 창작품 많이 내놓고 해서 최고급으로 경쟁을 해야 되는데 왜 지금 이 정체성에 혼란이 와가지고 갑자기 옛날에 하던.

◇ 김현정> 새마을운동 시대로 돌아간 것 같아요?

◆ 장하준> 그런 걸로 돌아간 거죠.

◇ 김현정> 산업의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었는데.

◆ 장하준> 그럼요, 그래서 저는 그러한 장기적인 정체성 위기가 저는 더 큰 문제라고 봐요. 지금 세계금융위기 이런 거 나면 우리 혼자 무슨 변수 있습니까? 최대한 어떻게 막고 버텨야 되는데 이거는 우리가 바꿀 수 있거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 사실은 좀 더 큰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저는 지금 당장에 미시적인 경제 이야기를 질문 드렸는데 조금 더 멀리 내다보고 걱정, 체질에 대한 걱정부터 지금 시작해 주셨습니다. 주식이나 가상화폐 시장도 유동성 풍부할 때 광풍이 불었었어요. 무섭게 오르다가 은행 금리 오르기 시작하면서부터 하락장을 보이고 있는데 사실은 여기에 코로나 때 빚내서 투자한 젊은 세대들이 많거든요. 참 걱정 많이 합니다. 이쪽 시장은 어떻게 내다보세요.

◆ 장하준> 그러니까 이게 더 근본적인 문제부터 들어가 보자면 우리나라가 불평등도 높아지고 그다음에 요즘 무엇보다도 사람들이 느끼는 게 이 계층 상승의 여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단 말이에요. 옛날에는 개천에서 용난다, 진짜 정주영 회장부터 시작해서 노무현 대통령, 이런 분들이 다 가난한 집안 출신인데 그게 안 된단 말이에요. 그래서 개천에서 용 안 난다, 이런 말 하고. 기생충, 오징어게임 다 그런 얘기잖아요.

◇ 김현정> 그리고 사다리 다 끊어졌다. 옛날에는 계급 사다리 다 타고 올라가고 이런 거 없다. 이런 얘기.

◆ 장하준> 그러다 보니 젊은 세대들이 내가 그러면 이걸 상승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뭔가 이렇게 투자 내지는 투기를 해서 한 번 크게 튀는 수밖에 없다. 그렇게 해서 많은 사람들이.

◇ 김현정> 코인 투자, 주식 투자.

◆ 장하준> 그래서 또 성공한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걸 보고 하는데 성공한 사람이 한 명이면 실패한 사람은 다섯 명이거든요.

◇ 김현정> 5명 넘을걸요.

◆ 장하준> 그런데 다섯 명이 실패를 해도 적당히 하는 게 아니라 완전히 망하는 거니까 이게 큰일이에요. 그래서 이런 거를 사실 또 없애주려면 또 복지제도도 잘 만들고 또 뭔가 이 직업 훈련이라든가 그런 고용 구조라든가 이런 것도 바꿔가지고 이런 투기 안 해도 뭔가 자기 생활이 개선될 수 있다. 그런 비전을 심어줘야지 안 그러면은 계속 이거 밖에 할 게 없죠.

◇ 김현정> 잠시만요. 조금 전에 투기라고 하셨는데 사실은 이 코인이라는 거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 시장을 놓고 이것은 미래를 내다본 투자다라는 사람과 아니다, 이것은 투기다, 사기다, 허상이다 하는 부류가 나눠져 있더라고요. 전문가들 중에도 어떻게 보세요. 코인?

◆ 장하준> 그거는 우선 투자랑 투기가 정의가 애매한데 사실은 왜냐하면 예를 들어 소위 경제 얘기할 때 펀더멘털(Fundamental) 많이 얘기하잖아요. 펀더멘털로 보면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수익인데 이거를 바라고 돈을 넣으면 그거는 투기거든요. 맞을 수도 있죠. 그런데 그거는 진정한 의미의 투자는 아니고 왜냐하면 진정한 의미의 투자라는 건 펀더멘털을 이해를 하고 하는 건데 그래서 그런데 코인 같은 거는 또 사기도 끼어 있죠. 그래서 투자, 투기, 사기 이게 넘어가는 단계다.

◇ 김현정> 투자, 투기, 사기인데 그럼 지금 코인은 투기와 사기 중간쯤 보시는 거예요. 아니면 사기로 보시는 거예요.

◆ 장하준> 다 사기는 아니죠. 투기와 사기 중간쯤 들어 있는 건데. 그러니까 어느 나라나 하는 층들이 있는데 우리나라처럼 그냥 대다수가 거기에 관심 있고 라디오 들으면 그런 거 어떻게 하라고 코치하는 프로그램이 있고. 그런 나라는 없습니다.

◇ 김현정> 젊은이들이 정말 많이 해요, 코인.

◆ 장하준> 아니, 그런데 이해가 가요. 그게 아니면 어떻게 돈을 벌겠어요. 그게 아니면 어떻게 자기 삶을 개선시키겠어요. 그러니까 그런 미래가 안 보이니까 그거밖에 할 게 없는 거죠.

◇ 김현정> 그 부분을 교수님은 오히려 보셨군요.

◆ 장하준> 그렇게 하면 100에 하나는 잘 될 수도 있는데 그걸 안 하면 잘 될 확률이 0이거든요.

◇ 김현정> 없으니까 다들 도박하듯이 거기 뛰어드는 게 아니냐. 교수님이 이거를 사라, 팔아라 이렇게 코치해 주시지는 못하겠지만 지금 말씀 속에 답은 있네요. 투기와 사기의 중간쯤이다. 그렇게 본질을 본다면 여러분 어떻게 코인을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금 답을 좀 주신 것 같은데 사실 우리는 수출 강국입니다. 그리고 그 수출 효자 종목이 반도체였는데 말이죠. 지금 중국과 미국 사이에 끼어서 반도체 시장이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이 미국에 세운 우리 반도체 공장들이 있는데 보조금 받고 싶으면 중국 투자 끊으라는 식으로 지금 요구하고 있고 게다가 또 우리 지원 받고 싶으면 당신들 그 반도체 공장의 기밀을 우리한테 내라, 파일로 내라, 이런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한미 정상회담 다음 달에 열리는데 가서 이걸 지금 대통령이 풀고 와야 하는 정말 어려운 상황 속에 있습니다. 이 문제 어떻게 보십니까?

◆ 장하준> 한국으로서는 굉장히 지금 곤란한 입장입니다. 예를 들어 일본 같으면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별로 크지도 않고 그 나라는 무역 의존도 자체가 높지가 않아요. 그러니까 GDP 대비 수출이 한 12% 높은 해도 15%가 안 되는데.

◇ 김현정> 일본은 그래요?

◆ 장하준> 그럼요. 그 큰 나락이 있고 자급자족이 워낙 높기 때문에 내수로 다 되는 거군요.

◇ 김현정> 내수로 다 되는군요, 충족이.

◆ 장하준> 네, 그런데 우리나라는 수출이 기본적으로 30%, 높은 해는 40%도 넘고 그러니까.

◇ 김현정> 조그마한 나라니까 솔직히 내수로 안 돼요.

◆ 장하준> 그래서 하여튼 말하자면 일본에 비해서 대외 무역 의존도가 한 3배쯤 되는 나라인데다가 중국하고 미국 두 개가 다 지금 주요 시장이란 말이에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 1980년대 중국이 이렇게 우리한테 중요한 경제가 되기 전에 미국이 중국을 찍어 누르자 그러면 당장 동참할 수 있죠. 별로 우리는 잃을 게 없으니까.

◇ 김현정> 그때만 해도 그냥 미국 손잡는 게 당연한 거였어요.

◆ 장하준> 그런데 지금 말하자면 두 나라에 다 이렇게 의존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한쪽으로 다 빼라는 거는 우리한테 굉장히 지금 힘든 얘기거든요. 그리고 또 더 한 가지 생각해야 될 거는 미국이 또 그런 군사력과 관계된 그런 반도체 이런 거에서는 굉장히 강성으로 나오지만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중국 경제에 워낙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지금 이거를 중국을 다른 분야에서는 압박을 할 의도도 없고 할 수도 없어요. 예를 들어 아이폰이 대부분이 다 중국에서 만들어져서 오는데 중국 전반적인 수출 제재 이렇게 하면 아이폰 값이 뛰면서 미국 소비자들이 난리가 날 거 아닙니까? 그런데 아이폰 뿐이에요?

◇ 김현정> 여러 가지가 있겠죠.

◆ 장하준> 대부분의 소비재는 다 중국에서 오는 거고 그러니까 그런 데는 건드릴 수도 없고 건드릴 생각도 없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점점 세계가 무슨 신냉전 체제로 가고 있다. 옛날에 갈라져 있듯이 점점 갈라지고 있다. 이런 얘기를 하긴 하잖아요.

◆ 장하준> 아니 그런 면이 있긴 있죠. 그런데 거듭 반복하지만 옛날 냉전하곤 달라요. 이게.

◇ 김현정> 냉전이 와도.

◆ 장하준> 옛날 냉전은 사회주의권하고 자본주의권이 경제가 완전히 분리가 돼 있었기 때문에.

◇ 김현정> 지금은 그렇게 딱 갈리는 그런 냉전이란 없어요.

◆ 장하준> 군사적으로 싸우는, 대립하면 되는 거였는데 지금은 경제적으로 엄청 얼기설기 얽혀 있는데 하다못해 지금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 쳐들어가고 이러면서 거기서 기름 안 팔고 이러니까 지금 유럽에 에너지 대란이 나잖아요.

◇ 김현정> 우리가 지금 신냉전 시대가 오고 있다. 신냉전 시대가 오고 있다 말하지만 이 신냉전 시대는 예전 같은 냉전는 될 수는 없군요. 그렇게 될 수도.

◆ 장하준> 그렇게 될 수가 없어요.

◇ 김현정> 경제가 워낙 얽혀 있기 때문에 그런 위치에 우리가 있다는 말씀.

◆ 장하준> 정말 어려운 위치입니다.

◇ 김현정> 세계 경제의 침체는 도대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이것 좀 전망 가능하세요?

◆ 장하준> 저는 전망 못 하겠어요. 왜냐하면 이게 지금 근본적으로 체제가 바뀌어야 다시 활력을 얻을 텐데 지금 과도한 금융 발전에 의해서 사실 실물 기업들이 우리나라는 그런 정도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미국이나 영국은 실물 기업들이 투자를 못 합니다. 왜냐하면 이 단기 주주들 힘이 너무 세져가지고 이윤을 내면 90%, 95%를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으로 주주들한테 줘야 돼요.

◇ 김현정> 그 정도로 힘이 세요, 소액주주들이?

◆ 장하준> 그러니까 버티고 안 하는 기업도 있지만 어떤 기업들은 막 자기네 낸 이윤보다도 더 배당을 하고 돈을 빌려서. 그러니까 지금 그게 말하자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져가지고 금융이라는 게 원래 그 실물을 돕기 위해서 처음에 나온 건데 그게 주인이 되니까 그래서 특히 영미권을 중심으로 해서 실물 투자도 잘 안 되고 그런 것도 고쳐야 되고 그다음에 금융이 과다 발전하다 보니까 세계적으로 금융 불안이 너무 많고 그냥 이런 위기가 나도 어떻게 하면 금융시장의 비위를 안 건드리고 이거를 풀 건가 그런 쪽으로 그쪽이 힘이 너무 세지니까 그런 쪽으로 하다 보니까 실물 경제는 아니, 특히 코로나 팬데믹 때 보인 현상이지만 미국, 영국, 이런 데 경제는 10%씩 마이너스 성장하는데 주식시장은 연일 상종가를 쳤습니다. 역사상 제일 높은 주식시장 가격이. 그러니까 이 금융시장은 완전히 실물 경제와 분리가 되고 완전히 따로 돼서 정말 달나라로 가면 좋은데 문제는 그 논리에 의해서 투자도 안 되고 일자리도 안 생기고 계속 금융 불안은 나고 하기 때문에 그래서 사실 1929년에 대공황 났을 때는 뉴딜 정책, 그래서 루즈벨트 대통령이 들어와가지고 투자은행하고 상업은행 강제로 분리시키고 그다음에 주식시장 규제 엄청 강화하고 그런 개혁을 했잖아요. 그런데 그런 개혁이 없었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개혁이 제대로 나지 않으면, 되지 않으면 현재 같은 경제 체제가 계속될 거니까 그래서 그런 걸 바꿔야 되는데 그걸 바꾸려면 결국 시민들이 바꾸는 수밖에 없습니다.

◇ 김현정> 금융개혁을 한다고 그러면 뭘 어떻게 바꾸라는 얘기야 또 이렇게 궁금해하실 수도 있을 텐데 뭘 그렇게 획기적으로 바꿔야 그럼 세계 경제가 다시 좀 정상 궤도로 돌아오겠습니까.

◆ 장하준> 그러니까 저는 하여튼 이 금융시장 규제를 강화를 해야 되는데 이게 제일 중요한 거는 이 단기성 투자의 수익을 줄이는 거예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 간단한 예로 영국은 그때부터도 이 주주의 유동성이 높았던 때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서. 1960년대 영국에서 주주들이 주를 사면 평균 보유 기간이 5년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1년이 안 돼요.

◇ 김현정> 영국도.

◆ 장하준> 영국도가 아니라 영국이 미국 다음으로는 그런 단기 금융이 제일 발달한 나라인데 그러다 보니까 기업 경영자들이 기업을 경영하는데 무슨 우리나라 백년대계, 이런 얘기 하는데 100년이 뭐예요. 10년도 못 보고 5년도 못 봅니다. 이제 1년, 2년 보고 경영을 해야 되니까.

◇ 김현정> 단기 투자 그냥 투자라기보다는 넣었다가 돈 벌고 확 빼자는 이거.

◆ 장하준> 넣었다가 빼는 수도 있고 또 그다음에 빼겠다고 위협해서 배당 많이 받고 자사주 매입해서 가격 올려라, 이런 식으로 하고 그래서 그런 것부터 고쳐야 뭔가 장기적인 투자가 되면서 기술 개발도 제대로 하고 지금 우리 기후변화 때문에 새로 개발할 기술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 게 단기 이윤이 나는 기술이 아닌데 그거를 지금 빨리 하려면 그런 이유에서도 그런 단기적인 금융시장의 단기적인 압력을 줄여야 되거든요. 그거와 동시에 또 해야 될 일은 그건 이 책에 쓴 건 아니지만 그런 조세도피처 같은 거를 없애가지고 기업들이 사업을 해서 돈을 버는데 어느 나라에 가서 그 나라 말하자면 길도 쓰고 그 나라 직원도 고용하고 그 나라 법의 보호도 받고 하는데 세금을 안 낸단 말이에요. 어디 조세 도피처로 돈 빼돌려 가지고 그러니까 정부는 점점 힘이 없어지는 겁니다. 그러면 그것도 내게 해야죠. 그런데 그것처럼 쉬운 정책이 없어요. 아니, 정말로 미국이 다시 공장을 자기네한테 불러들이겠다. 이런 거는 3~40년 걸려야 할 수 있는 일인데 조세 도피처 그거는 간단합니다. 세계 주요 경제 국가들이 나와가지고 G20가 됐건 나와가지고 내일부터 이 40 몇 개 조세 도피처가 문서에 하나라도 나오는 계약은 우리나라의 법을 보호를 못 받습니다. 이렇게 하면 당장 없어질 겁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걸 못하는 이유는.

◆ 장하준>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거죠.

◇ 김현정> 경제 수장들이 자기들도 자산가고 자신들도 금융가 출신이고 이런 이해관계가 다 얽혀 있기 때문에 안 하고 있는 것뿐이다. 금융개혁이 절실하다는 말씀이세요. 그걸 바꾸지 않는 한 그 판을 바꾸지 않는 한 지금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 끝나든 코로나 종식되든 이 경기 침체, 이 세계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없을 거예요.

◆ 장하준> 그렇죠. 그게 꼭 그래야 될까 생각이 드시면 다시 한 번 이 기억을 되살려보세요. 미국, 영국에서 코로나 때 실물 경제는 마이너스 10% 성장하는데 주식시장 계속 상종가 친 거. 그게 얼마나 지금 금융이 과도하고 하게 기형적으로 발달했는가에 가장 좋은 증거입니다.

◇ 김현정> 그러네요. 고맙습니다. 오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경제학자죠. 영국 런던대 장하준 교수와 함께 사실 저는 좀 미시적인 부동산은 어떻게 해야 되나요. 코인, 주식, 어떻게 흘러가나요. 이런 이야기를 여쭙는데 교수님은 훨씬 더 큰 판을 읽어주신 것 같습니다. 뉴스쇼에도 자주 출연해 주시기를 다시 한 번 부탁드리면서 오늘 귀한 발걸음 고맙습니다.

◆ 장하준> 감사했습니다.

◇ 김현정> 런던대 장하준 교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