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산악인 김재수 대장
지난 5월 산악인 오은선 씨는 히말라야의 13번 째 봉 칸첸중가를 올랐던 걸까요? 논란이 식지 않고 있습니다. 발단이 된 부분은 봉우리 정상에서의 사진이라고 내놓은 것이 정상임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고 등반시간도 비상식적으로 짧았다는 건데요. 지난 주말 오은선 대장이 눈물의 기자회견을 하면서 해명을 했습니다. 하지만 산악인들은 기자회견을 보고 오히려 의혹이 더 커졌다는 주장인데요. 그동안 에베레스트 K2를 비롯해서 올해 칸첸중가 등정에도 성공한 대표적인 등반가 김재수 대장 연결돼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지난주에 오은선 씨의 반박 기자회견을 보면 본인은 정상등정에 성공했다라고 확신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어떻게 지켜보셨습니까?
◆ 김재수> 보고회하기 이전에 저희들이 일부 산악인들과 오은선 씨와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 김현정 앵커> 해명기자회견이 있기 전에 산악인분들 모임이 있으셨어요?
◆ 김재수> 네, 많은 분들은 아니지만 몇몇 분들이 모여서 등반의 과정이나 등반 루트라든지 등반의 중요부위, 정상부위의 상황들에 대해 설명을 듣는 그런 자리였습니다.
◇ 김현정 앵커> 오은선 씨도 참가하고요?
◆ 김재수> 네. 그런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었는데 오은선 씨 역시 보고회처럼 명확하고 객관적인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등반 루트에 대한 설명이라든지 중요부위, 정상부위에 대해서 ‘너무 날씨가 안 좋았다. 정신적으로 지쳐있는 상태여서 전혀 보지 못했다. 모른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고 보고회 때와 같은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니까 많은 사람들이 저희들이 봤을 때도 전혀 객관적인 입장이 못 되는데 보고회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었지 않았나, 그렇게 판단이 됩니다.
◇ 김현정 앵커> 기자회견이 있기 전에 좀 더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를 가졌는데 그 자리를 갖고 나서 더 의혹이 강해졌다, 이런 말씀인가요?
◆ 김재수> 의혹이 강해졌다는 것보다도 오히려 설명을 못한다는 자체가 저희들로서는 ‘여성 최초의 14좌를 하려고 계획을 했던 분이 그 정도의 준비 과정 없이 등반을 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 거죠.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기자회견에서 나온 내용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우선 오은선 대장이 근거로 제시한 4장의 사진이 있었는데요. 칸첸중가까지 오르는 중간 중간에 각각 다른 곳에서 찍은 사진이라는 겁니다. 정상에서 찍은 사진이 불충분하더라도 다른 4장의 사진이 있으니까 이 정도면 해명이 되지 않겠느냐는 건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김재수> 제시한 사진이 해발고도가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고, 그 쪽 부위가 한 장의 사진으로 그 포인트가 다 나올 수 있다는 겁니다. 도표를 그려놨는데 높이에 대한 도표가 너무 멀리 찍혀 있다는 겁니다. 한 장의 사진에 다 나올 수 있는 걸 가지고 확대와 축소를 거치면서 차이가 있다는 겁니다.
◇ 김현정 앵커> 한 장소에서 각도를 달리해서 여러 장 찍었을 가능성도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 김재수> 베이스캠프에서 망원렌즈로 찍는다고 했을 때 1도의 각도만 틀어도 전혀 다른 곳이 나옵니다. 틀림없이 고정으로 해서 그 부위의 사진을 계속 찍었을 겁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러니까 4장의 사진이 각각 다른 고도라고 증명하기에는 불충분하다는 말씀이세요?
◆ 김재수> 500미터 이상의 높이를 그 한 장에 표시를 해서 옆에 다시 그래프를 그려놨습니다. 그 높이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거죠.
◇ 김현정 앵커> 그렇군요. 4장의 사진도 불충분하고, 정상에서 찍었다는 사진도 증명사진이라고 보기엔 불충분하다, 다 문제가 있다는 말씀이신데요. 또 다른 의혹 중에 소요시간에 대한 문제입니다. 방송 촬영 팀이 오은선 씨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잡은 게 해발 8,000미터 지점이었는데 불과 3시간 40분 뒤에 8,500미터 정상을 밟았다고 연락이 왔다는 거죠. 거의 불가능하다, 비상식적이다, 이런 의혹이었는데 오은선 씨가 해명하기를 ‘사실 마지막으로 촬영한 지점이 8,000미터가 아니라 8,400미터 지점이었다. 때문에 시간상 문제는 없다.’ 고 해명을 했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 김재수> 그 높이가 정확하게 8,400미터가 맞느냐, 그게 가장 문제점이 되는 거고요.
◇ 김현정 앵커> 8,000미터인지 8,400미터인지 어떻게 알 수 있는 건가요?
◆ 김재수> 위성으로 촬영되는 산에 대한 높이가 있습니다. 그 높이를 인위적으로 찍은 거지 그 높이를 정확하게 8,400미터라고 증명해줄 수 있는 그런 근거자료가 부족한 것 같고요.
◇ 김현정 앵커> 방송 촬영 팀도 잘 몰랐을까요? 이 분들이 증인이 될 수는 없나요?
◆ 김재수> 그렇게 보기에는 객관성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또 한 가지는 깃발 이야기입니다. 사실 김재수 대장님의 이런 주장들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가 오은선 대장이 등정하고 불과 12일 후에 칸첸중가에 오르셨죠. 그 때 오은선 씨가 정상에 꽂은 걸로 알려진 수원대학교 깃발을 김재수 대장께서 발견하셨어요. 그런데 그게 정상이 아닌 중간에 있었다고요.
◆ 김재수> 정상가기 한두 시간 전에 등반하는 도중 붉은색 깃발이 하나 있더라고요. 다가가서 보니까 한국 글씨가 적혀있는 깃발이더라고요. 다른 어떤 의혹이나 생각 없이 그냥 저도 어떤 등반을 하다보면 증거를 남기고 해야 되니까 주머니에 집어넣었어요. 그렇게 등반을 마치고 내려왔었죠. 그런데 오은선 씨의 정상사진과 저의 정상사진이 다른 모습이었어요. 그래서 “이게 왜 다르지?” 하면서 같은 정상인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중간에 이런 깃발도 있었다, 라고 이야기가 됐습니다.
◇ 김현정 앵커> 정상에서 찍었다고 하는데 정상보다 2시간 아래지역에 있었다는 말씀이세요?
◆ 김재수> 네. 깃발문제에 대해서 조금 더 말씀을 드리면 깃발은 정상에서 찍었다고 오은선 씨가 이야기했던 건 아니고요. 단지 주머니에 들어있었을 게 빠졌을 가능성이 많다, 그리고 빠진 것 같다고 말씀을 하셨고 그 다음에 화이트 아웃 현상 때문에 정상에서 어떤 것도 보지 못했다고 말씀을 하시는데 오은선 씨 정상사진의 상태를 보면 화이트 아웃 현상은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가시거리가 5미터, 10미터 이상은 됐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의 모습도 선명하게 나왔고 아래쪽에 있는 바위도 나왔습니다. 색상을 분명히 구분할 수 있는 오렌지색과 노란색을 육안으로 보지 못했다고 하면 실제로 화이트 아웃 현상이 사진보다 더 심했거나 아니면 보이지 않는 지역, 그러니까 정상이나 정상이 아니라는 것보다 정상부위의 어떤 부분이 보이지 않는 부분이라고 저는 판단합니다.
◇ 김현정 앵커> 산소통을 왜 한 사람은 볼 수 있었고 한 사람은 못 봤다고 하는가. 그 부분도 문제가 되는데 김 대장님은 그렇게 해석을 하셨군요. 또 한 가지 오은선 대장이 ‘네팔정부의 인증서를 갖고 있다, 인증서를 받았기 때문에 나는 등정에 성공한 게 맞다’ 라는 주장도 했는데요. 인증서라는 것은 어떻게 발급이 되는 건가요?
◆ 김재수> 일단 등반했던 사람의 증언과 같이 동행했던 셰르파의 증언, 그리고 정보연락관의 확인으로써 발급을 해줍니다. 그런데 정부의 인증서라는 게 사실은 어느 누구도 믿지 않는 그런 상황입니다. 정보연락관은 실제로 베이스캠프에 오지 않습니다. 단지 대원과 셰르파의 이야기만 듣고 사인만 해주면 되는 거거든요.
◇ 김현정 앵커> 공신력이 없는 문서라는 말씀이시군요?
◆ 김재수> 네. 외국 같은 경우에는 이런 요청서를 전혀 발급 받아가지 않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대장님, 이런 분위기가 등반계 전체적으로 전문가들 전체에서 나오는 의혹이다, 이렇게 봐도 무리가 없겠습니까?
◆ 김재수> 제가 볼 때는 전체적인 의혹이라기보다는 너무 객관성 없이 오은선 씨가 등정에 대한 그런 부분들을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사람들이 미심쩍어하는 분위기가 많습니다. 그런 부분들이 자기가 등반했던 루트라든지 등반 과정, 정상부위에 대한 그런 부분들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들에 있어서 못하지 않았느냐, 정상에 못가지 않았느냐, 라는 그런 생각들을 많이 하게 되겠죠.
◇ 김현정 앵커> 그럼 13번째 봉우리 사진 말고 전 등반사진 가운데에서도 미심쩍은 것들이 있다는 말씀이세요?
◆ 김재수> 사진 자체를 너무 전문 산악인답게 찍지 못했다는 겁니다.
◇ 김현정 앵커> 몇 개정도나 불충분한 게 있던가요?
◆ 김재수> 정확하게 파악은 해보지 못했습니다. 현재 인터넷상으로 볼 수 있는 사진들이 실제로 명확하게 정상이라는 것을 딱 집어낼 수 있을 만큼의 그런 부분들이 많이 없다는 겁니다.
◇ 김현정 앵커> 사실 등반가가 높은 산의 정상에 오르고 기록을 세웠을 때 증명할 수 있는 대표적인 것이 사진이고, 누구나 알 수 있도록 증거물과 함께 찍어야 하는데 그 사진이 불충분하다보니까 이런 의혹들이 자꾸 전문가들 사이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오고 있다는 말씀이세요. 산악인들이 재 등반하라는 요구는 하셨습니까?
◆ 김재수> 보고회를 통해서 의혹이 해소되지 않을 때는 혹시 한번쯤 더 등반할 의향이 없냐고 선배들이 물었습니다. 또 다른 증거를 셰르파가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했었고 그게 불충분하다면 깊이 생각해서 고려해 보겠다고 했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오은선 씨가 정말 다녀온 건지 아닌지 지금 이 상태로 우리가 판단하기는 어렵겠습니다만 산악인의 입장으로서 이런 여러 가지 상황들을 바라보는 심정, 안타까우실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 김재수> 정말로 안타까운 일이고요. 여성 산악인이 그래도 최초라는 타이틀가지고 등반하는 것에 있어서는 정말 박수를 보냅니다. 그러나 한두 가지 의혹 때문에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되는 부분들인데 명확하게 해야 될 부분도 있기 때문에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올 수도 있거든요. 그런 관점에서 보면 앞으로 계속 등반하실 분이니까 혹시라도 다른 정상에 간다면 꼭 어떤 정상의 증명될 수 있는 걸 남기고 오든지 아니면 거기서 만들어 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이대로 오은선 대장이 증명하지 못하면 기록은 인정되는 건가요?
◆ 김재수> 세계적인 기록에는 남지 못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세계적으로 공식적으로 다시 검토하거나 그런 것이 있습니까?
◆ 김재수> 그런 과정을 거쳐야 될 것 같습니다. 최초라는 타이틀은 아무나 거머쥘 수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 부분 때문에 조금 더 신중하게 생각해야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산악인의 한사람으로 다른 산악인의 이야기하는 것이 쉽지 않을 텐데요. 어려운 문제 솔직하게 꺼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7(월) 산악인 김재수 "오은선 대장,이대로라면 세계기록 인정안돼"
2009.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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