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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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수) 서울시vs시민 "광화문광장=市 홍보장" 공방
2009.12.09
조회 209
-서울시 "市 알리려 스노보드 등 유치"
-시민단체 "MB 오세훈 유리한 행사만"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서울시 강철원 홍보기획관, 참여연대 안진걸 민생희망팀장

지금 서울시 광화문광장에는 높이 34미터, 길이 100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스노우보드 점프대가 설치 중입니다. 11일부터 스노우보드 월드컵대회가 여기서 열리기 때문인데요. 광화문광장 사용기준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1인 시위라든지 시민들의 자율적인 모임은 철저히 차단하면서 서울시를 홍보하는 드라마 촬영이라든지 국제대회에만 아낌없이 지원하는 게 과연 광장이라는 이름에 걸 맞는가, 하는 논란입니다. 서울시의 입장과 시민단체의 반대 입장 차례로 들어보겠습니다. 서울시 강철원 홍보기획관 연결해보죠.

[IMG0]◇ 김현정 앵커> 먼저 이번 스노우보드 월드컵대회 유치의 목적은 뭘까요?

◆ 강철원> 유치를 한 목적은 크게 두 가지인데요. 첫 번째는 서울의 도시마케팅을 하기 위한 수단으로 선택을 한 거고요. 두 번째는 평창의 동계올림픽개최를 세 번째 도전하게 되는데 서울시 입장에서도 평창동계올림픽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두 가지 관점에서 시작을 하게 된 겁니다.

◇ 김현정 앵커> 평창동계올림픽과 어떻게 연관이 되는 건가요? 홍보가 된다는 말씀이세요?

◆ 강철원> 스노우보드 월드컵은 세계스키연맹이 주관하는 공식적인 대회입니다. 매년 10월부터 3월까지 세계 5개 도시를 돌면서 하는 경기인데요. 이 경기를 통해서 서울을 비롯한 한국 전체가 동계올림픽에도 관심이 있고 평창에 동계올림픽이 필요하다는 부분을 우리가 같이 인식을 하고 있다는 걸 알려주기 위한 거였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데 왜 꼭 광화문광장일까요?

◆ 강철원> 도시마케팅 부분을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가 작년부터 도시마케팅에 대해서 많은 예산을 투입해서 홍보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관광공사가 2007년에 조사를 한 것을 보면 생각했던 것 보다 세계에 서울이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조사를 했는데 서울을 방문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물어봤을 때 응답자의 48%정도가 ‘서울과 한국이 어떤 곳인지 몰라서 방문하지 못하겠다’라는 대답을 했고요. 28%정도가 ‘분단국가라는 것 때문에 안전하지 않을 것 같다’라고 답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서울을 비롯한 대한민국 전체가 외국사람들한테 생각했던 것 보다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거거든요.

작년부터 예산을 많이 투입해서 도시마케팅을 하기 시작했는데 직접적인 CF나 광고를 통한 홍보도 중요하지만 스포츠라든지 해당 현지 프로그램에 있어서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간접광고 형태도 필요하다는 판단이 첫 번째고요. 두 번째로는 서울은 한강과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도시이자, 600년 전통의 도시이기 때문에 이것을 전체적으로 다 보여주고자 한다면 광화문광장에 스노우보드 점프대가 설치 되어있는 위치에서 봤을 때 경복궁과 북한산이 한 눈에 들어오거든요. 한 장면으로 서울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고민 끝에 광화문광장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데 이런 반론이 있습니다. 광화문이 어차피 공사 중이라서 가림막을 쳐놨고 점프대가 상당히 거대해서 그걸로 가리고 나면 나머지 공간은 보여봤자 일부분일 것 같고 점프대를 만드는 데만 예산이 7억원 들어가는데 서울시가 5억원정도를 투자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3일 간 행사를 치르고 철거하기 위해서 5억원을 들여서 점프대를 설치하는 것은 낭비가 아닌가, 실질적인 동계올림픽 저변 확대와 홍보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그런 의견입니다.

◆ 강철원> 저희도 사실 그런 문제 때문에 고민이 많았습니다. 과연 여기서 꼭 해야 되느냐, 아니면 그런 예산을 투입해서 해야 되느냐. 그런데 특히 도시마케팅 부분과 동계올림픽 유치에서 취약한 지역이 유럽하고 미주지역입니다. 그런데 스노우보드 월드컵이 가장 인기가 많은 게 유럽지역입니다. 그리고 이번 이 행사자체가 현지에서 유로스포츠라든지 ESPN 등 12개 방송사에서 직접 중계를 하고 이것을 받는 국가만 따지면 유럽 전역 170개 국가에 방송이 됩니다.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서울에 대한 이해라든지 한국에 대한 이해라든지 이런 부분이 증진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서 여러 가지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한번 해보기로 선택을 했던 겁니다.

◇ 김현정 앵커> 3일 간의 대회가 서울시의 5억 투자의 가치가 있다고 보신 거군요. 스노우보드 대회전에도 계속 논란이 돼왔던 게 광화문광장이 너무 서울시 홍보행사, 기업홍보행사, 정부주체행사 이런 걸로만 채워져 왔고 1인 시위라든지 시민들이 모임을 가지려고 하면 그런 것은 허가가 일체 안 나더라, 이런 불만이 있거든요.

◆ 강철원> 저희가 확인을 해보니까요. 공식적으로 시에서 승인을 했다고 할 수 있는 행사가 한 48개 정도더라고요. 물론 그중에 말씀하신 서울시를 비롯한 정부주체행사도 있고요. 일반단체들 예를 들어서 아동단체, 한민족사이버포럼이라든지 한국문화연대 등 일반단체들 행사도 있었습니다. 행사자체가 지금까지 개장이후로 4개월 동안 237회가 있었다고 하는데요. 1인 시위를 말씀하시는데 시위는 법적으로 안 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것은 논외로 하겠습니다. 그 부분은 미 대사관과 정부청사 등의 100미터 이내에서는 시위할 수 없는 법이고 그 법에 대한 집행은 경찰 쪽에서 하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제가 말씀드리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고요.

시민들 공간으로 활용하는 부분은 당연히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어제 저희 쪽에서도 어떤 공간으로 활용돼야 되느냐를 3일 정도 토론을 거쳐 결정한다는 발표도 혹시 보셨는지 모르겠는데 시민이용공간으로서 전체 서울시민이나 대한민국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돼나가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여기까지 입장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서울시의 강철원 홍보기획관의 주장을 먼저 들어봤습니다. 이번에는 광화문광장 사용이 지금처럼은 안된다, 문제가 있다는 입장의 참여연대 안진걸 민생희망팀장 연결해보죠. 우선 행사를 주최한 서울시에서는 ‘이런 홍보가 국익을 위해서 도움이 됐다. 또 시민들에게도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런 입장인데 왜 반대하시는 걸까요?

◆ 안진걸> 저희가 그런 것 자체를 반대한 적은 없습니다. 드라마 아이리스에도 개방하는데 그런 행사할 수 있죠. 서울시 홍보가 되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저희들도 좋은 면이 있는 겁니다. 다만 그게 이명박 대통령이나 오세훈 시장에게 유리한 행사는 가능한 것이고 거기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비판적인 행사는 불가능한 면이 있고요.

◇ 김현정 앵커> 서울시를 비판하는 행사는 안 된다는 말씀이세요?

◆ 안진걸> 그렇죠. 지금까지 이명박 대통령과 오세훈 시장을 비판하는 행사가 치러진 게 없습니다. 예를 들면 노무현 대통령 추모제 같은 경우도 현직 대통령께 큰 부담이 되었죠. 그래서 차벽을 만들어서 못하게 하지 않았습니까? 광화문광장에서도 등록금인하를 요구하는 캠페인이나 핸드폰 요금 인하 캠페인, 광장을 개방하라는 캠페인, 기자회견을 하다가 연행된 적도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과격한 시위는 아니었습니까?

◆ 안진걸> 그럼요. 시민들이 편안하게 이용하고 있는데 불편을 끼치고 싶은 사람이 어디있겠습니까? 하더라도 한쪽에서 조용히 하겠다는 겁니다. 방금 서울시에서 미 대사관과 정부청사를 이야기했는데요, 미 대사관을 상대로 하는 내용이 아니면 100미터 이내에서도 시위가 가능한 것으로 법이 바뀌었습니다.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건데요. 서울시와 경찰이 짜고 사실상 비판적인 행사를 못하게 하는 내용상의 문제를 지적하는 거고요. 두 번째로 그런 결정을 누가 하느냐는 것이죠.

결국 주권자인 국민이나 시민들은 배제되어있고 오세훈 시장이나 이명박 대통령 그리고 몇몇 공무원들이 결정해버리는 겁니다. 그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보는 것이죠. 광장을 아이리스에게 개방할 수도 있고 스노우보드 대회 할 수도 있죠. 그 자체를 문제 삼지는 않습니다. 다만 시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등록금 인하 행사나 휴대폰요금인하 행사 같은 것도 있는 거고, 때론 전직 대통령추모제도 할 수 있는 겁니다. 그런 건 안 되는 거고, 그 결정과정도 철저히 대통령이나 시장, 고위공무원들이 결정한다는 게 큰 문제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 김현정 앵커> 그 결정은 어떻게 되나요? 먼저 ‘허락해 주십시오’ 하고 요청하면 그쪽에서 허가를 해야 하고 아니면 연행되는 건가요?

◆ 안진걸> 네. 우리 헌법은 모든 행사나 집회는 신고로 가능하게 되어있지 않습니까? 서울시내 주요 광장만 유일하게 허가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시민들이 허가신청을 해도 지금까지 대부분 불허됐습니다. 서울광장도 그렇고, 광화문광장은 아예 안 될 거라고 생각하고 사람들이 신청도 안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당연히 시민들 사이에서 광장이라는 게 다른 나라를 보면 시민들이 자유롭게 행사도 하고 축제하고 하는데 서울시는 유독 유리한 행사만 하느냐, 그리고 한달에 2억씩 들이고 있는 것 알고 계시죠?

◇ 김현정 앵커> 유지비가 2억이 들어가나요?

◆ 안진걸> 네. 대략 2억씩 들어가고 있는데요. 설치했다가 뜯었다가 아이스링크 설치했다가 철거하는 것이 반복되니까 시민들이 짜증내는 겁니다. 국민들의 소중한 세금을 한달에 2억 가까이 쓰고 있는데 어떤 분들은 거대한 중앙분리대라는 비아냥까지 하고 있지 않습니까?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한승수 총리가 8월에 이런 말을 했습니다. ‘광화문광장에서 시위가 있었다고 하는데 이런 일은 앞으로 없어야하겠다. 이곳은 평화의 광장, 국민의 광장, 희망의 광장, 활발한 소통의 장소되어야 한다.’ 여기에 대해서 뭐라고 답하시겠습니까?

◆ 안진걸> 바로 그런 소통을 하기 위해서도 국민들이 하고 싶은 말이 있을 때는 해야 되는 거죠. 저희 시민단체들도 그런 열린 광장에서 매일 데모나 집회를 갖는 걸 원하지 않고요. 집회나 시위하는 분들도 시민들이 불편을 신경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집회나 시위에도 많은 비용과 부담이 들거든요. 매일할 수 있는 집단은 아무도 없습니다. 다만 꼭 필요할 때 전직대통령추모제, 등록금인하요구 행사 정도는 할 수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꼭 필요한, 시민들도 공감할 수 있는 공익적 행사들, 그리고 시민들의 휴식에 전혀 부담되지 않은 1인 시위라든지 작은 기자회견 같은 것은 오히려 보장해주면서 다양한 색깔로 가득 차고 다양한 목소리로 가득차는 소통의 광장이 될 수 있다고 믿는 것이죠.

◇ 김현정 앵커> 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