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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15(화) 귤값 폭락, 제주농민 울분! "감량생산보다 유통조절 먼저"
2009.12.15
조회 258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서귀포 감귤 농가 고용규 씨, 제주대 고성보 교수
겨울과일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것이 귤인데요. 요즘 시장에서 귤 값이 얼마나 하는 지 아십니까? 10킬로그램 한 박스에 9800원까지 받는다고 합니다. 시장이나 리어카에서는 더 싸게 판다고 하는데 싸게 사 먹으니까 좋아할 일 아니냐 하실 지도 모르겠지만 감귤 농가들은 한숨뿐이라고 합니다. 제주도 감귤농가의 심정 먼저 들어보죠. 고용규 사장님 연결돼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지금도 과수원에서 한창 작업하다가 전화 받으셨다고요?
◆ 고용규> 네.
◇ 김현정 앵커> 아침에 몇 시에 일어나서 작업하세요?
◆ 고용규> 6시에 출발을 해서 해뜨기 전에 몸 좀 녹이다가 귤이 보이기 시작하면 작업을 시작 합니다.
◇ 김현정 앵커> 요즘이 바쁠 때죠?
◆ 고용규> 네. 제일 바쁠 때 입니다.
◇ 김현정 앵커> 농사 지은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 고용규> 서울 생활 하다가 귀농을 해서 5년 쯤 됐습니다.
◇ 김현정 앵커> 농장의 규모는 얼마나 됩니까?
◆ 고용규> 제주도의 평균정도 되고요. 3천 평, 1헥타르 정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아주 큰 농사도 아니고 작은 농사도 아니고 중간 정도 되는 건가요?
◆ 고용규> 제주도 평균 이죠. 제주도의 80%이상이 1헥타르 미만의 규모입니다.
◇ 김현정 앵커> 그렇군요. 1년 동안 그렇게 자식같이 열심히 키웠는데 제 값을 못 받는다고 하니까 마음이 안 좋을 것 같아요. 어떤 심정이세요?
◆ 고용규> 제주 감귤 같은 경우에는 올해 풍작인데 한숨만 나오고 있습니다. 수확은 해야 되겠고 인건비라던가 이런 것을 제하다보면 남는 게 없으니까요. 내년 생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니까 속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올해 어느 정도나 안 좋은 겁니까? 제가 서울에서 사 먹을 때는 10킬로그램 한 박스에 9800원, 9900원 정도 하더라고요.
◆ 고용규> 물론 감귤 품질이나 브랜드 따라 2~3배 이상 차이나는 경우도 있는데요. 평균적인 가격들로 봤을 때는 지금 생산비 거두기가 힘들고 단편적인 예를 들자면 감귤 가격의 20%가 인품으로 나가고 있다면 할 말 다 한 거죠.
◇ 김현정 앵커> 인건비 건지기도 힘들 정도군요. 결국 대풍이라 너무 많이 남아돌아서 문제인 건데 남아도는 귤은 소한테도 먹이기도 하고 갖다버리기도 하신다면서요?
◆ 고용규> 원래 주스용이나 가공용으로 판매를 하는데 풍작이 되다보면 일정량 이상은 가공용 공장에서 처분하기 힘들어서 산지 폐기를 취하고 있고요. 전에는 북한보내기 사업이라든가 이런 것도 있어서 어느 정도 소화가 됐었는데 올해는 그것도 정부차원에서 대북문제라든가 이런 것이 어려운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귤도 북한에 보냈군요?
◆ 고용규> 네 민간교류 차원에서 쭉 보내왔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데 이제는 그것도 안 되니까 할 수 없이 소한테 먹이고 갖다버리고요. 열심히 키운 멀쩡한 귤을 갖다버릴 때 심정이 어떨까요?
◆ 고용규> 일단 귤나무 밑에 감귤들이 쌓이니까요. 그것을 밟으면서 작업하는데 너무 안타깝죠. 할머님들이나 이 분들은 이 귤 아까워서 어쩌느냐, 고아원이나 이런 데라도 보내드렸으면 좋겠다, 그런 말씀도 하시는데 그런 것도 전체소비량도 고려해야 되기 때문에 힘든 측면이 있고요. 너무 안타깝습니다.
◇ 김현정 앵커> 농부의 심정을 우리가 어떻게 다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농사 짓는 입장에서 어떤 대책들이 마련됐으면 좋겠다 싶으세요?
◆ 고용규> 지금 감귤정책이 총 생산량 중심으로만 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일년에 몇 십만 톤 이하로 감량하자고 하고 있는데 시기별로 세부적으로 유통을 조절할 수 있는 체계라든가 이런 것들이 있으면 좋겠는데.
◇ 김현정 앵커> 그게 무슨 말씀이실까요? 조금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죠.
◆ 고용규> 지금 현재 적정 생산량을 56만 톤 정도로 보거든요. 그런데 올해는 60만 톤 이상 초과 생산됐다고 하면서 연초부터 감산이라든가 이런 것을 주장해왔습니다. 그런데 감귤이 아주 대풍이 되더라도 감귤소비기간이 있잖아요. 12월, 1월, 2월이라는 소비기간이 있는데 기간별로 세부적으로 공급량을 조금이라도 조절할 수 있다면 지금과 같은 폭락시세는 피할 수 있거든요.
◇ 김현정 앵커> 어느 한 곳에 모아놨다가 푸는 양을 조절하는 것이 체계적으로 안 되고 있다는 말씀이세요?
◆ 고용규> 농가에서 감귤들을 수확해서 수매하는데 시기를 조절할 수도 있고요. 네트워크만 잘 짜여진다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 같거든요.
◇ 김현정 앵커> 농가 개개인이 할 것이 아니라 체계적으로 관리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말씀이세요?
◆ 고용규> 네. 이런 것들은 개별농가차원에서는 하기가 힘든 사업이거든요. 그리고 농협이나 감협 같은 생산단체에서 관리를 해 주셨으면 좋겠고요. 그 다음에 북한 감귤보내기 같은 것도 도 차원에서 추진해보려고 하고 있는데 정부차원에서 걸리고 있다고 하거든요. 대승적 차원에서 정부에서도 힘을 실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소비자들한테 한 가지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감귤농가가 많이 어렵습니다. 감귤 좀 많이 사주시고 건강에 좋으니까 많이 사주시면 감귤농가에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고맙습니다. 감귤농가 먼저 연결 해봤고요. 제주대학교 고성보 교수 바로 이어보죠. 미리 대책을 세울 수 없었나요?
◆ 고성보> 사실은 대책이라는 것이 지금 현재 예전에 비해서 한 8만 톤 이상 많이 나와 있는 편이거든요. 그러다보니까 결과적으로는 올해 수입이라든지 일정하게 계속되고 생산량 늘어난 상황에서는 품질이 그만큼 상승 더 하면 문제가 안 되는데 품질은 예년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렇게 좋다고 보기는 어려운 부분들이 있어요. 품질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타 과일들은 예전에 비해서 많이 좋아졌는데 어찌된 일인지 모르지만 감귤의 여러 가지 품질 향상 노력들은 타 과일에 비해서 상대적으로는 떨어지다 보니까 소비자의 선호도가 다소 떨어진 게 아닌가,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생산량이 많은 것이 첫 번째 요인이고요.
◇ 김현정 앵커> 앞에서 감귤 농가에서는 시스템을 잘 마련해서 유통시기라든지 이런 것을 체계적으로 조절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말씀해 주셨거든요.
◆ 고성보> 원래 그런 것들을 하기 위해서 농식품부를 중심으로 해서 제주도와 연결해서 거점 대형선과장들을 짓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는 시스템 자체가 600여개의 개별 출하 시스템에 의해서 자의적으로 되다보니까 농가가 이야기했던 출하조절의 문제라든지 시기의 문제라든지 그런 것들이 제대로 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래서 거점 2만 톤 정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선과장들을 지어서 선과장들을 네트워킹 한다고 하면 농가가 이야기 한 부분이 자동적으로 해결되지 않겠느냐, 라고 보고 있습니다. 예전에 비해서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600여 개의 개별 선과장에서 유통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 결국은 홍수 출하로 이어지고 이것이 가격폭락의 악순환을 야기하는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새로운 판로 개척, 예를 들면 수출 같은 것은 안 되나요?
◆ 고성보> 저희들이 감귤을 수출하기 위해서 무척 노력하고 있지만 수출량이 만 톤을 넘기지 못했어요. 60만 톤 중에서 만 톤이니까 상당히 적은 양이죠. 여러 가지로 보면 가격 단가도 중국에 비해서 두 배 정도 높은 수준입니다.
◇ 김현정 앵커> 중국에서도 똑같은 귤이 나옵니까?
◆ 고성보> 그렇죠. 우리 온주밀감처럼 껍질 까기 쉽고 씨가 없는 감귤이 거의 같은 시기에 나오기 때문에 캐나다의 주력시장이라든지 그쪽에서 가격경쟁력에서 많이 밀려서 수출이 줄어있는 상황이에요. 그리고 귤껍질이 얇다보니까 수송이라든지 저장성에서 문제가 있고요. 수출이라는 부분에서는 상당히 한계를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계속 수출하려고 해도 무르고 인건비에서는 중국한테 밀리는 어려움이 있군요. 결국 말씀하시는 것을 들어보면 전체적으로 정부가 출하시기를 조절하는 방법이 대책이 될 것 같습니다.
◆ 고성보> 결국에는 산지유통을 혁신시킬 수 있는 거점산지유통센터 건설이 어떻게 보면 감귤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제가 보기에는 가장 현실적인 부분이다, 라고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앵커> 교수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