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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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5(화) 프로축구 이동국 "홀로 월드컵을 외면하기도 했다"
2009.12.15
조회 243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K리그 득점왕 전북 현대 이동국 선수

2000년대 초 최고의 축구스타였습니다만, 2002년 월드컵에는 참가하지 못했습니다. 2006년 월드컵 직전에는 무릎부상을 당했고요. 국내복귀 뒤에는 부진으로 침체일로를 겪었죠. 하지만 전북으로 이적한 뒤에 시즌 20골을 터뜨리며 화려하게 부활한 축구선수, 누군지 아시겠죠? 바로 라이언 킹, 이동국 선수입니다. 이동국 선수는 팀 사상 최초로 전북 현대를 K리그 우승으로 이끌었고요. 오는 22일에 발표될 K리그 최우수선수, MVP후보에도 이름을 올려놓고 있는데요. 아마 이동국 선수에게 올해가 최고의 해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오늘의 화제의 인터뷰에서 이동국 선수 만나보죠.

◇ 김현정 앵커> 지금은 가족들과 함께 달콤한 휴식 중이시라고요?

◆ 이동국>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이게 얼마만의 휴식입니까? (웃음)

◆ 이동국> 올 한 해 너무 바쁘게 지내가지고요. 선수들이 12월 달에 휴식기간이 있어서 가족들과 이야기들 하고 많이 놀아주고 있고요. 시간을 같이 보내고 있고요.

◇ 김현정 앵커> 이번 대회 소감 어떠세요, 프로데뷔 후에 첫 우승이고, 개인 득점왕도 처음이고, MVP도 이미 예약해 놨다, 이런 이야기도 들리는데... 최고의 해 아닌 가요?

◆ 이동국> 데뷔를 해서 처음으로 득점왕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는데... 개인적으로도 상당히 기쁘고, 올 한 해 뜻 깊은 한 해가 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저는 전북 최강희 감독도 큰 힘이 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최강희 감독이 “밖에서 보는 것처럼 나도 이동국 선수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지난 1년 동안 이 선수를 지켜본 결과, 본인이 부활하겠다는 의지가 굉장히 강했다, 아무리 좋은 환경 만들어줘도 선수의 의지가 없으면 부활 못하는 건데 이동국 선수는 그게 되더라” 이런 칭찬하시더라고요?

◆ 이동국> 네, 무엇보다 감독님한테 너무 감사드리고요. 제가 기술적으로 조언을 한 것 보다는 정신적으로 안정이 될 수 있게끔 “볼에 대한 조급함을 버리고 너 자신을 믿어라”라는 그런 이야기를 항상 하시죠.

◇ 김현정 앵커> ‘너 자신을 믿어라, 너 마음껏 해봐라’ 이런 이야기들 말인가요? (웃음)

◆ 이동국> 앞으로 너무 성급하고 조급함을 가지다보면 자기가 가지고 있는 그런 능력을 100%발휘를 못하기 때문에 떨치고 그렇게 경기를 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셨어요.

◇ 김현정 앵커> 그러면 지난해하고 올해하고 좀 달라진 것을 비교해본다면 정신적인 면이 달라진 걸까요, 마인드컨트롤이 됐다고 할까요?

◆ 이동국> 아무래도 그런 골에 대한 부담을 많이 떨치면서 경기를 임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저희 선수들이, 감독님이 항상 주문하는 그런 희생하는 플레이를 하라는 얘기를 많이 하시는데요. 저희 선수들이 무엇보다 그걸 많이 따라줬기 때문에 많은 기회가 온 것 같아요.

◇ 김현정 앵커> 드라마틱한 축구인생이다, 이런 생각이 제일 먼저 들어요. 2000년대 초반 최고의 스타였는데, 2002년 월드컵에서는 출전을 못했고, 2006년 월드컵은 직전에 부상 때문에 또 좌절이 되고... 돌아보면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언제입니까?

◆ 이동국> 뭐, 아무래도 2002년 월드컵 탈락을 했을 때가 저에게는 가장 힘들었던 시기가 아니었나,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 주위에 있는 분들도 ‘월드컵을 뛸 수 있겠다’라는 그런 생각들을 많이 했었고, 그런데 저 역시도 문제없이 뛰겠다는 생각을 했다가 탈락이 됐던 거기 때문에요.

◇ 김현정 앵커> 그때는 좀 충격도 받았죠, 솔직히 개인적으로... 사실 국민들도 좀 충격을 받았는데 이동국 선수가 그럴 줄은 몰랐거든요?

◆ 이동국> 그 당시에 전 국민이 하나가 돼서 응원하고 있을 때 저 혼자 월드컵을 외면하면서 혼자 좀 힘들어했던 시기가 있고요.

◇ 김현정 앵커> 그때 TV 끄고선 방에만 계셨어요, 어디가나 월드컵 이야기만 해가지고 말이죠?

◆ 이동국> 정신적으로 힘들었어요. 하지만 그때 당시에는 정말 제가 힘든 것을 생각하지 않겠다는 그런 생각 때문에 했던 것 같고... 지금 와서는 그게 아마 저한테는 큰 약이 됐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고요. 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됐고요. 아직 제가 많이 부족하다, 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됐고, 축구인생을 길게 봤을 때는 상당히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이제는 MVP, 최고의 선수가 됐기 때문에 이제는 우리가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는 거예요. (웃음) 후배 선수들이 요즈음 속속 해외진출에 성공하고 있어요. 후배들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 이동국> 제가 처음 해외진출 했을 때는 해외진출에 대한 그런 정보라든지 팀에 대한 정보라는 게 많지 않았기 때문에 상당히 좀 적응하기가 힘들었는데, 요즘 어린 선수들이 어릴 때부터 해외축구에 대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고, 또 볼 수 있기 때문에 준비할 수 있는 시간들이 많았던 것 같고, 또 실력 면에서도 그렇고 앞으로도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올 것 같고요. 해외에서도 많이 뛸 수 있는 선수들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 김현정 앵커> 요즈음 후배들 정보도 많고, 어렸을 때부터 ‘난 가야 겠다’라는 꿈을 갖고 뛰는 선수가 많잖아요. 그런 환경이 좀 부럽기도 하시겠어요.

◆ 이동국> 동료선수들끼리 ‘한 10년만 젊었어도 다시 한 번...’ 이런 이야기 합니다. (웃음)

◇ 김현정 앵커> 맞아요. 그래도 후배들 중에 가장 대견하다는 선수는 누굴까요, 이제는 이동국 선수가 그야말로 선배 축에 드는데...

◆ 이동국> 아무래도 대한민국 축구선수로서 박지성 선수가 정말 큰 무대에서 정말 잘 하고 있기 때문에요. 후배이기도 하지만 정말 존경스러울 만큼 자기관리가 철저하고 성실하고...

◇ 김현정 앵커> 이번 월드컵대표팀이 예비명단 35명을 발표했는데, 이 안에는 무난히 들었습니다. 아마 무난히 이번에 승선하겠죠?

◆ 이동국> 그런 마인드를 갖고 있다가는 2002년 월드컵의 쓴 맛을 다시 한 번 볼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항상 갖고 있기 때문에요. 정말 잘하고 있고, 좋은 상황이 돼있을 때 한 발 더 뛸 수 있는, 그런 생각을 머릿속에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만큼의 노력을 끝까지 하면서 하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16강, 우리팀 이번에 가능하겠습니까?

◆ 이동국> 준비를 잘한다면 충분히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데 쉽지가 않잖아요. 우리랑 붙은 나라들을 보면 나이지리아, 그리스, 아르헨티나, 그렇게 만만한 팀들은 아닌데?

◆ 이동국> 물론 월드컵을 진출할 팀이라면 쉬운 상대는 없겠죠. 하지만 축구라는 경기가 강한 팀이 약한 팀이 항상 이긴다는 그런 보장이 없기 때문에요. 저희가 준비를 잘한다면 저희가 가지고 있는 경기력을 다 끌어낸다면 충분히 저희가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고요.

◇ 김현정 앵커> 이동국 선수, 이번에는 꼭 월드컵 출전해서 한을 풀어야죠. 너무 한이 많이 남지 않습니까? (웃음)

◆ 이동국> (웃음) 네, 10년 넘게 그런 큰 무대를 뛰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무대가 아무래도 가장 기대되고요.

◇ 김현정 앵커> 솔직히 욕심나죠?

◆ 이동국> 네, 월드컵이라는 무대에서 골을 넣는 순간을, 매순간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게 아마 실천으로 옮겨질 수 있도록 노력을 많이 하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이동국 선수, 오늘 사실은 굉장히 달콤한 휴식시간인데 저희가 좀 뺏었습니다. 오늘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