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고 사교육 주범 폐지 운운 "부당"
- 외고 완전무시 정부개편안 수용 못해
- 내신·입학사정관제로 입시개선할 터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민경중 보도국장
■ 대담 : 과천외국어고등학교 최이환 교장
어제 전국외고교장협의회가 정부에 외고 개선방안을 공식 거부하고 나섰습니다. 정부와 여당의 교육정책에 일관성이 없다는 공격도 서슴지 않았는데요. 외고교장협의회 소속 과천외고 최이환 교장 선생님 연결해보겠습니다.
[IMG0]◇ 민경중> 어제 긴급성명서를 내놓게 된 배경부터 말씀해주시죠.
◆ 최이환> 제가 좀 소상히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긴급성명서를 내놓은 배경은 현재 외국어고 문제는 정치권 일각에서 사교육 경감을 내세워가지고 사교육의 주범으로 내몰아서 외고 폐지 운운하는 것은 전국외국어고교장단에서 ‘아주 부당하다, 이건 근본적으로 안 되겠다’해서 어제 긴급성명서를 또 냈습니다.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외고를 없앤다고 해서 사교육이 근본적으로 없어지지 않습니다. 외고는 21세기 국제화, 세계화 시대에 걸맞은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는 곳이 외고라고 저희들은 생각하고 있습니다.
외고는 사교육 측면보다는 교육경쟁력 차원, 수월성교육 차원에서 봐야 된다고 저희는 생각하고. 현 정부의 교육정책, 다시 말씀드리면, 교육 다양화정책이라든가 3대 프로젝트를 밝힌 바 있는데, 다양한 형태의 경쟁력 있는 학교를 만들겠다고 외고를 설립해서 지금까지 죽 열심히 노력해왔는데, 이것을 폐지한다는 것은 저희들로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해서 긴급성명서를 냈습니다.
◇ 민경중> 지난번에 정부가 내놓은 두 가지 개선방안을 보면, 학생 규모를 축소하는 대신 외고는 계속 유지하는 1안, 그리고 외고를 국제고나 자율형 사립고나 일반계고로 전환하는 두 가지 안이 있는데, 이 두 안 모두 반대 하시는 겁니까?
◆ 최이환> 그렇습니다. 두 안 전부 다시 말씀드리면, 존속한다는 안이나 폐지안, 두 가지를 다 저희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겁니다. 이것은 한마디로 얘기해서 우리 사학의 현실을 완전히 무시한 상태입니다. 지금 개선방안 두 가지 중에 존속안, 외고를 그대로 두자는 안을 보면 학생 수를 축소하자는 건데. 현재 외고의 편제가 외고 학급학생이 제일적은 학교가 30명이고, 그다음에 35명, 40명, 이렇게 학생 수를 한 반에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학생 수 축소를 어떻게 내놓았냐하면, 과학고처럼 20명으로 줄이라는 얘깁니다. 그러면 20명으로 줄였을 때 경쟁률은 더 치열해지고, 학부모님들 부담이 가중돼서 경제적 부담이 엄청 늘어나기 때문에 저희는 “절대로 1안을 수용할 수 없다”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 민경중> 두 번째는 어떻습니까?
◆ 최이환> 두 번째는 폐지안인데, 현재 잘 가고 있는 외국어고등학교를 일반계고로 전환하라, 또 자율형고로 전환하라, 아니면 국제고로 가라는 얘기인데. 1안을 수용 못하면 2안, 폐지안으로 가라는 얘기인데, 외국에서는 절대 2안은 아직 생각지도 않고 있습니다. 수용이 불가한 상태이고, 현재 외고의 교장들은 상당히 격앙된 분위기 속에서 두 가지 사항을 전부다 거부한 상태입니다.
◇ 민경중> 조금 전에 외고가 잘 가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지난번에 외국어고에 대한 여러 가지 사교육비가 많이 들어가는 문제와 관련해서 외고 교장선생님들께서도 그것에 대한 문제점이 있어서 듣기평가라든가 구술면접이라든가 이런 부분들은 폐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신 바 있는데, 그때보다는 상당히 강경해지고 후퇴하신 거네요?
◆ 최이환> 네, 그러니까 저희가 지난번 11월 19일 인천외고에서 전국외고교장단회의 가진 바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은 사교육비 경감차원에서 우리 고등학교 신입생 선발입시를 개선하자고 해가지고 “영어듣기도 보지 않겠다, 또 구술면접도 보지 않겠다, 일체의 집필고사에 관한 것은 저희들이 보지 않고 입학사정관제로 가자” 이렇게 결의한 바가 있습니다.
◇ 민경중> 그렇군요. 어제 공립외국어고등학교 교장선생님들은 안 오셨다고요, 공사립 간의 입장이 다른 것 아닙니까?
◆ 최이환> 네, 지금 첨예하게 달라져가고 있습니다. 공립외고 교장들 입장은 자율형이나 국제고로 갔을 때, 지금 자율형 사립고는 정원이 20명이고요. 국제고는 25명 단위입니다. 그런데 공립학교는 전부 교육부에서 지원해준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오히려 어떤 공립학교 입장에서 본다면 다행으로 생각할 수도 있어요. 정부에서 다 지원을 해주기 때문에 자율형으로 가든 국제고로 가든 큰문제가 없는데, 사립외고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재정 결함이 막대하고 전혀 이런 상태로는 사립학교는 운영할 수가 없습니다.
◇ 민경중> 마치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에 사립학교법 폐지와 관련해서 사립학교의 관계자들이 머리 깎고 상당히 반대하지 않았습니까? 그와 같은 강경한 분위기인데... 지금 청취자분들의 많은 질문들이 들어오는 데 공통적인 것이, 과연 선행학습 없이 외국어고를 갈 수 있느냐, 학교의 정상적인 중학교 교육을 받고 외국어고를 갈 수 있는 게 솔직히 가능하냐는 질문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최이환> 그래서 그 문제는 중학교 정상적인 교육과정만 마치면 저희들이 다수용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외부에서 사교육을 받지 않고도 저희 학교, 외국어고등학교를 올 수 있도록 모든 입시제도안을 저희들이 마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지필고사를 보지 않겠다, 중학교의 내신과 그 다음에 입학사정관제로만 뽑겠다는 겁니다.
◇ 민경중> 저희 회사가 목동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목동 역시 외국어고에 대한 열풍이라는 것은 강남 못지않아서요.
◆ 최이환> 네, 대단하죠.
◇ 민경중> 실제로 지금 현행으로는 교장 선생님께서도 현행의 입시제도가지고는 정상적인 중학교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외국어고는 솔직히 진출할 수 없죠?
◆ 최이환> 네, 네. 그렇습니다.
◇ 민경중> 그런 문제점을 인식하시죠?
◆ 최이환> 네, 인정합니다.
◇ 민경중> 그렇기 때문에 지필고사의 폐지라든가 입학사정관제를 하겠다는 건데...
◆ 최이환> 앞으로 개선하겠다는 것입니다.
◇ 민경중> 그런데 정상적인 그런 과정들을 통해서 하는데, 지금 입학사정관제라든가 내신이라든가 이런 것에 맞는 또 다른 사교육의 태동, 이런 부분들 우려하는 분들 많아요.
◆ 최이환> 그렇게 생각할 수가 있는데요. 아무래도 외고에 올 정도면 수월성 교육차원에서 우수한 학생들이 모이다보니까 서로 경쟁이 치열해집니다. 그래서 학부모님들이 과외도 시키고 학원에도 보내고 사교육을 받으실 텐데, 저희들이 그러지 않도록 입시제도를 충분히 검토해서 전혀 학부모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모든 것을 개선하려고 교장들도 협의 중에 있는 겁니다.
◇ 민경중> 학부모들이 오바마 대통령도 “한국의 교육열을 배워라” 이 부분, 교육열 자체는 저는 크게 부정적으로 보지는 말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가진 경쟁력이니까... 그런데 학부모들의 그런 교육열은 어디에서 나오느냐, 결국은 공교육에 대한 여러 가지 정부의 투자라든지 이런 부분들이 상대적으로 비대칭, 불균형 현상이 나오기 때문이 아닌가. 그래서 공립학교라든가 실업계라든가 여러 가지 있는데, 공교육의 전체적인 밸런스가 맞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인데. 외고 교장선생님 입장에서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최이환> 저는 이 사교육이라고 하는 것이, 저는 시골에서 태어나서 대학을 서울에서 나왔습니다만, 시골에서는 논 팔고 소 팔아서라도 내 자녀만은 잘 가르쳐 봐야겠다고 하는 그 교육열이, 나는 못 배웠지만 자식들만은 잘 가르쳐 봐야 되겠다는 이런 교육열이 강한 민족입니다. 그래서 미국의 오바마 말씀하셨지만 “한국에서 교육을 배워라” 이런 얘기도 나왔습니다만, 한국의 우리 학부모님들이 자녀에 대한 교육열이 어느 나라보다도 강한 민족이다, 그래서 우리 한국 요만큼 잘 살게 된 것도 그만큼 교육열이 강하기 때문에 우리 한국이 강국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고요.
그리고 사교육, 사교육 하는데, 이 사교육은 근본적으로 제가 생각할 때는, 지금 대학교가 서울대를 일류로 치고 연대, 고대, 이렇게 죽 나옵니다만. 대학이 서열화 되어있기 때문에 사교육은 절대로 없어지진 않는다고 봅니다. 없어지진 않지만 우리가 어떻게 최대한 줄일 거냐, 이것이 최대한 관건인 것 같습니다.
◇ 민경중> 바로 그 줄이는 것에 대한 방법론을 가지고 지금 정부라든가 이런 데에서 얘기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청취자들 질문이, 학부모와 동문들까지 지금 나서는 투쟁이, 우리가 철도파업에 대해서 여러 가지 비판적인 보도도 있습니다만, 이러한 집단적인 행동들에 대해서 조금 문제 아니냐는 질문도 들어왔어요?
◆ 최이환> 지금 말입니다. 외고 교장들의 목소리는 하나도 반영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지난번에 11월 9일 동국대 박부권 교수가 계신데, 이 양반이 시안을 짜신 분이에요. 그런데 저희가 제가 직접 동국대 거기 가서 세 시간 동안 장장 토론을 했어요. 토론을 했는데 그때 얘기한 것도 반영이 안 됐을 뿐만 아니라 11월 27일 동국대에서 마지막 공청회가 있었어요. 이날 갔을 때 총 패널들이 9분이 나왔는데, 그 9분 중에서 3분 만 외고를 폐지해서는 안 된다고 반대하는 입장이고, 6명이 거의 폐지해야 된다는 찬성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저희는 전부 거기서 퇴장을 했습니다. 더 이상 들을 필요가 없다, 실제 외고 교장들의 의견을 완전히 무시한 상태다, 그러면 실제 용역을 맡았던 공청회 하는 사람들이라면 외고에 실제 와보시고 외고에 관한 현안들을 실제로 연구도 하시고 그동안에 있었던 공적들을 인정해주고 이래야 되는데. 그런 것들은 하나도 거기 게재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래서 외고 학부모님들이 지금 격앙된 상태예요. 그래서 12월 4일, 그러니까 바로 모레네요. 이날 대규모 집회를 갖는데, 지금 서울에 한 2천여 명이 운집이 될 겁니다.
◇ 민경중> 웬만하면 집회는 좀 자제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
◆ 최이환> 자제하는 게 좋은데...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것은 대단히 불행한 일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엘리트라고 하는 교장들이 오죽하면 이렇게 하고 학부모 단체들도 교장들이 시켜서가 아니고 자기네들이 “자생적으로 나서서 우리가 집회를 하겠다” 이렇게...
◇ 민경중> 한 가지만 제가 좀 주제넘게 말씀드리면, 아까 교장 선생님 시골에서 오셔서 서울에서 학교 나오셨다고 했는데. 문제는 과거에 개천에서 용 났는데 지금은 개천에서 용 나기가 상당히 어렵다, 이 부분이 핵심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 최이환> 옛날에는 시골에서 독학을 하고 이런 사람들이 많이 성공을 했거든요. 그런데 요즈음 지금 말씀하신 사교육 열풍으로 있는 사람들이 열심히 사교육비를 들여 가지고 잘 가르쳐서 오히려 좋은 대학을 가는 게 현시점의 상황입니다. 그래서 우리 교육계도 이제 변화돼야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 민경중> 네, 바로 그 변화라는 부분에 대해서 좀 더 노력해주시고요.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2(수) 외고 교장단과 학부모 “4일, 2천명 대규모 집회 연다”
2009.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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