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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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수) 북한경제전문가 조봉현 “북한에도 秘 장롱 현금 많다”
2009.12.02
조회 234
-北 화폐 개혁, ‘예고 없는 이례적’
-인플레-지하자금 양성화 등 목적
-성과 나오면 후계 체제 도움
-신화폐 환율, 남북경협 부담가능성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민경중 보도국장
■ 대담 : 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조봉현 연구위원

북한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어제는 한 때 증시에 김정일위원장 피격설이 나오고 또 전격적인 화폐개혁 소식까지 들리고 있습니다. 북한경제전문가 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조봉현 연구위원 연결돼있습니다.

[IMG0]◇ 민경중> 먼저 개인적인 질문을 드리면 어떻게 해서 북한경제전문가 타이틀을 얻게 된 것입니까?

◆ 조봉현> 북한경제를 연구한지 20년 정도 되었고요. 북한경제현황과 남북경협 쪽을 연구했고요. 주로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항들을 분석을 많이 했습니다.

◇ 민경중> 12월 1일부터 100대 1 비율로 화폐교환을 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한 것은 맞습니까?

◆ 조봉현> 북한이 공식적으로 발표를 하게 되어있는데요. 이번 화폐개혁은 발표를 하지 않았습니다.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발표 늦추는 같은데요. 여러 가지 정황으로 봤을 때 화폐개혁을 한 걸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신 화폐를 발행해가지고 구 화폐와 100대 1 비율로 교환한다고 나와 있고요. 백 원짜리 화폐가 1원짜리와 교환되는 꼴이 되는 거죠. 그 다음에 기간 자체를 11월30일 당일부로 바로 단행하면서 일주일정도 화폐교환 기간을 부여했습니다. 그 기간 동안은 과거에 가지고 있던 화폐를 다 바꿔야 되는 상황이고요. 또 문제는 무한정으로 바꿔주는 게 아니고 한도를 정했다는 것입니다. 정확하게 한도가 얼마정도 되는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는데 1인당 5만원, 가구당 20만원정도의 한도를 설정한 걸로 알려진 상황입니다.

◇ 민경중> 이렇게 되면 북한내부에서 상당한 혼란이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 조봉현> 과거에 한 4차례 정도 화폐개혁을 했는데 그때는 사전예고를 했고 노동신문을 통해서 일반 주민들에게 공지를 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란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이런 예고도 없이 전격 단행했거든요. 혼란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고 우선적으로 북한의 상업거래 자체가 거의 중단이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반 주민들이 상거래를 통해서 물품을 조달받고 있는데 이것 자체가 중단이 되다 보니까 물건을 못 구한 주민들이 아우성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요. 특히 일반 주민들이 생활하고 있는 곳인데 봉사소라고 해서 목욕탕이나 식당 같은 곳을 많이 이용하고 있는데 심지어 이런 곳도 문을 닫아서 주민들이 이용하지 못하는 그런 현상도 있습니다.

◇ 민경중> 과연 그렇다면 화폐개혁을 이 시점에 왜 했는가, 배경이 궁금한데요.

◆ 조봉현> 화폐개혁은 북한의 공식적으로 경제문제를 화폐개혁이나 수단을 가지고 단행을 한 것 같습니다. 최근의 북한경제가 굉장히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고요. 핵실험 이후에 국제적으로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조치가 들어가면서 북한 내부적으로 경제문제를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거죠. 그러다보니까 경제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거고요. 그 중에서 단적으로 나타나는 게 물품자체공급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물가가 폭등한다는 거죠. 인플레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데 심지어 일부 품목 같은 경우는 50배, 100배 정도까지도 뛰는 경우가 있고요. 물가 자체를 잡겠다는 목적이 가장 큰 것 같고, 또 하나는 개인적인 상업성이나 일부 부정적인 방법에 의해서 돈을 많이 버는 그런 계층들 늘어나고 있거든요. 이런 계층들에 대한 일종의 지하자금을 양성화시키고 이런 계층들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색출해서 경고성, 그런 목적도 여러 가지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의외로 계획했던대로 성과가 잘 나왔을 경우에는 북한이 최대 과제인 3대 세습 문제와 연계지어서 김정은 후계까지도 시키려고 하는, 보이지 않는 전략도 깔려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 민경중> 북한에서도 장롱 속에 나름대로 비자금을 숨겨놓은 사례도 있을까요?

◆ 조봉현> 오히려 많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북한은 돈벌이 자체 제한되어 있거든요. 공식적으로 돈을 버는 것 외에 사적으로 돈을 버는 것에 대해서는 북한이 통제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 북한 경제 내에서는 오히려 월급을 받는 것보다는 물건을 팔아서 돈을 버는 경우가 훨씬 많은 상황이거든요. 이런 돈을 공개화 시키게 되면 결국 북한 당국입장에서는 주민들에 대해서 돈을 어떻게 벌었는지부터 단속을 한다는 거죠. 주민들이 번 돈을 장롱 속에 숨겨놓고 필요할 때 조금씩 꺼내는 경우가 많이 있거든요. 그렇다보니까 돈이라는 것은 돌아가야 제 기능을 하는 건데 돈 자체가 장롱 속에 묶여있다 보니까 경제 자체가 제대로 안돌아가는 그런 현상들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 민경중> 서민들인데 몇 푼 되겠습니까? 북한에도 소위 말하는 최 상류층이 있을 것이고, 달러화나 유로화 같은 것을 갖고 있을 텐데 이런 부분들을 비축하는 경우들도 많이 있겠네요. 이것을 끌어내기 위한 것도 있나요?

◆ 조봉현> 북한에 무역일꾼들, 해외에 자주 왔다갔다하는 북한의 지도층들은 달러나 인민폐 유로화 같은 것을 많이 지참하고 있거든요. 이런 것을 나름대로 보유도 하고요. 북한 내에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결국 북한 돈으로 바꿔야 되거든요. 그런 계층들 일부는 달러로 가지고 있겠지만 북한 돈으로 환전해서 최근에는 평양 고급 아파트 같은 것을 사는 경우도 많이 나타나고 있거든요. 그런 계층들이 많이 생겨나는 거죠. 결국은 북한주민들 간에도 양극화현상, 돈을 버는 사람은 더 많이 벌고 일반주민들은 더 힘들어지고 이런 현상들이 많이 나타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 민경중> 평양에도 잘 사는 사람들은 60평짜리 아파트에 살고 있고 남는 달러 있으면 놓고 가라, 이런 이야기까지 하던데 그런 것들이 다 장롱 속에 있고, 그런 부분들이 세습과도 관계가 있겠네요. 김정은 후계체제로 가면서 최 상류계층들의 장롱 속에서 좀 꺼내고, 약화시키기 위한 그런 의도나 세습과도 관계가 있습니까?

◆ 조봉현> 네. 아무래도 김정은 후계 쪽으로 넘어가기 위해서 북한 주민들의 절대적인 지지가 필요한 상태거든요. 그런데 경제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 주민들이 세습에 대해서 반감을 가진다는 거죠. 그래서 나름대로 특히 부유층에 대해서 어느 정도 단속을 하고 그 다음에 일반주민들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경제문제를 해결해줌으로써 그런 성과가 나왔을 경우에는 화폐개혁의 실제적인 계획하고 시행했던 것은 김정은이다, 이렇게 부각할 가능성 있는 거죠. 그렇게 되면 김정은 후계가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는 하나의 수단으로 화폐개혁도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 민경중> 화폐개혁이 마무리가 되면 남북경협이라든가 개성공단에도 영향을 미칠까요?

◆ 조봉현> 저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북한의 화폐자체가 신 화폐를 발행해서 개혁을 한거거든요. 그러면 2단계로서 신 화폐와 환율을 어떻게 할 것인지 작업을 할 것입니다. 지금의 북한의 돈으로 1달러 당 130원 정도 되는데 그런데 만약에 100대 1로 줄이면 결국은 1달러가 1. 3원이 되어야 되는데 아마 환율조정은 이대로 안할 겁니다. 북한 나름대로 1대 1로 맞출 수도 있는 거고요. 이런 환율상의 변동에 따라서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북한 임금을 책정할 때 근로자들의 생활수준에 맞춰서 책정하게 되어있거든요. 화폐개혁을 통해서 100대 1로 줄였는데 물가는 100대 1로 안 줄였을 경우에 부담자체를 오히려 남쪽기업한테 전가할 수 있는 그런 가능성도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민경중> 임금 같은 경우 높아질 가능성도 있겠네요.

◆ 조봉현> 그렇습니다.

◇ 민경중> 북한 화폐 같은 경우 우리나라에도 들어와 있나요? 연구용 목적이라든가 보유 목적이라든가.

◆ 조봉현> 북한화폐는 반입을 할 수 없게 되어있고요. 반입하려고 하면 공식적으로 통일부에 신고 해서 승인을 받고 받아올 수 있고요. 연구목적이나 정부차원에서 어떤 북한실상을 알리기 위한 전시목적으로 가져와가지고 일반 주민들한테 공개하는 경우는 있습니다.

◇ 민경중> 그렇군요. 어제 김정일 국방위원장 피습설이 돌아서 술렁였는데요.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 조봉현> 어제는 여러 가지 오보가 많이 나온 것 같습니다. 작년에 김정일위원장이 다시 쓰러졌다, 그리고 피살됐다, 이런 이야기가 있었거든요. 그러한 소문이 잘못 알려져서 어제 이루어진 것처럼 나타났는데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 민경중> 그러니까 이것을 보도한 인터넷 매체가 사실이 아닌 것을 해서 뒤늦게 내서 오보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조봉현> 네.

◇ 민경중> 앞으로 북한경제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 조봉현> 화폐개혁을 단행했지만 한계는 있을 것 같습니다. 근본적으로 북한경제를 바꾸기 위해서는 실물 경제가 좀 개선될 수 있도록 해야 되거든요. 그런데 실물 경제를 바꾸려고 하면 북한 나름대로 능력이 있어야 되는데 산업생산자체가 제대로 안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실물 경제를 개선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고요. 결국은 북한 경제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져야 하거든요.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개혁 개방 쪽으로 북한이 나아가야만이 근본적인 경제가 해결이 되는데 북한이 개혁 개방을 하게 되면 체제에 대한 불안요소로 느끼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것 같고요. 북한경제가 나름대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는 있지만 아마 내부적인 조치만으로는 어렵지 않나 생각됩니다.

◇ 민경중> 알겠습니다. 조봉현 박사님 말씀을 듣다보니까 상당히 공부가 되는 것 같네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