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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수)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서해충돌, 김정일 위원장 결재 했을것”
2009.11.11
조회 292
- 北 최고사령부 성명, 지도부개입 시사
- ‘美에 NLL +南에 불쾌감’ 메시지
- 오바마 방한 이후 추가도발 가능성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세현 前 통일부장관
어제 서해상에서 발생한 남북교전, 2002년 연평해전 이후 7년만인데요. 의도적인 도발이었다면 과연 북한은 무엇을 노린 것인지 또 앞으로의 남북관계나 북미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짚어보겠습니다. 2002년 서해교전 당시 통일부장관을 지내신 분이죠.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연결돼있습니다.
[IMG0]◇ 김현정 앵커> 일단 우발이냐, 고의적인 것이냐. 여기서부터 엇갈리는 것 같은데요. 어느 쪽이라고 보십니까?
◆ 정세현> 국무총리께서는 우발적이라고 답변을 하신 모양인데 제가 볼 때는 고의적이라고 봅니다.
◇ 김현정 앵커> 어떤 이유일까요?
◆ 정세현> 오바마 대통령이 일주일 있으면 서울에 오게 되어있죠. 그리고 또 오바마 대통령이 다녀가면 곧 추수감사절이 끝나고 난 뒤에 보즈워스 대북특별대표가 방북을 하게 되어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미국과 북한 사이에는 핵문제도 있지만 NLL문제도 있다, 이것은 정전체제와 관련된 문제 입니다. 그래서 북핵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한반도의 소위 평화문제, 이것도 같이 묶어서 서로 검토를 해야 된다는 메시지를 원하는 거 아닌가, 두 번째는 그동안 8월 이후에 북한이 대남 유화 제스쳐를 쭉 취했는데 거기에 대해서 북한 입장에서 볼 때 우리 쪽의 반응이 별로 신통치 않았어요.
◇ 김현정 앵커> 예를 들면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당시에 직접 방문을 해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났다든지 이런 것들을 다 말씀하시는 거죠?
◆ 정세현> 그리고 현정은 회장을 초청해서 5개항 합의도 해주고 했는데 정부가 전혀 움직이지 않고 식량지원도 10만 톤 요구 했던 것 같은데 옥수수 만 톤 주겠다고 하니까 유화적인 정책을 통한 관계개선을 당분간 접어야 되는 거 아니냐는 소위 불쾌하다는 의사표시도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불쾌하다, 자존심이 상했다, 이런 뜻 말씀이신가요?
◆ 정세현> 그렇죠. 정상회담을 위한 막후 접촉 이후에 북한이 몸이 달아있다, 이런 이야기도 아마 북쪽을 자극하기에는 충분했을 거예요.
◇ 김현정 앵커> 우리 쪽에서 있었던 ‘북한이 몸이 달은 상황이다’, ‘무릎을 꿇은 상황이다’ 이런 이야기가 북한까지 들어갔다는 이야기로군요?
◆ 정세현> 남쪽에 대해서는 불쾌감, 미국에 대해서는 NLL문제가 정전체제문제이기 때문에 그것도 같이 미북 간에 이야기할 수 있어야 된다는 메시지가 담겨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앵커> 사실은 어제만 해도 보즈워스 대사의 방북이 아주 확정적인 상황은 아니었는데 북한 측에서는 부담이 되지는 않았을까요?
◆ 정세현> 날짜만 미정인 것 같은데 대체로 북미 간에는 이미 합의가 됐을 겁니다. 중국이라든지 이런 데도 통보를 했을 거고, 그렇다면 미국이 이것 때문에 되돌린다든지 하기에는 조금 문제가 있죠. 왜냐하면 핵문제를 풀어나가야 되는 책임이 이렇게 되면 북한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미국한테 있다고 볼 수도 있거든요. 핵문제를 풀기 위해서 북쪽과 대화를 시작해야 하는데 서해에서 있었던 소규모 충돌 때문에 그것을 없었던 걸로 한다든지 할 수는 없는 거 아닙니까?
◇ 김현정 앵커> 북한은 이 일 때문에 미국 측에서 보즈워스 대사의 방북을 되돌리지는 않을 거다, 라고 판단했다는 말씀이시죠?
◆ 정세현> 그렇죠. 더 큰 문제가 있으니까요.
◇ 김현정 앵커> 그렇다면 이게 어느 정도 선에서 결정이었을까요 지도부까지도 개입이 된 거라고 보십니까?
◆ 정세현> 저는 지도부가 개입됐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왜냐하면 과거에 이런 충돌이 있고 나면 예를 들어 해군사령부 명로 뭐가 나온다든지, 일을 저질러 놓고 사과하라고 우리한테 책임을 떠넘기는 게 북한의 일반적인 태도인데 이번에는 최고사령부 이름으로 나왔단 말이에요. 최고사령부의 최고사령관은 김정일 위원장입니다. 그래서 최고사령부의 이름으로 나왔다는 점에서 북한의 최고당국자도 알고 있고 사전결재를 받은 그런 사건이었다고 저는 봅니다.
◇ 김현정 앵커> 최고지도부의 사전결재를 받은 계획된 사건이었다는 말씀이신가요?
◆ 정세현>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의 명의로 사과하라고 하지 않습니까?
◇ 김현정 앵커> 무장도발을 우리 측에서 한 거라고 사과를 하라고 요청을 했거든요. 알겠습니다. 지금 북한 측이 사상자가 많이 나왔다고 해요. 사망 1명에 3명 정도는 부상으로 추정이 되는데, 추가 도발 가능성은 없습니까?
◆ 정세현> 한다면 오바마 대통령이 다녀가고 보즈워스가 방북하기 직전 시점에 ‘잊지 마라, 이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이번에 당한 수모에 대한 보복행위를 동시에 할 가능성은 있죠.
◇ 김현정 앵커> 일단 오바마 대통령이 다녀가고 보즈워스 대사 오기 전에, 연내에 한 번 더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다는 거군요?
◆ 정세현> 국방부에서도 그런 전망을 내놓지 않았습니까? 군사행동이라기보다 일종의 정치적인 의미가 있는 행동이기 때문에.
◇ 김현정 앵커> 남북관계, 앞으로 어떻게 되겠습니까? 상당히 얼어붙을 가능성이 크네요?
◆ 정세현>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 김현정 앵커> 얼마나 지속이 될까요?
◆ 정세현> 글쎄요. 우리 정부입장이 유연하지 않기 때문에 오래 갈 가능성도 있죠. 그 전 같으면 이런 일이 있고 난 뒤에도 적절하게 관리를 했는데 그 전에 그렇게 관리했던 것을 끌려갔다는 식으로 평가하고 있으니까 우리 정부도 강하게 나가겠죠. 그렇게 되면 오래 갈 가능성이 높죠.
◇ 김현정 앵커> 2002년 당시에는 정부 간의 핫라인이 살아있었는데.
◆ 정세현> 사고 직후에 연락이 왔었죠. ‘절대로 이것은 평양에서 지시한 게 아니니까 확전 안 시켰으면 좋겠다. 그리고 바로 우리가 사과하고 남북관계를 복원하는 쪽으로 움직일 테니까 조금만 기다려 달라’하는 연락이 왔었기 때문에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그것을 토대로 해서 30일에 도쿄에서 열리는 월드컵 폐막식에도 가시고 그랬죠.
◇ 김현정 앵커> 지금은 핫라인이 다 끊어진 상태입니까?
◆ 정세현> 네. 없죠. 작동이 안 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얼어붙은 상황을 풀기 위한 해결책, 우리가 내놓을 수 있는 것은 어떤 걸까요?
◆ 정세현> 그동안에 우리 정부가 여러 가지 남북관계 관련해서 열린 자세였으면 이런 상황에서도 대책이 나올 수 있습니다만 굉장히 경직된 그런 입장들을 분명히 밝혀 놨기 때문에 군사적으로 지금 대비를 해가면서 북미관계가 어떻게 풀려 나가는지를 보고 그 다음 단계에 편성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지는 그때 가서 찾아봐야 될 겁니다. 지금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지 않나 생각됩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