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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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금) 정병헌 수능출제위원장 ""수능 17년... 새로운 출제유형 필요"
2009.11.13
조회 262
- 언어영역, 독서 많이 한 사람 유리
- 지난 6. 9월 모의평가보다 평이
- 복수정답 등 17일까지 이의신청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병헌 수능출제위원장 (숙명여대 국문과 교수)

2010학년도 수학능력시험 “외국어가 어려웠다, 수리가 어려웠다” 의견들이 분분한데요. 이 시간에는 수능출제위원장을 모셨습니다. 어떤 목표를 가지고 출제를 했는지, 아마 내년시험 준비하는 분들에게도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죠. 숙명여자대학교 국문과 교수이십니다. 정병헌 출제위원장 연결돼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 정병헌> 감사합니다.

◇ 김현정 앵커> 어제 아침에 숙소에서 나오신 건가요?

◆ 정병헌> 어제 아침에 인터뷰를 위해서 숙소에서 나왔다가 끝나고서 다시 출제 장소로 갔습니다. 가서 출제위원들 다보내고 그리고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 김현정 앵커> 숙소에 얼마나 계신 거예요?

◆ 정병헌> 정확히 32일간입니다.

◇ 김현정 앵커> 바깥출입도 못 하고, 전화도 안 되고, 인터넷도 안 되고 그런 건가요?

◆ 정병헌> 그렇습니다. 청정지역에 있다가 왔습니다. (웃음)

◇ 김현정 앵커> 아마 어제 출제한 분들도 수험생 못지 않게 긴장을 하셨을 것 같아요. 수능 끝낸 소감은 어떠세요?

◆ 정병헌> 홀가분하기도 하고... 그리고 저희들이 목표했던 것들이 잘 반영된 것 같아서 사실은 기분이 좀 흐뭇합니다.

◇ 김현정 앵커> 난이도부터 짚어볼까요?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게 맞췄고, 올해 6월, 9월 모의평가 때 보다는 좀 더 쉽게 출제하려고 노력했다” 이렇게 어제 기자회견에서 말씀을 하셨는데, 목표대로 잘 조정이 됐다고 보십니까?

◆ 정병헌> 우리로서는 출제에서 몇 가지 목표를 뒀는데, 그중 하나가 국민에 대한 평가원의 약속이었습니다. 난이도를 6월, 9월 보다는 평이하게 하겠다, 이런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상당히 노력을 했었고 거기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 김현정 앵커> 올해도 수리영역이 어려웠다는 얘기가 있고요. 외국어도 상당히 어려웠다는 이런 평가들이 나오더라고요?

◆ 정병헌> 외국어 영역은 기존에 쉬웠다고 생각하는 문항유형을 줄이고, 변별력을 높일 수 있는 부분, 이걸 한 문제를 늘리다보니까 그런 느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수리 ‘가’형의 경우는 변별력 제고를 위해서 좀 고난도의 문제, 이런 것들을 의도적으로 배치했는데. 제 생각에는 어려우면 다른 학생들도 같이 마찬가지로 어렵습니다. 그래서 그런 결과를 좀 기다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앵커> 난이도 조정이라는 게 사실 쉽지가 않죠?

◆ 정병헌>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매년 언어영역에서 어떤 지문이 나오는가, 이 부분도 큰 관심사인데. 올해는 어떤 식으로 지문을 고르셨습니까?

◆ 정병헌> 원래 언어영역이 듣기, 쓰기 문제와 어법 문제, 그리고 문학과 비문학으로 나눠집니다. 대체로 비문학이 강조되었던 이유가 문학을 너무 집중하다보니까 문과학생들에게 너무 유리하지 않느냐 하는 지적들이 있어서 비문학이 많이 들어가게 됐습니다. 과학이라든가 기술, 이런 것들이 들어가게 되니까 좀 생소한 어휘들이 등장을 하고.

◇ 김현정 앵커> 도표도 나오고 그러더라고요.

◆ 정병헌> 그렇습니다. 그래서 좀 어렵다고 생각했을 텐데. 지문 이해만 된다면 문제풀이에는 아무 지장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다음 시험 준비를 하는 학생들에게 글을 이해하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 많은 책을 읽고, 그리고 그것을 같이 논의하면서 정확히 이해하는, 그런 시간들을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앵커> EBS교재는 어느 정도나 반영을 하셨나요?

◆ 정병헌> 일률적으로 ‘얼마 반영하자’ 하는 것은 없습니다. 다만 사교육을 좀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학원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거나 이런 학생들이 EBS를 많이 청취하지 않겠느냐’ 하는 의도에서 ‘되도록이면 반영하자’ 하는 의도입니다만 반드시 그대로 반영할 수는 없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렇게 방향 같은 건 애초에 좀 있나요? 가능하면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서 EBS를 우리가 많이 이용해보자, 이런 방향?

◆ 정병헌> 물론 그렇습니다. 그래서 특히 기출문항이라든가 이런 거 새로 계속 만들다가, 급한 경우에는 “EBS문항을 최대한 활용하자”하는 그런 이야기도 하게 됩니다.

◇ 김현정 앵커> 해마다 복수정답 논란이 있지 않습니까, 지금까지 올해 문제에 대해서는 들어온 게 없나요?

◆ 정병헌> 복수정답 논란을 없애기 위해서 최대한 노력합니다. 그래서 화요일까지 16일까지 이의신청을 받고.

◇ 김현정 앵커> 17일이 되겠네요.

◆ 정병헌> 그 다음에 이의신청이 된 것 중에서 논의할 만한 것이 있을 때는 해당영역의 출제위원과 위원장들이 모이게 됩니다. 충분한 과정을 거친 뒤에 확정을 하게 됩니다.

◇ 김현정 앵커> 1993년에 수능이 시작되고 나서 벌써 18번째 시험이더라고요. 사실 학력고사에서 수능으로 바뀔 때 목표가 달달달 암기위주가 아니라 이해력, 창의력 같은 것을 판단해 보자고 해서 시작이 된 건데. 18번 반복하다보니까 이게 새로운 유형의 문제 찾는데 좀 한계가 느껴지진 않으시던가요?

◆ 정병헌> 그렇습니다. 94년 1차 수능 때 제가 출제위원으로 들어갔고, 벌써 상당한 기간이 지나면서 본래 수능의 취지도 많이 변질됐습니다. 예컨대, 탐구영역들이 많은 과목들이 들어가고, 이러한 것들은 본래는 없었던 것들입니다. 그러다보니까 학력고사와 같은 방식의 지식문제를 출제하기도 하고, 이런 것들이 있었는데. 아마 이런 문제는 좀 장기적인 과제로서 새로운 출제유형들을 개발을 해야 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 김현정 앵커> 그래서 나온 얘기가 미국의 SAT 같은 방식, 이런 얘기가 나오더라고요. 그런 방식이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 정병헌> 그런데 그 경우 1년에 몇 번을 본다든가, 또 학생들이 좋은 결과를 가지고 선택을 한다든가 하는 경우가 있을 텐데. 리의 경우 아마 문화가 좀 다르기도 하고, 또 문제은행식의 출제가 갖는 한계라든가 이런 것들을 충분히 고려해야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쉽게 거기에선 이루어지지 않느냐, 하고 접근하기는 어려운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 김현정 앵커> 조금은 연구를 할 필요는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대안을 찾을 필요는?

◆ 정병헌> 물론입니다.

◇ 김현정 앵커> 이미 논의가 혹시 되고 있습니까?

◆ 정병헌> 그건 저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만, 구기관에서 충분히 논의를 해야 될 문제일 것입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