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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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수) CEO출신 이용경 창조한국당 의원 “세종시 기업이전? 정권 바뀌면 귀경”
2009.11.18
조회 246
- 총리 앞에서 기업총수가 “NO” 못해
- 면피용 이전하더라도 결국 귀경할 것
- 한국의 대면문화, 지방 본사 어려워
- 세종시만 인센티브? 타지역 반발 우려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창조한국당 이용경 원내대표 (前 KT 사장)

어제 저녁 정운찬 총리와 전경련 회장단이 만났습니다.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줄 테니까 세종시로 이전하라” 이런 러브콜을 보냈다고 하죠. 지금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이름은 여러 개가 됩니다만, 공식적으로 입장을 낸 기업은 하나도 없습니다. 과연 정부의 기업유치전략이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건지, 혹시 기업들에게 이 상황이 상당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건 아닌지, 속마음을 조금이나마 들여다보고 싶은데요. 전 KT사장을 지낸 창조한국당 이용경 원내대표 연결해보겠습니다.

[IMG0]◇ 김현정 앵커> 오늘은 국회의원 입장이 아니고 대기업 총수를 지낸 분 입장에서 솔직한 답변을 주시면 좋겠습니다. 일단 상황파악이 잘 안 되는 부분이 있는데요. 어제 정총리가 전경련 회장단을 만나서 설득을 했고, 언론에는 연일 후보기업들 이름이 오르내리고, 정작 기업들은 ‘우리는 잘 모르겠다’고 하고, 좀 헷갈립니다. 도대체 어디까지 말이 오고 가고 있는 거라고 보세요?

◆ 이용경> 총리가 이분들을 만나서 말씀은 했겠죠, 했다고 그러니까. 그리고 일부 나온 얘기는 좀 동의한 것처럼 정부에서는 얘기하는 것도 있는 것 같은데요. 저는 글쎄... 정부, 특히 총리 앞에서 총수들이 내놓고 “못가겠다”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나라 같이 정부의 규제가 많고 또 정부에서 갖가지 허가권을 다 갖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어떻게 보면 정부의 블레싱 없이는 사업을 하기 어려운 우리나라 현실에서 총리가 그렇게 말씀하시는 데 대놓고 반대는 못하겠지만. 저는 이것이 이렇게 억지로 해서는 될 일이 아니라고 봅니다. 또 하나, 순서가 바뀌지 않았어요? 지금 민관합동위원회 가동을 해서 거기 협의를 해서 의견을 모으겠다고 했는데, 총리는 벌써 나가서 기업을 유치를 하겠다, 이렇게 하시는 것이 좀 순서가 안 맞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앵커> 기업들 입장에서는 이런 움직임이 상당히 부담이 되기는 하나요? 총리가 나서서 “좀 이전해 주십시오, 인센티브 드리겠습니다” 이런 말을 하는 것이?

◆ 이용경> 그럼요. 저도 KT사장으로 있을 때 저희는 규제기관이 정통부 아닙니까? “현장의 목소리를 듣자, 의견을 좀 얘기해라” 그러면 의견 얘기 못하죠. 기탄없이 의견 얘기 했다가는 큰일 나게요?

◇ 김현정 앵커> 웃으면서 편안하게 얘기하십시오, 해도 이게 안 됩니까?

◆ 이용경> 안 되죠. (웃음) 나중에는 이상한 소리를 하면, 마음에 있는 소리를 하면 “이 사람들이 앞으로 사업 안 할 생각인가” 이런 얘기도 나중에 들리고요.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상황은 그런 상황이고요. 그렇다면 기업 입장에서 이전에 대해서 짚어보겠습니다. 우선 대기업에게 지역 이전이란 어떤 의미, 얼마나 어려운 결정인가요?

◆ 이용경> 일단 인력을 많이 옮겨야 되지 않습니까? 그리고 다음에 국제적인 사업을 하는 이러한 데는 외국 손님들하고의 교통도 문제가 되고, 또 거기에 인프라도 많이 문제가 되지요. 손님이 오게 되면 호텔이라든지 이런 것도. 그런데 중요한 건 아까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정부의 역할이 큰 우리나라 경제에서는 아직까지 정부하고 멀리 떨어져있어서 사업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지방균형발전’, ‘균형발전’ 하는데 정부가 규제를 다 풀어주면 대기업 어디 가서든지 할 수 있다고 봐요. 부산에도 분사를 둘 수 있고, 대전, 목포 다 둘 수 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앵커> 행정부에 찾아다닐 일이 별로 없으니까?

◆ 이용경> 그렇죠. 그리고 지금 IT가 얼마나 발전돼 있습니까? 지금 우리나라는 아직도 대면문화 아닙니까? 가서 얼굴을 직접보고 설명을 해야 되고, 이렇게 자꾸 찾아다녀야 되고, 그러한 상황에서 정부하고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은 사실 기업하기가 상당히 불편하죠. 그렇기 때문에 이것도 저것도 안 되니까, 지난 5년 동안 논의를 한 거 아니에요? 해서 ‘정부부처를 옮겨야 되겠다’ 그렇게 결정을 했던 거죠.

◇ 김현정 앵커> 그런데 미국이나 이런 데 보면 여러 도시에 대기업이 분산되어 있잖아요. 중국도 베이징, 상하이 분산되어있고. 우리하고는 케이스가 다른 건가요?

◆ 이용경> 미국의 경우는 규제가 저희 같은 기업운영환경을 가서 설명하면 이해를 못해요. 제가 지난번에 KT사장을 할 때 시스코 사장을 만났어요. 그래서 “당신, 비즈니스 디너를 일주일에 몇 번 하느냐?”했더니 한 두 번 한다고 그러더라고요. 저는 매번 저녁에 나가서 손님 만나고, 그것도 모자라서 아침에 조찬까지 하고 이렇게 해서 사업을 하는데, 미국의 기업 CEO들은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일을 하고 있는 거죠.

◇ 김현정 앵커> 기업문화가 상당히 다르다, 여건이 다르다는 말씀이세요?

◆ 이용경> 네, 네.

◇ 김현정 앵커> 이전이 그렇게 어려운 결정이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전을 해야겠다고 결심을 한다면 이것은 엄청난 인센티브가 있다고 판단이 될 때만 가능하다는 말씀이시죠?

◆ 이용경> 그런데... 지난번에 한번 인터넷 회사가 제주도로 옮기겠다고 한 적이 있어요. 옮겼는데, 그건 잘 진행이 안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왜 그렇습니까?

◆ 이용경> 자세한 것은 알아보지 못했습니다만, 그때 그 다음에는 후속 소식이 안 나왔거든요. 아무튼 그것은 잘 안 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인센티브를 주더라도 결국 제가 아까 말씀드린 그 제약을 벗어나지고 못한다고 봐요.

◇ 김현정 앵커> 아니, 파격적인 세제지원도 주고, 땅도 헐값에 주고, 또 그 땅도 원하는 대로 개발을 해도?

◆ 이용경> 그게 문제예요. 개발이라는 게. 지금 회사가 다 개발하는 회사가 아니지 않습니까? 부동산 개발하거나 땅 개발하는 그러한 회사가 아닌데, 개발로 인해가지고 인센티브를 준다는 것은 발상이 잘못된 것 같습니다. 지금 우리가 지식산업으로 가고, 반도체라든지 조선이라든지 여러 이러한 사업들을 하는 그러한 우리나라 경제구조하고 재벌들이 있는데, 그걸 개발인센티브를 준다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고요. 어떤 모양새로든지 가더라도 제 생각에는 정권이 바뀌면 다시 다 올라오리라고 봅니다.

◇ 김현정 앵커> 면피용으로 부담 때문에 가더라도 정권 바뀌면 다시 올 거다, 돌아올 궁리만 할 거다, 이런 말씀이세요?

◆ 이용경> 네. 지금 저희가 여기 주변에 위성도시들 만들지 않았습니까? 일산, 분당, 거기도 그때 정부에서 그것을 베드타운으로 안 하겠다고 하면서 보낸 데가 공사거든요. 공사는 아직까지 정부가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그대로 있습니다만, 아마 민영화되고 그러면 다시 서울로 올 겁니다. 두고 보세요, 한번. (웃음)

◇ 김현정 앵커> “두고 보세요”라고 말씀하실 정도로 그 정도로 자신 있는 예측이시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이용경> 네, 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파격적인 세제지원, 이것도 그렇게 매력적이진 않은가요?

◆ 이용경> 그걸로 경중을 봐야겠지만, 그래도 본사는 서울에 온다고 봅니다, 다시. (웃음)

◇ 김현정 앵커> 그러면 숙원사업을 이루어 주겠다, 예를 들자면, 맥주사업을 오랫동안 하고 싶은 기업에게 제조허가권을 주는 정도, 이 정도의 딜이라면 움직일 수 있을까요?

◆ 이용경> 글쎄요, 움직이더라도 나중에는 다시 콜센터를 두고 연구소를 대신 거기다 두고 갖가지 이유를 댄다든지 모양새를 해가지고, 다시 올라온다고 보거든요.

◇ 김현정 앵커> 연구소나 자회사 같은 것을 두고 본사는 다시 올 것이다?

◆ 이용경> 네.

◇ 김현정 앵커> 세종시 입장에서 한번 보겠습니다.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마지못해서 내려가더라도 금방 올라갈 가능성이 크고, 혹은 지금 연구소나 이 정도가 내려간다면 이 정도면 세종시 입장에서는 큰 실익이 없는 건가요?

◆ 이용경> 우리 목적이 수도권 과밀해소와 지방균형발전 아니겠어요? 그냥 뭐가 좀 내려갔다고 이런 차원이 아니고. 예를 들어서 정부에서는 실리콘밸리 같이 연구벨트라든지 이런 상당한 활발한 기업활동이 이루어진다든지 이러한 지역발전을 하겠다고 하는데. 사실 실리콘밸리도 자생적인 거거든요. 정부가 만든 게 아니고. 그리고 미국에서도 이것을 다시 재연하기 위해서 다른 데 시도했던 것은 다 실패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정부가 주도해서 했던 것들은?

◆ 이용경> 정부가 주도해서 했던 것은 실패했죠. 그래서 결국 행정부처가 내려가는 걸로 그렇게 의견이 모아졌던 건데요. 그래서 저희 생각은 이렇게 노력을 해서 만든 안이고 그런 차원에서도 근본적으로는 세종시는 형태론 아무런 문제가 없다, 지금 백년대계 때문에 이렇게 하겠다고 그러시는데, 신뢰가 없는 백년대계가 무슨 소용이 있고, 또 그런 면에서 보면 백년대계 없는 신뢰도 잘못된 건 마찬가지 아닙니까? 이렇게 해서 한 것을 오히려 지금 다시 뒤집으려고 그러시는지 모르겠어요.

◇ 김현정 앵커> 지금 야당 의원이시기 때문에 정치적인 입장에서 그렇게 보시는 건 아닐까요, 혹시?

◆ 이용경> 아닙니다. 전 그렇지 않아요.

◇ 김현정 앵커> 기업 입장에서 본다고 해도 분명 이건 돌아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말씀이세요?

◆ 이용경> 네,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포항이나 울산 같이 좀 잘 된 기업도시도 있긴 있지 않습니까?

◆ 이용경> 그것도 자생적입니다. 그러니까 거기에 지리적인 위치, 물류, 이런 것들도 다 생각해서 한 건데. 지금 명품기업도시를 만든다고 하는데 그 근처에도 기업도시 시도하는 데가 많이 있잖아요. 평택, 목포, 이런 데서 다 하는데. 그러면 정부에서 여기 세종시에다가 쏟아부어준다고 하면 딴 데에서도 또 가만히 안 있을 거란 말이에요.

◇ 김현정 앵커> 혁신도시 지금 추진하는 곳도 있고, 이런 곳들 말씀하시는 거죠?

◆ 이용경> 네, 송도도 그렇고 말이죠. 그래서 지금 제가 지난번에 토론회에서도 얘기했지만 지금 이것가지고 싸울 때가 아니고, 지금 중국은 교육에 투자하고 원자재 확보하고 일본도 확 바꿔가고 있는데... 저희는 지금 해결할 문제가 많잖아요. 저출산, 중소기업, 일자리, 이렇게 많은데 좀 더 분열되는 이슈는 좀 접어두고 이런 데 일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