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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수) 부산화재 부상자 가족 임효준 씨 “서류 떼다 지칩니다”
2009.11.18
조회 350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한국인 부상자 임재훈(85% 화상) 兄 효준 씨
부산 실내사격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지 오늘로 닷새째입니다. 하지만 왜 일어난 건지,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이 희생당했는지 속 시원히 밝혀진 게 하나도 없습니다. 이런 가운데 속이 더 터지는 분들이 계시죠. 바로 한국인 사상자의 가족들입니다. 일본인 사상자가 워낙 많이 나왔지만 사실 한국인도 3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상을 당했는데요. 넉넉지 않은 형편에 열심히 살던 사람들이어서 주위를 더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사연 오늘 들여다보죠. 이 사격장의 종업원으로 일하다가 전신화상을 입은 임재훈 씨의 형 임효준 씨 연결돼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지금도 병원에 계신가요?
◆ 임효준> 네, 중환자실 앞에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지금 동생은 어떤 상황인가요?
◆ 임효준> 동생 이전에 문민자 님께서 새벽에 돌아가셔서...
◇ 김현정 앵커> 사망자가 그러니까 한 명이 추가된 거군요. 치료 받으시던 분께서 새벽에 돌아가셨어요?
◆ 임효준> 네, 5시 조금 넘어서 돌아가셔서 지금 이제는 저희 혼자, 저희 가족 혼자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렇군요. 지금까지 사망자가 10명이었는데, 사망자가 11명으로 오늘 새벽에 한 명 더 늘어났다는 소식이군요. 아, 참, 어떻게 무슨 말씀을 드려야 될지 모르겠는데 일단 임재훈 씨는 그럼 좀 나아지고 계신건가요?
◆ 임효준> 아닙니다. 원래 처음부터 위독했고요. 부산대 응급실에서부터 여기 하나병원에 올 때의 화상정도가 85%입니다. 85%이상은 위험하다는 거고, 호흡기 손상이 심해가지고 위험도에서 2배가 된답니다. 그런 상황이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앵커> 수술을 한 차례 받았다고 들었는데 경과가 별로 좋지 않은 건가요?
◆ 임효준> 수술은 원래 예정일이 16일이었는데 그때 혈압이 안정이 안 돼서, 상태가 좋지 않아서 그날 못했고 17일 날 오전에 혈압이 안정돼서 17일 11시 반부터 2시까지 수술을 했습니다. 1차 수술은 썩어가는 피부를 긁어내고 일부를 덮는 거거든요. 그런 피부의 일부를 제거한 수술이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렇다고 해서 그게 더 나아지고, 생명이 더 나아지고, 확실히 좋아지고 이런 건 아니라는 말씀이세요?
◆ 임효준> 왜냐면 그대로 두면 썩은 살 때문에 점점 몸이 감염이 우려되기 때문에 일정한 시기가 되면 그러한 수술을 해줘야 합니다.
◇ 김현정 앵커> 임재훈 씨, 실내사격장에서 종업원으로 근무하다가 이런 변을 당했는데, 보니까 나이가 31살이세요. 그런데 사실상 집안의 가장 노릇을 해왔었다고요?
◆ 임효준> 네, 그렇습니다. 제가, 큰 형도 그렇고... 4형제이지만 조금 집안에 사정이 많습니다. 그리고 저는 재훈이한테 미안하게도 저는 서울에서 일찍 졸업과 동시에 생활을 하고, 또 결혼하고 그러면서 재훈이가 있었기 때문에 제가 서울생활을 할 수 있었고, 부모님과 형제들을 재훈이가 다 돌봤습니다. 그래서 재훈이한테 항상 미안하고, 그 미안한 마음을 항상 갖고 있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렇군요. 그래서 부산에 살면서 부상당한 동생이 사실상의 가장 노릇을 해왔는데 동생이 열심히 돈 모아서 일본으로 일본어 유학 가는 게 꿈이었다면서요?
◆ 임효준> 고등학교 때 일본어 학원을 다니면서 대학교를 일본어 과를 생각하고 공부를 했었고, 그래서 일본어 과를 들어가서 또 일본 쪽에 가고 싶어했습니다. 그런데 사정이 못 돼서 못 도와주고... 그래서 동생이 찾은 일이 일본 관광객들을 안내하고 할 수 있는 실내사격장에서 6년 동안 일하면서, 지금의 사격장은 3년 정도 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하면서 일본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그렇게 일본어를 계속 연습하고 그랬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 동생이, 그렇게 열심히 살던 동생이 누워있는 것만으로도 속이 상한데 “관계당국의 무관심 때문에 더 피멍이 들었다” 이렇게들 말씀하세요. 이게 무슨 이야기인가요?
◆ 임효준> 지금 재훈이가 받았던 1차 수술, 썩은 피부를 일부를 잘라내고 그것을 덮는 수술이 1억 원이 넘습니다. 그런 수술비 부담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산재보험이 되느냐, 안 되느냐도 환자 가족들에게는 커다란 짐입니다. 그런데 산재를 신청하려면 회사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사람인 우리가 그 산재근로복지공단에 가서, 또 거기서 필요로 하는 소방서 가서는 응급조치 관련된 서류, 경찰서에 가서는 사건 관련된 서류, 하다못해 사장한테는 직인까지 받아서 그걸 첨부한 서류를 다시 병원에 제출해야, 그 병원에서 다시 소견서를 써서 다시 근로복지공단에 보내고... 이런 과정들이 환자 가족들이 다 스스로 뛰어다녀야 됩니다.
◇ 김현정 앵커> 나중에 하면 안 되나요? 지금 환자가 그렇게 위험한데...
◆ 임효준> 그런데 수술을 해야 되는데, 수술을 하다가 만약에 잘못됐을 때, 산재가 안됐을 때에는 그 부담감이 가족들한테 바로 가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그 문제로 인해서 환자랑 병원이랑 그런 문제들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앵커> 1억 원을 낼 수 있느냐, 안 되느냐에 따라서 이 수술을 들어갈 수 있고, 안 들어갈 수도 있고, 이런 상황이군요. 지금. 그러니까 미리 뛰어다니면서 서류를 다 받아야 되고요?
◆ 임효준> 가족들은 환자에게만 집중하고 싶고 그런데 그런 산재라든지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는 또 환자 가족들이 스스로 뛰어다니면서 풀어야 되는 것들이 우리 행정상의 절차고요. 사실은 이번 같은 사건이 일반적인 사건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좀 더 세밀한 것들을 도와줘야 되는 부분이 아니었던가 생각합니다. 조금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하지만 많이 그래도 노력하시는 모습들이 그래도 지금껏 도와주시는 분들이 계셨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임효준 씨, 사고 당일 날 아침에 동생 모습, 혹시 기억나세요?
◆ 임효준> 저는 그날, 서울에서 결혼식장에 가서 결혼식을 축하해주고 오는 길에 전화로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날 바로 내려온 게, 부산에 도착한 게 저녁 7시31분입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동생 모습 지금 아른거리고 있을 텐데,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인터뷰 응해주셔서 대단히 고맙습니다. 빠른 쾌유 저희도 기도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