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19(목) 신의진 연세대 교수(주치의) “나영이 배변백 제거 가능성 타진중”
2009.11.19
조회 263
- 밝아진 나영이, 학교시험도 잘 봐
- 최근 ‘정서 및 방치학대’ 쪽 증가추세
- 자녀가 눈치 참기 시작하면 ‘학대’ 징조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연세대 소아정신과 신의진 교수 (나영이 주치의)
오늘이 ‘아동학대 예방의 날’이라고 합니다. 아동학대라고 하면 범위가 아주 넓습니다만, 특히 올해는 ‘조두순 사건’ 때문에 아동 성폭행문제가 뜨거운 이슈가 됐는데요. 이 사건 이후로도 아동 성폭행, 추행, 이런 사건 끊이지 않고 있죠.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나영이의 주치의입니다. 연세대학교 소아정신과의 신의진 교수 만나보기로 하죠. 아동학대의 현 주소 짚어보겠습니다.
[IMG0]◇ 김현정 앵커> 요즘은 한 자녀, 많아야 두 자녀니까 너무 곱게 키워서 문제지, 아동학대라는 것은 많이 사라졌을 것 같은데, 요즘도 그렇게 학대받은 아이들이 많습니까?
◆ 신의진> 사실, 예전에는 학대 중에서 신체적 학대가 많았던 것 같아요. 주로 때리고요. 요즘도 가끔 이런 아이들이 있으나, 요즘은 신체적 학대 등은 좀 준 것 같지만 오히려 정서적인 학대, 사실 아동 성폭력도 정서적인 학대의 일부거든요. 신체적 학대도 있겠지만, 그래서 언어적인 학대, 정서적인 학대, 이런 부분들이 점점 많이 늘고 있고, 또 최근에는 특히 집이 어려운 가정에서는 필요한 만큼의 사랑과 관심과 보호 등을 제공하지 않는 방치가 상당히 많이 늘어요.
◇ 김현정 앵커> 방치도 학대인가요?
◆ 신의진> 그렇죠. 아이들만 혼자, 어린 아이들만 집에 놔두고 문 잠그고 나가고, 이런 것들도 사실 어떻게 보면 방치인데... 이런 경우는 부모님만의 문제가 아니고 사회에서 이런 가정들을 보호해주지 못하는 것도 상당히 문제죠.
◇ 김현정 앵커> 그렇군요. 정서적인 학대가 늘고 있다, 좀 구체적으로 정서적인 학대의 유형을 설명해주신다면 어떤 걸까요?
◆ 신의진> 사실 우리 신체적 학대만큼이나 말로 하는 학대라든가 집요하게 마음을 괴롭히는 학대가 상당히 심각하거든요. 예를 들면 요즈음 입에 담질 못할 욕들을 자녀한테 퍼붓는 사람들도 많이 있고요. 아이들이 너무 마음이 아파서 우울해지는 경우도 많이 있어요. 그런데 대부분 부모님들은 때리지만 않으면 학대가 아니라고 생각하세요.
◇ 김현정 앵커> 아이들이 우울증 걸리기도 합니까?
◆ 신의진> 아이들이 처음에는 불안에 떨다가 이런 학대나 부모로부터의 부당한 행위들이 자꾸 지속이 되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자포자기 상태에 들게 되고, 자포자기 하게 되면 우울증이 바로 찾아와요.
◇ 김현정 앵커> 그렇군요. 아니, 그런 학대를 하는 사람들, 부모 중에서도 어느 쪽이 많아요?
◆ 신의진> 특히, 어머님들이 많이 있고요. 왜냐하면 자녀를 직접 양육을 하는 대상이 제일 많아요. 아버님들은 한국의 문화상 아무래도 자녀 양육에 좀 비켜나니까 그래서 어머님 같은 경우가 상당히 많고... 그리고 보통 부모가 어떻게 아이를 그렇게 때릴 수 있느냐, 아프게 할 수 있느냐, 그런 이야기를 하시는데 실은 부모 자신도 힘들고 아프고 그럴 때 어떻게 보면, 그래서 내 소유처럼 느껴지는 어린 아이들이 제일 만만하거든요. 그래서 자신의 분노가 순간적으로 확 올랐을 때 그 분노가 아이들에게 쉽게 가는 게 현실이에요.
◇ 김현정 앵커> 그런데 아이들을 보면 그렇게 혼나고 눈물 흘려도 돌아서면 금방 웃거든요. 그래서 아이들이 그래도 쉽게 어른들보다는 학대 받아도 금방 잊어버리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드는데... 그렇지 않나요?
◆ 신의진> 우선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감정에 있어서 생동감이 있기 때문에 잊어버리는 것처럼 보여요. 금방 이 기분에 있다가 저 기분으로 넘어갈 수 있지만.
◇ 김현정 앵커> 울다가 금방 웃잖아요?
◆ 신의진> 그런데 실은 울었을 때 상처를 절대로 잊어버리는 게 아니에요. 오히려 어린 아이들의 뇌가 사춘기까지 성장하는 단계거든요. 그런 것들이 뇌 깊숙한 곳에 파고들어서 성인이 됐을 때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키고, 자기 아이를 학대하는 고리가 형성되기 시작하는 거예요.
◇ 김현정 앵커> 어른이 돼서도 정서적으로 계속 영향을 미치는군요. 많은 분들이 ‘어디까지가 학대지, 지금 내가 한 게 학대인가 아닌가’ 애매하신 분들이 계실 거예요. 어디까지를 학대라고 보면 됩니까?
◆ 신의진> 사실 아이들이 언어적인 폭력 같은 경우는, 부모가 보통 부당한 얘기를 하면 아이들이 대들거든요. “왜, 그러냐!”고 하는데 그것을 안 하기 시작하고, 눈치를 보기 시작하고요. 엄마가 야단을 칠 때 겁에 질려있으면 그때부터 학대예요. 보통 부모님들이 화가 났을 때 아이의 반응을 살피지 않는데,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렇게 화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나중에 그 불만을 토로하지 않으면 학대가 시작되는 거예요. 왜냐하면 아이들이 이미 포기를 하는 거거든요.
◇ 김현정 앵커> “야, 너 왜 그렇게, 너는 그것밖에 못하니, 바보야!” 뭐, 이런 이야기했을 때 처음엔 “나, 바보 아니야!” 이러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바뀌는 거네요.
◆ 신의진> 눈치보고 물렁해지기 시작하면 상당히 깊이 들어가는 겁니다.
◇ 김현정 앵커> 애가 참, 말을 잘 듣기 시작했구나, 이게 아니군요? (웃음)
◆ 신의진> 네, 오히려 자기 자유의지를 꺾는 거거든요.
◇ 김현정 앵커> 네, 알겠습니다. 많이 배웁니다. 특히 올해는 학대 중에서도 최악의 학대라고 할 수 있는 성폭력, 아동성폭력이 큰 문제가 됐는데요. 신 선생님이 나영이의 정신과 주치의세요. 나영이는 요즈음 어떻게 지내나요?
◆ 신의진> 나영이, 많이 알려지면서, 초기에는 조두순의 처벌로 많이 갔지만, 점점 사람들이 나영이의 어떤 건강이나 이런 것을 알게 되면서 많은 분들이 성금을 많이 주셨고요. 또 최근에는 아이가 옆구리에 배변백을 차고 있는데, 이런 것을 없앨 수 없는 수술도 지금 소아외과 선생님들이 해주시려고 해요.
◇ 김현정 앵커> 그게 가능합니까?
◆ 신의진> 가능성 여부를 오늘 저희가 진료를 할 텐데, 그게 가능할 가능성이 많거든요. 그리고 배변백도 한 의료기구회사에서 아이 몸에 맞게끔 해주고요. 그래서 나영이는 최근에 굉장히 밝게 잘 지내고, 최근에 치른 시험에서도 아주 훌륭한 성적을 냈어요.
◇ 김현정 앵커> 시험도 잘 보고요, 정말 다행입니다. 정신적인 상처도 좀 치유가 되고 있는 거고요?
◆ 신의진> 성폭력에 대한 상처는 많이 좋아졌는데 여전히 평생 장애인처럼 배변백을 차고 지내야 것에 대한 아픔은 아직도 있어요.
◇ 김현정 앵커> 그 부분은 수술로 어떻게 안 되나요?
◆ 신의진> 수술을 할 수 있는지 타진을 해보는 거거든요.
◇ 김현정 앵커> 네, 오늘 타진해보는 그거군요.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결과 있었으면 좋겠고요. 마지막으로 아동학대, 듣고 보니까 결국은 순전히 어른들 문제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 어른들에게 꼭 드리고 싶은 당부의 말씀이 있다면 좀 해주시죠.
◆ 신의진> 아이들은 절대로 스스로 자기를 보호할 수 없는 연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어른들이 적극적으로 보호를 하지 않으면 그때부터 바로 어떤 문제가 시작이 됩니다. 성폭행이든, 아동폭력이든.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법이나 제도, 이런 것들이 말 못하는 그룹인 아이들을 위해서 좀 더 전문적이고 깊은 어떤 배려를 할 수 있도록 바꾸는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 김현정 앵커> 꼭 명심을 해야겠습니다. 나영이, ‘오늘 수술이 가능한가, 아닌가’ 오늘 결정이 되면, 그 뒤의 이야기는 제가 선생님께 전화를 드려서 내일 좀 알려드리도록 할게요. 우리 청취자들께. 많이들 궁금해 하실 것 같아요. 신의진 교수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