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임창순 駐 칠레 대사
우리 시각으로 지난 토요일 오후 3시 34분, 칠레에서 규모 8.8의 강진이 발생했습니다. 아이티 지진이 규모 7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 강도인지 아마 짐작이 되실 것 같습니다. 사망자만 현재 7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임창순 주 칠레대사 연결해서 현지 상황 들어보도록 하죠.
◇ 김현정 앵커> 대사님이 계신 곳은 수도 산티아고라고 알고 있는데요. 진앙지에서 얼마나 떨어진 곳인가요?
◆ 임창순> 여기는 한 350킬로 떨어져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러면 상당히 거리가 있는데... 그곳에서도 진동이 느껴졌던 것입니까?
◆ 임창순> 여기 워낙 강도가 심해서 지금 산티아고는 상당히 큰 위협을 느끼고 있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앵커> 여진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만, 가장 큰 지진이 발생했던 새벽에 느낌이 어떠셨나요?
◆ 임창순> 저도 그날, 우리 올림픽 응원 좀 하고 잠이 안 와서 앉아있었는데. 이게 온 집안이 무너질 듯이 진동을 하고요. 샹들리에가 왔다갔다 흔들리고, 그러자마자 갑자기 정전이 되다보니까 사람이 불안해서 서서 일어설 수 없어서 바닥에 누워서 집밖으로 나와야 되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보니까 대사관 관저도 금간 데가 한 7∼8군데가 되고요. 가구도 파손되고, 아주 피해가 많습니다.
◇ 김현정 앵커> 여진이 지금까지 한 115차례 정도 계속되고 있다?
◆ 임창순> 네, 지금 하루 반이 지났는데도요, 강도 5∼6사이의 여진이 한 백여 차례 이상이 진행이 되고, 지금도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강도 5∼6이면 꽤 큰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건가요?
◆ 임창순> 그렇죠.
◇ 김현정 앵커> AFP통신 기자가 전하는 걸 보면 ‘산티아고가 젤리처럼 흐느적거렸다’ 이렇게 표현을 하던데요?
◆ 임창순> 그건 표현이 심합니다만, 전반적으로 여기가 내진설계가 잘된 빌딩들이 많은데요. 겉보기에는 파손이 안 됐지만 내부적으로는 워낙 진동이 있어서 많은 가구나 이런 것이 파손됐을 리라고 봅니다.
◇ 김현정 앵커> 우리 대사관에도 금이 갔을 정도의 피해요?
◆ 임창순> 대사관도 그렇고 관저도 그렇고요.
◇ 김현정 앵커> 우선 수도 산티아고의 피해상황은 어떻게 파악이 되고 있나요?
◆ 임창순> 비교적 산티아고는 피해가 덜한데요. 그런데 여기 고속도로의 고가도로라든지 또는 내진설계가 잘되지 않는 건물, 이런 데가 많이 파손이 돼서 여기도 이재민이 많이 발생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교도소에서도 수감자들이 탈옥했다, 이런 소식 들리던데요?
◆ 임창순> 네, 보도가 나옵니다만 정확한 내용은 모르겠고요. 지금 뉴스에는 지방에 있는 교도소인데... 파괴되다보니까 다 탈출했다고 합니다.
◇ 김현정 앵커> 산티아고 얘기는 아니군요?
◆ 임창순> 네, 아닙니다.
◇ 김현정 앵커> 산티아고 국제공항은 어떻습니까?
◆ 임창순> 지금 산티아고 공항이 즉시 폐쇄가 돼서 처음에는 3일 동안 폐쇄한다, 그랬는데 아마 지금 이 나라 비행기만 한해서... 외국에서 오는 비행기는 오늘 5개편이 허용이 됐습니다.
◇ 김현정 앵커> 부분적으로로만?
◆ 임창순> 공항터미널이 파괴됐기 때문에 아마 그라운드에서 손님들이 들어오게 했다고 합니다.
◇ 김현정 앵커> 수도 산티아고 상황은 그렇고... 진앙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 콘셉시온시라는 도시인데 여기가 한 115㎞ 진앙으로부터 떨어졌다고요?
◆ 임창순> 그렇죠. 네.
◇ 김현정 앵커> 이 쪽 피해는 더 심각하겠죠?
◆ 임창순> 진앙지에 가까운 지역이 두 군데가 있습니다. 우리로 말하면 도에 해당하는데, 하나는 비오비오라는 지역이고, 하나는 마울레라는 두 지역인데, 비오비오 지역에 두 수도가 콘셉시온입니다. 콘셉시온시가 이 나라에서 네 번째 큰 규모 안에 드는 도시인데, 그 콘셉시온, 또 인근의 꾸리꼬라는 지역, 그리고 딸까, 이 세 지역의 상당히 피해가 많습니다.
◇ 김현정 앵커> 어느 정도로 파악이 되고 있나요?
◆ 임창순> 오늘 현재 시각 15시 현재, 대책회의를 하려고 대통령께서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현재 15시 현재로 사망자가 708명으로 나왔고요. 그런데 앞으로 더 매몰된 건물에 사람이 있기 때문에 더 많이 증가하리라고 예상이 됩니다. 그리고 가옥파괴가 150만 채, 이재민이 200만, 이렇게 큰 피해가 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지금 구조작업은 계속 이루어지고 있는 건가요?
◆ 임창순> 네, 비교적 지진, 이런 것에 많이 준비가 잘된 나라이다 보니까 현재 아주 질서정연하고 의연하게 정부가 온 힘을 다해서 차분하게 잘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구조작업을 하다가도 또 여진이 나면 금방 철수를 해야 되고 여러 가지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겠어요?
◆ 임창순> 그런 문제도 있고... 일부 또 사람들은 아주 패닉, 공포를 느끼기 때문에 아예 고층에 사는 아파트 사람들은 못 들어가고 낮은 호텔 1층짜리에 들어가 자든가, 아니면 풀밭에서 야영하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 김현정 앵커> 아예 건물 안으로 무서우니까 들어가지 못하는 상태이군요?
◆ 임창순> 그렇죠. 여진이 계속 있으니까. 그리고 또 전기가 나가가지고 엘리베이터 작동이 안 됩니다.
◇ 김현정 앵커> 아이티 지진 때 보니까 그때 당시에는 다들 나와서 밖에 돗자리 쫙 펴고 생활하는 거 봤거든요. 그 정도인가요, 칠레도?
◆ 임창순> 지금 이재민이 집을 잃은 사람들이 200만으로 보고, 지금 이분들은 어디 강당이나 바깥에서 임시주거가 있거든요. 그래서 아마 조금 전에 발표하셨는데, 재난으로, 큰 재난을 입은 두 지역에 한해서 긴급재난지역으로 선포를 하고요. 물 등 기본 식료품을 우선 제공하고, 또 일부 그쪽 시민들이 슈퍼마켓을 털고는 루팅이 있어나가지고 특정지역에 한해서 지금 통행금지를 내렸습니다. 그 일부지역. 그래서 모든 물건은 공군들이 딜리블리 하는 것으로 되어있고요. 지금 상당히 비상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지금 칠레에 살고 있는 우리 교민들은 모두 안전한 것으로 아직까지는 확인이 되고 있는 거죠?
◆ 임창순> 지금 지진이 발생하자마자 대사관 전 직원이 비상근무를 하고요. 모든 교민들 간부나 각 지역에 접촉을 해가지고 지금 현재까지 아무런 사상자가 없고요. 다행히도 큰 재산상 피해도 많지 않은 것으로 확인이 됐습니다.
◇ 김현정 앵커> 교민들이 얼마나 되나요, 칠레에?
◆ 임창순> 지금은 한 2240명쯤 사시는데요. 지진나자마자 통신망이 와해돼서 그 콘셉시온에 사는 우리 4가구, 13명이 확인이 안 돼가지고 긴급히 어제 우리 영사 한 명하고 직원 둘이 차를 끌고 갔습니다. 도착해서 다 안전한 것을 확인하고, 여기서 520킬로 떨어졌거든요. 수도에서. 지금 올라오고 있는 중입니다.
◇ 김현정 앵커> 이쪽으로 이동을 다 하시는 군요. 산티아고 쪽으로?
◆ 임창순> 네, 네.
◇ 김현정 앵커> 그나마 다행입니다. 우리 교민들?
◆ 임창순> 네, 우리 교민들이 다행인데... 왜냐하면 제가 볼 때 우리 교민들이 중산층 이상이기 때문에 비교적 좋은 주택에 살거나 아니면 고급아파트에 살아서 피해가 적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 김현정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조금 전에 대사님 말씀하시면서 칠레가 워낙 좀 튼튼하게 지어졌다고 말씀을 하셨어요?
◆ 임창순> 네, 여기가 지진이 많은 나라다보니까 그래서 내진설계가 철저하게 되어있고, 또 모든 국민들이 법에 따라서 하기 때문에 비교적 피해가 적은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래서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규모가 8.8로 상당히 강합니다만 그래도 피해가 이 정도, 700여 명이면 아이티에 비해서 그래도 적은 숫자인데요, 그나마 다행인 숫자인데요, 이 정도에 그쳤고. 진앙이 육지에서 115㎞ 떨어졌기 깊이도 34㎞ 깊은 곳에서 발생했고, 그래도 아이티 지진보다는 피해가 덜 발생한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드는 군요.
◆ 임창순> 그러니까 참, 우리 국민들이 볼 때 아이티와 비교가 될 텐데요. 지진 발생의 지형적인 구조 차이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이 나라 정부가 준비를 잘 해왔고, 또 그런 법규가, 법치주의가 잘 발달된, 성숙된 민주주의를 하다보니까 아마 그런 피해가 적은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지금 유엔이나 국제사회의 지원도 요청한 상태인가요?
◆ 임창순> 네, 지금 여러 나라가 지원의사를 표명했고요. 오늘 오후 3시까지만 해도 주재국 정부는 ‘가능한 한 국내자원을 활용해서 자기 스스로 해보겠다’고 했습니다만, 3시 이후에 대통령께서 외국정부의 지원을 수용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렇군요. 국제사회의 지원도 이제는 속속 이루어져서 빨리 구조작업도 이루어지고요, 복구도 활발하게 좀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우리 교민들이 안전해서 다행이고요. 우리 대사관도 끝까지 좀 신경을 써 주십시오.
◆ 임창순> 그런데 지금 대사관에는 모든 케이블 인터넷이 안 돼가지고요 통신이 안 되고, 지금 전화로 하고 그런 상태입니다.
◇ 김현정 앵커> 그래도 전화선 하나 살아있는 거군요, 지금?
◆ 임창순> 이것도 아침에 끊어진 상태였는데 다행히 복구가 됐는데 또 언제 잠길지 몰라요. 제가 볼 때는 제일 걱정이 전기, 물, 통신망입니다.
◇ 김현정 앵커> 그렇군요. 가장 급한 것이 물과 통신망?
◆ 임창순> 네, 네. 그런데 시간이 좀 많이 걸릴 것 같고요.
◇ 김현정 앵커> 대한민국에서도 칠레에 좀 신경을 쓰고, 여러 가지 도움 줄 수 있는 것들 빨리 빨리 도와줬으면 좋겠네요. 대사님, 오늘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3/1(월) 임창순 주 칠레대사 "비상조치... 전기, 물, 통신망 걱정"
2010.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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