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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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화) 한나라당 친박 이성헌 “국민투표? 국민신뢰 저해 발언”
2009.11.03
조회 258
- 재보선이 이미 국민투표
- 세종시 밀실논의, 의원들 구경꾼 전락
- 정 총리 자족도 논리는 근거 부족
- 친이친박 갈등 문제 아냐, 분당 없을 것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

“한나라당이 허수아비 정당, 거수기 정당으로 전락했다. 밀실정치에 의해 원격조정당하고 있다” 대표적인 친박 인사인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이 세종시와 관련된 당내 논란에 대해서 강하게 비판을 하면서 어제 당직인 제1사무부총장직을 사퇴했습니다. 직접 만나보죠.

[IMG0]◇ 김현정 앵커> “밀실정치에 의해서 원격조정 당하고 있다” 이런 표현을 하셨는데요. 당직 사퇴까지 결심한 이유를 좀 구체적으로 말씀 해주시죠?

◆ 이성헌> 아침부터 다 생업에 바쁘신 분들에게 이런 말씀드려서 죄송합니다. 그런데 저는 지난 4월에 저희 당에서 보궐선거에서 5대 0으로 졌을 때 문제를 제기 했었습니다. 그때도 당이 국민의 심부름센터가 돼야지, 청와대의 심부름센터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런 지적을 하고 있었고 그때도 사의를 표한 적이 있습니다. 그 얘기는 의사결정 과정이 당이 중심이 돼서 해야지, 외부기관에 의해서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을 했던 것이었고요.

지금 ‘밀실정치’라는 게 말 자체로 보면 특정한 부류가 비공개적으로 논의하고 결정하는 것을 말하는 겁니다. 이번 세종시 관련 부분도 당내에서 내지는 당정 간의 깊이 있는 논의가 없이 눈에 안 보이는 어딘가에서 결정이 돼서 지금 진행이 되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지적한 겁니다. 그리고 지난 4월 이래로 지금까지 다시 돌이켜 봐도 이런 의사결정과정이 제대로 고쳐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외부기관에 의해서 뭔가 밀실에서 조정당하고 있다, 이런 말씀이신데. 여기에서 말하는 외부기관이라는 것은 청와대를 의미하시는 건가요?

◆ 이성헌> 지금 총리께서 총리 인준 받으면서 세종시 문제가 커지기 시작했는데요. 저는 정운찬 총리께서 총리되기 전에 세종시 문제에 대해서 얼마나 고민하고 어떤 문제를 제기했는지 제가 아는 바가 없습니다. 그러면 총리 지명을 받고 그때부터 시작이 됐는데. 누가 총리에게, 또 어느 기관에서 총리에게 그런 문제를 제기하도록 했는지는 제가 사실 알 길이 없죠. 그러나 제가 보기에 자발적으로 그것이 됐다고 보진 않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 말씀은 총리보다 더 위의 기관, 간접적으로나마 청와대의 입김, 청와대와의 교감, 어떤 압력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추측을 하고 계신 것 같은데요?

◆ 이성헌> 글쎄요, 네...

◇ 김현정 앵커> 어제 “당내 민주주의 회복을 촉구하며, 당직을 사퇴한다” 이렇게 표현을 하셨어요. 그러면 세종시에 대한 방향이 이미 밀실에서 수정 쪽으로 정해졌다고 보고 계시는 건가요?

◆ 이성헌> 지금 상당 부분은 그런 인상을 주고 있는 것 아닙니까? 지금 국회 내부에서도 여러 의원님들이 수정안 쪽으로 가는 것으로 분위기를 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당히 안타까운 거죠.

◇ 김현정 앵커> 그렇지만 아직 공식적인 당론은 원안대로 추진하겠다, 이것 아닙니까?

◆ 이성헌> 그러니까 바로 그런 점들이 우리 국민들로 하여금 의아하게 만드는 겁니다. 불과 며칠 전까지 보궐선거 치르기 전까지도 당의 원내대표께서도 그렇고 당대표께서도 “원안대로 가는 거다” 그렇게 분명히 말씀을 하고 있었고. 또 지난 총선 때나 대선 때도 후보들이라든가 당의 주요 간부들이 수도 없이 가서 원안대로 가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지금에 와서 분위기는 그게 아닌 쪽으로 가고 있지 않습니까?

◇ 김현정 앵커> 그게 수도권 의원 몇몇 분만의 주장이 아닌 전체적인 분위기가 이미 수정 쪽으로 잡힌 겁니까, 당 안에서도?

◆ 이성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당 안의 분위기를 다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말씀하기는 어렵습니다만, 상당 부분은 지금 수정안 쪽으로 가고 있는 흐름이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특히 지도부를 중심으로 말씀인가요?

◆ 이성헌> 네.

◇ 김현정 앵커> 그러면 밀실에서 어떤, 지도부와 청와대와의 교감이 있었다, 혹은 청와대에 좀 끌려가고 있는 느낌이다?

◆ 이성헌> 청와대가 거기 중심인지에 대해서는 제가 정확하게 가지고 있는 자료가 없으니까 말씀드리긴 쉽지 않습니다.

◇ 김현정 앵커> ‘밀실’이라는 의미에는 정부와의 교감, 이런 것이 포함되어있는 의미겠죠?

◆ 이성헌> 그렇다고 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앵커> 그런 부분에 대한, 당내 의사소통이 부재한 것에 대한 불만으로 어제 당직까지 사퇴하시게 된 건데요. 그러면 세종시 수정론에 대한 이성헌 의원님 개인 생각은 원안고수 쪽이신 거죠?

◆ 이성헌> 세종시가 원래 행정중심도시로 설계가 됐습니다. 지금 수도권 지역 인구분포를 보게 되면 전체 인구의 44.3%가 있고요. GDP 같은 경우도 42.5%가 되는 408조가 지금 서울. 경기지역에 모여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수도권 집중을 지방분권화 시키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 차원에서라면 지금 세종시 문제가 행정중심도시로 가는 것이 저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당에서 많은 반대도 있었고 논의가 있었죠. 그런데 얼마 전에 정운찬 총리께서 “세종시가 이대로 가면 자족도가 6~7%밖에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을 바꿔야 된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 김현정 앵커> 그게 수정의 대표적인 이유가 되는 거죠.

◆ 이성헌> 저는 그 말씀을 들으면서 총리께서 ‘자족도’라는 얘기와 ‘자족용지’, 땅 비율하고 혼동하고 있는 게 아닌가...

◇ 김현정 앵커> 그게 무슨 말씀이실까요?

◆ 이성헌> 현재 세종시를 만들 때 거기에 주거용지가 있고, 공공용지가 있고, 자족기능용지가 있습니다. 거기에 자족기능용지가 6.7%거든요. 세종시에는 공공용지, 즉 공원녹지부분이 56.9%나 되어있습니다. 주거용지는 21%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쾌적한 도시를 만든 거죠. 만약에 자족도가 떨어져서 문제가 된다면 지금 공원용지의 녹지부분을 좀 축소해서 여기를 사업지역으로 한다든지 특성화지역으로 만들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겁니다.

◇ 김현정 앵커> 자립도를 얘기하면서 그 비율 산정을 잘못한 것이다, 이런 말씀이세요?

◆ 이성헌> 잘못한 거죠. 용지비율이 6~7%인데 그걸 자족도로 평가하고 있는 것은 뭘 잘못 이해해도 한참 잘못된 이해를 하고 있는 거죠.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그걸 지금 다시 깊이 논의하자면 어려울 것 같고. 어쨌든 그런 이유 때문에 원안고수가 맞다, 이런 말씀이신데요?

◆ 이성헌> 원안대로 가되 자족기능을 더 확대시키길 원한다면 거기에 약간 플러스 알파하면 되는 거죠.

◇ 김현정 앵커> 박근혜 전 대표가 말한 국민과의 약속, 신뢰이기 때문에 원안 플러스 알파로 가야 한다는 주장에 이성헌 의원도 전적으로 동의를 하시는 거군요?

◆ 이성헌> 동의합니다.

◇ 김현정 앵커> 이제 한나라당내에서 수정론과 원안추진론 사이의 갈등은 상당히 확연해진 것 같습니다. 이 갈등을 어떻게 풀 것인가, 이 부분이 문제인데?

◆ 이성헌> 저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한나라당 모든 의원들이 국가를 위해서 국민을 위해서 뜻을 받드는 것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저는 아마 가까운 시일 내에 좋은 결론이 나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것이 친박이라든지 친이 간의 대립구도로 보는 것은 굉장히 잘못된 시각이라고 생각이 들고요. 이건 정말 우리가 국민에게 했던 약속을 제대로 지키려고 하는 사람들과 약속을 변경할 수도 있다고 하는 사람 사이의 과정으로 보시면 됩니다. 따라서 저는 한나라당이 지난 총선 때도 그렇고 대선 때도 그렇고 수차례에 걸쳐서 지키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이것을 지키는 것에 대해서 다수의 의원들이 동의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어제 대표적인 수정론자인 차명진 의원이 저희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정치권에서 논의해봤자 정쟁만 되니까, 정쟁을 하고 싶지 않다” 이 부분은 이성헌 의원님과 똑같은 의견입니다. 그러니까 “국민에게 묻자, 국민투표를 하자” 제안을 했습니다. 이것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이성헌> 그건요. 정말 안타까운 게... 며칠 전에 보궐선거 끝나지 않았습니까? 거기가 5개 지역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수도권에서 지고, 충청권에서 만 표 가까운 차이로 저희 한나라당이 졌습니다. 그러면 그 투표를 하셨던 국민들의 뜻이 어디에 있었는지를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분석을 해보면 저는 이미 민심의 소재가 어디에 있다는 것을 다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다시 벌써 4년 전에 결정된 사항을 지금에 와서 국민투표를 통해서 뭘 해보자고 하는 것은 정말 국민들을 도구나 수단쯤으로 아는 그런 생각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에 저는 방식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데 이번 재보선은 5개 지역 밖에 안 되기 때문에 ‘전 국민의 민심을 대변하긴 부족하다’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던데요?

◆ 이성헌> 그렇게 본다고 그러면 민심을 너무 가볍게 보는 겁니다. 5개 지역이라 하더라도 그 지역별 특성에 따라서 보십니다. 충분하게 민심이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런 면에서 더 겸손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러니까 국민투표를 할 것도 없이 이번 재보선이 이미 국민투표나 한 거나 다름없다, 이렇게 보시는 군요?

◆ 이성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박근혜 전 대표도 국민투표에 대해서 반대를 하시나요?

◆ 이성헌> 글쎄요. 박근혜 전 대표는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 어떤 상태이신지. 그리고 국민투표를 이렇게 지금에 와서 다시 거론하게 되면 정말 우리 대통령과 한나라당에 대해서 국민의 신뢰를 저해하는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박 전 대표랑 전화통화를 해서 국민투표 얘기를 해보신 건 아니겠지만, 가장 가까이에서 속마음을 잘 아시는 분으로서 박 전 대표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계실 거라고는 예측을 하시는 건가요?

◆ 이성헌> 저는 상당수의 다른 의원들도 이것이 국민투표 사안이라고 보지 않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어제 차명진 의원께서는 “친박계 의원들 중에서도 사실은 수정에 찬성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이렇게 말씀하시던데요?

◆ 이성헌> 아니, 그건 각각 개인 견해 차이가 있을 수 있는 거죠. 그런데 이 문제가 개개인의 어떤 선호를 가지고 판단하기 보다는 정치의 기본이 국민의 신뢰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지금까지 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과 우리 당의 지도부가 또 대통령 후보로서 국민에게 약속을 해놓고 지금에 와서 뒤집겠다, 그러면 앞으로 어떤 일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면 정권이 바뀔 때 마다 그 정권 잡은 사람의 입맛에 따라서, 예를 들어서 국민투표든 여론조사를 해가지고 국책사업을 바꾸겠다고 그러면 앞으로 나라가 운영이 되겠습니까?

◇ 김현정 앵커> 이렇게 극과 극으로 대치하다가 정말 한나라당이 갈라서는 것 아니냐, 분당까지 가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법도 한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세요?

◆ 이성헌> (웃음) 우선 국민들에게 그런 심려를 끼치고 있는 점, 정말 죄송하게 생각하고요. 그런데 이게 다 국가발전을 위해서 당 내부에서 어쩌면 먼저 치열하게 비공개적이든 공개적이든 논의를 해서야 될 문제가 엉뚱한 곳에서 시작이 되면서부터 오히려 문제가 이렇게 확신되고 있는 것입니다. 바로 이런 점이 문제가 되는 겁니다. 지금 한나라당에 솔직히 말씀드려서 168명의 국회의원이 계시는데, 집권여당 국회의원 중에서 ‘내가 정말 당의 중심이고, 집권여당으로서 내가 열심히 기여를 하고 있다’라고 생각하는 사람 제가 볼 때는 몇 명인지 한번 물어보십시오.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금 보면 방관자가 되고 있어요. 구경꾼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당을 운영하면 안 되는 겁니다.

◇ 김현정 앵커> 밀실에서 뭔가 결정을 하고, 다른 사람들은 팔짱끼고 있다가 따라 가는 정도다, 이래서 허수아비 정당이이라는 말씀을 하신 거군요?

◆ 이성헌> 한나라당 내부에서 어떠한 중요한 결정을 할 필요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수 있고 또 그것을 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들어줘야 합니다.

◇ 김현정 앵커> 이러다 정말로 해결 안 되고 분당까지 가는 거 아니겠느냐는 걱정에 대해서는?

◆ 이성헌>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 김현정 앵커> 그것까지는 걱정 안 해도 되겠습니까?

◆ 이성헌> 네, 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