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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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화) 갑작스런 극한 추위, 53센치 눈내린 강원도 양구의 장병들은?
2009.11.03
조회 674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양구군 가칠봉 백두산부대 임성욱 대위

코끝은 꽁꽁 얼고요. 손끝까지 얼어가는 강추위가 찾아왔습니다.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어딜 가든지 단연 화제는 날씨죠. 그래서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추운 곳이 어딜까, 거길 한번 우리가 연결해보자. 이렇게 고민을 하다가 만장일치로 최전방의 군인들을 떠올렸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그분들 찾아가 보죠. 강원도 양구로 가겠습니다. 양구군 가칠봉 백두산부대에 근무하는 임성욱 대위 연결돼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오늘 가칠봉의 날씨 어떤가요?

◆ 임성욱> 오늘 날씨는 어제 눈이 53센티가 내렸습니다.

◇ 김현정 앵커> 53센티요? (웃음)

◆ 임성욱> 현재 기온은 영하 12도고, 체감온도는 22도 정도됩니다.

◇ 김현정 앵커> 체감온도가 22도요, 거기는 기본이 그 정도 됩니까?

◆ 임성욱> 지금도 한파주의보가 내려서 평년보다 조금 추운 날씨를 보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얼음도 물론 얼었겠네요?

◆ 임성욱> 네.

◇ 김현정 앵커> 사실은 도심의 겨울 추위는 어제부터 시작됐다고 봐야 되는데, 최전방에서 체감하는 겨울은 보통 언제부터 시작이 되나요?

◆ 임성욱> 이곳 겨울은 보통 10월부터 시작해서 4월까지 지속이 됩니다. 겨울이 조금 일찍 찾아오고, 봄이 늦게 찾아오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 김현정 앵커> 상상만 해도 너무 추운데, 이런 겨울에도 어떻게 훈련은 계속 하시는 거예요?

◆ 임성욱> 네. 저희 같은 경우에는 경계작전임무를 수행하고 있어서 24시간 365일 경계작전을 철저하게 임무수행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러면 월동준비를 어떻게 하세요?

◆ 임성욱> 지금 저희는 전방부대라서 후방부대와 달리 일찍 겨울이 찾아오는 만큼 미리미리 다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겨울 되면 내의라든지 털옷 같은 게 새로 지급이 됩니까?

◆ 임성욱> 네, 저 같은 경우에도 속옷이랑, 내복, 전투복, 내열피, 스틱파커같이 총 6겹을 입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6겹. (웃음) 그렇게 입고도 활동이 되세요?

◆ 임성욱> 한 두 겹을 입을 때 보다는 불편함이 있지만 다 개인별 치수에 맞춰서 지급된 품목들이고, 또 품질 개선을 통해 가지고 전투 생활하는 데는 전혀 불편함이 없도록 보급이 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정장보다 전투복이 훨씬 더 편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체감온도가 22도, 이렇게까지 내려가니까 정말 6겹 입지 않으면 버티기 힘들겠어요?

◆ 임성욱> 네.

◇ 김현정 앵커> 양말도 한 두 개 신어서는 어림도 없을 것 같은데?

◆ 임성욱> 양말은 보통 한 개를 신고 있고, 추가적으로 또 전투 안에 양말을 더 커버할 수 있도록 보온·방한도 커버할 수 있습니다. 착용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옷은 그렇다 치더라도 내무반은 따뜻한 가 모르겠어요, 난방 같은 건 제대로 됩니까?

◆ 임성욱> 전반시설은 더 잘 되고 있습니다. 생활관 같은 경우는 보일러를 항상 가동해서 생활관에 18도에서 21도 정도를 항상 유지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온수도 팍팍 나오고요?

◆ 임성욱> 네, 세면하고 세탁여건을 보장하기 위해서 항상 온수를 저공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렇군요. 다행입니다. 저는 사실은 군인들 생활은 잘 몰라서 요즘은 온수가 제대로 나오는가, 혹시 꽁꽁 얼어있는 데 다가 손 씻고 계시는 건 아닌가, 이런 생각을 했는데 다행히 온수는 팍팍 나오는 군요?

◆ 임성욱> 네.

◇ 김현정 앵커> 어제 52센티 왔다면서요, 눈이?

◆ 임성욱> 53센티 왔습니다.

◇ 김현정 앵커> 겨울 되면 추운 것도 추운거지만 그렇게 눈이 많이 오면 또 쓸어야 되잖아요?

◆ 임성욱> 네.

◇ 김현정 앵커> 쓸면 또 쌓이고, 쓸면 또 쌓이고... “이거 계속 쌓이는데 왜 쓰는지 모르겠다”이런 말하는 군인 분들도 많이 계시던데, (웃음) 어떻게 하세요?

◆ 임성욱> 어제 눈이 왔는데 눈을 오늘까지 계속 쓸고 있습니다. 산에서 눈은 낭만이나 추억을 상징하지 않습니까? 이곳, 군대에서 눈이 오는 것은 어떤 경계작전이나 부대생활에 큰 제한사항이 되다보니까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눈을 제거해서 정상적인 부대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아, 굉장히 지금 적혀있는 답변을 읽으시는 것 같아요. (웃음) 정말 싫긴 싫으시죠, 이렇게 눈 많이 오는 거?

◆ 임성욱> 네, 많은 제한사항이 있습니다. 눈이 오게 되면은.

◇ 김현정 앵커> 계속 쓸어도 계속 오니까, (웃음) 눈 치우는 것과 관련된 기억, 추억 같은 거 없으세요, 많으실 것 같은데?

◆ 임성욱>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게 저도 군생활 지금 9년째 하고 있는데 어제 54센티 눈이, 제가 군생활 중에 가장 많은 눈이 온 겁니다. 어제 온 눈을 보면 이게 군 생활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어제는 하루 종일 눈만 치우셨어요?

◆ 임성욱> 네, 경계작전은 그대로 임무수행을 하고 있고, 나머지 인원들로 해서 제거작전, 치우는 훈련을 계속 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고생들 많이들 하시네요. 눈도 눈이고 겨울에 이렇게 군인들의 낭만, 사실은 눈이 오고 겨울에 추워지고하면 추위도 추위지만 도심에 있는 일반인들은 낭만도 있거든요. 겨울의 낭만... 군인들만의 낭만이라고 하면 뭐가 있을까요, 그 안에서도 좀 즐거움을 찾는다면 뭘까요?

◆ 임성욱> 일단 인원들이 저희 같은 경우에는 제한된 시설에 있다 보니까 같이 24시간을 같이 있게 됩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가족들보다도 가깝게 지낼 수 있고, 더 세부적인 사항을 알 수 있기 때문에, 군대에서 전역을 하고 나면 인원들이 평생 친구가 되고, 평생 전우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 군대라는 곳에서 어떤 평생 친구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좋은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추웠을 때의 기억 중에 생각나는 에피소드 같은 건 없으세요?

◆ 임성욱> 군대에서 많은 인원들이 추위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하는데, 저는 지금 이곳에 현재 근무하고 있는 게 가장 추운데, 지금 이곳에 대한 기억이 가장 많이 남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렇군요. 아침에 그러면 몇 시에 일어나시는 거예요?

◆ 임성욱> 인원들은 보통 6시에 기상을 하게 됩니다.

◇ 김현정 앵커> 사실은 서울에서도 6시면 춥거든요. 최전선의 6시는 어떨까... 생각만 해도 그렇습니다. 이렇게 추워질수록 집 생각, 가족 생각, 많이 나실 것 같은데, 특히 입대한지 얼마 안 된 병사들이 제일 힘들어하죠?

◆ 임성욱>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외롭고, 춥고, 집 생각나고... 참, 나라 지키느라 추위 속에서도 고생이 많으십니다. 대위님은 고향이 어디세요?

◆ 임성욱> 경기도 성남입니다.

◇ 김현정 앵커> 양구에서도 한참 떨어진 곳이네요.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또 국민들께 이 기회에 한 말씀 하시죠?

◆ 임성욱> 그러면 제가 저희 부모님말고 자제분들 군대 보낸 부모님들께 한 말씀드리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대한민국의 국군장병의 부모님들 전체에게... 네, 좋습니다. (웃음)

◆ 임성욱> 저희 전방부대에서는 후방부대보다 항상 힘들다는 인식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전방부대 출신 장병들은 다른 사람들한테 인정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의 남자들의 정서로 2명 이상이 항상 모이면 군대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 김현정 앵커> 그렇죠. 군대얘기, 축구얘기. (웃음)

◆ 임성욱> 군대이야기를 20여 개월의 군대생활을 가지고 한 50년 동안 자랑거리로 얘기하고 있습니다. 본인들도 전방에서 고생하는 자제분들이 군생활을 하고 난, 전역한 후에는 군생활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라고 생각해 주시고, 항상 이런 자제분들을 격려해주시고, 따뜻하게 위로해주시고 하시면 더욱 군생활 하는데 완전임무수행하는데 더 긍정적인 효과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대위님, 끝까지 답변이 천상 군인이십니다. 아주 딱 정해진 그 답변들. (웃음) 아주 절도 있게 해주시네요. 든든합니다. 추위에 고생 많이 하고 계시는데요. 후방에서 저희들이 편히 살 수 있도록 한순간도 늦추지 마시고 끝까지 고생 좀 해주십시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