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청구성심병원 최선희 간호사
혹시 신종플루 거점병원, 여러분, 다녀오신 적 있으십니까? 어떤 분은 거점병원 다녀오시더니 “야전병원인 줄 알았다, 전쟁터가 따로 없더라” 이러시더군요. 어제 신종플루와 관련해서 재난단계가 심각으로 격상이 됐지요. 날씨도 추워지고요. 거점병원들 더 바빠지는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의료진들의 말못할 애로도 이만저만이 아니라는데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그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청구성심병원의 최선희 간호사 연결돼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지금 시각이 8시 46분 지나고 있는데... 지금은 어디에 계십니까?
◆ 최선희> 지금은 병원 진료는 이미 시작이 됐고요. 저희가 원래 8시 30분부터 진료시작인데 지금 요즈음에 워낙 많이 오시고, 일찍 오셔서 한 8시 조금 넘으면 벌써 진료 시작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얼마나 앞에 모이시길래 30분이나 앞당기셨어요?
◆ 최선희> 지금은 잠시 주춤한데요. 이번주는. 지난주 같은 경우는 거의 8시부터 추우니까 아이들 이불 덮고 대기실에 앉아계시곤 합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러면 한 9시, 10시 되면 몇 분이나 줄 서 계신 거예요?
◆ 최선희> 대략 명 수로 거의 100분 정도.
◇ 김현정 앵커> 아, 그 정도입니까?
◆ 최선희> 네.
◇ 김현정 앵커> 방송에서 보니까 컨테이너 박스 같은 거, 이런 게 보이던데, 최 간호사님도 그런 데 계신 거예요?
◆ 최선희> 저도 컨테이너에서도 일을 하고, 안에서도 일을 하고요. 저희 병원도 컨테이너 설치해서 밖에서 진료를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거기 앞에다 의자 죽 놓고... 거기에 수백 명이 기다리고 계시는 거예요?
◆ 최선희> 거기도 그렇고, 진료실 안에도 그렇고요.
◇ 김현정 앵커> 안에 들어가면 또 기다리고 있고?
◆ 최선희> 네.
◇ 김현정 앵커> 제가 아는 어떤 분은, 컨테이너 다녀오신... 컨테이너라고 표현해서 죄송합니다. (웃음) 진료실 다녀오시더니 “전쟁터 같더라, 가보지 않고는 모른다” 이러시더라고요. 어느 정도 상황입니까? 그 곳의 상황이?
◆ 최선희> 지금 평소 진료를 볼 때는 오전 중에 접수하시면 오전 중에 다 진료를 보실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지금 같은 경우는 오전에 10시에 와도 오늘 진료를 볼 수 있을까 말까를 확실히 저희가 말씀을 드릴 수 없는 그런 상황입니다. 지금.
◇ 김현정 앵커> 오전 10시에 오는데 그날 하루에 해결이 안 된다고요?
◆ 최선희> 네, 네.
◇ 김현정 앵커> 하루에 몇 분 정도나 오시는 거예요, 그냥 다 받는다치면?
◆ 최선희> 다 받는다치면 돌아가시는 분들이 계시니까 정확히는 안 되겠는데 한 400∼500명 정도 오시지 않을까요?
◇ 김현정 앵커> 그래요. 10시까지 도착을 해야지 그날 안에 진료를 받을 수 있군요. 의료진은 몇 명이나 계세요?
◆ 최선희> 저희가 지금 계시는 분은 여러 분은 계신데, 저희가 전부 신종플루 진료소에 매달려 있기 때문에 이 분들이 네 분, 의사선생님이 네 분 계시고요. 소아과까지 다섯 분 계시고, 간호사들이 그에 따라서 열 명 정도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15명 의료진에 수백 명의 환자들을 돌봐야 되는, 의료진의 애로사항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 같습니다. 어떤 게 있을까요?
◆ 최선희> 일단은 저희도 일을 하다보면 당연히 점심을 못 먹게 되는 경우가 많고요. 근무시간도 결과 기다리시는 분들, 조금이라도 더 알려드리고 퇴근하려고 하다보니까 하시는 분들께서 10시까지, 9시까지... 전화 해드리고 퇴근하는 경우도 있고, 아무래도 기다리는 시간이 많다보니까 보호자분들이나 환자분들 불만, 대기시간에 대한 불만, 이런 게 많이 힘듭니다. 저희도 어떻게 해드릴 수 없는 상황이다보니까.
◇ 김현정 앵커> “시간 왜 이렇게 기다립니까?” 이게 제일 많을 것 같고, “진료비 왜 이렇게 비쌉니까?” 검사비.
◆ 최선희> 검사비 말씀 많이 하시죠.
◇ 김현정 앵커> 그런데 검사비라는 게 사실 병원으로 들어가는 돈은 아닌 거잖아요. 그런데도 왜 이렇게 비싸냐, 항의는 거기에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간호사들 붙잡고...(웃음) 그럴 때는 어떻게 대처하세요?
◆ 최선희> 저희도 사실대로 말씀을 드리죠. “비용이 이렇게 정해진 거고, 저희 병원이라 비싼 것도 아니다” 이렇게 밖에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고요. 진료도 “누가 더 아프고, 누가 덜 아픈지 할 수 없기 때문에, 진료 접수하신 시간대로 해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하는데 아무래도 애들이 아파서 오시는 어머니들은, 저도 아이를 키우다보니까 막 울고 이런 거 보면 참 마음이 대개 안 좋죠.
◇ 김현정 앵커> 어떻게 그런 애들 먼저 해주고 싶은데 그럴 수도 없고...
◆ 최선희> 그렇죠. 어떤 아이를 먼저 해줘야 할지 몰라서 마음은 아프고... 저희가 해열제도 병원에서 먹여주고, 한 번 만져주고 이런 것밖엔 저희가 해드릴 수 없어요.
◇ 김현정 앵커> 간호사들 마음에 해드릴 수 있는 것도 없으니까 만져주고, “괜찮으세요?” 이불 덮어드리고 이럴 텐데... 그러면서 말입니다. 솔직히 말이에요. 최 간호사님, 안전에 대한 걱정은 안 드세요? (웃음)
◆ 최선희> 사실 처음에는 신종플루가 막 유행할 때는 ‘신종플루가 있다’ 이럴 때는 조금 걱정을 했었는데요. 현장에서 일을 하다보니까 걱정되는 부분이 ‘내가 옮겨서 신종플루 걸릴까’ 이 걱정보다는 오히려 ‘걸려서 아프면 내일 출근을 못해서 진료를 못하지 않을까’ 이런 걱정이 더 많아요. 그런데 대부분 손 잘 씻고, 컨디션 관리 잘하고, 그렇게 하다보면은 오더라도 살짝 앓고 지나가죠. 스스로 면역이 생기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몸 관리를 잘하게 되죠. 일찍 자고.
◇ 김현정 앵커> 혹시 이미 걸린 의료진은 없으세요?
◆ 최선희> 저희 병원에는 없습니다.
◇ 김현정 앵커> 다행이네요. TV보면 마스크 하나 쓰고 일하시더라고요. 얇은 옷 같은 거 하나 입으시고, 푸른색. (웃음) ‘저분들은 괜찮을까?’ 또 ‘저분들도 문제지만 옷 같은 데 묻혀서 집에 돌아가면 가족들도 걱정되겠다’ 이런 생각 들더라고요.
◆ 최선희> 걱정은 되는데요. 지금 그렇게 저도 계속 몇 달 일을 하다보니까 가족들도 있지만 크게 그런 것은 없는 것 같아요. 지금 이런 방송에서 나오는 것처럼 굉장히 심각하기는 한데 오히려 자기 몸 관리 잘하고, 밥 잘 먹고, 잠 잘 자고, 잘 쉬고... 그러면 어느 정도 이겨낼 수 있는 거라는 그런 생각이 들다보니까요. 크게 걱정은 안 됩니다.
◇ 김현정 앵커> 너무 많은 환자 대하다보니까 면역력이 이미 생겼을 수도 있겠어요. 알게 모르게 지나갔었을 수도 있겠어요? (웃음)
◆ 최선희> 그랬었을 것 같아요. (웃음)
◇ 김현정 앵커> 청취자분 중에 , ‘참, 의사, 간호사들 수고 많으시고요. 또 밤새도록 검사하시는 임상병리 의사분들 이분들도 수고 많으시다고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는 문자 들어오네요. 너무 애쓰시는데요. 마지막으로 방송에서 이왕 연결이 됐으니까 ‘이런 것 좀 확충했으면 좋겠습니다’ 혹은 환자들께 ‘이런 것 좀 이해해주세요’ 한마디 하시죠.
◆ 최선희> 일단은 현재 컨테이너 진료를 보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협소하고, 날씨가 추워지니까 대기공간도 너무 춥고, 환자분들께 많이 죄송하고, 일하는 우리 밑에 직원들한테도 많이 미안하고요. 이런 인력문제... 한 명이 아파서 못나오거나 이렇게 돼버리면 진료에 많이 차질이 생기니까, 국가적으로 의료인들을 많이 지원해주셨으면 하는 그런 생각이 일단 들고요. 컨테이너 같은 물질적인 지원도 많이 해주셨으면 참 좋겠고요. 환자분들께는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거는 저희가 어쩔 수 없다는 거, 그리고 참 감사한 것은 이런 와중에 “친절하게 의료진이 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했다” 이런 말씀들을 많이 해주세요.
◇ 김현정 앵커> 음료수 하나 건네는 분도 있으시고...
◆ 최선희> 네. 그리고 전화해서 “너무 감사하다” 이렇게 얘기해 주시는 분들 보면 저흰 너무 감사하죠. (웃음)
◇ 김현정 앵커> 오늘부터 더 바빠질 수도 있어요. 심각단계로 격상돼서요. 하지만 힘내시고요.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4(수) 거점병원 간호사 24시 "신종플루 감염걱정보다, 업무손실걱정이 더커"
2009.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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