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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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금) 김유석 성남시의회 부의장 "호화청사로 이사 못가겠다"
2009.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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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성남시의회 김유석 부의장

바닥과 벽면의 마감재가 고급호텔이나 컨벤션센터에 온 것 같고 1층부터 3층까지는 에스컬레이터도 설치돼있더라, 층마다 휴게 공간 마련돼 있고 시의원 35명을 위한 개인 사무실에다가 체력 단련실도 있더라, 건축비와 부지매입비를 합쳐서 들어간 돈은 3200억원. 바로 성남시의 새 청사얘기입니다. 국정감사에서 ‘한국판 베르사유궁전이다’ 이런 별명까지 얻었던 곳인데요. 18일 개청식을 앞두고 한창 이사 중입니다. 그런데 ‘나는 신청사로 들어갈 수 없다’면서 구청사에 남아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분이 있습니다. 성남시의회 김유석 부의장 직접 만나보죠.

◇ 김현정 앵커> 저는 지나가면서 겉모습은 봤는데요. 어느 정도나 호화스럽다는 건가요?

◆ 김유석> 아까 말씀하셨듯이 그렇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화강암이 바닥에 깔려있고 대리석이 깔려있고 사실인가요.

◆ 김유석> 맞습니다.

◇ 김현정 앵커> 수입재로 깔려있다는 그런 이야기도 들리던데.

◆ 김유석> 그렇습니다. 일부 화강암 같은 경우는 국산도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가장 심각하다고 보는 부분은 어디신가요?

◆ 김유석> 아시다시피 바닥재나 디자인이나 이런 모든 부분들이 어떻게 보면 일반인으로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호화롭다고 볼 수 있겠죠.

◇ 김현정 앵커> 시청 관계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현재기준에서 보지 말고 50년 100년을 갈 건축물로 봐 달라” 장기적으로 생각할 때는 호화스럽다고만 볼 수는 없는게 아니냐는 반론인데요.

◆ 김유석> 지금이 로마시대입니까? 시민들이 뽑은 정치인이 영원히 하는 것도 아니고 일시적으로 머물다 갈 수 있는 자리들을 시장의 입장에서 밀고 갔던 것 자체가 문제가 있는 거죠. 50년 100년을 생각하라는데 아이러닉한 얘기죠. 있을 수도 없는 이야기고요.

◇ 김현정 앵커> 시민들을 위한 공간은 그 안에 전혀 없습니까?

◆ 김유석> 말은 있다고 하는데 대회의실같이 600석 규모의 강당 같은 게 있는데 그건 우리가 볼 때는 문화공간이라고 할 수 없죠. 실제적으로 나름대로 주민들이나 시민들이 자유롭게 와서 여가활동이라든지 테마 공간으로 만들어서 즐길 수 있고, 놀 수 있고 취미 생활 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은 현재 구비되어 있지 않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대강당 정도가 준비되어있다 이런 말씀이세요. 그래서 김유석 부의장은 시의회 부의장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불만들 때문에 새 청사로 들어가지 않겠다고 구청사에 남아계세요. 이런 생각도 듭니다. 그렇다면 미리 청사를 짓기 전에, 3200억이 들어가기 전에 막지 못하셨습니까?

◆ 김유석> 사실은 숫자적인 거죠. 정당공천제의 폐해라고 할 수 있죠. 한나라당 시의원이 다수이다 보니까 당시에 본회의장도 아닌 일반회의실가서 말 그대로 날치기 통과를 시켜 버린 거죠.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지적했지만 전혀 달라진 건 없었고요. 현재도 마찬가지입니다.

◇ 김현정 앵커> 다수결로 통과됐기 때문에 부의장이라도 할 수 없었다, 이런 말씀이세요?

◆ 김유석> 전반기 때의 문제였습니다.

◇ 김현정 앵커> 새 청사 안을 들여다보니까 시의원들의 개인사무실이 다 마련이 되어있더라고요. 이게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하는데 이것을 의원들이 나서서 요구한 걸로 되어 있던데 사실입니까?

◆ 김유석> 그것은 아니고요, 처음도 아니고 시의회 사무실이 있는 곳이 18군데 있고요. 실제적으로 이렇게 호화 청사 논란도 있고 경제가 어려운데 그런 부분은 생각하지 않고 현재 개인사무실을 다 구비하는 것은 조금 거리가 있죠.

◇ 김현정 앵커> 개인 사무실이 마련되면 행정을 하는데 더 좋지 않겠느냐, 시민들에게는 더 좋지 않겠느냐, 하는 반론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 김유석> 물론 의원들의 개인 사무실이 있으면 좋겠죠. 없는 것 보다는 낫겠지만 과연 그것이 효율적으로 이용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한 그렇다면 주민을 위한 공간시민을 위한 공간도 충분히 마련되어있어야 되죠. 왜냐하면 효율적인 공간 배치가 안 되어 있습니다. 굉장히 남아돌다보니까 어떻게 보면 각 국별 회의실이 다 있고요. 회의실이 판입니다.

◇ 김현정 앵커> 회의실이 몇 개 정도나 들어 가있나요?

◆ 김유석> 숫자적으로 다 세어보지 않았지만 어쨌든 일반청사들보다 회의실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 김현정 앵커> 3200억이 들어갔다는 금액만 봐도 어느 정도나 호화스럽고 어느 정도 큰 규모인지 상상은 되는데 그렇다면 이렇게까지 일이 벌어지게 된 데는 가장 큰 잘못이라고 할까요. 책임은 누구에게 있다고 보십니까?

◆ 김유석> 저는 그렇게 봅니다. 우선은 저 자신에게도 있고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합리적인 토론에 의해서 간 게 아니고 날치기 통과를 하다보니까 모든 문제는 거기서 발생되었고 처음에 날치기 통과 한 사람이 책임지고 끝까지 관리하고 꼼꼼히 살펴봤음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시청하나 짓겠다는 일념으로 밀어 부쳤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거겠죠.

◇ 김현정 앵커> 그런데 성남시가 예산이 넉넉한 가요? 3200억 정도 쓰고 나서도 넉넉히 남습니까?

◆ 김유석> 그래도 재정자립도가 높으니까 나름대로 돈이 있다하지만 일단 이것이 시민들의 순수한 예를 들어서 쓰레기봉투 값, 수도세, 주민세 이런 돈 아닙니까? 이런 돈을 모아서 이렇게 했다는 자체가 속상하죠.

◇ 김현정 앵커> 성남시 안에 분당도 들어가 있죠. 신도시가 있다보니까 아무래도 재정자립도가 괜찮군요. 그러다보니까 이렇게 많이 쓴 건데, 사실은 옆에 가난한 주민들도 살고 있지 않나요?

◆ 김유석> 많죠.

◇ 김현정 앵커> 그 분들을 위한 복지혜택은 얼마나 돌아가고 있는가 이런 의문이 드네요.

◆ 김유석> 일반적으로 다른 시보다 높다하지만 아직도 7, 8평 지하방에 사는 사람들이 많고 수도세나 전기세를 못 내서 단전, 단수가 되는 사람들도 허다합니다. 사실은 그런 입장에서 참으로 안타깝고 답답하고 앞으로 이런 행정이 있어서는 안 되는 그런 문제를 껴안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성남시민들이 항의하거나 농성한 사실은 없습니까?

◆ 김유석> 그런 건 없었고 시민들이 많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고요. 시민단체에서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사실 이것이 성남시 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호화 청사논란, 용인시도 있고요. 얼마 전에 강남구 주민센터 이야기도 있었고 전국 곳곳을 들여다보면 천억, 2천억 들어가는 청사들이 굉장히 많아서 모아놓고 죽 읽다보면 10분은 걸릴 만큼 정말 많은데요. 이런 문제들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요?

◆ 김유석> 특히 지방자치의 청사는 외국에 비해서 크면 된다는 논리로 짓고 있기 때문에 강력하게 제재해야 되겠고요. 이런 부분은 어떤 시의회에서 물리적으로 통과시키고 이런 것보다는 주민들의 충분한 합의와 토론 속에서 정리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큽니다.

◇ 김현정 앵커> 주민들 의견이 들어가게요. 충분한 토론을 하고 의견수렴을 하고 과연 이 돈을 복지정책에 쓰는 게 나은가 청사 짓는데 쓰는 게 나은가 논의를 하시고요.

◆ 김유석>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앵커> 언제까지 구청사에 남아계실 계획이세요?

◆ 김유석> 애초부터 제가 말한 것이 있습니다. 저는 실질적으로 정치인이고 정치인 임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의원들은 개인 사무실을 반납한 상태고요. 올해 행정 감사는 정리해놓고 가야 되지 않겠나, 이런 얘기를 누차 해왔고요. 그 다음에 마음 같아서는 부의장이란 타이틀이 아니면 내년 지방 선거에서 심판받고 들어가고 싶은 게 제 마음입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말씀 듣죠. 착잡하네요. 부의장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