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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목) 다일공동체 대표 최일도 목사 “성탄절엔 거리에 누워보라”
2009.12.24
조회 250
-22년째 거리에서 노숙자 성탄잔치
-겸손하게 이웃 사랑을 실천해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다일공동체 대표 최일도 ‘밥퍼’ 목사
크리스마스이브라 특별한 손님을 모셨습니다. 매년 크리스마스 때마다 거리성탄 예배를 시작한 지 22번째가 됐다고 하네요. 밥 퍼주는 목사님이시죠. 다일공동체 최일도 목사님 연결돼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오늘 일년 중에 가장 바쁜 날이시죠? 올해도 거리로 나서시네요? 벌써 22번째나 됐습니까?
◆ 최일도> 네. 1988년도 서울에서 올림픽이 열리던 해에 노숙자 세 사람과 함께 성탄 예배를 드린 것이 처음이었는데 벌써 22번째네요.
◇ 김현정 앵커> 매년 한해도 빠짐없이 거리로 나서시는 이유가 뭘까요?
◆ 최일도> 아직도 예배당과 성당 문턱이 높다고 여겨서 가볼 엄두도 못내는 사람도 많고요. 설령 가봐야 사람 취급 안 한다, 돈 한 푼 줘서 내보내려고 한다, 이렇게 여기는 이 땅의 사회적 약자, 소수자들이 참 많이 있습니다. 이분들이 있는 거리에 우리가 내려가서 그곳에서 만나서 예배드리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예수님이 낮은 곳에 오신 것처럼 말이죠.
◇ 김현정 앵커> 그들이 오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먼저 나가서 손을 내미는 그런 예배군요. 올해는 어디서 예배를 여세요?
◆ 최일도> 올해도 역시 청량리 이면도로에서 엽니다. 청량리에 밥퍼운동본부 옆에 쌍굴다리에서 계속 예배를 드려오다가 너무 많은 분들이 참여하시니까 비좁아져서 밥퍼운동본부 옆에 신답초등학교가 있거든요. 초등학교 옆 이면도로에서 예배를 드립니다.
◇ 김현정 앵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보통 참여를 하나요?
◆ 최일도> 세 사람이 시작한 게 지금 3천여 명이 모이는 모임이 됐습니다. 노숙자 행려자 무의탁 노인들만 2500여 명 이상이 오시고요. 이분들을 섬기고자 여기저기서 500명에서 천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하니까 3천여 명이 함께 거리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성탄절을 앞두고 그 의미도 짚어보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성탄절에 우리 한국 교회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최 목사님은 쓴 소리도 마다 않고 해 오셨던 분인데 어떠세요?
◆ 최일도> 제가 어제 영국의 왕위 계승자인 윌리엄 왕자가 노숙체험을 위해 노숙자들과 함께 길바닥에 누웠다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희 교회에서는 매년 노숙자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도 길바닥에 누워보지 않고는 모른다, 그래서 노숙체험을 20여 년 째 계속 해왔거든요. 그 이야기를 듣고 우리 한국교회지도자들의 솔선수범이 아쉽더라고요. 자기를 비우고 기득권을 포기하고 참사랑을 실천하려고 하는 부분에 있어서 ‘교회가 있어서 참 따뜻했다’, ‘과연 다르네’ 이런 이야기를 믿지 않는 불신자들에게 많이 들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저는 매년 이어지는 교단의 총회장선거라든지 연합기관 단체장선거 소식을 들을 때 마다 이런 부정적 이미지 극복을 위해서 우리가 해야 될 일이 분명 있는데, 교회지도자 분들이 스스로 기득권을 포기하고 낮은 곳에 직접 내려가는 일들을 과감하게 잘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 김현정 앵커> 그렇죠. 교회도 초심으로 돌아가야 된다, 그런 말씀이세요. 요즘 보면 기독교,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사회에 만연합니다. 심하게 말하면 만연하다라고까지 표현할 수 있는데 어떻게 하면 교회가 그런 이미지를 씻어버릴 수 있을지 이런 고민도 하시죠?
◆ 최일도> 그럼요.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한국교회의 신뢰도가 지난해 대비 0.7% 상승했다고는 하더라고요. 교회가 102년 전에는 한국사회에 선구자역할을 해오다가 지금은 오히려 교회 수가 많아지고 성도가 많아졌지만 선구자는 고사하고 사회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는, 더 정확히 말하면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 한국교회의 현실에 대해서 마음이 아프죠. 이럴 때 그래도 0.7% 상승한 이유, 왜 교회에 대한 신뢰성이 생겼느냐에 대해서 일반인들은 사회적 참여, 사회봉사활동을 꾸준히 했기 때문이다, 라고 답한 응답자가 21.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는 겁니다.
◇ 김현정 앵커> 그래도 열심히 하려는 교회들이 눈에 띈 거군요?
◆ 최일도> 그럼요. 그런데 한국교회의 문제들은 사실은 꾸준히 참사랑을 실천한 교회 때문이 아니라 일부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는 중대형교회들에게서 생기는 문제라는 거죠. 그래서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우리 스스로 자성하고 또 성찰하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앵커> 목사님들끼리 모여서 그런 이야기를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큰 교회, 작은 교회 목사님들 다 모여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게 쉽지 않는가요?
◆ 최일도> 네. 그래서 오늘 이 땅의 작은 교회들, 고군분투하시는 목사님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모임들이 곳곳에서 생기고 있고요. 또 목회자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교회지도자들의 노력들이 있습니다. 이제는 그런 활동을 저희들이 좀 더 겸손하게 좀 더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죠.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내일 성탄 거리예배 잘 드리시고요. 이렇게 낮아지는 교회들이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습니다. 크리스마스 잘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