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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5(금) 높은뜻숭의교회 김동호 목사 "한국 교회, 초심으로 돌아가자"
2009.12.25
조회 293
- 마굿간의 아기예수 정신 회복하자
- 이기적 대형화 극복, 이웃과 나눠야
- 새터민 장애인에게도 희망을...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높은뜻숭의교회 김동호 목사
성탄은 사랑이라는데, 희망이라는데, 우리사회의 성탄의 모습은 어떤가요? 희망이라는 말을 이분을 만나면 좀 쉽게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소외계층에게 일자리를 주는 희망공장을 짓고 계신 분, 김동호 목사님이신데요. 지금 전국 곳곳에 계속해서 이 희망공장을 세울 예정이라고 하시죠. 높은뜻숭의교회 김동호 목사 연결돼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어제 성탄전야는 어떻게 보내셨어요?
◆ 김동호> 그냥 잘 잤어요, 가족하고. (웃음)
◇ 김현정 앵커> 사실 일반적으로 크리스마스 하면 쉬는 날, 연인들의 날, 어디 가서 화려하게 뭔가를 해야 되는 날, 이렇게 여겨지는 분위기가 있는데. 크리스마스의 진짜 의미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 김동호> 예수님이 왜 오셨는가를 생각하고 그 예수님이 오신 것을 우리들이 흉내 내고 하는 것이 가장 의미 있는 것이겠죠.
◇ 김현정 앵커> 흉내를 낸다?
◆ 김동호> 우리는 능력은 잘 안 되니까 흉내라도 내야 되지 않겠어요?
◇ 김현정 앵커> 그런데 경기가 안 좋아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만, 얼마 전에 들어보니까 요사이 기부의 손길이 뚝 끊어졌다, 예년만 못하다, 사랑의 온도탑의 온도도 100도를 다 채워야 되는데 지금 30몇도 밖에 안 됐다고 해요. 이런 것 보면 우리가 흉내 제대로 못 내고 있다, 이런 생각 드시죠?
◆ 김동호> 네, 맞아요.
◇ 김현정 앵커> 경기가 안 좋아졌다, 이건 좀 핑계 아닙니까?
◆ 김동호> 핑계죠. 경기가 안 좋아지면, 보통 살만한 사람이 경기가 나쁘다면 어려운 사람은 얼마나 더 어렵겠어요... 그래서 반대로 생각하면 경기가 나쁘면 그 사랑의 온도계는 더 올라가야 되겠죠. 그런데 우리가 자기만 생각하니까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앵커> 사실 IMF때 생각해보면 ‘경기는 굉장히 안 좋아서 사랑의 온도탑 온도는 높다’ 이런 얘기를 들었던 것 같은데?
◆ 김동호> 우리 한국이 그런 면에서 세계에서 주목을 받았거든요. 금 모으기, 나라를 위해서,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서 우리가 정말 기부 잘하는 나라중의 하나인데 그러네요.
◇ 김현정 앵커> 요즘은 IMF 보다는 낫다고 하는데도 온도가 내려갔다니까 걱정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기독교가 좀 앞장서서 사회 분위기를 이끌어야 될 텐데... 빛과 소금의 역할을 우리가 기독교가 잘하고 있는 걸까요?
◆ 김동호> 아... 그렇지 못한 것 같아요. 부끄럽지만.
◇ 김현정 앵커> 어제 제가 최일도 목사님께도 같은 질문을 드렸습니다만, 최근에 기독교 교회를 비판하는 목소리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이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 것 같은데. 김 목사님, 왜 이런 문제가 생겼다고 보세요?
◆ 김동호> 지금 가진 사람들이 경기가 좀 나빠졌다고 전부다 더 어려워할 사람들을 잊어버린 것에 대한 비판들을 하잖아요. 똑같은 비판을 교회가 받는다는 것 때문일 거예요. 세상이 그럴 때 교회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야 역시 교회는 훌륭하구나, 그래야 또 예수님이 살아계시는구나, 하나님이 살아계시는구나, 좋은 긍정적인 평가를 얻을 텐데. 세상이 나아가는 방법이나 교회가 나아가는 방법이 똑같거든요. 그래서 자신을 위해서는 많이 가지고, 소유하고, 투자하고 그러지만 막상 세상을 위해서는 그렇지 못하다는 평가가 있기 때문일 거예요.
◇ 김현정 앵커> 세상과 교회가 구분이 안 된다, 이런 말씀이세요?
◆ 김동호> 그렇죠.
◇ 김현정 앵커> 특히 대형교회가 비난의 타깃이 많이 되곤 하는데요. 그런데 목사님, 따지고 보면 교회가 신도가 많아져서 커지는 것, 대형화되는 그 자체를 나쁜 일이라고 볼 순 없지 않습니까?
◆ 김동호> 그렇죠.
◇ 김현정 앵커> 그런데 왜 사회는 대형교회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됐을까요?
◆ 김동호> ‘작은 교회는 얼마만큼을 해야 할 거다’라는 기대가 있고요. ‘큰 교회는 이 정도는 해야 되지 않나’ 하는 기대가 있는데, 무조건 대형교회이기 때문에 세상이나 사람들이 비판하진 않을 거예요. 그런데 사실 대형교회들이 일 많이 하거든요. 많이 하죠. 사실은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많이 하지만, 그래도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세상 사람들이 ‘대형교회는 이만큼은 세상을 위해서 일해야 된다’ 하는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것을 우리가 알아야 해요.
◇ 김현정 앵커> 더 많이 하길 바라는?
◆ 김동호> 그럼요. 그리고 실제로 더 많이 해야 해요.
◇ 김현정 앵커> 그것에 지금 못 미치는?
◆ 김동호> 못 미치니까 실망해서 그러는 거겠죠.
◇ 김현정 앵커> 제가 어제 최일도 목사님께도 말씀드렸습니다만, 목사님들이 다 모여서 이런 얘기 해보시면 어떠냐고... 그게 쉽지 않나요? 작은 교회, 큰 교회 모든 목사님들이 함께 좀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는 자리 같은 건?
◆ 김동호> 글쎄... 잘 안 되대요. (웃음)
◇ 김현정 앵커> 우리 내부에서부터의 자정의 움직임이 있어야 될 텐데... 지금 사회가 교회에 바라는 기대치가 높다고 하셨는데요. 구체적으로 그 모양이 어떻게 변해가고 있을까요, 기대치?
◆ 김동호> 글쎄, 초기 우리 교회가 와서 세상 사람들한테 와서 호평을 받았어요. 우리나라는 사실 외국에 대한 것에 대해서 배타적인 민족이거든요. 외래적인 것에 대해서. 기독교를 받아들이는 것도 배타적이었어야 해요. 그런데 가장 배타적인 민족이 기독교를 받아들이는 일에 세계적으로 선교사상 유례에 없는 그런 부흥을 했었거든요. 그 이유가 뭔가 하면 세상 사람들이 교회를 좋게 평가했기 때문이에요.
한국 초대 기독교는 예배당부터 짓지 않았어요. 아시지만. 자기를 위해서 하는 것은 나중으로 미뤘고 먼저 세상과 나라와 민족을 위한 일들을 먼저 했어요. 병원부터 짓고요. 학교부터 짓고요. 그리고 나라가 어려울 때 빚 갚기 운동했고요. 그것을 통해서 ‘아, 기독교는 애국종교구나, 세상을 위한 종교구나’ 또 ‘그것이 바로 기독교 정신이구나’ 하는 것이 잘 알려져서 이렇게 부흥을 했는데. 한국 요즈음 교회는 부흥하면서부터 ‘교회만 아는 이기적인 교회가 되었구나’ 하는 평을 받고 있어요. 그래서 한국교회가 외국에 나가서 선교하고 하는 일까지지도 비판적으로 지금 세상 사람들이 보거든요. 왜 그런가 하면 선교 자체도 이기적인 행위로 보기 때문에 그래요.
◇ 김현정 앵커> 그건 무슨 말씀이실까요?
◆ 김동호> 자기 교회만 늘리려고 한다는 생각을 하는 거죠. 교세를 늘리고...
◇ 김현정 앵커> 좋은 일까지도 이젠 오해받게 되는?
◆ 김동호> 오해받게 됐죠. 왜냐하면 본래 목적을 상실했기 때문에, 그러니까 그런 목적을 상실한 교회가 커지는 걸 싫어하는 거예요.
◇ 김현정 앵커> 우리가 초심으로만 돌아가면 되는 거네요?
◆ 김동호> 초심으로 돌아가면, 만일 우리 한국교회가 세상을 위해서 빛과 같은 역할을 한다하면 대형교회가 생기는 일을 세상이 기뻐할 거예요. ‘교회는 커져야 돼, 교회는 부흥해야 돼, 아 저기엔 열심히 선교해야지’ 자기들도 나가서 선교할 마음 가질지도 모르겠거든요. 그 역할을 못하니까 교회커지는 게 싫은 거예요.
◇ 김현정 앵커> 그런 이유군요... 목사님은 3개의 희망공장을 돌리는 공장장님이기도 하세요. 1호 공장은 골판지 만드는 회사고요.
◆ 김동호> 네, 박스 만드는. 골판지가 아니고 골판지를 가지고 박스를 만드는 회사.
◇ 김현정 앵커> 2호는 블라인드 맞습니까?
◆ 김동호> 네. 블라인드 커튼 만들고요.
◇ 김현정 앵커> 그리고 며칠 전에 3호 공장 내셨어요?
◆ 김동호> 그건 가죽가방, 벨트... 이런 것 생산하는 공장이죠.
◇ 김현정 앵커> 탈북자, 새터민, 노숙인, 실직자 분들?
◆ 김동호> 노숙자, 장애인, 모자가정... 소위 말하면 취약계층이라고 우리가 이름 지은 그런 분들 모시고 일하죠.
◇ 김현정 앵커> 사실 이런 분들 취직 못하는 이유가 편견 때문이거든요. 그런데 같이 실제로 일해 보니까 어떠세요?
◆ 김동호> 새터민이나 장애인이나 이런 취약계층이 생산능력이 떨어져요, 실제로. 처음에 새터민들 고용해보니까 우리 남한 노동자 생산력의 20%밖에 나오지 않아요.
◇ 김현정 앵커> 실제로 떨어진다는 것은 사실이에요?
◆ 김동호> 사실이죠. 그건 사실이에요.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그들을 고용하지 않고 해서 점점 그런 게 고착화됐는데, 우리가 한번 도전해봤어요. 그들을 신뢰하고 또 그들에게 희망을 주고 또 나름대로 우리가 대가를 지불하고 했는데 놀라운 일은 지금 남한의 일반 건강한 노동자보다 생산력이 높아졌다는 거예요.
◇ 김현정 앵커> 왜 그럴까요, 더 성실히 열심히 일해서 그런가요?
◆ 김동호> 자기를 믿어주는 사람들이 없었는데 자기를 믿어주는 사람들이 생기자 이해하지 못했던, 우리가 기대하지 못했던 폭발력과 같은 생산력이 나왔어요. 그냥 쉽게 예를 들면, 저희 공장에 새터민 한 분이 야근을 하고 아침에 늦잠을 자서 출근버스를 놓쳤어요. 4만 원 주고 택시타고 쫓아와서 일했어요. 거의 그분의 하루일당이거든요. 아이큐 80만 되면 아는 헛일이잖아요. 그 일 안 하잖아요. 그냥 어차피 4만 원 택시비 줄 바에는 일당 안 받고 노는 게 낫잖아요. 그런데 그들이 교회가 우리를 위해서 이렇게 일해 주는데 나도 일해야 된다고 생각해서 4만 원 주고 일하니까 그 정신인데 어떻게 생산력이 떨어지겠어요?
◇ 김현정 앵커>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네요.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희망공장입니다. 내년에도 네 번째, 다섯 번째 공장 많이 지어주시고요. 좋은 일들 앞장서 주십시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