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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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0(수) 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원자력의 날 제정? 어이없다"
2009.12.30
조회 257

- 세계는 원전 아닌 재생에너지 추구
- 분위기타고 원전건설 늘어날까 걱정
- 고준위폐기물 24만 년 관리해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서울대 환경대학원 김정욱 교수

아랍에미리트 원전수주소식에 온 국민이 기뻐하고 있죠. 어제 지식경제부 최경환 장관은 12월 27일 수주 받은 그날을 아예 원자력의 날로 정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무슨 문제일까요? 전문가 연결해보겠습니다. 참여정부시절에 원자력위원회 위원을 지내기도 하신 분입니다.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김정욱 교수입니다.

◇ 김현정 앵커> 원전수주소식에 많은 국민들이 기뻐하고 있는데 교수님은 왜 우려를 하시는 걸까요?

◆ 김정욱> 우선 경제적인 효과가 클 거라는 것은 저도 동감을 하고요. 앞으로 이것 때문에 원전의 날을 고려하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가 앞으로 원전정책으로 질주해나가지 않을까 걱정이 되고요. 또 하나 제가 2001년도에 확인했을 때 원전 하나 건설하는데 1조원 가까이 든다고 이야기 했는데 제가 적어도 3조 이상은 든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보니까 한 개 건설하는데 6조원을 이야기하잖아요. 그동안 우리나라가 원전 건설할 때 적게 든다는 것은 다 거짓말이었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전 정책으로 나가서는 안 되는데 이걸 중심으로 밀고 나갈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 김현정 앵커> 지금까지 싸고 경제적인 것이다, 경제적 발전이다, 라고 했던 것도 이번에 보니까 아닌 것 같다는 말씀이세요?

◆ 김정욱> 건설비가 옛날에는 1조원 하던 게 지금은 6조원이니까요.

◇ 김현정 앵커> 환경적인 면에서 원전을 걱정하신다는 것은 결국 안전성 문제를 걱정하시는 거죠?

◆ 김정욱> 그렇죠.

◇ 김현정 앵커> 그런데 원전의 안전성도 이제 어느 정도 확보된 거 아닙니까? 그걸 인정 받았기 때문에 이번에 수주 따낸 거 아닌가요?

◆ 김정욱> 물론 안전성을 제일 먼저 고려했겠죠. 그리고 그것 이외에 다른 나라들도 비슷비슷 했을 것 같은데요. 그 외에도 건설한다고 했을 때 우리나라 같이 빨리, 값싸게 할 수 있는 나라가 세계에 없거든요. 아마 그것도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 김현정 앵커> 사실 환경단체에서는 그동안 안전문제에 대해 꾸준히 문제 제기를 해왔습니다만 그동안 원자력발전소에서 큰 안전사고 난 게 근래에는 없었던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 김정욱> 근래에 일어난 큰 사고는 없지만 작은 사고들은 계속 일어나고 있어요.

◇ 김현정 앵커> 작은 사고라고 하면 어떤 걸까요?

◆ 김정욱> 냉각수 문제라든지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데 큰 문제는 마지막에 방사성 폐기물을 처리하는 게 가장 큰 안전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반드시 나올 수밖에 없는 방사선 폐기물 부분이요. 어떤 문제가 있는 걸까요?

◆ 김정욱> 지금 경주에다가 중저준위 폐기물 처분장 건설을 결정해놨는데 제일 큰 문제는 고준위 폐기물이거든요. 고준위 폐기물 처분을 확정지은 나라가 지구상에서 몇 개 되지 않습니다.

◇ 김현정 앵커> 고준위 폐기물이라고 하면 저준위보다 위험도가 훨씬 높은 폐기물이죠?

◆ 김정욱> 저준위폐기물은 반감기를 30년으로 보기 때문에 300년 정도 관리를 합니다. 30년 지나면 강도가 반밖에 안 줄어들기 때문에요. 그런데 플루토늄이 들어 가있는 고준위폐기물은 사용 후 핵연료에서 나오는 건데 반감기가 2만 4천 년이 넘어요. 24만 년 정도 관리를 해야 되는데 이렇게 긴 기간 동안 누가 관리할 수 있느냐 하는 겁니다. 이것을 처리하기 위해서 많은 연구가 되고 있고 핀란드가 방법을 강구하고 있는데요. 지하에 500미터 파 내려 들어가는 공사기간을 20~30년 잡고 있어요. 그리고 처분장 결정하는 것도 굉장히 오랜시간이 걸리고요. 아직도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연구가 계속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사용 후 핵연료를 어떻게 할 건가에 대해서 아직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거든요.

◇ 김현정 앵커> 우리나라는 고준위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하고 있나요?

◆ 김정욱> 우리는 처리할 방법을 결정하지 않고 아직도 그대로 가지고 있는 셈이죠.

◇ 김현정 앵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원전 안에 두고 있는 거군요?

◆ 김정욱> 네. 뒤처리를 확실히 결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금 발전소만 계속 짓고 있거든요. 앞으로 후손들에게 짐을 떠넘기는 거죠.

◇ 김현정 앵커> 이번 수주 자체도 문제지만 그것보다도 이번에 우호적인 분위기로 인해서 우리나라 원전이 대책 없이 늘어나는 것을 걱정하신다는 말씀이세요?

◆ 김정욱> 네. 앞으로 10개 이상을 더 지으려고 하고 있는데요. 그 이전에는 16개를 더 짓겠다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 김현정 앵커> 8개는 지금 진행 중이고요. 그런데 지경부차관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유럽 선진국들 가운데 환경문제를 들어서 원전 개발을 중단했던 국가들이 지금 땅을 치며 후회한다. 고유가 시대에 원자력만큼 비용도 싸고 친 환경적인 에너지가 없다는 것을 알고 다시 뛰어들고 있다.’ 이런 이야기를 하시던데요?

◆ 김정욱> 땅을 치고 후회하는 나라가 그렇게 많지 않을 겁니다. 일부 그렇게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실제로 건설되고 있는 것은 아주 극소수고요. 사실 많은 나라들을 보면 원자력이 아니라 다른 재생에너지, 풍력, 태양광 이런 데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독일은 2050년까지는 석유 석탄 원자력 모두 다 폐지하고 재생 에너지로만 충당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김현정 앵커> 원자력보다 효율이 떨어지는 건 아닙니까?

◆ 김정욱> 원자력이 효율이 더 떨어지죠. 왜냐하면 원자력은 사람이 사는 지역에 건설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폐열을를 이용할 수 없어서 멀리 수송해야만 되거든요. 수송하는 과정에서 에너지 손실이 많고 폐열을 이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효율이 많이 떨어집니다. 반면에 다른 재생에너지는 효율을 많이 올릴 수 있어요.

◇ 김현정 앵커> 12월27일을 원자력의 날로 지정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교수님 입장은 어떠세요?

◆ 김정욱> 어이가 없지요. 지금은 원자력으로 나갈 때가 아니고 재생에너지 쪽으로 나가야하고 에너지 효율을 많이 올려야 합니다. 에너지효율을 잘 올린나라가 있거든요. 덴마크 같은 경우는 지난 30년 이상 에너지효율을 올리면서 에너지사용이 하나도 안 늘어났습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친환경적인 에너지를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말씀이세요.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