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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1(목) 정동영 무소속 의원 “이건희는 사면, 용산 농성자는 총 37년형”
2009.12.31
조회 226
-용산 참사 타결 불행 중 다행
-마지못한 유감 표명 한계
-수사기록공개법 만들어야
-‘1월 안에’ 민주당 복당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무소속 정동영 의원
올해를 넘길 것만 같았던 용산 참사 문제가 어제 극적으로 타결됐습니다. 정운찬 국무총리가 유족들에게 깊은 유감의 뜻을 밝혔고요. 재개발조합 측에서 유족 위로금, 피해보상금, 장례비용을 다 부담하기로 했습니다. 장례식도 내년 1월9일에 거행 될 예정인데요. 국회의원 가운데 깊은 관심을 가진 분이셨죠. 정동영 의원과 함께 의미들을 짚어보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용산 참사 현장에 가장 많이 찾아가셨던 의원이라고 들었습니다. 어제 기자회견장에도 가셨고요. 이번 타결 바라보면서 많은 생각들을 하셨을 것 같아요.
◆ 정동영> 네, 우리 국민들도 다 마찬가지 느낌이셨을 텐데요. 어쨌든 해를 넘기지 않고 냉동고에 1년 가까이 안치돼있던 희생자분들의 유해를 장례에 어떻게 모실 수 있게 된 것은 참 다행이죠. 그동안 남편, 아버지를 잃고 눈물을 흘렸던 유가족들에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어제 정 의원도 어제 눈시울이 붉어지지 않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 정동영> 우리 국민들 모두 다 짠한 마음이었을 겁니다. 그동안에도 많은 눈물을 흘리셨지만 어제 가족들이 펑펑 하염없이 우셨는데 설움이 북받치셨을 거예요. 사실 정부와 국가에 가장 큰 책임은 불행한 사람이 없도록 하는 거고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보장해줘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안타까운 사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이번 타결의 의미는 어떻게 보십니까? 늦게라도 된 것이 잘됐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남은 과제가 많지 않느냐는 여러 가지 의견들이 다양하게 나오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정동영> 어제 정운찬 총리께서 유감표명한 것에 대해서는 평가할 부분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사건발생당시에 총리가 불법폭력행위는 어떤 경우에도 용납할 수 없다, 서슬 퍼런 입장을 쭉 유지해왔는데 ‘어쨌든 책임을 느끼고 유감을 표명한다’ 하는 것은 전환이죠. 문제는 유감이라는 표현처럼 마음에서 우러나는 사과는 아니거든요. 진정한 사과, 뉘우침이 들어있는 사과는 아니라는 거죠. 책임을 솔직하고 깨끗하게 인정했을 때 해결도 개운하게 될 수 있는 건데 마지못한 유감표명에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이것을 반쪽자리 타결이라고 합니다만 우리의 전통 미풍양속에 비추어보면 망자, 고인에 대해서는 관대하고 예를 지키는 것이 우리의 관습 아닙니까? 그런 점에서 장례를 우선 치르도록 한 것은 잘된 일이고 다행입니다. 그런데 남은 과제가 많이 있죠.
◇ 김현정 앵커> 타결안을 보면 크게 두 가지로 나눠지더군요.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총리가 나서서 유감 표명하는 부분, 사과하는 부분 한 가지고요. 또 한 가지는 금전적인 보상입니다. 세부적인 내용은 발표가 안됐습니다만 지금 보도되기로는 35억 정도 선에서 보상협상이 타결된 게 아닌가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보상과 사과가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보십니까?
◆ 정동영> 그런 보상내용에 대해서 세부적인 것은 양측이 다 밝히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일일이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습니다만 장례금, 유족 위로금, 다시 상가에서 나가야 되기 때문에 생업을 하는데 대한 보상 이런 것들이 다 들어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보상이 핵심이 아니라 사실은 지금 다섯 분의 희생자들이 만일 목숨을 잃지 않고 생존해있었다면 모두 감옥에 가 있어야 될 입장입니다. 7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해졌을 입장인데 너무 냉혹한 형벌입니다.
현재도 희생된 분들의 아들, 이웃, 같이 했던 7명이 농성장에 있었다는 이유로 모두 합쳐서 37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입니다. 2심 진행 중 입니다만. 그러나 생각해보면 삼성의 이건희 회장 같은 경우는 증거가 있어도 사면되고 철거민 농성자들은 증거가 불충분해도 죄가 있다고 구속돼서 차가운 겨울에 감방에 있는 현실을 그냥 방치하고 넘어간다면 이번 유감표명도 또 이번 사태 해결도 미봉, 그냥 우선 덮고 넘어가는 거에 지나지 않게 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네요.
◇ 김현정 앵커> 재판과정에서 검찰이 3천 페이지 분량의 조사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서 문제가 됐었는데요. 2심에서는 이 부분이 공개가 되는 건가요? 어제 이야기가 됐습니까?
◆ 정동영> 말씀하신대로 이것은 상식에 벗어납니다. 사실 판사는 제출하라고 검사에게 명령했거든요. 그런데 검사가 이를 뭉갰단 말이죠. 그런데 미국이나 일본 독일에서는 판사가 명령하면 검사가 안낼 수가 없어요. 이걸 안내면 공소를 기각해 버리거든요. 그러니까 꼼짝없이 내 버린단 말이죠. 그런데 우리의 법은 구멍이 뚫려있어요. 사실 저희가 정부 맡고 있을 때 이런 것을 개혁하지 못한 게 참으로 통탄스럽습니다. 그래서 다른 의원들과 함께 수사기록공개법, 선진국이 되려면 이런 형사소송법, 절차법도 선진국에 걸맞게 가줘야 되는 거거든요.
◇ 김현정 앵커> 수사기록공개법도 만들어야 된다는 말씀이세요?
◆ 정동영> 네. 이미 개정안을 내서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소위로 넘어가서 지금 법사위 법안소위에 계류 중에 있습니다. 어쨌든 법도 법이지만 총리께서 유감표명하고 했으니까 기왕이면 법무장관 통해서 2심 재판부에 내서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가리고 그 바탕 위에서 판결이 돼야 다 승복할 거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사실 용산이 이렇게 협상이 되고 타결이 됐다고 하지만 재개발지역이 곳곳에 산적해있어서 근본적인 해결책도 따져봐야 되지 않나 생각됩니다.
◆ 정동영> 지금 서울만 해도 용산 재개발 같은 규모로 4백 군데 정도가 재개발하게 되거든요. 그러면 제 2, 제 3의 용산 참사 안 난다는 보장을 누가 합니까? 그런데 이 재개발이 조합이 형성돼서 하는 이유는 독점적 이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그랬습니다. 그리고 발생 된 이익을 건설사와 조합측이 독점하는 데 있거든요. 이것을 바꿔줘야 합니다. 이것을 바꾸지 않으면 재개발 지역에서 쫓겨나는 세입자들은 끊임없이 저항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삶의 뿌리, 생존의 기반이 송두리째 무너지거든요.
돌아가신 이상림 선생은 거기서 아들 며느리랑 호프집 하셨어요. 양회성 씨는 15년 째 복집을 하셨거든요. 다 먹고 살만했다고요.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권리금도 다 날아가고 인테리어 한 것도 날아가고 전세금 돌려주면서 나가라고 하니까 어떤 사람이 저항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제 2, 제 3의 용산 참사를 막기 위해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 제도적 법률적 보완이 필요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상가임대차보호법개정안, 그리고 도시환경정비촉진법개정안 이런 것들을 준비 중에 있는데요. 좀 정부가 전향적으로 국회와 협조했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한 청취자 분이 ‘혹시 이건희 전 회장 사면 여론이 좋지 않으니까 무마하려고 용산 사태를 타협한 거 아니냐’ 이런 의견 주고 계신데요. 설마 그런 건 아니겠지요?
◆ 정동영> 제가 학생 때 서대문구치소에 민청학련 사건으로 구속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다른 범죄로 온 수감자들이 늘 앉아서 이야기하는 게 유전무죄 무전유죄 타령이었거든요. 돈 없으면 몇 년 형이다, 돈 있으면 나간다, 이런 이야기였는데 아직도 우리 국민들이 그런 유전무죄 무전유죄에 의혹을 씻지 못하고 있는 건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 김현정 앵커> 이제 화제를 돌려보겠습니다. 제가 앞에서 무소속 정동영 의원이라고 무소속이라는 걸 강조한 이유가 여전히 민주당 소속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워낙 많으시더라고요. 지난 봄에 보궐선거 출마하시면서 민주당에서 탈당한 상태입니다. 복당을 계속 바라고 계시는 거죠?
◆ 정동영> 어딜 가나 저한테 복당에 대해서 묻거든요. 그래서 제가 답변하기를 제가 당을 하나 만들어서 이름을 복당이라고 지을까 한다, 이렇게 답변합니다. 어쨌든 해를 넘기게 됐습니다만 1월내에는 이 문제가 해결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1월 중에는 복당신청을 하신다는 말씀이시군요?
◆ 정동영> 여러분과 상의를 해서 순리대로 하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가장 최근 발언입니다.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정세균 대표가 한 발언을 보니까 ‘정동영 의원의 복당, 임박한 거 아니겠느냐’ 이런 말씀을 하셨더라고요. 어느 정도 교감이 되신 모양입니다.
◆ 정동영> 구체적으로 무슨 이야기를 나눈 것은 없습니다. 그런데 정동영이 당에 들어오는 것 안 된다고 공개적으로 나서서 막는 사람은 없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데 안희정 최고위원 같은 경우는 공개적으로 반대를 하기도 하셨거든요. 당헌 당규에 따르면 탈당 후 1년 내에 복당이 안 된다는 이 부분은 이야기가 된 건가요?
◆ 정동영> 글쎄요. 제가 듣기로는 다른 뜻이었다고 들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지금 상태로는 당과 어느 정도 교감을 이루었고 1월 안에는 가능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보고 계시는 군요?
◆ 정동영> 역시 당은 당원과 국민이 바라는 대로 가야 되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만일 당원과 국민들이 정동영이 당에 들어오면 안 된다고 말한다면 그것이 길이겠지만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같이 하는 것이 순리라고 한다면 그게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같이 하는 것이 순리라고 여러 국민들이 지지를 한다면 그때가 지금이라고 보십니까?
◆ 정동영> 네. 저는 해를 넘기지 않고 해결되기를 희망했습니다만 그러나 지금 아시다시피 국회가 예산 관련해서 금방 지금 예산안 예결위 날치기를 한 것 같은데요. 이런 상황에서 복당 문제를 앞세우는 것이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해서 침묵해 온 거죠.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사실 2010년이 지방선거의 해 아니겠습니까? 중요한 선거가 기다리고 있는데 야권이 지방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면 범 민주 세력간의 연합이 있어야 한다, 대 연합이 있어야 된다는 이야기는 야권의 누구나 합니다. 어떤 게 방법이라고 보십니까?
◆ 정동영> 현재로서는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습니다만 그러나 우리 국민은 준비돼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화가 나있지 않습니까? 일방적으로 독선, 독주, 일방통행이다, 여기에 대해서 이제 야권, 민주개혁진영이 화답을 해야 되거든요. 그 기대에 부응해야 되거든요. 그런데 특히 6월 2일 지방선거는 단순히 지방선거를 넘어서서 2010년대, 2010년으로부터 2019년까지 앞으로 10년의 민주진보진영의 사활의 기로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야권이 승리를 거머쥐면 가능성이 생깁니다. 그리고 국민들도 희망을 걸게 됩니다. 견제와 균형이 잡힙니다. 만일 여기서 패하면 끔찍한 일이죠. 독선, 독주, 일방통행은 더 강화될 것입니다. 그리고 제 2, 제 3의 용산 참사 누구도 장담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국민을 살리고 민주개혁진보진영을 살리기 위해서 답은 연대와 연합이죠.
◇ 김현정 앵커> 여기까지 말씀 들어야겠습니다. 귀한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