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쌍용자동차 구속자 가족모임 이정아 씨
<그 사건 그 후> 오늘 마지막으로 선정한 사건은 올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쌍용차 사태입니다. 지금 쌍용자동차는 회생의 길로 들어서서 경영 정상화를 위해 달려가고 있습니다만, 당시 해고에 반발하고 투쟁하던 노조간부들은 도대체 어떻게 됐는지 궁금하더군요. 알고 보니 1심 선고를 기다리며 구속 상태라고 하는데요. 구속된 노조 간부의 부인이시고, 파업 당시 가족대책위원회 대표를 맡으셨던 분이세요. 5월 12일에 저희와 인터뷰를 했던 분입니다. 이정아 씨 다시 만나보죠.
◇ 김현정 앵커> 그때 구속됐던 분들 여전히 구속 중이시군요. 몇 명 정도나 됩니까?
◆ 이정아> 처음에는 80명이 넘는 사람들이 구속됐었는데, 집행유예로 나가서 지금은 38명 정도 남아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1심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고 들었는데, 형을 얼마나 예상하고 계시는 건가요?
◆ 이정아> 3년에서 5년 정도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집행유예로 풀려날 가능성 같은 건 지금은 기대하기 어려운 건가요, 어떻습니까?
◆ 이정아> 지금 남아계신 분들이 다 노조 간부들이라 아무래도 1심에서 나오기는 힘들다,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면회는 자주 가십니까?
◆ 이정아> 아니오. 아기가 3명이라도 면회도 자주 못가거든요.
◇ 김현정 앵커> 그러고 보니 제가 5월 12일에 인터뷰 했을 때 셋째 임신 중이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부모님한테도 말씀 못 드렸다, 상황이 너무 안 좋아서” 그러셨는데... 출산은 잘 하셨어요?
◆ 이정아> 네, 10월 말에 아기 낳고 지금 두 달 지났습니다. (웃음)
◇ 김현정 앵커> 축하드립니다. 옆에서 남편이 도와주면서 몸조리해야 될 텐데, 남편이 구속 중이시니까... 어떻게 산후조리는 제대로 하셨어요?
◆ 이정아> 남편이 없다는 것을 아시고 지역에서 많이들 도와주셨어요. 그래서 정말 고맙게 잘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아기도 잘 크고요?
◆ 이정아> 네, 네.
◇ 김현정 앵커> 딸 낳으셨습니까, 아들 낳으셨습니까?
◆ 이정아> 아들이에요.
◇ 김현정 앵커> (웃음) 그러셨군요. 생활은 어떻게 하세요? 아이 셋 키우시려면 양육비 보통 들어가는 게 아닐 텐데요?
◆ 이정아> 금속노조에서 구속자들한테 생계비 지원이 조금씩 나오거든요. 그래서 그걸로 먹고 살고 있죠.
◇ 김현정 앵커> 그때는 전세를 빼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 중이라고 하셨는데, 전세 빼셨어요?
◆ 이정아> 아니오. 그것도 굉장히 힘들었는데, 다행히 부산에 있는 남편 친구 분이 좀 도와주셔가지고 계속 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다행입니다. 그때 아이들도 같이 공장안에서 자고 이랬던 걸로 제가 기억이 되는데요. 아이들이 그게 혹시 상처가 되진 않았나요? 첫째, 둘째 말입니다.
◆ 이정아> 저희들은 미처 생각을 못했는데 아이들이 굉장히 상처를 많이 받았더라고요. 아이들이 엄마를 안 떨어지려고 해서 대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나 보더라고요. 제 옆에 있으려고 유치원도 안 가려고 해서 데리고 있는데, 요즘은 많이 안정이 됐어요.
◇ 김현정 앵커> 다행입니다. 최근 법원에서 쌍용차가 회생인가 받았습니다. 공장 열심히 돌아가고 있는데요. 사실은 모두가 다 이렇게 공장 열심히 돌려보고 싶었던 노동자들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남편 구속되고 잘 살아보자고 모두가 노력했던 건데 공장 돌아가는 것 보면서 어떤 생각 드세요?
◆ 이정아> 솔직히 말씀드리면 좀 씁쓸하기도 하죠. 그렇게 같이 다니고 싶어 했던 공장인데, 이제 남편은 다른 곳에 구속돼있는 상태인데, 아무 일도 없었던 양 공장은 다시 돌아가고 있으니까 그것 보면 참 씁쓸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잘됐으면 좋겠다, 잘돼서 남편 말고 다른 분들 해고됐던 사람들이 다시 저곳으로 다시 돌아갔으면 이런 생각이 또 들기도 합니다.
◇ 김현정 앵커> 그때 해고 노동자가 몇인 채로 협상이 타결됐던 거죠? 제가 지금 가물가물하네요...
◆ 이정아> ... 천 명이 넘었죠.
◇ 김현정 앵커> 어느 정도나 쌍용차가 살아나야 이분들 돌아가서 다시 일할 수 있을까요?
◆ 이정아> 글쎄요. 지금으로 봐서는 좀 어려울 것 같고요. 그런데 지금 다들 안에 계시는 분들, 남편 친구 분이나 이렇게 얘기를 들어보면 지금 굉장히 많이 바쁘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앵커> 공장에서 일하시는 분 얘기가?
◆ 이정아> 네, 네.
◇ 김현정 앵커> 조금 희망이 보인다고 하세요?
◆ 이정아> 네, 다들 바쁘게 열심히 하고 있다는 분위기가 들려오는 걸 보니 이대로 몇 년 정도 가게 되면 다시 갈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희망을 가져봅니다.
◇ 김현정 앵커> 제가 하나 더 가물가물한 것이 그때 해고노동자에 대해서는 나중에 우선 복직시켜준다, 이런 약속이 있었던가요?
◆ 이정아> 네, 네.
◇ 김현정 앵커> 아무쪼록 몇 년 안에 쌍용차가 훌훌 털고 예전처럼 일어나서 해고당하신 모든 분들 다 복직해서 다 일자리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 이정아> 고맙습니다.
◇ 김현정 앵커> 용산참사 어제 타결됐다는 소식 듣고 좀 남의 일 같지 않았을 것 같아요. 어떤 생각 드셨어요?
◆ 이정아> 들으니까 정말 반갑더라고요, 저희가 쌍용 파업하면서 서울로 다닐 일이 많아서 서울에 왔다 갔다 하면서 용산참사 그 분들을 모르는 척할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서울 갈 때 마다 서너 번 정도 가서 인사를 드렸었거든요.
◇ 김현정 앵커> 그렇군요. 인연이 있으시군요?
◆ 이정아> 네, 네.
◇ 김현정 앵커> 그분들이, 오히려 그분들이 더 힘든 상황인데 저를 굉장히 걱정해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굉장히 고마웠고, 항상 눈에 밟히고 그랬는데... 이번에 좋은 소식 들려서 너무너무 잘됐다 싶더라고요.
◇ 김현정 앵커> 내년 새해소망이 있다면?
◆ 이정아> 큰 애가 3월에 입학을 하거든요, 초등학교. 그래서 남편이 그전에 나와서 같이 좀 기쁘게 애 학교, 유치원에 같이 손잡고 갔으면 하는 게 제 소망입니다.
◇ 김현정 앵커> 큰 딸이 초등학교 가는군요... 셋째는 이름이 뭡니까?
◆ 이정아> 셋째 이름은 가온입니다.
◇ 김현정 앵커> 가온이 잘 크라고 힘내라고 전해주시고요. (웃음) 새해 소망도 꼭 이루시기를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31(목) [그 사건 그 후] “쌍용차 해고자들 지금 어디 있을까”
2009.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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