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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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화) 윤명오 서울시립대 도시방재연구소장 “비상시 주민참여 구조 만들어야”
2010.01.05
조회 333

- 폭설, 도시방재기능만으로는 한계
- 주민과 단체 참여개념으로 바뀌어야
- 터널 및 병목구간 집중관리 아쉬움
- 전광판 활용 등 제설매뉴얼 정비해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윤명오 서울시립대 도시방재안전연구소장

우리나라의 방재시스템은 잘 돌아가고 있는 건지 짚어보죠. 서울시립대 도시방재안전연구소장이세요. 윤명오 교수 연결해보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어제 백 년만의 폭설이라고 하는데요, 제설상황 어떻게 보셨습니까?

◆ 윤명오> 우선은 어제 참 많은 공무원들이 나와서 고생 많이 하셨고요. 저도 직장에서 시무식을 연기해 오늘 다시 하기로 했습니다만, 많은 분들이 안타까운 하루를 지낸 걸로 생각하는데. 저희들이 볼 때는 역시 현재 행정력으로 이 문제를 처리하기에는 눈이 많이 온 것은 분명히 사실이고요. 그러나 앞으로 이런 경험을 살려서 우리가 좀 더 방재체제를 선진화시킬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눈이 너무 많이 왔기 때문에 방재시스템이 작동하기 어려운 정도의 상황이었다, 이런 말씀이신 거죠?

◆ 윤명오> 좀 더 정확히 말씀드린다면, 우리가 비행기도 눈이 많이 오고 얼음이 얼 때는 날개에 붙어있는 얼음을 떼는 작업을 하는데요. 그렇다하더라도 날개에 열선을 넣어서 만들어 나오는 비행기는 한 대도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평상시 너무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이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동경이라든가 시카고라든가 이러한 도시도 가끔 이러한 자연재해의 대상이 되고 합니다만, 도시가 평상시 효율을 생각해야 되기 때문에 만약의 경우를 생각한다하더라도 어느 정도 이상의 부담을 지고 50년 정도를 계속 운영하다가 단 한 번의 재해에 대응하기는 어려운 거죠. 다시 말씀드리면 무방비하게 있어야 된다는 뜻은 아닌데, 그러나 이제는 좀 더 체제를 변환시키고 좀 더 유연한 체제를 개발하는 방향으로 도시의 방제방식을 좀 바꿔야 되는 계기가 되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난 주 보면 서울에 2.6cm 눈 왔을 때도 도시 전체가 마비 됐거든요. 이 상황을 보면 방재시스템이 잘 되어 있다가 이번에 갑자기 터진 일, 이변은 아닌 것 같아요. 시스템에 좀 문제가 있는 건 아닌가요?

◆ 윤명오> 정확히 말씀드리긴 어려운 문제인데요. 이를 테면 저희가 알고 있는 유럽의 도시에서도 눈이 내렸을 때 눈이 내리는 속도가 상당히 중요하고, 예보체제가 물론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봤을 때는 항상 미흡한 부분이 있기 마련이지만 그러나 그것 하나를 가지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일이고요. 갑작스럽게 눈이 내린다하더라도 눈이 내리는 시간에 따라서 상당히 다릅니다. 이를 테면 오히려 교통이 붐비는 시간에 기온이 급강하를 하게 되면 제설차량의 접근이 어려울 수가 있고요.

또 요즘에 내리는 눈의 경우는 비와 마찬가지로, 저희가 1990년대에 들어서 ‘시우량’이라는 개념이 들어섰는데. 이게 무슨 얘기냐면 시간당 내리는 비의 밀도를 얘기합니다. 시간당 내리는 비의 밀도가, 예를 들어서 80㎜, 이렇게 되면 전 세계에서 50㎜이상을 소화할 수 있는 도시가 없거든요. 눈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얼마나 기습적으로 내리는지, 얼마나 빨리 내리는지, 시간당 적설량에 대한 여러 가지 변수들을 고려를 합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모든 것이 폭설 속에서 마땅친 않겠지만, 그러나 이제 대한민국의 서울도 체계적으로 선진 수준의 행정도시에 들어섰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도시와 비교한다고 하더라도 별 의미가 없고, 우리 문제는 스스로 풀어가야 된다는 거죠.

◇ 김현정 앵커> 교수님 보시기엔 지난주와 이번 눈 같은 경우에는 밀도가 너무 빡빡하게 왔다, 굉장히 빠른 속도로 왔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윤명오> 지난주는 사실상 너무 기습적이었었고, 이번에는 눈이 내리는 속도 자체가 적설 속도가 너무 빠른 눈이었다고 보고 있는 겁니다.

◇ 김현정 앵커> 그렇다면 눈이 그친 뒤의 상황, 얼마나 체계적으로 제설이이 이루어지고 있는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세요?

◆ 윤명오> 눈을 치울 때 얼마나 체계적으로, 어떤 위치에 제설차량을 대기를 시키고, 어느 길부터 먼저 치우고... 이러한 개념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특히 대중교통이라든가 주요한 도로들은 어떤 경우에도 운행이 되도록 해야 되고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좀 유감스러운 부분들이 있죠. 왜냐하면 가장 중요한 터널구간이라든가 또는 병목이 발생되는 구간은 어떻게든 집중적으로 관리해줘야 되는데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이번에 아쉬운 점들이 좀 나타나고 있습니다.

단지 제가 아까 말씀드린 대로 개념을 바꿔야 된다고 말씀드리는 것이, 이 정도의 폭설이 되면 이때는 사실상 도시가 가진 방재능력만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어려워지기 때문에 그때는 주민들이라든가 기타 또는 이런 방재체제에 참여하는 단체들을 저희들이 형성을 시켜줘야 됩니다. 예를 들어서 눈에 대한 사례는 아니지만, 과거에 90년대에 잘 아시는 일본 고베 지진이 났을 때 막상 지진 지나고 보니까 구조대 사람들의 95%이상이 소방이라든가 구조전문위원들에 의해서 구조된 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 의해서 구조됐다는 통계가 나와 있어요.

◇ 김현정 앵커> 시민들 자발적으로 참여한 사람들?

◆ 윤명오> 그렇죠. 그렇기 때문에 저희들이 과거에 눈이 천천히 내리거나 별로 피해가 없을 때는 그때는 시에서 길도 치우고 간선도로도 관리해 주지만, 그 이후로 자기 집 앞은 자기가 쓸자는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저희가 보면 이러한 사태가 터졌을 때 시에 행정력 이외에는 제설작업이라든가 기타 방재시스템이 전혀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거든요. 그렇다면 이러한 대도시에서 이렇게 많은 문제가 발생됐을 때 과연 모두 다 해결하게 시에다 맡길 것인가 하는 문제는 분명히 생각해봐야 되는 것이고.

따라서 체제 전반적으로 평상시에는 그대로 가지만 비상시가 되면 뭔가 조직화가 되어서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고, 기타 저희들이 아이디어를 내서 선진도시답게 기반시설을 잘 활용할 수 있는 그러한 방안들을 좀 고민을 해야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좋은 말씀해 주셨네요. 우선 눈 치우는데 매뉴얼, 그러니까 어디서부터 어디가 중요하고 어디에 인력을 더 투입할 것인가, 이것을 좀 체계적으로 정비를 해야 될 것이고. 또 하나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조직을 좀 나서서 지자체가 해줄 필요가 있다, 이런 말씀세요?

◆ 윤명오> 네, 한 말씀 더 드리면 우리나라가 아시다시피 지금 IT분야에 상당히 인프라가 좋은 나라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활용해서 눈으로 볼 수 있는 수많은 전광판이나 모니터들의 실시간으로 어느 정도 빨리, 유용한 주변도로정보가 보이느냐 하는 부분은 다시 봐야 될 부분들입니다.

◇ 김현정 앵커> 도로 곳곳에 있는 게시판들 말씀하시는 거죠?

◆ 윤명오> 그렇죠. 비상시에는 그러한 부분들을 모두 전환을 시켜서 누구나 자기에게 주변도로정보라든가 이러한 소통에 관한 상황들을 알 수 있게 해줘서 시민들이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해줘야지 정보에 대해서 캄캄한 사람들이 몰려버리면... 이러한 상황들은 어떻게 보면 아쉬운 부분들이죠.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