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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목) 김형오 국회의장 "당대표? 대권도전? 일단 쉬고 싶다"
2010.01.07
조회 254
- 국회법개정, 2월국회서 반드시 처리
- 임기 내 개헌특위라도 구성해야
- 평생 먹을 욕 다먹어... 일단 쉬고 싶다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형오 국회의장
어제 저를 비롯해서 뉴스쇼팀이 직접 국회의장 집무실로 찾아가서 김형오 국회의장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들어보시죠.
◇ 김현정 앵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신년사로 화이부동(和而不同)이라는 말을 선택을 하셨는데요. 화이부동, 국회에 던지는 말씀일까요? 어떤 의미일까요?
◆ 김형오> 그렇죠.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지만, 조화하고 상생하자는 뜻이죠. 여야도 지체가 각기 달라요. 그러나 한 몸으로 움직여야지, 손 따로 발 따로, 손은 손끼리 따로 놀고 이렇게 하면 안 되잖아요? 금년에는 특별히 그게 필요할 것 같아요.
◇ 김현정 앵커> 지난 연말 생각해보면 준예산이라는 최악의 상태는 피했습니다만, 대치, 파행, 이런 국회의 모습을 보였는데. 우선 국민들께 그 부분에 대해서 한 말씀 좀 해 주셔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형오> “국민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이 얘기가 끝나자마자 또 “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송구스럽습니다” 이렇게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게 됐네요. 이유 여하를 떠나서 국회가 민의의 전당답지 못한 행동을 한 것에 대해서는 국회의장인 저 자신부터 국회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의원들이, 특히 각 당 지도부가 반성하는 바가 있어야 될 것 같습니다. 아무튼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됩니다. 그것이 결론이자, 국민들이 이 국회에 바라는 따끔한 요망사항이기도 하다,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 의미에서 국회법 개정이 빨리 이루어져야 된다, 이런 입장이시죠?
◆ 김형오> 이 나라가 잘 되려면 헌법을 바꿔야 돼요. 국회가 잘 되려면 국회법을 바꿔야 됩니다. 우리 국회의원들의 자질도 상당히 좋습니다, 한 분 한 분은. 그런데 정당이라는 논리에 빠져가지고, 당파라 그럴까요, 거기에 빠져서 꼼짝을 못하기 때문에 국회가 자율적으로 돌아갈 수만 있도록 하면 됩니다.
그리고 국회의장도 권한이 두 개 밖에 없다고 제가 좀 자조 섞인 목소리로 얘기합니다만. 의사봉 방망이 두드리는 사회 보는 권한하고, 그 말 많은 직권상정 하는 권한하고 두 개 밖에 없다, 이렇게 했는데. 국회의장이 국회의 대표자답게 책임과 권한을 행사하고 여야를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어떤 권한이 있어야 돼요. 그런데 이 국회의장 권한 부분은 분명히 말씀드리자면 국회법 개정사항입니다. 차기 국회의장부터 적용시켜도 좋다, 저한테는 적용 안 해도 좋으니까 제발 국회만 나아진다면 나는 어떠한 희생도 감수하겠다...
◇ 김현정 앵커> 직권상정제도를 아예 폐지해야 한다, 이런 주장도 하셨더라고요. 어떤 의미이실까요?
◆ 김형오> 선진국 이런 데는 직권상정 같은 제도 잘 안 하죠. 유럽이나 미국 같은 데는 이런 제도가 없이 국회의장한테 모든 짐을 넘기는 것이 아니고, 국회에서 자율로 합니다. 국회의원들이 자율로 정하는 것입니다. 의안이 상정되지 않으면 일정기간 이후에는 자동으로 상정한다든지 하는데.
이것 때문에, 직권상정 조항 때문에 야당은 협상하지 않고 문을 걸어 잠그고 그저 국회의장이 직권상정만 하지 않으면 된다는 입장이고요. 여당은 야당이 말 안 들으니까 더 이상 협상할 것도 없이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해가지고 본회의로 바로 가져가면 다수결로 우당당당 해버리겠다, 이래서 그게 안 되는 겁니다. 그래서 미국처럼 의회에서 자율적으로 조절하도록 해가지고, 그런 책임을 국회의장한테 덧씌우는 이런 후진적인 거 없어져야 되겠죠.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18대 국회에서 주요 과제로 삼으셨던 한 가지가 지금 말씀하신 국회법 개정이었고, 또 한 가지가 개헌이었는데요. 개헌의 핵심이라고 하면 지금 대통령 5년 단임제를 중임제로 바꾸는 것, 이쪽이 될까요?
◆ 김형오> 5년 단임제를 하는 나라는 지구상에 한 나라밖에 없다, 이런 제도는 이제는 바뀔 때가 되었다는 것이죠.
◇ 김현정 앵커> 지금이 적기다, 이런 말씀이세요?
◆ 김형오> 바꿔야 할 적기다... 내용입니다, 4년 중임제를 하는 그 대통령제의 그 내용입니다. 지금처럼 선거 위주로 가면 5년 단임제가 4년 중임제로 바뀌는 것이 아니고, 5년 단임제가 8년 단임제로 바뀌는 겁니다. 4년 중임제는 4년 한 번 있다가 다음 한 번 더 당선되니까 말이죠. 그래서 이 내용을 바꾸지 않고 선거형식만 바꾼다면... 4년 중임제를 하면요, 첫 4년 동안에는 차기 당선되기 위해서 열심히 인기 있는 일만 벌릴 겁니다. 그 다음에 두 번째 4년 되고 난 다음에는 나 몰라라, 나는 이제 끝난다 하는 식으로 하면 어떡할 겁니까? 그래서 4년 중임제를 하는 그 대통령제의 내용입니다. 철저한 삼권분립입니다, 한마디로. 제대로 하자 이겁니다.
◇ 김현정 앵커> 청와대와의 교감이라고 그러나요, 청와대도 올해가 적기라는 것에 동의, 공감을 하고 계실까요?
◆ 김형오> 그런 얘기는 나눠보지는 않았습니다만. 처음에는, 처음에는 냉담했죠. 대통령 취임하자마자 무슨 청와대 흔들려고 하느냐 하는 그런 일부 오해도 좀 있었어요. 그러나 그게 아니죠. 지금은 진정성을 이제 이러이러해서 각 분야별로 이해를 다 하시게 된 것 같아요.
◇ 김현정 앵커> 네, 청와대도 이해를 하고... 올해를 사실 놓치게 되면 그 다음 총선 기다리고 대선 기다리고. 사실은 좀 시기가 없죠?
◆ 김형오> 그렇죠. 더 좋은 것은 사실 18대 초창기에 했었어야 되는데.
◇ 김현정 앵커> 의장님 임기가 5월까지니까... 그 안에 국회특위라도 구성할 수 있을까 싶은데요. 목표를 어떻게 삼고 계세요?
◆ 김형오> 2월 국회가 열리면 그때는 우리가 개헌특위만이라도 구성하자는 겁니다. 개헌특위를 구성해서 6월 전에 마칠 수 있으면 좋고. 만약 그게 여의치 않다면 개헌을 한다는 합의만이라도 여야 간에 해놓으면 국민들이 훨씬 안정되겠죠.
◇ 김현정 앵커> 오늘 세종시 수정안이 대통령께 보고가 됩니다. 11일 경에 국민들께 최종 공개가 될 텐데요. 그리고 나면 공은 국회로 넘어오게 되겠죠. 고민이 많이 되시죠, 걱정도 되실 것 같고?
◆ 김형오> 저는 고민하거나 걱정하지 않습니다. 세종시 문제에 대해서는 충청지역민들, 그리고 관계되는 정당들 간 첨예한 이해관계가 대립적인 양상을 보여왔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국회 오기 전에 거쳐야 할 과정이나 단계가 있으면 좀 더 세밀하게 거쳐 달라는 주문을 언론을 통해서 말씀을 제가 한 게 있고요. 그런 과정을 아마 정부가 밟아야 할 겁니다. 그리고 국회에 온다면 차분하게 토론해야 됩니다.
◇ 김현정 앵커> 정부가 국회 넘기기 전에 좀 더 세밀하게 검토를 해야 한다고 말씀을 하셨어요. 어떤 것들을 좀 더 해야 된다고 보십니까?
◆ 김형오> 그건 뭐 정부가 다 알아서... 알고 있을 겁니다.
◇ 김현정 앵커> 예를 들면 여론조사 같은 것?
◆ 김형오> 뭐, 여론조사에 대해서는 저는 좀 부정적입니다.
◇ 김현정 앵커> 국민투표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 김형오> 그렇지 않습니다. 무슨 여론조사니 국민투표니 하는 것은... 그건 제가 생각하는 것하고는 다르죠. 상식적으로 생각합시다.
◇ 김현정 앵커>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토론하자는 말씀은 2월 임시국회는 아닌 것 같고요?
◆ 김형오> 음...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지난번에 미국 보십시오. 건강보험입니까? 의료개혁안 가지고 크리스마스라면 미국의 최대 명절인데 크리스마스를 반납했습니다. 토론의 밀도와 내용을 얘기하는 것이거든요. 2월에 하자,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고 토론해보면 그것도 방안이 나올 겁니다. 2월에 하는 것이 좋은 것인지, 연기하는 것이 좋은 것인지, 이런 것입니다.
◇ 김현정 앵커>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굉장히 팽팽하고요. 또 한 번 대치정국이 벌어지지 않을까 걱정도 되는데요. 또 조율사 역할을 한 번 더 하게 되신다면 어떤 원칙으로 조율을 하실 생각이신가요?
◆ 김형오> 거듭 말하지만 제가 얘기한 원칙대로 하면 되는 겁니다. 마음을 조금만 비우고, 조금만 한 발 뒤로 물러나면 다 보입니다. 다 보이게 되어있어요.
◇ 김현정 앵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끝까지 대치정국으로 가고 파행으로 치달을 경우에는 직권상정까지도 생각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 김형오> 직권상정을 없애야 된다고 제가 지금 주장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직권상정은 아주 최후에 불가피할 때만 하는 건데, 직권상정에 의존하는 정치 하지마라, 이겁니다.
◇ 김현정 앵커> 직권상정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지난 연말 국회 질문도 잠깐 좀 드리고 가야 될 것 같습니다. 직권상정을 하지 않겠다고 했던 노조법 개정안을 왜 직권상정을 하셨는가, 이 부분을 가장 궁금해들 하십니다.
◆ 김형오> 아, 그건 일부 야당이 그렇게 얘기를 하고 있는데, 제 얘기를 완전히 곡해한 겁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예산안과 노동법은 관련 특위나 관련 주무위원회에서 처리를 해라, 그 부분에 대해서 제가 직권상정을 하지 않겠다, 환노위에서 노동법을 처리해야지 환노위 것을 제가 직권상정을 하지 않겠다” 그래서 저는 그 약속을 지켰습니다. 여당의 또 여권의 오해를 받아가면서 조차도 직권상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 김현정 앵커> 환노위에서 합의가 돼서 넘어온 것이기 때문에 상황이 다르다는 말씀이시군요... 12월 31일 이명박 대통령께서 직접 전화를 하셨고, 국회의장석에서 한 30분 간 통화를 하신 후에 직권상정을 했다, 따라서 압박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소리가 야당에서 나옵니다.
◆ 김형오> 그것도 아주 사실을 곡해했다고 그럴까요. 대통령하고 국회의장이 무슨 일이든 통화할 수 있는 거죠. 그러나 거기 본회의장에서 통화했기 때문에 무슨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요. 오전 10시에, 10시 좀 전인가 그랬을 겁니다. 통화를 하고, 직권상정 하겠다고 하는 것은 그로부터 12시간이 지나서 밤 10시쯤에 결정을 한 것이고.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제가 의견을 구했고 그 전날부터 노동법 문제는 어떻게 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인가 고민을 하면서 여러 사람들로부터 자문을 구했어요.
◇ 김현정 앵커> 지금 말씀하시면서 그런 의장석에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과 어떤 긴 이야기를 할 수 있었겠느냐 말씀하셨는데.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좀 삼권분립 입장에서는 적절치 않았다, 이런 비판도 있는데?
◆ 김형오> 그렇지 않죠. 지금 또 어떤 야당 의원들은 대통령께서 뭐하시느냐 말이지, 국회에 좀 의원들 부르거나 전화도 자주 해가지고 법안 통과 협조도 해야 되지 않느냐... 제 얘기가 아니고 야당의 얘기가 많거든요. 그런데 막상 대통령이 어디 전화했다고 하면 또 이거 이상하게 말을 하고 그러면 대통령 어떡하란 말입니까?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의장석에서 성경책을 읽으셨어요. 그게 또 화제가 됐더라고요?
◆ 김형오> 제가 성경책을 읽으려고 처음엔 생각하지 않았어요.
◇ 김현정 앵커> 가지고 가시진 않으셨어요?
◆ 김형오> 아니고, 제가 가지고 간 책은 두 권이었습니다. 이어령 선생의 ‘젊음의 탄생’, 그리고 ‘넬슨 만델라 평전’ 자크 랑이 직접 서명해서, 프랑스의 유명한 학자 겸 정치인이 직접 서명해서 준 것. 그리고 이어령 선생도 직접 서명해서 주신 건데. 젊은의 탄생은 제가 완독은 했는데, 한 번 더 읽으려고 했는데 머리에 들어오지가 않아요. 분위기가 시끄럽고 해서요. 그래서 제가 목사 국회의원 있잖아요? 강명순 의원. 목사 의원한테 성경책 좀 달라고 그랬어요. 그랬더니 자기 성경보다 고승덕 의원 성경책이 보기에 더 좋을 거라고 그래서 고 의원 것을 줬어요. 고 의원은 나중에 자기 성경책이 어디에 갔는지 자기는 몰랐다는 거예요. 찾아보니 없어서 저한테 온 줄도 모르고. 그래서 성경책을 읽으니까 좀 차분해지고, 또 제가 좋아하는 시편을 1편부터 죽 읽었습니다. 떠들고 하는 사이에, 떠드니까 막상 들어오지 않아서 저도 묵독을 좀 하면서 읽고 그랬습니다.
◇ 김현정 앵커> 마지막 질문이 될 것 같은데요. 5월에 임기 마친 이후 계획, 어떻게 세우고 계신지도 궁금합니다.
◆ 김형오> 제가 임기 마치고 나면 분명히 할 일이 있습니다. 국회의원으로 돌아가서 그동안 국회의장 때 말 못했던 걸 좀 하겠습니다. 우리 국회의 문화와 질서를 바로 잡는 데 일조를 좀 하고 싶습니다. 특히 폭력국회라는 건 말이 안 되는 거죠. 정말 부끄러운 유산은 이번 기회에 철저히 없애도록 하는 데 제가 진력을 다 할 것입니다.
◇ 김현정 앵커> 주변에서 당 대표 출마하라는 얘기도 많이들 하신다고 제가 들었는데요?
◆ 김형오> 당 대표다, 어떤 사람은 대권 후보다, 그러는데... 아직까지는 정말 좀 쉬고 싶습니다. 평생 들어 먹을 욕을 저는 미디어법 끝나고 난 뒤에 다 들어먹은 줄 알았더니 그보다 또 더 많은 욕을 이번에 먹었어요. 그래서 국회의장 끝나고 나면 좀 홀가분한 상태에서, 이제 욕 좀 덜 먹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저는 욕을 먹더라도 이 국회가 바로 되는 데 최선을 다해서 진력하겠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김현정 앵커>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