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이 언론을 손아귀에 넣고 ‘주물럭’
-지방선거, 與野 1:1 구도면 승산
-시민배심공천보다 국민경선이 감동
-손학규 전 대표 복귀해야
-선대본부장? “무슨 역할이든”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민주당 정동영 의원
지난 4월 재보선 당시 공천배제에 반발하면서 민주당을 떠났던 정동영 의원이 어제 복당했습니다. 6월 지방선거에서의 역할, 민주당 내에서의 풀어야 될 숙제들을 직접 들어보죠. 민주당 정동영 의원입니다.
[IMG0]◇ 김현정 앵커> 복당까지 긴 시간이었습니다. 우선은 소감부터 한 말씀해주시죠.
◆ 정동영> 창밖에 보니까 눈이 오네요. 출근길 조심하시기 바라고요. 10개월이긴 합니다만 길게 느껴지네요. 그러나 형식은 당원이 아니었을지 몰라도 마음은 한시도 민주당을 떠나본적은 없습니다. 각별한 마음입니다.
◇ 김현정 앵커> 어제 복당 기자회견에서 당의 지지율을 30%대로 올리고 민주당을 다시 수권정당으로 만들겠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요. 사실 민주당 사람이라면 이런 고민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다만 방법, 구체적인 전략이 안 서는 건데 어떤 구상을 가지고 계신 건가요?
◆ 정동영> 첫째로는 국민관심의 중심에 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퇴근 후에 한 잔하는 막걸리집이라든지 삼겹살집 이런 데서 화제에 민주당이 중심에 못 오르고 있다고 보거든요.
◇ 김현정 앵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중심이 되지 않고 있다는 말씀이세요?
◆ 정동영> 그렇죠. 어쨌든 관심의 대상이 돼야 올라가는데 벗어나있어요. 그렇다면 어떻게 관심의 대상이 될까, 그것은 결국 국민관심에 민주당을 일치시키는 수밖에 없거든요. 핵심은 결국 장사 안 되는 거고 일자리 없는 백수 400만 시대, 공식 실업통계로 120만, 5%가 10년 만에 넘어간다는데요. 이런 문제에서 어떻게 중심에 설까를 지금도 고민하지만 좀 더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제 아침에는 제가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용산참사 대책위원회 박래군 위원장, 이종회 선생 공판에 갔는데요. 용산은 아직 안 끝났습니다. 6명이 징역 36년형 받고 복역하고 있고 또 힘없고 약한 사람들 도왔다고 해서 실정법 위반으로 국가가 처벌하려고 하는데요. 힘없고 약한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게 국가의 역할 아니겠습니까? 그런 몸짓, 그런 움직임의 중심에 설 때 국민의 관심과 기대를 받지 않을까 그런 생각입니다.
◇ 김현정 앵커> 서민들, 소외된 곳을 먼저 돌아보려는 노력, 결국 이게 국민관심을 받을 수 있는 길이다, 이런 말씀이세요. 일단은 눈앞에 닥친 게 6월 지방선거인데요. 승리를 위해서 어떤 역할이라도 마다하지 않겠다, 이런 각오를 밝히셨네요. 만약 선대본부장 맡아 달라, 이런 제안이 오면 기꺼이 받겠다, 이런 말씀으로 들리기도 하고요.
◆ 정동영> 그런 건 중요치 않고요. 형식이 중요한 게 아니라 사실은 서울시장 선거 같은 게 참 막연하지 않습니까? 분명한 것은 일대 일 만들면 이기고 일대 다, 가령 한나라당 한명 나오고 진보개혁 진영은 각각 정당이 따로 따로 나오면 몇% 씩 지지율을 다 찢어가고 그래서 결과적으로 패배하는 게 되는데 빤히 보이는 답이거든요. 일대 일 만들면 이긴다, 어떻게 일대 일을 만들 것인가, 그 핵심은 연합정치입니다. 우리 정치사에서 연합정치의 역사는 굉장히 짧습니다. 하지만 가야 합니다.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6월 2일 이후 승리했을 때 어떻게 지방연합정부, 연립정부를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합의가 한 덩어리고요. 그 앞에 6월 이전에 어떤 방식으로 하나를 만들 것인가, 시민배심공천제도 좋은 안이 될 수 있습니다만 저는 기본적으로는 국민경선론자입니다. 실정법상으로 다른 정당후보들 끼리 연합해서 하나의 후보를 뽑는 게 간단치는 않습니다. 그러나 방법은 있습니다. 제가 그동안 전문가들과 여러 차례 토론도 했고 시민사회 재야 원로선생님들과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도 나눴습니다만 안이 다듬어지면 별도로 설명할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어쨌든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밖에 계신 분들 또 지금 원론적으로 다 합의하는데 구체적으로 진척이 안 되고 있는 연합과 연대, 지방연합정부를 만들기 위하는데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연초에 정세균 대표께서 지방공동정부를 제안하셨는데 좋은 제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방공동정부에는 뭔가 가치가 안 들어있는데 조금 더 발전시킨다면 지방연립정부다, 그 말이 그 말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 돕고 싶습니다.
◇ 김현정 앵커> 조금 전에 국민경선을 말씀하셨는데 당 지도부에서는 시민배심공천제라는 것을 추진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것하고는 어떻게 다른 건가요?
◆ 정동영> 그것은 시민사회와 다른 정당과 연대하는데 있어서 쓸모가 있는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예를 들어서 말씀드리면 서울시장 후보를 단일화하는데 몇백 명이 모여서 누군가로 뽑아낸다, 감동과 파괴력이 없을 거라고 봅니다. 가능한 방법만 있다면 가능하다면 저는 서울시장 후보는 서울시민의 손에 의해서 후보가 뽑힐 때 뭔가 과정에서 힘이 생기지 않겠어요? 바람이 생기지 않겠어요? 또 과거에 2002년에 국민경선을 주창했고 국민경선을 지켜낸 기억이 있습니다만 역시 국민경선이 특히 야권이 지켜야 할 아주 좋은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시민배심공천제보다는 국민경선이 훨씬 더 감동적일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해 주셨습니다. 서울시장 선거를 예로 드셔서 좀 더 여쭙고 싶은데요. 지금 민주당에는 한명숙 전 총리, 국민참여당에서는 유시민 전 장관이 우세하다, 이런 여론조사들이 나오더라고요. 하지만 두 사람의 지지세력이 겹쳐서요. 결국 단일화해야 된다고 보시는 거죠?
◆ 정동영> 진보신당의 노회찬 후보도 있고 다른 당 후보들도 있을 수 있죠. 같은 이야기입니다만 이분들이 따로 따로 각기 약진하면 한나라당에 승리를 헌사 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런데 이분들이 하나가 되면, 한 후보로 일대 일로 맞서면 이길 확률이 높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길이 없느냐하면 길이 있거든요. 선거까지 시간이 100일 남았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부지런히 발품도 팔고 움직여야 합니다. 1월 달에 5플러스 4 모임 시민사회와 5당 모이는 논의탁자가 열렸었는데 굉장히 기대를 많이 했습니다. 요즈음은 주춤한 것 같아요. 그래서 얼마 전에 백낙천 선생님도 뵙고 김상근 목사님 백승헌 변호사님 작년에는 박원순 변호사님 이런 분들 만나서 같이 고민하고 좋은 말씀도 듣고 했는데 저는 바깥에 계신 원로 분들이 울타리 역할을 해 주시고 정말 기득권을 접고 누가 돼도 일대 일 만들면 우리가 이기니까그걸 좀 실현해보자 하는데 진지하게 임했으면 좋겠어요. 그 과정에 작은 역할이라도 하고자 합니다.
◇ 김현정 앵커>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 손학규 전 대표도 복귀해서 도우셔야 된다고 보십니까?
◆ 정동영> 당연한 이야기죠. 엊그제 손 전 대표 누님상을 당해서 빈소에 갔다가 마침 손님도 없고 해서 상당히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벌써 산에 1년 6개월이나 계셨는데 산에 계시지 말고 내려와서 함께 도웁시다, 이런 말씀도 드렸고 닭을 한 50마리 키우신다기에 토종 닭 한 마리 잡으면 춘천에 가겠다고 만나서 이야기를 좀 나눌 생각입니다.
◇ 김현정 앵커> 지금 청취자들 의견도 많이 들어오는데요. 손 전 대표와 정동영 의원이 함께 이번에 선대본부장 맡아서 앞장서주시면 어떻겠느냐, 이런 제안 어떠십니까?
◆ 정동영> 그거는 제가 하고 싶다고 하는 게 아니라 당 지도부가 결정할 문제지요. 그런 형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 김현정 앵커> 물론 그렇긴 합니다만 만약 짐을 지워준다면 기꺼이 맡으실 생각은 있으신 거죠?
◆ 정동영> 작든 크든 무슨 역할이든 할 생각입니다.
◇ 김현정 앵커> 마다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들리네요. 지방선거 끝나고 나면 7월에 바로 당 대표 뽑는 전당대회가 있습니다. 당권에 도전하실 생각이십니까?
◆ 정동영> 지금 그런 이야기할 만큼 한가한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저는 전당대회를 7월에 하는지 8월에 하는지 관심도 없습니다. 그리고 지금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얼마만큼 절박하게 느끼느냐하는 거거든요. 당내 무슨 주류 비주류, 세력 갈등, 전당대회, 당권 이런 것에 매달리는 순간 국민의 관심은 멀어지고 맙니다. 어떻게 국민의 관심의 중심에 설까를 가지고 6월 2일에 정말 세상이 끝나는 것처럼 이런 긴박함과 절박감을 갖고 애를 썼을 때 국민들도 돌아보지 않겠습니까? 국민관심과 상관이 없는 일을 가지고 날이면 날마다 지지고 볶고 그러면 힘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6월 2일에 모든 초점을 맞춰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딱 잘라서 아니라고 하시지는 않는 걸 보니까 일단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봐도?
◆ 정동영> 줄곧 어제부터 말씀드리는 게 저의 관심은 결코 당내세력화에 있지 않고요. 어떻게 하면 국민 속에 당력을 강화할 것인가, 작은 역할이라도 하고 싶다, 그것이 제 변함없는 생각입니다.
◇ 김현정 앵커> 당내세력화는 중요치 않다, 라는 말씀이세요. 지금 나오는 보도들을 보면 정동영 의원이 민주당에 들어옴으로 해서 비주류를 중심으로 세력화되지 않겠느냐, 이런 분석기사가 많이 나옵니다. 뭐라고 한 말씀해주셔야 될 것 같아요.
◆ 정동영> 제가 그래서 제안을 하고 싶은데요. 물론 언론은 그렇게 쓸 자유가 있습니다만 비주류니 주류니 하는 이야기, 분열적 개념의 폐기를 제안합니다. 누구도 그런 이야기를 저도 쓰지 않겠습니다. 써서도 안 되고요. 우리가 일단은 하나가 되고 밖으로, 특히 국민이 뭐가 관심 있는가, 그것에 매달리는 것이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정 의원님 이건 당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MBC 기자출신이니까 이 질문도 드리고 싶네요. 이른바 MBC 사태, 방문진이 MBC 이사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엄기영 사장이 사퇴를 했는데 이 사태를 어떻게 보십니까?
◆ 정동영> 안타깝고 불행한 일입니다. 제가 기자하다가 정치하게 된 게 청와대와 권력이 사사건건 언론과 방송에 간섭하는 것, 이거 정권 바꾸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는 분노 때문에 정치를 시작했습니다만 정권 10년 가서 이른바 절차적 민주주의가 이제는 뿌리를 내렸다, 민주주의의 공고화 단계라고 분석했는데요. 정권이 또 이렇게 되니까 옛날로 돌아갔어요. 그런데 정말 방송언론을 권력의 손아귀에 놓고 주물럭거리려는 유혹은 있죠. 그런데 이거는 정말 불행한 일입니다. 그리고 엄기영 사장 나름대로 공정성가지고 중립적으로 운영해보려고 했던 사장인데 그걸 모욕주고 압박하고 사실상 쫓아낸 건데요. 이건 정말 분노할 일이고요. 그래서 바로 이 정권을 심판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슴이 아픕니다.
◇ 김현정 앵커> 한 청취자가 이런 질문 주셨네요. “정 의원님, 혹시 엄기영 사장을 영입하실 생각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 정동영> 제가 사장 그만 둔 날 격려차원에서 전화를 했어요. 힘내시라고. 그리고 마음독하게 먹으시라 했는데요. 그분은 정치하실 분은 아닙니다만 그러나 또 국민이 원하면 그런 분들 함께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그분 마음만 선다면 민주당에서도 이번 지방선거도 생각을 하실 수도 있다는 말씀이세요?
◆ 정동영> 그건 제 개인생각이고요. 저는 엄기영 사장과는 오랜 시절, 오랜 세월 같이 일해 왔습니다. 그분은 너무 순수하고 열정을 가진 분이고 좋은 기자입니다. 그런 좋은 경영자를 권력에 의해서 내쫓고... 참 안타깝고 불행한 일입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앞으로 인터뷰에서 종종 뵙죠.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2/11(목) 정동영 민주당 의원 “엄기영, 정치할 분 아니나 국민이 원한다면...”
2010.02.11
조회 2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