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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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금) 곽민정 선수 "자신과의 싸움, 외롭지만 성적 좋으면 잊혀져요"
2010.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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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곽민정 선수

밴쿠버 동계 올림픽이 정말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지난 달 말에 전주에서 있었던 4대륙 선수권대회에 출전해서 멋진 활약 보여준 곽민정 선수도 지금 비지땀을 흘리면서 연습 중인데요. 곽 선수는 4대륙 선수권대회에서 총점으로는 6위, 기술점수만으로는 최고점수를 기록하면서 화려한 시니어 무대 신고식을 치렀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 16세의 유망주입니다. 곽민정 선수 어렵게 연결했습니다. 만나보시죠.

◇ 김현정 앵커> 지금도 연습하다 받으신 거죠?

◆ 곽민정> 네.

◇ 김현정 앵커> 어디서 하고 계세요?

◆ 곽민정> 태릉선수촌이요.

◇ 김현정 앵커> 인터뷰 빨리 빨리 해야겠네요. (웃음) 밴쿠버로는 언제 출국하십니까?

◆ 곽민정> 다음 주 화요일이요.

◇ 김현정 앵커> 컨디션은 어때요?

◆ 곽민정> 네, 나쁘지 않은 상태예요.

◇ 김현정 앵커> 어디 몸이 부상당하거나 이런 데는 없고요?

◆ 곽민정> 네, 괜찮아요.

◇ 김현정 앵커> 일단 목소리는 밝습니다. (웃음) 지난 4대륙 선수권대회 이야기를 안 하고 갈 수가 없겠어요. 우리 곽민정 선수에게는 시니어 첫 무대, 데뷔무대였는데, 떨리진 않았어요?

◆ 곽민정> 좀 많이 떨렸어요. 한국에서 해서. 감추려고 노력은 했어요.

◇ 김현정 앵커> 아무 생각 안 하려고 노력하는 거군요?

◆ 곽민정> 네.

◇ 김현정 앵커> 특히 주목할 만한 면이 이번 대회에서 아사다 마오가 우승을 했는데, 곽 선수가 아사다 마오 선수 보다 기술점수 면에서는 더 높게 나왔어요.

◆ 곽민정> 네, 쇼트 날에 기술점을 1등을 차지하게 됐어요.

◇ 김현정 앵커> 그랬죠. 아사다 마오 언니보다 기술은 내가 더 좋았다, 기분이 어땠습니까?

◆ 곽민정> 그냥 아사다 마오 선수가 실수를 했기 때문에 그렇게 나온 거예요. (웃음)

◇ 김현정 앵커> 겸손하기까지. (웃음) 어쨌든 1등을 했는데 약간 믿어지지도 않을 것 같고, 기분 굉장히 좋았을 것 같은데?

◆ 곽민정> 총점이 6등이었는데 기술점이 높다고 그러니까 일단 기술 점수를 잘 받은 것에 있어서는 기분은 좋아요.

◇ 김현정 앵커> 아사다 마오 선수가 그 경기 있고 나서 우리 곽민정 선수를 경계한다든지 이러진 않았어요? (웃음)

◆ 곽민정> 그거는 아닌 것 같은데... (웃음)

◇ 김현정 앵커> 둘이 혹시 인사는 좀 주고받고 이런 사이는 아니고요?

◆ 곽민정> 이번에 일단 얼굴을 아는 사이는 됐어요.

◇ 김현정 앵커> 사실 곽민정 선수가 처음 이름을 알린 계기는 김연아 선수의 파트너다, 이걸로 요즘도 혹시 연아 선수하고 연락도 주고받고 좀 이러세요? 바빠서 어떨지 모르겠어요?

◆ 곽민정> 언니가 많이 바빠서 훈련도 하시고 그러니까 가끔 문자주고 받는 정도요.

◇ 김현정 앵커>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4대륙 선수권대회 중에도 김연아 선수가 응원문자 보내줬다고요?

◆ 곽민정> 네.

◇ 김현정 앵커> 뭐라고 보내줬습니까?

◆ 곽민정> 긴장하지 말고 잘하라고요.

◇ 김현정 앵커> 그래서 ‘앗싸, 연아 언니한테 문자메시지 왔다’ 그러면서 팔딱팔딱 뛰었다고 제가 이야기 들었어요. 어머님한테. (웃음) 그런 응원, 연아 선수의 응원이 힘이 많이 되죠?

◆ 곽민정> 아무래도 다른 것 같아요. 언니한테 응원메시지를 받으면.

◇ 김현정 앵커>그 문자 아직 안 지웠죠?

◆ 곽민정> 보관메시지함으로 바로 저장했어요. (웃음)

◇ 김현정 앵커> (웃음) 영구보관함으로?

◆ 곽민정> 네. (웃음)

◇ 김현정 앵커> 김연아 언니한테 가장 닮고 싶은 부분, 부러운 부분은 뭘까요?

◆ 곽민정> 시합할 때 자신감이요.

◇ 김현정 앵커> 김연아 선수의 자신감, 어떻길래요?

◆ 곽민정> 저희 같은 경우는 시합하기 전에 얼굴을 보면 긴장을 하거나 그런 표정이 있는데 연아 언니는 시합하기 전에 뭔가 당당한 그런 표정이 있어요. 그래서 시합 나가서 자신감 있게 연기하는 모습을 배우고 싶어요.

◇ 김현정 앵커> 반면에 김연아 언니보다 내가 이건 좀 잘할 수 있다, 자신감 있는 부분?

◆ 곽민정> 없는 것 같아요. (웃음)

◇ 김현정 앵커> (웃음) 열심히 하면 못할 게 뭐가 있겠습니까? 제가요. 요즈음 잘 나가는 여자 골프선수들을 만나보면 대부분 박세리 선수를 보면서 꿈을 키웠고, 박세리 언니를 뛰어넘겠다, 이런 목표를 세우고 달려왔다고 해요. 혹시 곽민정 선수도 김연아 언니를 뛰어넘겠다, 이런 목표 같은 거 세우고 달려가는 거 아닌 가요?

◆ 곽민정> 그런 목표는 세워본 적이 없고요. (웃음) 연아 언니 뒤를 이어가고 싶다는 생각은 하고 있어요.

◇ 김현정 앵커> 김연아의 뒤를 잇고 싶다, 김연아 선수만큼 하고 싶다?

◆ 곽민정> 그만큼이 됐으면 좋겠네요. (웃음)

◇ 김현정 앵커> 일단 이번 올림픽의 목표는 뭡니까?

◆ 곽민정> 쇼트에서 24등 안에 들어야 프리경기가 가능하거든요. 프리연기를 꼭 하고 싶어요.

◇ 김현정 앵커> 하루에 몇 시간쯤 연습해요?

◆ 곽민정> 연습은 5∼6시간 정도요.

◇ 김현정 앵커> 평소에도 늘 그렇게 하는 거죠?

◆ 곽민정> 네.

◇ 김현정 앵커> 친구들 만나서 수다 떨고, 떡볶이도 사먹고 이런 건 전혀 꿈도 못 꾸겠어요?

◆ 곽민정> 친구도 학교 친구는 없고요. 다 피겨 같이 하는 친구들이 다 친구예요.

◇ 김현정 앵커> 학교 가서 다른 평범한 여학생들처럼 공부도 좀 하고 싶고, 끝나고 나면 수다 떨면서 만화책도 보면서 낄낄거리고 싶고... 가끔 이런 평범한 생활이 그립진 않아요?

◆ 곽민정> 네, 그래도 중학교 1학년 때까지는 학교생활을 좀 했었는데 점점 줄어들면서 좀 학교가 그립긴 해요.

◇ 김현정 앵커> 조금 외로울 때도 있을 것 같은 게, 배구라든지 농구라든지 이런 거는 팀워크, 그러니까 여러 명이 같이 하지만 이건 혼자, 그야말로 고독한 싸움이잖아요?

◆ 곽민정> 네, 네. 그게 가장 힘든 것 같아요. 자신과의 싸움이니까.

◇ 김현정 앵커> 16살 선수한테 굉장히 큰 짐이 될 수도 있는데, 어떻게 그 외로움을 극복하세요?

◆ 곽민정> 제가 세운 목표는 그런 대회에서 잘하면 그런 것도 다 잊혀져요.

◇ 김현정 앵커> 그걸 생각하면서?

◆ 곽민정> 네.

◇ 김현정 앵커> 그래요. 곽민정 선수, 피겨에 그야말로 꿈나무입니다. 사실 김연아 선수 뒤를 이을 선수가 없지 않느냐, 좀 저변이 우리가 너무 좁은 게 아니냐, 걱정을 했는데 곽민정 선수가 나타나줘서 얼마나 우리가 든든한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피겨스케이트 타기에 여건, 환경은 괜찮습니까, 김연아 선수 초반에 굉장히 고생했잖아요. 곽 선수는 어떠세요?

◆ 곽민정> 아무래도 좀 그런 부족한 면은 있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앵커> 어떤 걸까요?

◆ 곽민정> 다른 나라보다 시설도 많이 떨어지고, 선수한테 혜택이 많이 없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앵커> 스폰서라고 하나요, 이렇게 뒤를 도와주는, 곽 선수에게 지원해 주는 이런 업체는 있습니까?

◆ 곽민정> 전 아직 없어요.

◇ 김현정 앵커> 대회원정을 가서 연습을 한다든지 풍족하게 누리면서 하지는 못하겠네요?

◆ 곽민정> 네, 아무래도 좀 불편한 그런 점이 있어요.

◇ 김현정 앵커> 그런 면에서는 아쉬움도 남는?

◆ 곽민정> 네.

◇ 김현정 앵커> 그렇군요. 곽민정 선수, 제가 김연아 선수가 지금 곽민정 선수처럼 막 이름을 알리기 시작할 무렵에 이렇게 전화인터뷰를 한번 했었거든요. 그러고 나서 얼마 지나니까 김연아 선수가 대선수, 대스타가 되더라고요. 곽민정 선수도 그때처럼 아주 좋은 느낌이 옵니다. (웃음)

◆ 곽민정> (웃음)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앵커> 꼭 더 큰 선수가 돼서 우리 다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일단 올림픽 잘 뛰시고요.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