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적의 은메달, 꿈꾸는 것만 같아
- 쇼트 대표 탈락, 빙속 전향 주효
- 주위 우려... “귀 닫고 연습했다”
- 쇼트트랙도 재도전하고파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 은메달 이승훈 선수
대한민국의 첫 메달이자 아시아에서의 첫 메달이 어제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5000m에서 나왔습니다. 아시아 선수가 이 종목에서 메달을 딴 게 처음 있는 일이어서 금메달 보다 더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은메달리스트 이승훈 선수가 있는 캐나다 현지, 지금 오후 3시쯤이 됐다는데요. 직접 연결 해보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이승훈 선수, 축하합니다. 소감이 어떠세요?
◆ 이승훈> 꿈만 꾸는 것 같았고요. 그동안 고생했던 일들이나 모든 게 어제 그 기쁜 일로 다 묻혀지는 것 같아요. 다 잊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좋은 명절날 좋은 소식을 제가 전해드릴 수 있게 된 걸 너무 영광으로 생각하고 기쁩니다.
◇ 김현정 앵커> 어젯밤에 잠이 잘 안 왔을 것 같아요?
◆ 이승훈> 정말 못 잤어요. 한 두 시간 밖에 못 잔 것 같아요. 잠이 안 와서.
◇ 김현정 앵커> 그렇게 잠을 안 잤는데도 지금 하나도 안 피곤하시죠? (웃음)
◆ 이승훈> 너무 개운해요. (웃음)
◇ 김현정 앵커> (웃음) 그렇습니다. 저도 보면서 열심히 응원을 했는데... 조금 이승훈 선수한테는 미안한 얘기지만, 이승훈 선수가 이렇게까지 잘할 거라고는 전문가들도 아무도 예상을 못했습니다.
◆ 이승훈> 저 자신도 몰랐고요. 아무도 몰랐어요. 이렇게 할 거라고는 생각도 안 했고...
◇ 김현정 앵커> 본인도 기대를 안 한 거예요?
◆ 이승훈> 저는 은메달은 기대 안 하고... 어떻게 열심히 해서 동메달, 운도 따라준다면 동메달은 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정도 생각 했었어요.
◇ 김현정 앵커> 그런데 우리나라가 쇼트트랙은 굉장히 강한데 이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에서는 왜 이렇게 약했나요?
◆ 이승훈> 글쎄요, 아무래도 신체적인 조건에서 차이가 많이 나고요. 서양 선수들 같은 경우에, 유럽을 보면 스피드스케이팅의 선수층이 굉장히 두터워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쇼트트랙은 선수층이 두터운 반면에 스피드 같은 경우는 선수층이 너무 얇은 게 문제가 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앵커> 장거리를 뛰어야 되다보니까 체력이 약한 동양 선수들이 여기에 약할 수밖에 없는 거군요?
◆ 이승훈> 그렇죠.
◇ 김현정 앵커> 이승훈 선수가 쇼트트랙 선수였다는 게 사실인가요, 원래?
◆ 이승훈> 네, 15년 동안 쇼트트랙을 해 왔고요.
◇ 김현정 앵커> 15년 동안 타던 쇼트트랙을 어떻게 바꾸게 되신 거지?
◆ 이승훈> 작년에 올림픽 선발전에서 떨어지면서... 스피드스케이팅을 해서 국가대표가 운이 좋게 된다면 올림픽에 한번 나가볼 수는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올림픽에 나가는 게 목적이어서 바꾸게 된 거였어요.
◇ 김현정 앵커> 힘들진 않았습니까? 종목 바꾸면 훈련방식도 달라질 것 같고, 굉장히 어려움이 많을 것 같은데?
◆ 이승훈> 훈련하던 방식은 그냥 원래 하던 대로 해왔어요. 쇼트트랙을 해왔던 그대로 훈련을 했어요. 크게 어려운 부분은 없었고... 일단 주변에서 하는 얘기들, 주변에서 들리는 얘기들이 있었는데 “네가 해서 되겠냐, 바꿔서...” 그리고 아시아에서는 장거리는 힘들다는 얘기를 너무 많이 주변에서 했었거든요. 그런 얘기를 들을 때 저는 안 들으려고 귀를 닫고 그냥 제 고집대로 앞만 보고 달린 게 이렇게 좋은 결과가 있지 않았나, 생각을 해요.
◇ 김현정 앵커> 참, 대단한 선수입니다. 4월에 쇼트트랙 선발전에서 떨어지고 난 뒤에 종목을 바꿨는데 아시아 최초 기록을 만들었어요. 아니, 그러면 15년 전에 아예 스피드스케이팅부터 시작을 했으면 지금 금메달 여러 개 땄을 것 같아요? (웃음)
◆ 이승훈> (웃음) 그건 그렇지 않을 것 같아요. 제가 쇼트랑 스피드를 병행을 했었어요. 어렸을 때. 초등학교 때는 병행을 하다가 중학교 때부터는 쇼트트랙을 중점적으로 해왔던 거고요. 작년에 그런 일이 있은 이후에 주변의 권유로 스피드를 다시 해보게 된 거고요.
◇ 김현정 앵커> 그러면 앞으로는 어떻게 하실 계획이세요, 혹시 두 개 다 병행을 할 생각이십니까?
◆ 이승훈> 지금 여기 오기 직전까지도 병행해서 해왔어요. 그게 저한테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고요. 그러니까 앞으로도 병행을 하면서 훈련을 하고 기회가 되면 쇼트트랙 대회도 나가보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 김현정 앵커> 그렇군요. 욕심 많은 선수입니다. 그나저나 어제 쇼트트랙 경기는 보셨죠?
◆ 이승훈> 어제 와서 뒤늦게 봤어요. 재방송을 보게 됐거든요.
◇ 김현정 앵커> 우리 선수들이 금은동을 모두 딸 수 있었는데 아쉽게도 2위와 3위 달리던 선수가 넘어지는 바람에 금메달만 차지를 했습니다. 어떻게 보셨어요?
◆ 이승훈> 그게 너무 아쉽죠. 보는 입장에서도 아쉽고... 그런 일들은 쇼트트랙 경기에서 항상 있을 수 있는 일인데, 그게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선수들한테 일어났다는 게 그게 너무 아쉬운 일인 것 같아요. 그게 아쉬워요.
◇ 김현정 앵커> 우리 선수들끼리 너무 지나치게 경쟁을 하다가 메달 놓친 건 아닌가요? 사실 그런 비판이 지금 국내에서 많이 나오거든요?
◆ 이승훈> 그런 여론이, 그렇게 확산된 것 같은데, 메달 욕심이 없는 선수가 어디 있겠어요? 그러니까 호석이 형 입장에서도 고의로 그렇게 한 건 아니고, 넘어지려고 그렇게 한 건 아니고... 메달을 욕심 내다보니까 그렇게 그렇게 일이 안 좋게 된 것 같아요.
◇ 김현정 앵커> 이호석 선수, 혹시 만나보셨어요? 분위기 어떠세요?
◆ 이승훈> 오늘 그냥 직접 얘기는 못하고 멀리서 봤는데, 아주 기운이 없어 보이더라고요, 형이...
◇ 김현정 앵커> 빨리 기운 차리고 계주 또 출전해야 될 텐데... 걱정이 많습니다.
◆ 이승훈> 응원하고 격려를 많이 해 주셔야 할 것 같아요.
◇ 김현정 앵커> 이승훈 선수, 이제 남은 경기가 10일 뒤에 10000m 또 있는데요. 목표는 어떻습니까?
◆ 이승훈> 5000m 경기를 하기 전하고 같은 생각으로 하려고 해요. 그러니까 가벼운 마음으로 메달에 대한 부담은 버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따라 오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앵커> 사실 이승훈 선수보다 더 맘 조리면서 보셨을 부모님들 고국에 계시잖아요. 부모님들께 한 말씀 하시겠어요?
◆ 이승훈> 네, 알겠습니다. 엄마, 아빠, 작년에 선발전에서 떨어진 것은 정말 안 좋은 일로만 생각했었는데 올해 이렇게 좋은 일 있으려고 그렇게 안 좋은 일이 있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는 좋은 일만 가득할 거라고 믿고 빨리 한국에 가서 뵙고 싶어요. 사랑합니다.
◇ 김현정 앵커> 말씀도 참 조리 있게 잘하네요. 10000m도 끝까지 열심히 뛰어주시고요. 여기서도 뜨겁게 응원하겠습니다.
◆ 이승훈> 감사합니다.
◇ 김현정 앵커>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2/15(월) 이승훈 스피드스케이팅 은메달리스트 “엄마, 전화위복이 이런 건가봐요”
2010.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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