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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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금) 김관규 스피드스케이팅감독 "이규혁 이강석, 준비는 잘했는데 운이 안 따랐다"
2010.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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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김관규 감독

오늘 화제의 인터뷰도 밴쿠버를 잠깐이라도 다녀오겠습니다. 아쉽게도 이상화 선수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습니다만 500m 메달만으로도 대단하죠. 모태범 선수는 금, 은, 2개나 땄고요. 이승훈 선수도 은메달 따고... 스피드스케이팅이 사실 메달에 갈증 나는 이런 종목이었는데 메달밭으로 바뀌었습니다. 그 뒤에는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김관규 감독이 있습니다. 밴쿠버 현지 김관규 감독 연결을 해보죠.

◇ 김현정 앵커> 이제는 하도 잘 하니까 더 잘하겠지, 당연하겠지, 이런 생각들을 국민들이 하고 있는데... (웃음) 오늘 이상화 선수는 조금 아쉬웠어요?

◆ 김관규> 초반엔 참 좋았었는데요. 마지막에 체력열세로 라스트라인이 나오지 않아서 좀 기록이 좀 저조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래도 참 열심히 했고, 어제 너무 잘 뛰어줘서... 경기 끝나고 별 다른 말은 안 하던가요?

◆ 김관규> 자기는 뭐, 500m 금메달 땄다고 해서 좀 걱정을 하다가 1000m 못 따면 어떻게 하나... 그래서 네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서 못 한다면 어쩔 수 없는 거 아니냐, 그랬습니다.

◇ 김현정 앵커> 최선을 다했으니 괜찮다, 위로도 좀 해 주시고요?

◆ 김관규> 네.

◇ 김현정 앵커> 김관규 감독님, 대표팀 맡으신 지 햇수로 한 7년 되셨더라고요?

◆ 김관규> 네, 지금 만 5년 조금 넘었습니다.

◇ 김현정 앵커> 대단한 결과, 실감이 나십니까?

◆ 김관규> 사실 저도 꿈만 같고요. 제가 또 이런 좋은 선수들을 만나서 이런 행복을 누리는 구나, 생각하니까 내가 가장 행복한 코치가 아닌가 싶습니다.

◇ 김현정 앵커> 선수들 덕이다, 이렇게 영광을 돌리시네요. 예상은 좀 하셨습니까, 출발하기 전에?

◆ 김관규> 사실 저는 금메달 생각은 못 했고요. 저희가 메달권에만 들어가서 동메달 정도만 획득해도 가장 큰 성공이라고 생각을 하고 갔습니다. 그런데 선수들이 자기 기량 이상의 경기력을 발휘해줘서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를 딴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 전에는 쇼트트랙에 가려서 사실 스피드스케이팅 전혀 빛을 못 봤잖아요. 그러다가 갑자기 관심이 뜨거워지고 감독님, 인터뷰 한 번만 해 주세요, 한 말씀만 해 주세요, 이런 게 좀 당황스러우시기도 하시겠어요? (웃음)

◆ 김관규> 승훈이가 첫 종목에서 5000m에서 은메달 따고 나서 좀 많이 그런 경우가 있었는데요. 사실 저희가 이런 경기력을 내기까지는 저희 연맹에서 지원해 주지 않았다면 이런 결과가 없었을 것 같아요. 저희가 꾸준히 전지훈련 및 국제대회를 참가함으로써 경기력 향상이 많았었거든요. 그래서 그런 경기력 향상이 올림픽을 준비하는데 큰 도움이 됐고, 선수들이 가능성이 있다는 자신감으로 하다보니까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선수들에게 영광 한 번 돌리고, 빙상연맹도 한 번 치켜봐 주시고... (웃음) 그런데 김 감독님이 대단하다는 것이 그 훈련법이 굉장히 이미 화제가 됐었고, 선수촌에서는 굉장히 유명했다고 제가 들었어요. 아주 치밀하고 아주 고된 훈련이라고 들었는데... 어떤 건가 하니, 140㎏ 역기를 들고 앉았다 일어서다, 이 훈련을 하던 이상화 선수한테 4월부터는 170㎏을 들어라, 이렇게 요구를 했고, 모태범 선수는 원래는 180을 들고 있었는데 지난 4월부터는 200㎏ 들고 앉았다 일어섰다, 이런 훈련 시키셨다면서요?

◆ 김관규> 그런데 저희가 서양 사람들 보다는 체력적으로 약하고, 좀 떨어지잖아요. 그래서 저희가 그 선수들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더 많은 훈련을 해서 그 선수들 보다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게 그 선수들을 이기는 방법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 선수 스스로 들기 힘들다면 그 무게에 자신감을 주기 위해서 강제적으로 시켰습니다.

◇ 김현정 앵커> 아, 그 무게만큼의 자신감. 이런 체력훈련을 하루에 6시간씩 했답니다. 여러분, 대단합니다. (웃음) 이러다가 선수들이 못하겠다고 도망가면 어떻게 하시려고 하셨어요?

◆ 김관규> 그때는 또 달래야죠. 제가 볼 때에는 또 말 안 듣는다고 강하게 가는 것 보다는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고... 좀 부드럽게 할 때 선수들이 더 말을 잘 들었고요. 더 효과가 좋았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180 들다가 200㎏ 들어라, 이렇게까지 하면서도 항상 웃으면서 하는 스마일 맨으로 김관규 감독이 유명하십니다. 그런데 감독님, 한 선수 한 선수가 다 열심히 따라줬는데 그런데 결과가 다 똑같진 않습니다. 특히 이규혁 선수, 이강석 선수, 대표팀의 맏 형 격인데 나올 때 마다 유력한 후보였고요. 이번에 안 됐어요. 부모 같은 심정이실 텐데?

◆ 김관규> 그 선수들을 4년 간 정말 힘들게 선수촌에서 땀 많이 흘렸는데요. 참, 준비가 잘 됐었습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500m에서 한 시간 반 지연이라는 갑작스러운 일이 생기고 또 단거리 선수들이다 보니까 한 시간 반 동안에 기다리는 동안에 몸을 풀었다 쉬었다, 반복하다보니까 저희가 시합을 할 타임을 놓쳤어요.

◇ 김현정 앵커> 페이스를 잃은 거군요?

◆ 김관규> 네, 그래서 첫 번째 레이스부터 이게 잘못 엮여가지고 두 번째 레이스까지 그렇게 간 것 같습니다. 그 선수들의 마음 아픈 거는 어떻게 표현하겠습니까? 제가 더 그 선수들 못지않게 제 마음이 더 아픕니다.

◇ 김현정 앵커> 뭐라고 위로하셨어요?

◆ 김관규> 사실 선수나 저나 다 눈빛만 보면 아는데 말이 필요 없겠더라고요. 그냥 안아주는 방법밖에 없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아무 말도 건네지지 못하셨군요. 그런데 따님도 스피드스케이팅 하네요?

◆ 김관규> 그냥 취미로 하다가요. 이제 4학년 됐는데 스피드스케이팅 전문적으로 시작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이렇게 힘든데... 반대 안 하셨어요, 이렇게 고되게 훈련해야 되는 종목인데?

◆ 김관규> 자기가 좋아하고요. 스케이트 그만 둬라, 하면 싫다고 그래서 싫증날 때까지 시켜보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이상화 선수보다 더 잘하는, 더 훌륭한 선수로 키워지길 기대하겠습니다. 감독님, 남은 경기도 최선을 다 해 주시고요. 여기서도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