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공노 설립신고 때도 해직자 있었다
- 강력한 배후 탓 임태희 장관 소신 못펴
- 한노총과 지방선거 공조 가능성 열려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민주노총 임성규 위원장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정치적인 노선이 달라도 한참 달랐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한나라당을 지지했던 곳이 한국노총이고요, 민주노동당을 지지했던 곳이 민주노총이라는 것만 봐도 단번에 알 수 있죠. 그런데 이 두 단체가 5년 만에 뭉쳤습니다. 어제 양 노총의 지도부가 직접 만나서 정부의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금지 문제, 그리고 복수노조법 시행에 맞서서 연대투쟁을 전개하기로 한 건데요. 민주노총의 임성규 위원장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IMG0]◇ 김현정 앵커> 양대 노총이 5년 만에 연대를 하게 됐는데 연대의 범위는 어디까지입니까?

◆ 임성규> 일단, 특별한 사안이나 의제와 관련해서 공동의 이해가 맞물리는 사안을 가지고 연대를 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이번에 복수노조문제, 노조 전임자임금문제 이 두 가지만 일단 시작을 하는 건가요?

◆ 임성규> 두 가지를 가지고 시작하는 건데요. 어제 만났을 때 구체적인 내용까지는 접근을 못했습니다만, 정부에서 공공부분에 대한 무리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것에 대한 대응, 그리고 민주노총에서는 '공무원노조 탄압, 전교조 탄압에 대한 것도 한국노총에서 관심을 가져야 되는 것 아니냐', 한국노총도 '고민해보겠다', 이런 정도까지 접근이 됐고요. 이외에 몇 가지 의제가 더 있습니다만, 주로 비정규직문제나, 정부의 정책 중 지나치게 재벌이나 자본에 편중되고 있는 정책들에 대해서도 실무협회의에서 논의를 하게 될 겁니다.

◇ 김현정 앵커> 일단 마음이 모아진 것은 복수노조허용 문제와 노동전임자 임금지급금지 문제인 거 같은데요. 노동부 입장은 완강합니다. 안된다는 거죠, 내년부터 반드시 이대로 시행한다는 게 노동부 입장인데, 지난 12일에 임태희 장관 만나셨죠? 여지가 있어 보이던가요?

◆ 임성규> 그때는 임태희 장관이 한국노총 갔다 온 뒤에 민주노총이 더욱 강하게 항의를 할 거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조심스러워 했습니다.

◇ 김현정 앵커> 느낌엔 어떠셨어요? 한국노총, 민주노총이 강하게 연대해서 투쟁하면 정부방침이 바뀔 수 있겠다, 그런 느낌이 오던가요?

◆ 임성규> 바뀔 거라고 생각하고 연대를 하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장관을 만나서 느낀 거나, 일부 국회의원들을 직간접적으로 접촉하면서 느낀 것은 그 자신들의 소신이나 노사관계에 있어서의 생각과 달리, 매우 강력한 배후가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거든요.

◇ 김현정 앵커> 배후가 어딜까요?

◆ 임성규> 청와대가 아니겠습니까? 제가 직접 만나서 얘기를 하다보면 예전에 이영희 장관, 이상수 장관 이런 분들도 마찬가지였지만, 그분들의 진실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임태희 장관도 과거에 가지고 있었던 생각이나 지금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또는 노사관계에 있어서 어쩌면 자기 소신대로 못하고 있구나, 이런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 김현정 앵커> 임태희 장관이 소신은 사실 그렇지 않은데 청와대가 워낙 강하니까 끌려 다니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요?

◆ 임성규> 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해서 12일에 회담까지 있었고, 만약 말입니다. 지금 말씀처럼 잘 풀리면 괜찮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 그 후에는 총파업입니까?

◆ 임성규> 지금 그렇게 예정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양대노총이 함께요?

◆ 임성규> 네.

◇ 김현정 앵커> 그런데 다음주쯤에 한국노총과 한나라당이 관계 복원을 위해서 회동을 연다고 합니다. 이 회동 후에 한노총 입장이 바뀔 가능성은 없을까요?

◆ 임성규> 그것에 대해서는 예측을 안 하려고 하는데요. 원래 한나라당과 정책공조를 해왔던 한국노총인데... 지금 한국노총이 매우 반발을 하고 있으니까 한나라당이 달래기 위해서 만나는 건지 또는 실제 한국노총에서 요구하는 대로 들어주기 위해서 만나는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일단 민주노총과 연대를 하기로 의견접근이 많이 됐는데, 민주노총의 의사와 상관없이 내용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관계도 바로 소원해질 거고요. 그래서 아마도 한국노총에서도 큰 기대를 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한나라당의 태도가 완강해서.

◇ 김현정 앵커> 민노총과 한노총이 내년 지방선거까지 공조가 가능할 거다, 민노총 위원장님이 이런 얘기를 어딘가에서 하신 적이 있더라고요?

◆ 임성규> 이번 복수노조문제와 전임자임금관련해서 서로 공조를 하면서, 사실 이게 두 노총이 그동안 다른 길을 왔던 것은 감정이라는 문제가 파생 돼 있긴 하지만, 감정보다는 본질적으로 노사관계, 그 다음에 노전관계, 그리고 노사정관계에서 노동자가 기본적으로 취해야 할 최소한의 원칙이나 태도, 양심, 신뢰의 문제였는데 그런 신뢰들이 회복이 되고, 상호간에 의견조율이 되고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이 발견되면, 그런 것까지도 얼마든지 논의해볼 수 있는 게 아니냐, 이런 생각입니다.

◇ 김현정 앵커> 올 하반기에 같이 연대해보고 의견들이 맞아 가면 내년 지방선거까지 공조도 가능하다는 얘기군요? 한노총도 비슷한 생각 가지고 있을까요?

◆ 임성규> 글쎄요. 차차 얘기를 해 볼 생각입니다.

◇ 김현정 앵커> 시간이 별로 없지만 이 질문하나는 꼭 드려야겠네요. 정부가 전국 공무원 노조를 법의 노조, 쉽게 말해서 불법단체로 규정을 했습니다. 해직자를 조합원에서 빼야한다는 명령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인데,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임성규> 공무원노조에 대해서 설립신고필증을 내줄 때도 해직자가 있었습니다. 그때의 자세하고 지금 태도하고 달라진 것을 우리는 참 이해할 수 없고요. 그리고 이번에 그런 시정공문을 보내와서 공무원노조에서 해고노동자를 임원명단에서 뺐는데도 불구하고 신고필증을 반려하고 있는 상태인데요. 정부의 태도가 변한 것은 특별히 노사관계의 정상화, 노사관계의 질서, 이런 차원이기보다는 노동운동에 대한 탄압차원이고, 민주노총 가입 결의를 통합하면서 했잖습니까? 이때 행정안전부나 정부부처에서 청와대에 보고하기를 '민주노총가입결의가 무산될 거다' 이런 보고를 했었다고 하는데, 감정적인 조치가 취해지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 김현정 앵커> 공무원 노조가 민노총에 가입한 것에 대한 일종의 보복이다 이렇게 보시는 거군요.

◆ 임성규> 네.

◇ 김현정 앵커> 어떻게 대응할 계획이세요?

◆ 임성규> 노동2권조차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게 공무원 노조고 전교조인데요. 저희들은 노동3권을 당연히 보장 받아야 된다고 보고 있고, 공무원노조를 지켜내지 못하면 노동운동이 의미가 있겠습니까? 저희는 민주노총의 명운을 걸고 공무원 노조를 지키기 위한 투쟁을 전개할 생각 입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위원장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