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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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월) 한국시리즈 MVP 나지완 "지금도 동영상 보면 울컥울컥해요"
2009.10.26
조회 690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한국시리즈 MVP KIA 타이거즈 나지완 선수

또 한 편의 드라마가 탄생했습니다. 한국시리즈 마지막 7차전, 9회 말 5대5 동점 상황에서 터진 극적인 끝내기 홈런 한 방, 지난 토요일 한국시리즈에서 KIA 타이거즈가 SK 와이번스를 누르고 무려 12년 만에 정상에 올라섰는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마지막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이자, 한국시리즈 MVP를 거머쥔 KIA 타이거즈의 나지완 선수 직접 만나보죠.

[IMG0] ◇ 김현정 앵커> 축하합니다.

◆ 나지완> 감사합니다.

◇ 김현정 앵커> 아직도 실감이 잘 안 나죠?

◆ 나지완> 네, 자꾸 동영상을 보면 아직도 울컥울컥 해요.

◇ 김현정 앵커> 지금도 동영상을 반복해서 보고 그러세요?

◆ 나지완> 네, 실감이 안 나다보니까 보게 되는데, 보니까 또 꿈같고 그러네요.

◇ 김현정 앵커> 우선 다른 소감보다도 제일 궁금한 게 9회 말 동점 상황에서 우리 나지완 선수가 타석에 들어설 때, 그때 심정은 어땠습니까?

◆ 나지완> 4번 희섭이 형이랑 5번 상현이 형이 뒤에 있기 때문에, 미팅을 할 때도 “어떻게 해서든 한번 살아 나가보자” 해서 저도 희섭이 형이랑 상현이형한테 기회를 만들어주려고 했는데, 그렇게 좋은 타구가 나와서 저도 깜짝 놀랐어요.

◇ 김현정 앵커> 홈런을 노린 게 아니라, 안타를 쳐서 어떻게든 나가만 보자, 이게 목표였군요?

◆ 나지완> 네, 좀 운이 좋아서 홈런이 된 것 같아요.

◇ 김현정 앵커> 공이 배트에 딱 맞는 순간, 그 느낌은 어땠습니까?

◆ 나지완> 일단 제가 공을 맞는 순간에는 홈런이라는 걸 직감했어요. 직감했는데 이게 끝내기 홈런으로 아예 상상을 못 했기 때문에 치자마자 벤치를 쳐다봤는데 벤치에서 선배님과 우리 선수들이 다 같이 나오더라고요. 그때 베이스 돌면서 1년 동안 제가 힘들었던, 고생했던 게 갑자기 떠오르더라고요. 그러면서 저도 모르게 울음이 나오게 된 것 같아요.

◇ 김현정 앵커> 한 바퀴 돌면서 그야말로 그동안의 고생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군요. 머릿속으로?

◆ 나지완> 희섭이 형이 맞아주는데 울컥해가지고 저도 모르게 더 울게 된 것 같아요.

◇ 김현정 앵커> 결정이 되고 나서 나지완 선수 울고, 이종범 선수 울고, 이용규 선수 울고... (웃음) 다들 그러셨어요.

◆ 나지완> 거의 다 운 것 같아요.

◇ 김현정 앵커> 그렇죠. 이종범 선배가 얼싸 안아주면서 뭐라고 하던가요?

◆ 나지완> 그냥 고생했다고 하셨는데, 너무 감사드리는 게 (안)치홍이나 저나 타석에 들어갈 때나, 수비를 할 때나 포인트를 하나하나씩 짚어가면서 얘기를 해 주셨는데, 한국시리즈 때도 제가 많이 부족했기 때문에 선배님께서 원 포인트 레슨 엄청 많이 해주셨어요. 들어갈 때 마다 얘기를 해주셨거든요. 그런 점에 정말 감사드리고 제가 이종범 선배님과 V10을 같이 했다는 게 꿈만 같아요.

◇ 김현정 앵커> 그런가하면 선수들에게 조범현 감독은 어떤 분이신가요, 어떤 스타일입니까?

◆ 나지완> 저희 감독님께서는 무척 깐깐하시고, 기본기와 체력을 무척 중요시 하세요.

◇ 김현정 앵커> 깐깐하세요?

◆ 나지완> 네... 좀 힘들어요(웃음).

◇ 김현정 앵커> (웃음)

◆ 나지완> 기본기 위주의 체력을 강조하시기 때문에, 그러한 기본기가 안 돼 있으면 꾸지람도 주시고요. 카리스마가 있으시기 때문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 게 저희들이 이렇게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앵커> 그 깐깐함 때문에 조금 힘들긴 했지만, 결국 그 깐깐함이 지금의 V10을 만들어낸 거 아니겠습니까?

◆ 나지완>네, 감독님이 우리 선수들을 만들어주셔서 진짜 우승을 하게 된 것 같아요.

◇ 김현정 앵커> 맞습니다. 이렇게 나지완 선수 7차전에 활약을 하면서 MVP까지 받게 됐습니다. 그런데 수상 후의 인터뷰를 보니까 “5차전에 완봉승을 한 로페즈 투수가 탈 줄 알았다” 이렇게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 나지완> 네, 저도 같이 팬들이랑, 옆에 있던 치홍이랑 같이 로페즈를 크게 외치고 있었거든요.

◇ 김현정 앵커> “누가 탈 것 같습니까?” 했을 때 로페즈를 외쳤었어요?

◆ 나지완> 네, 저도 같이 로페즈를 외쳤거든요. 그런데 제 이름이 나올 때 정말 깜짝 놀랐어요.

◇ 김현정 앵커> 나선수가 7차전에서 워낙 결정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에 MVP를 받을 만 했죠. 하지만 로페즈 선수는 조금 서운한 점도 있긴 있었을 것 같아요. 인간이니까.

◆ 나지완> 네, 많이 서운해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어떻게 얼굴을 볼 수 없을 정도로 미안한데,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네요.

◇ 김현정 앵커> 뭐라고 좀 위로의 말을 건넸어요?

◆ 나지완> 그냥 껴안았어요. 한번.

◇ 김현정 앵커> 아, 말없이 그냥 진하게 포옹을?

◆ 나지완> 네.

◇ 김현정 앵커> 그 안에 여러 가지 의미가 내포됐고, 진심이 전해졌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나이들의 포옹 안에. (웃음)
그나저나 나지완 선수, 맞수였던 SK도 참 잘하죠?

◆ 나지완> 네, SK는 정말 전설적인 팀이고요. 데이터가 워낙 출중하기 때문에, 한번 약점 잡히면 계속 물고 들어가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저 같은 신인급 선수들은 대처하기가 힘들어요.

◇ 김현정 앵커> 솔직히 1,2차전에서 졌던 SK가 3,4차전에는 살아날 때, 지난해나 지지난해처럼 또 역전승하는 거 아닌가, 솔직히 불안한 마음도 있었을 것 같아요.

◆ 나지완> SK는 강하구나, 생각을 했어요. 선수들끼리 모여가지고 “긴장해서 해보자”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서 너무 좋아요.

◇ 김현정 앵커> 그런 SK의 저력을, 역전 공식을 깰 수 있었던 KIA의 장점, KIA의 저력은 뭘까요?

◆ 나지완> 일단 주장인 김상훈 선배와 이종범 선배같은 분들이 앞에서 잘 리드해주시니까, 팀워크라고 해야 되나, 항상 희생하려는 정신이 있다보니까, 이렇게 저희가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아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 김현정 앵커> 그렇군요. 참 두 팀 모두 잘 했고요. 정말 명승부, 멋진 승부였습니다. 지금 특히 광주지역의 청취자들 반응이 뜨거운데요. 말이 나온 김에 광주 홈구장 말입니다. 우승도 했는데 홈구장 좀 멋있게 잘 지어달라고 방송에서 한마디 하시죠? (웃음)

◆ 나지완> 제가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구장이 지어지는 건 아니지만, 정말 저희 광주 야구장이 열악한 건 사실인 것 같아요. KIA 타이거즈가 더 잘할 수 있게 좀 더 좋은 야구장을 지어주시면 저희 선수들도 팬들을 위해서 더 보답하도록 최선을 다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김현정 앵커> 나지완 선수, 85년생입니다. 이제 겨우 프로 2년차인데 앞으로의 꿈은 뭘까요?

◆ 나지완> 나지완 이름을 좀 더 알리고 싶고요. 그렇게 알리려면 홈런이나 타점을 더 많이 올려야 되고, 쳐야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시즌이 끝났지만 내년시즌을 벌써 준비를 하고 있거든요.

◇ 김현정 앵커> 벌써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는 무슨 얘기인가요?

◆ 나지완> 제가 몸이 좀 비대하기 때문에, 내년 시즌에 수비도 같이 해야 된다는 생각이 많기 때문에, 체중조절도 하고, 제가 모자랐던 부분도 많이 보충을 하려고 계획은 다 세워놨어요.

◇ 김현정 앵커> 벌써 계획을 다 세워놓으셨군요. 내년 시즌을 위해서?

◆ 나지완> 네.

◇ 김현정 앵커> 혹시 내년에도 V11을 기대해도 될까요?

◆ 나지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나지완 선수, 앞으로도 시원한 활약 기대하겠습니다. 열심히 뛰어주십시오.

◆ 나지완>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앵커> 오늘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