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인 시절엔 선수들 집단항의에 떨려
- 경기 중 갈등 있으면 반드시 털고 가
- KS 항의때 김성근 감독도 판정 적합 알았을 것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최우수심판상 수상 이영재 심판위원
시속 140km를 훌쩍 넘는 공보다도 이분들의 눈이 훨씬 빠릅니다. 바로 프로야구 심판들인데요. 아웃이냐 아니냐, 혹은 파울이냐 아니냐, 이분들은 시원하게 판정을 내려주지만 보통 사람들은 애매할 때가 많이 있죠. 그래서 판정에 대한 항의도 빈번하게 일어나는데요. 참 애환이 많이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어제 있었던 프로야구 시상식에서 최우수심판상을 수상한 분 모셔보겠습니다. 이영재 심판위원 연결돼있습니다.
[IMG0]◇ 김현정 앵커> 축하드립니다. 항상 선수들 뒤에서 계시다가 무대 위에서 스포트라이트 받으니까 어색하기도 그러셨을 것 같아요? (웃음)
◆ 이영재> 네, 많이 어색했는데... (웃음) 항상 판정을 내리다 보니까 그 판정을 받는 선수들 하고 같이 서서 시상을 하니까 좀 많이 어색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이렇게 해서 또 한 시즌이 끝났네요. 이번 시즌은 몇 경기나 참여를 하셨어요?
◆ 이영재> 이번 시즌에는 페넌트레이스 122게임하고, 포스트 시즌에 플레이오프 7게임 출전 했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지금 프로야구에 심판이 몇 분이나 계십니까?
◆ 이영재> 네, 한국에 36명이 있습니다. 1,2군 다 합쳐서요.
◇ 김현정 앵커> 경기 수는 많은데 심판 수는 적으니까 굉장히 많이 뛰시네요?
◆ 이영재> 네,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스포츠에는 늘 어떤 스포츠든 판정시비가 따르기 마련이지만, 올해는 유난히 기억에 남는 논란이 많았어요. 저 같은 경우는 한국시리즈 때 김상현 선수의 슬라이딩이 고의 방해의도가 있었느냐 없었느냐 해서 김성근 감독이 선수들 퇴장시켰던 기억 나네요. 이 심판님은 개인적으로 어떤 게 제일 기억나세요?
◆ 이영재> 저도 김성근 감독님 퇴장사건, 그 부분이 최고 많이 생각이 나네요.
◇ 김현정 앵커> 그 후에도 아마 심판들끼리 모여서 많이들 얘기하셨을 텐데?
◆ 이영재> 맞습니다. 많이 이야기 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 판정에 대해서는 ‘전혀 문제없다’ 이렇게 다 똑같은 결론을 내리셨습니까?
◆ 이영재> 네. 그것은 저희들이 TV로 봐도 그 판정에 대해서는 아무 무리가 없었는데, 아무래도 감독님께서 지고 있는 상황이고, 아니면 또 팀 선수단의 분위기를 위해서 그런 식으로 한번 해보신 것 같은데... 감독님도 알고 계셨을 것 같아요. 그런데 너무 심하게 어필을 하다보니까, 항의를 하다보니까 그렇게 심판들이 안에서 그런 판정(감독 퇴장)을 내린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사실은 감독이나 선수들이 항의할 때 보면 굉장히 강하게 하잖아요. 우르르 다 몰려나오기도 하고, 선수들을 철수시키기도 하고, 이럴 때는 기분이 좀 어떠세요, 조금 위축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 이영재> 솔직히 신인 심판일 때는 많이 떨리는데, 지금은 솔직하게 떨리진 않습니다.
◇ 김현정 앵커> 신인 때는 좀 떨리나요?
◆ 이영재> (웃음)많이 떨립니다. 아무래도.
◇ 김현정 앵커> 거기다가 관중들이 야유까지 보내고 이러면 ‘아휴, 내가 뭘 잘못했나’ 이런 생각도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가장 기가 세다고 할까요? 항의를 강하게 하는 선수나 감독은 누굴까요? 심판들 사이에서 유명한 분? (웃음)
◆ 이영재> 감독님으로 따지면, 롯데 로이스터 감독님이 화끈하실 때도 있고, 야구 문화가 우리나라하고는 좀 다르지 않습니까? 많이 다르기때문에 나와서 항의하실 때 좀 강하게 하세요. 하지만 강하게는 하시더라도 뒤끝은 없는 분입니다.
◇ 김현정 앵커> 감독이나 선수들과 얼굴 붉히고 안 좋은 일이 있고 나면 경기 후에 전화라도 해서 터시나요, 어떻게 하세요?
◆ 이영재> 그런 일이 있으면 항상 선수들이 찾아와서 “제가 죄송합니다” 합니다. 다 털고 가죠.
◇ 김현정 앵커> 가장 힘든 점은 어떤 걸까요? 가장 기억나는 에피소드일 수도 있겠고요...
◆ 이영재> 일 년에 심판들이라면 한두 번 씩은 겪고 넘어가는 건데... 이 심판이라는 직업은 볼 하나로 게임을 망치는 수가 있습니다. 그럴 때 그 볼 하나로 제가 잘못 봐가지고 점수가 2,3점 차이 나버려서 야구의 맥이 끊긴다거나 그렇게 될 수도 있어요. 그 후로는 진짜 머리에 많이 남아서 괴롭고, 또 만약 그 게임에 진짜 불이익을 받아서 지면 너무 마음이 아파요.
◇ 김현정 앵커> 스트라이크냐 볼이냐 오판이란 게 가끔 있긴 있는 거군요?
◆ 이영재> 그럼요. 없을 수가 없죠.
◇ 김현정 앵커> 그럼 바로 ‘아, 내가 잘못 했구나’ 이런 생각도 들고요?
◆ 이영재> 바로 그런 생각이 들고 하지만 그런 게 얼굴에 표시가 나거나 다시 한 번의 보상을 해준다거나 그러면 실수를 한 번 더하는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그냥 얼굴에 표시를 안 내고 똑바로 하려고 하면 심판의 머리는 복잡해지는 거죠.
◇ 김현정 앵커>저는 또 한 가지 궁금했던 것이 심판도 사람이고, 당연히 야구 좋아하시는 분들이니까 응원하는 팀들이 다 있을 거 아니에요?
◆ 이영재> 아, 네. (웃음)
◇ 김현정 앵커> 그런데 내가 응원하는 팀의 경기가 딱 걸린 거예요. 그러면 판정이야 정확하게 하시겠지만 마음 속으로는 응원하시죠? (웃음)
◆ 이영재> 아니오, 아니오. 팬들이 가끔 그런 질문을 하시는데요. 어휴, 진짜 그것은 없습니다. 저희들은 항상 가운데 서서 공정하게 보려고 이렇게 노력을 하는데, 게임을 하다보면 한 쪽으로 자꾸 치우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무슨 판정을 내리더라도 자꾸 한 쪽으로 치우칠 때는 그때는 저희들 마음은 안 그런데 보시는 분들은 “아, 그 팀 팬 아니냐, 그래서 봐주는 거 아니냐” 이런 식으로 말씀하시는데, 솔직히 그런 것은 없습니다.
◇ 김현정 앵커> 경기 들어갈 때는 딱 잊고 들어가는?
◆ 이영재> 네, 그럼요!
◇ 김현정 앵커> 지금 청취자 질문들도 들어오는데요. ‘심판들이 스트라이크 판정할 때, 왜 그렇게 오버액션을 취하시는 건가요?’ 하셨네요 (웃음)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 이영재> 관중이 워낙 많지 않습니까. 내야수 쪽이나 지정석 쪽에서 보시는 분들은 가까이 있으니까 제스처가 작아도 쉽게 볼 수 있지만 외야 쪽 관중들은 제스처가 작으면 보이지가 않습니다. 소리를 크게 질러야지만 그래도 조금 들릴까 말까인데.... 그래서 팬 서비스를 위해서 크게 하는 거죠.
◇ 김현정 앵커> 어떻게 보면 심판이라는 게 참 외로운 직업입니다. 즐길 수도 없고, 뒤에서 묵묵히 지켜봐야 하는 분들인데... 이런 분들이 있으니까 우리 야구가 발전하는 거겠죠. 지금 응원 문자들도 굉장히 많이 쏟아지네요. 오늘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28(수) 프로야구 최우수심판상 이영재 "로이스터 항의가 제일 화끈"
2009.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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