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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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목) 친일인명사전 편찬자 "시일야방성대곡 장지연도 친일 사전에"
2009.10.29
조회 236
-내달 8일 친일인명사전 발간
-박정희 안익태 장지연 등 4370명
-친일기준은 ‘반복적’ ‘사회적 영향’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민족문제연구소 임헌영 소장

8년이나 걸렸습니다. 친일 인사 4,370명의 주요 행적이 담긴 친일인명사전. 우여곡절 끝에 곧 공개가 됩니다. 작년에도 공개를 하려다가 몇몇 유가족들이 반발하고 재판에 들어가면서 연기가 됐는데요. 논란의 주인공들은 과연 어떻게 처리가 됐는지 궁금하네요. 이번 인명사전 편찬 작업을 주도해 온 민족문제연구소 임헌영 소장 만나보죠.

[IMG0]◇ 김현정 앵커> 제가 작년 여름에 민족문제연구소와 이 주제로 인터뷰를 했던 게 기억이 납니다. 사실은 작년 여름에 공개를 하려고 했는데, 유족들이 이의신청을 하면서 연기가 됐다고 하셨거든요. 당시 이의신청이 몇 건이나 됐었죠?

◆ 임헌영> 이의신청은 120명가량 들어왔고요. 법적으로 소송을 거신 분이 4건이 있었습니다.

◇ 김현정 앵커> 법정까지 간 것은 4건입니까?

◆ 임헌영> 네. 4건이 있었는데 법정에 간 것이 다 저희들이 옳은 걸로... 역사적인 판단이기 때문에 법정에서 할 게 아니었기 때문에 인명사전에 등재되는 데 아무 문제없다, 이렇게 저희들이 다 승소를 했습니다.

◇ 김현정 앵커> 4건 모두 승소를 하신 겁니까?

◆ 임헌영> 네.

◇ 김현정 앵커> 유족 측에서 또 항소하겠다, 이렇게 나오지는 않았나요?

◆ 임헌영> 그건 모르겠습니다. 대법원 밖에 안 남았는데, 고등법원까지 되면 법률적인 해석이 끝났다고 보는 거죠. 일반적인 사회통념으로 보면.

◇ 김현정 앵커> 그렇게 보시는 거군요. 당시에 가장 논란이 되었던 인물들을 쭉 살펴보니까 박정희 전 대통령, 장면 전 부통령, 무용가 최승희, 음악가 안익태, 홍난파, 동아일보 설립자인 김성수, 소설가 김동인, 아동문학가 이원수 씨 이런 인물들이었는데 이분들 이번에 그대로 포함이 됐습니까?

◆ 임헌영> 그대로 들어갑니다. 사실 이미 오랫동안 했기 때문에 자료들이 충분히 반영되니까 어떤 역사학자도 저희들이 본 만큼의 자료를 볼 수 없을 겁니다. 사전이 나와 보면 아시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의신청을 하신 분들이 거의 다 우리 연구소를 방문을 해 주셨어요. 그래서 충분히 토론을 하고 이의신청서류 뿐 아니라 말씀하실 기회를 다 드리고 말씀도 듣고 저희 연구소에서 연구했던 것을 그대로 알려드려서 거의 예외 없이 연구소에 방문하신 분들은 수긍을 하셨다고 할까, 그런 상태에서 이번에 사전이 늦어졌지만 나오게 된 거죠.

◇ 김현정 앵커> 소송까지 간 4명은 어떤 사람들인가요?

◆ 임헌영> 소송가신 분들은 이미 널리 알렸습니다만 엄상섭 씨라는 일제 식민지 시대 때 검사하셨던 분과 화가 장우성 씨 이런 몇몇 분들이 있었습니다. 그게 이미 다 신현확 전 총리 같은 분은 친일이 아니라는 게 밝혀졌기 때문에 소송을 했다가 취하가 된 거고, 그쪽에서 취하를 해줬고. 며칠 전에 판단 된 것이 일제 식민지 시대 때 검사하셨던 엄상섭, 그리고 유명한 화가 장우성 화백 이렇게 두 분 관련자였는데 결국 법원이 우리 인명사전에 실려도 괜찮다는 판결을 내려 준 거죠.

◇ 김현정 앵커> 혹시 대법원가서 결과가 뒤집힐 염려는 없겠습니까?

◆ 임헌영> 그것은 제가 대법원을 전혀 모르기 때문에 예상할 수 없지만, 이것은 우리 보통 상식으로 볼 때는 학문적인 연구는 법정으로 가서도 안 되는 거죠. 법의 심판도 안 돼야 하는 겁니다.

◇ 김현정 앵커> 그렇게 보시는 군요. 알겠습니다.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인물 외에 새로운 인물, 예상치 못한 인물, 새로 들어 간 분도 있나요?

◆ 임헌영> 있습니다만 우리 원칙이 웬만하면 이 사전에 실릴 누구, 누구를 안 밝히려고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대표적인 한 분 정도는 귀띔을 하실 필요도 있을 것 같습니다.다들 궁금해 하셔서요.

◆ 임헌영> 가장 논란이 되는 분들은 장지연 같은 분이... 언론인 장지연 씨의 후손들이 바로 며칠 전에 가처분소송을 제기한 상태에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장지연이라면 시일야방성대곡을 쓴 인물인데. 어떻게 친일 쪽으로 가닥이 잡혔나요?

◆ 임헌영> 저희들이 원칙이 다른 모든 사건도 마찬가지지만, 역사적인 사건이라는 것은 젊었을 때나 초기에 했던 행위와 후기에 했던 행위, 작고하기 전에 했던 행위 이렇게 들 때, 후기에 했던 행위에 초점을 맞춥니다. 처음엔 독립운동을 하다가 나중에 친일행위를, 어떤 이유로든 친일행위를 하게 된 거죠. 대부분이 그런 안타까운 행적을 보였기 때문에 들어간 건데 장지연 같은 경우도 그런 경우죠.

◇ 김현정 앵커> 가장 일반적인 반론이기도 하고 유족들의 말이기도 한데, 비록 일제시대에 친일행동을 후반기에 약간 한 게 있더라도 전체적으로 그 사람이 나라발전을 위해서 이바지한 부분이 있다면 친일파라고 분류하긴 어렵지 않느냐, 잘한 것을 더 크게 인정해줘야 하지 않겠느냐, 이런 반론에 대해서는 뭐라고 답하시겠습니까?

◆ 임헌영> 아무리 잘한 게 있어도 국가와 민족에 위해를 끼친 행위가 현저할 때, 그때는 잘한 것은 잘한 것대로 평가를 하더라도 친일행위를 했다는 것은 역사적인 기록에 남아야죠.

◇ 김현정 앵커> 판단 기준에 객관성은 어떻게 확보하겠느냐, 이런 질문도 던질 수 있을 텐데.

◆ 임헌영> 그런 질문을 하는 분들은 별로 관심이 없던 분들이 자꾸 그런 말씀을 하시는데 사실은 8.15직후부터 지금까지 계속 연구한 분들이 연구를 해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두 번 실수를 했다, 그런 게 아니고 반복적으로 행위를 했고 또 그 행위가 개인에 그치지 않고 일반 사회에 영향을 줬다, 이런 판단을 객관적으로 유지할 때 우리가 사전에 싣게 된 거죠.

◇ 김현정 앵커> 하지만 시간이 오래 지나서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으셨을 것 같아요.

◆ 임헌영> 네. 그래서 사실은 어떤 분은 증거를 많이 찾아낼 수 있었고 어떤 분들은 조금 밖에 못 찾아내기도 하는 그런 게 있습니다만 저희들로서는 지금 나와 있는 모든 자료는 다 봤다고 자부합니다.

◇ 김현정 앵커> 그렇군요. 출간 후에 후속 계획도 갖고 계십니까?

◆ 임헌영> 원래 이 책은 이번에 나오는 것인데 인명사전만 3권이 나오게 되고요. 4,370명에 대한 인명사전이 나오고 그 뒤에 인명에 대한 단체, 기구, 자료, 도록, 이렇게 해서 앞으로 약 6년간에 걸쳐서 전체 20여권 되는 분량이 나와야 완간이 됩니다. 다만 인명사전은 이번에 다 나오는 거죠.

◇ 김현정 앵커> 아직도 어마어마한 양의 작업과 연구를 하셔야 되는 거군요.

◆ 임헌영> 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8년 만에 출간하게 됐습니다. 친일인명사전 편찬 작업을 주도해 온 임헌영 소장 만나봤습니다. 소장님, 오늘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