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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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7(목)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 “오세훈 시장이 배신했다”
2009.12.17
조회 930

- 믿고 지지했건만 시장 되니 독단 행보
-‘서민’ 현안인데 서울시는 빛의 축제
- 광화문광장 수정해 ‘진짜 광장’ 만들것
- 친박연대와 통합 원상회복 필요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

지난 11일이었습니다.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과 박근혜 전 대표가 단독회동을 가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갖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평소 같으면 두 분이 만나는 일이 큰 뉴스가 될 일도 아니지만 지금은 원희룡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상태이기 때문에 과연 그 자리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는지 상당한 관심거리가 되고 있죠. 원희룡 의원 직접 연결해보겠습니다.

[IMG0]◇ 김현정 앵커> 어쩐 일로 만나셨어요?

◆ 원희룡> 뭐, 종종 짧게 길게 대화를 해왔습니다만 이번에는 연말 정기국회가 파행인 상태고요. 특히 세종시 현안을 놓고 정부는 수정안을 부지런히 만들고 있는데 당내에서는 이것을 놓고 걱정이 참 많거든요. 국론분열도 걱정이 되고요. 당내에서 여러 세력 간에 갈등하게 되면 당으로서 국정운영에도 큰 부담이 되고요. 내년 지방선거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당내 여러 걱정들이 많습니다. 그런 걱정들을 전달하고 박 대표님께서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 듣고 싶어서 만났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러셨군요. 말씀하신대로 세종시에 대한 이야기를 가장 많이 하신 거예요?

◆ 원희룡>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박 전 대표는 여전히 원안고수 이 입장이시던가요?

◆ 원희룡> 네, 결론적으로 그랬고요. 2005년 당시에 아주 고뇌했던 과정, 충청도민들에게 여러 차례 약속했던 그런 과정들을 소상하게 회상하시면서 지금 와서 일방적으로 바꾸는 것은 앞으로 어떤 공약을 국민들에게 내세워서 믿어달라고 할 수 있겠느냐, 좀 담담하고 소상하게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앵커> 그러면 박근혜 전 대표는 여전히 원안고수 그 입장이신데, 사실 원희룡 의원님 같은 경우에는 지금까지 수정안 나오는 것을 보고 판단하겠다, 보고 말하겠다, 하면서 입장을 좀 보류해오셨습니다.

◆ 원희룡> 저도 약속이 지켜져야 된다는 그 가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데에는 공감을 합니다. 그런데 이제 정부로서도 그 문제를 모르는 것은 아니고, 지금 백방으로 좋은 안도 만들겠다는 거고, 충청도민들과의 여론수렴도 최선을 다해 해보겠다는 거니까 지금 노력을 하고 있는데, 해봤자 필요 없다, 이런 것보다는 어차피 방안이 나오는 게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보고서 종합적으로 판단해도 결코 늦지 않다고 봅니다.

◇ 김현정 앵커> 그렇게 세종시에 대한 논의들 나누셨고. 원희룡 의원님, 아무래도 서울시장을 지금 생각하고 계시니까 박근혜 전 대표한테 ‘관심 가져 주십시오’ 이런 말씀도 건네셨겠어요?

◆ 원희룡> 우선 어떤 말씀을 드리든지 굉장히 부담스럽고 민감할 수밖에 없는 내용이기 때문에 제가 모처럼 여러 가지 국가현안을 걱정하는 자리에서 저희 입장을 가지고 부담 드리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었고, “실제 언론에 거론되는데 앞으로 혹시 보도되게 되면 관심 가져 주십시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했고요. 안부차원에 그런 말씀드렸고, 박 대표님은 그냥 웃고 넘어가시더라고요.

◇ 김현정 앵커> 따로 ‘열심히 하십시오.’ 이런 격려 한마디도 안 하세요? (웃음)

◆ 원희룡> 워낙 신중하시니까요. 오해 받을 말씀은 안 하시는 분이시잖아요.

◇ 김현정 앵커> 미소만 지으셨군요?

◆ 원희룡> 미소보다도 그냥 웃고 넘어가시더라고요.

◇ 김현정 앵커> 선거전 시작되면 지지의 한마디 해주십시오, 이렇게라도 한마디 하시지 그러셨어요, 오랜만에 단독으로 만나셨는데.

◆ 원희룡> (웃음) 그 보다는 세종시나 이런 국가현안, 당의 미래에 대한 걱정에 대해서 굉장히 진지하고 차분하게 하는 이야기였기 때문에 제 이야기는 전혀 화제의 중심이 아니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서울시장 선거 이야기 나온 김에 조금 더 이어 가보죠. 지금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분들 가운데 원희룡 의원님 행보가 가장 두드러집니다. 특히 현 서울시장이면서 재선에 도전하겠다고 밝힌 오세훈 시장에 대해서 거침없이 비판을 하고 계십니다. 서울시의 각종대회들이 전시성 행사다, 보여주기 행정이다, 이런 말씀하셨는데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으십니까?

◆ 원희룡> 변함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이야기는 제가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예를 들어서 서울시내에서 아무 택시나 타보세요. 그리고 서울시정을 지나가면서 소감을 가진 많은 시민들을 만나보면 전시행정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속 시원하게 해줬다는 공감대가 굉장히 많습니다.

물론 ‘앞으로 과연 어떤 시정을 펼치겠느냐’라는 대안 제시는 앞으로 제가 단계적으로 소상히 점점 구체적으로 하겠습니다만 좀 더 서울의 속살을 채우는, 그리고 서울의 겉치레 포장이 아니라 서울의 공간구조와 뼈대를 만지는, 정말로 도시의 경쟁력을 세계 속에 우뚝 세울 수 있는 이런 굵직굵직한 일들을 해 달라, 왜냐하면 겉을 꾸미는 것은 그 많은 예산과 그 많은 전문 인력을 들여 가지고 겨우 그것밖에 안 하냐, 이런 지적들이 많기 때문에, 비록 듣는 입장에서는 좀 섭섭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시중의 비판여론을 과감 없이 표현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너무 억울해 하지 마십시오. 택시 한번 타보세요.

◇ 김현정 앵커> 그러면 이번에 서울시가 스노보드 대회에 이어서 ‘빛의 아트’ 행사를 한데요. 이건 오색찬란한 조명으로 장식된 다양한 메시지를 담은 영상물들을 시청 곳곳에, 대형건물 곳곳에 쏘는, 이런 거라는데, 이것도 마찬가지로 좀 문제가 있다고 보시는 건가요?

◆ 원희룡> 화려한 행사, 예쁘게 꾸미고 하는 것을 그 자체가 나쁘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지금 우리 중앙정부에서는 지침이 모든 지자체에 지금 경제위기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가급적 축제는 자제하거나 축소해 달라고 해서 전국의 모든 도시들이 빛의 축제가 아니라 다른 축제들도 모두 줄이면서 이것을 빈곤층, 일자리 창출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왜 서울시만 그렇게 해야 되는지 참 공감하기가 어렵죠.

◇ 김현정 앵커> 그런데 어제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이 “광화문 보드대회, 많은 이들에게 볼거리 제공했고, 불멸의 홍보이미지를 만들었다, 시정에 대한 대안은 제시하지 않고 싸잡아서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건 선의의 경쟁을 넘어선 거다”라면서 원 의원을 강하게 비판하셨어요. 뭐라고 답하시겠습니까?

◆ 원희룡> 저는 스노보드 대회 자체가 잘못됐다고 보진 않습니다. 기본적인 비판은 광화문 광장이 지금 국가건축위원회에서도 그 위치라든지 구조라든지 기능에 대해서 매우 심각한 검토를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광화문 광장에 대한 비판에는 귀를 닫고 그것을 전시성 이벤트의 장으로 쓰려는, 시민이 주인이 되지 않고 서울시에 홍보행사의 장으로 광화문 광장을 쓰는 것에 대한 비판이고요.

스노보드 대회 같은 거야 서울시 곳곳에서 할 수 있겠죠. 그런 면에서 앞으로 대안을 제시해야 된다, 라는 그 점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공감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순차적으로 서울시의 골격과 서울시의 구조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에 대해서 제가 구체화된 대안들을 때가 되면 적절하게 제시할 테니까 홍정욱 의원님께서 걱정하시는 부분은 충분히 이해를 하겠고요. 기왕 토론이 시작됐으니까 홍 의원께서도 생산적인 토론에 더 깊숙이 참여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지금 대안 얘기가 나왔으니까 말인데요. 지금 광화문 광장,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광화문 광장의 경우에는 ‘내가 시장이 되면 어떻게 써보겠다, 혹은 아예 예전처럼 원상태로 돌리겠다’ 이런 생각들 가지고 계십니까?

◆ 원희룡> 광화문 광장은 광화문에서 시작해서 남대문을 거쳐서 한강에까지 이르는 국가상징 거리의 출발점입니다. 그래서 국가정부,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여러 가지 안들이 있는 거고요. 그런 점에 비해서는 지금 서울시에서 벌인 광화문 광장조성은 너무나 원래의 아이디어에 비해서도 너무나 빈약하고 전시행정으로 치우쳤거든요. 우선 여러 가지 안중에 가장 유력하고 집중적으로 검토할 안을 말씀드리면, 지금 정부종합청사나 외무부 청사가 있는 그 일대를 중심으로 해서 정사각형에 가까운 넓은 광장을 조성을 하고요. 그러면 광화문에서 세종문화회관 앞으로 바로 지나가는 차량통행이 문제가 생기는데, 그 차량통행은 광화문 지하차도를 이용해서 우회시킬 수 있습니다.

이런 안도 있는데, 지금 서울시도 지금 한 형태에 대해서 이게 옳다, 라고 고집만 할 게 아니라 전문가들의 의견, 그리고 특히 도시 계획과 건축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을 하면 지금 광장보다 훨씬 나은 광장을 만들 수 있고요. 단순히 지금 광화문 광장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 광장에서부터 서울역, 용산, 한강까지 이르는 국가상징거리에 대해서 정말 대규모의 스케일이 큰 그러한 새로운 계획이 이반이 되어야 될 때라고 봅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진보신당의 노회찬 대표도 서울시장 출마하시는데 분인데, 이 분께서는 어제 “원희룡 의원님, 오세훈 시장 선거대책위원장 맡았던 분 아닌가, 그때는 잘못 보고 선거위원장 맡으셨던 거냐” (웃음) 이렇게 말씀을 하셨더라고요?

◆ 원희룡> 제가 2006년에 저뿐만 아니라 한나라당의 젊은 의원들이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를 했습니다. 사실은 보람으로 생각하고 그에 대한 책임에서 회피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사람을 잘못 본 건지 아니면 사람이 항상 바뀌는 거니까 변한 건지 모르겠지만 서울시의 행정, 시정은 혼자서 독단적으로 흐르지 않았나라고 보고, 이러한 생각은 당시에 오세훈 시장 캠프에 참여했던 많은 의원들과 많은 자원봉사자들의 광범위한 넓은 공감대가 있는 평가라는 점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판단은, 그 부분은 못하셨던 거네요. 이렇게 독단적으로 할 거라고는?

◆ 원희룡> 역시 어떤 자리에 가고 나면 사람들이 바뀌는 것은 모든 작고 큰 권력들의 생리라는 거는 일반적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우리가 믿고서 내놓았던 후보가 심하게 말하면 배신에 가까운 건데 그런 점들에 대해선 우리가 만감이 교차하는 그런 게 있죠.

◇ 김현정 앵커> 지금 배신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셨는데 원희룡 의원은 그렇게 안 하실 자신 있으신 겁니까?

◆ 원희룡> 저는 오세훈 시장을 보면서 더더욱 반면교사로 삼아야 되겠다는 다짐을 더더욱 새삼스럽게 해봅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한 가지만 더 여쭙고 갈게요. 친박 연대가 곧 당명을 바꾸고 지방선거에 후보를 내겠다고 밝혔습니다.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표 분산을 막기 위해서는 통합이 필요하지 않느냐” 장광근 사무총장은 “내년 봄쯤에 통합이 어떻겠느냐” 이런 이야기들을 하고 있는데, 원 의원님 생각은 어떠십니까?

◆ 원희룡> 친박연대라는 게 공천을 둘러싼 당 갈등 과정에서 갈등의 결과물로 나온 거 아니겠습니까? 비운의 출생을 갖고 있는 친박연대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제는 공천갈등을 치유하고 회복을 이제는 원상회복돼야 된다, 그런 면에서 방법이 문제가 되겠는데요. 저는 방법은 해산하는 방법도 있겠고, 아니면 저는 당대당 통합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 김현정 앵커> 그렇게 보시는 군요. 서로 끌어안아야 될 시기다, 이런 말씀이세요?

◆ 원희룡>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