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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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월) 소설가 이순원 "강릉 바우길로 걸으러 오세요~"
2009.10.12
조회 319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고향 강릉 일대에 바우길 낸 소설가 이순원

제주도에 ‘올레길’이 있다면, 지리산에는 ‘둘레길’이 있고요. 시흥에는 ‘늠내길’, 또 무등산 ‘옛길’도 있습니다. 요즘 그러고 보면 각 지역마다 특색을 살려서 걷기 코스를 만드는 게 유행인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강원도로 가보겠습니다. 저도 참 좋아하는 소설인데요. ‘은비령’, ‘압구정동에는 비상구가 없다’ 이런 작품으로 유명한 소설가 이순원 씨가 강원도에 이런 길을 직접 만들어서 지금 화제입니다. 강원도 강릉시 바우길로 오늘 아침 한번 가보죠.

◇ 김현정 앵커> 지난 주말에도 혹시 바우길에 계셨던 거예요?

◆ 이순원> 네, 그렇습니다. 지금도 바우길에 있습니다. (웃음)

◇ 김현정 앵커> 지금도 거기에 계시고요. (웃음)

◆ 이순원> 네.

◇ 김현정 앵커> 바우길이라는 게 강릉에 어디쯤에 있는 겁니까?

◆ 이순원> 대관령에서부터 경포대와 정동진을 잇는 트레킹코스입니다. 하루에 한 5시간, 6시간씩 한 12킬로에서 15킬로 사이의 길을 트레킹코스로, 10개를 지금 개척해놓았습니다.

◇ 김현정 앵커> 10코스나 있는 거군요?

◆ 이순원> 네.

◇ 김현정 앵커> 바우길, 바우는 무슨 뜻인가요?

◆ 이순원> 강원도 감자 바우의 바우이기도 하고, 또 바빌론 신화에 보면 건강의 여신 이름이 바우여신입니다. 사람을 어루만지기만 하는 것으로 병을 치유한 바우신의 이름을 따서 이 바우길은 와서 소나무 숲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심신이 치유되는 그런 의미로 바우길로 정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건강의 길이면서 또 감자 바우길이기도 하고... 이름 참 잘 지으셨네요. 바우길 따라서 걷다보면 어떤 곳들 만날 수 있는 거예요?

◆ 이순원> 바우길은 대관령에서부터 백두대관에서부터 동해로 흐르는 길인데요. 바닷길도 보고 산길도 있고... 바다에서 산으로 가는 길, 산에서 바다로 나가는 길, 그리고 바다에서 바다 옆 솔숲, 소나무 숲길로 쭉 따라서 바다 풍경을 보면서 걷는 길, 이렇게 어느 한 코스들도 단조롭지 않고, 바다와 산이 번갈아가며 나타나는 길입니다.

◇ 김현정 앵커> 대관령 양떼목장, 이런 것도 코스 안에 들어있는 건가요?

◆ 이순원> 네, 양떼목장 옆으로, 양떼목장 철책 옆으로 아주 길게 양떼 목장도 지나고, 대관령 선제령이라고 백두대관, 백두대관 중에서도 그 중심에 해당하는 선자령코스도 있고요.

◇ 김현정 앵커> 설명 듣다보니까, 지금이라도 당장 달려가고 싶은데... (웃음)

◆ 이순원> 아, 달려오십시오. (웃음)

◇ 김현정 앵커> 어떻게 소설가가 소설 안 쓰시고, 이런 길을 만들어야 되겠다고 생각하신 거예요?

◆ 이순원> 소설 안 쓰고 만든 건 아니고요. 여름 내내 월요일에서부터 목요일까지는 소설 열심히 쓰고, 다음번 장편소설 하나 여름에 탈고하는 동안에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 주말은 강릉 내려왔어요. 길을 개척하고 그랬습니다.

◇ 김현정 앵커> 고향이시죠? 거기가.

◆ 이순원> 네, 네.

◇ 김현정 앵커> 이렇게 길을 주말 짬 내서라도 내가 꼭 고향에 이런 길 만들어야겠다, 생각하시는 된 어떤 계기가 있을까요?

◆ 이순원> 강릉이잖아요. 강릉에 우리나라 강원도가 가장 산수가 뛰어난 곳인데, 여기저기에서 걷기 길을 만든다 해도 우리가 어릴 때 걸었던 길,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에 그 대관령 걸어 넘던 길, 이만한 코스들이 사실 드문데... 그래서 강릉에서도 누군가 해줘야 되는데... 그래서 제가 그래도 이 길의 역사와 이야기를 아는 제가 나서서 길을 개척하고, 길 하나하나마다의 이름을 붙이고, 또 길 하나하나마다의 사연과 이야기를 스토리필링화해서 세상에 알려야겠다, 이래서 시작을 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속속들이 그 길들을 다 아는 분이 사실은 해야 되는 거죠. 이런 게... 사실 숨어있는 길까지 다 아는 분이... 만드는 데 얼마나 걸리셨어요?

◆ 이순원> 기존에 없는 길을 개척한 것이 아니라, 이쪽에 기존의 산책길과 등산로 좋은 길이 아주 많았어요. 그 길과 길 사이를 이어붙이는, 이런 작업도 구간구간을 정하고, 새로 저희들이 삽을 들고 나가서 개척하고 이런 코스는 없고요. 있는 좋은 길들을 아름답게 연결시키고, 또 발걸음들이 가볍게 연결시키고, 이래서 10코스를 만든 거죠.

◇ 김현정 앵커> 그래서 얼마나? 시간은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았겠네요?

◆ 이순원> 6개월 정도.

◇ 김현정 앵커> 요즘 전국적으로 길 걷는 코스를 만드는 게 인기예요. 왜 이렇게 걷는 길이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됐을까요?

◆ 이순원> 걷는 것 만한 건강법이 없거든요. 걸으면서도 저희들이 이번에 만들면서 아주 의미 있는 길도 하나, 이 경우는 저희가 이름까지 직접 붙여서 아주 특별한 길 하나를 만들었고요.

◇ 김현정 앵커> 무슨 길인가요?

◆ 이순원> 우리가 조선시대 말에 병인교난이라고 있지 않았습니까? 천주학이 들어올 때 그 박해가 심했는데, 그때 순교자만 한 997명, 1,000명 정도가 순교했는데, 이 천주교 전래되면서, 천주학이 전래되면서, 강원도 태백산맥 동쪽으로 전래되지 못했어요. 그래서 그 많은 순교와 성지들 중에서 강원도 동쪽에서는 없었는데, 이번에 길을 만들면서 그 강원도 강릉 쪽에도 유일하게 그때 심 씨성을 가진 세례명이 스테파노, 그 스테파노라는 분이 이쪽에서 순교를 했어요.

◇ 김현정 앵커> 그렇게 의미 있는 길도 또 그 속에 들어있고...

◆ 이순원> 그분이 살았던 마을을 지나가는 성지순례길처럼 하나 만들었고요.

◇ 김현정 앵커> 걷는 것, 트레킹, 요새 정말 붐입니다만, 이렇게 길만 만들어놓고 그냥 열풍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꾸준히 멋을 관리를 해서요. 그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듭니다.

◆ 이순원> 앞으로도 꾸준히 저 뿐 아니라, 지금 강릉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이 길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좋아해서, 앞으로 자원봉사를 통해서 계속 꾸준히 관리하고, 안내하고, 아마 우리나라 최고 강원도 산하가 최고 명품산하이듯이, 이 길 역시 아마 우리나라 걷는 길 중에서 최고 명품길이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바우길 듬직하게 지켜주십시오. 오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