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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목) 박창근 관동대 교수 "황강댐 '더 큰 피해' = 댐 붕괴 가능성"
2009.10.15
조회 228
- 황강댐은 사력댐, 물 넘치면 붕괴위험
- 남북공동조사 고위급회담서 제안해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어제 남북한 간에 임진강 수해방지를 위한 실무회담이 있었습니다. 북한이 인명피해에 대해서 유감을 표명하고 조의를 표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좋습니다. 하지만 어제 회담만으로는 실질적인 방지책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앞으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라고 주장하시는 분이 있어서 오늘 초대를 해봤습니다. 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박창근 교수입니다.

[IMG0]◇ 김현정 앵커> 우선 어제 회담결과 총평을 해주신다면요?

◆ 박창근> 저는 선언적인 수준이었다고 보고 있거든요. 물론 첫술에 배부를 수 없지만 댐을 잘 관리해서 아까운 인명피해를 줄이자는 인도적 차원의 회담이라고 보고 있거든요. 그것을 하기 위해서는 공학적인 판단이 뒤따라야 되는데. 비정치적인 문제는 비정치적으로 푸는 게 바람직한데,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에 대해서 좀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다시 말해서 실질적인 방지책은 나오지 않은 회담이었다, 이런 말씀이세요.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부족하다고 보십니까?

◆ 박창근> 먼저 남북 공유하천이 임진강 댐과 북한강이 있는데. 많은 논란들이 많았지 않습니까? 특히 무단방류를 함으로 해서 인명피해가 발생한다든지 이와 같이 남북 공유하천의 피해예방을 위한 실질적인 합의가 있어야 필요하고. 문제는 물들을 전부 유역변경을 시켜버리거든요. 다시 말해서 남쪽으로 흘려줘야 하는 예성강이라든지를 동해안으로 흘려버리기 때문에 남한 입장에서 본다면 물이 사라져 버리게 되는 거죠.

◇ 김현정 앵커> 황강댐이라는 것이 원래 예성강 물이 부족해서 돌려서 쓰기 위해서 만든 댐이잖아요?

◆ 박창근> 아뇨. 물론 그런 것도 있겠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유역 변경식을 해서 발전을 하기 위한 게 주목적이 되겠습니다. 그런 어떤 공동이용을 하기 위한 제도화 방안도 마련해야 되는데. 물론 차차 마련하겠습니다만 거기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라는 어떤 합의 정도는 있어야 되는데 전혀 그런 게 없었던 걸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러니까 황강댐이 유역변경식 발전이라고 해서 예성강 쪽 물이 부족하면 유역을 변경해서 그쪽으로 물을 흘려보내고, 아닐 때는 아래로 그냥 내려 보내고 이런 식으로 그냥 왔다갔다 할 수 있는 댐인데. 이 방식 자체에 대해서 다시 합의를 해야 한다는 말씀이시군요?

◆ 박창근>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냥 방류하면 이번처럼 물 폭탄이 될 수 있고. 또 예성강으로 돌릴 경우 자칫하면 가뭄인 해는 우리가 물부족 사태가 날 수 있고. 이래도 저래도 문제가 된다는 말씀이세요?

◆ 박창근>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실질적으로 물 부족 사태가 일어난 예가 있나요? 이번처럼 물 폭탄이 아니라 그 반대로 말입니다?

◆ 박창근> 황강댐에서 유역변경 하는 바람에 파주라든지 이쪽 지역에서 농업용수 부족이라든지 그런 것들 겪은 경험이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사실 이번에 물 폭탄 보면서 저것만이 문제인줄 알았더니 그 반대도 문제가 있군요?

◆ 박창근> 그렇습니다. 물이라는 게 항상 많아도 걱정, 적어도 걱정이라 상당히 관리를 잘해야 합니다.

◇ 김현정 앵커> 교수님 보시기에는 아예 황강댐의 발전 방식부터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건가요? 어떤 대안이 있을 수 있다고 보십니까?

◆ 박창근> 일단 국제법 위반이 아닌가 볼 필요가 있거든요. 남북공유 하천, 다시 말해서 국가 간 흐르는 하천을 하기 위해서는 헬싱키 규약이라는 게 있습니다. 거기에 따르면 합리적이고 공평한 이용원칙을 천명하고 있거든요. 그런 입장에서 본다고 그러면 황강댐에서 유역변경식으로 해서 예성강으로 물을 돌리는 것은 국제규약을 지키지 않았다고 할 수 있거든요. 그렇지만 헬싱키 조약이 보편적으로 모든 하천에 적용될 수 있는 원칙은 아닙니다. 특히 관련국가들 간의 경제적 군사적 역학관계라든지 각국의 이해관계 등에 따라서 각각 해결하고 있거든요. 우리도 남북 간의 어떤 특수성을 감안한다면 우리에게 적합한 해법을 마련해야 되겠죠.

◇ 김현정 앵커> 그 부분이 참 민감한 문제지만 이번에 가지고서 해결해야 한다는 말씀이세요?

◆ 박창근>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더 심각한 걸로 지적한 걸보니까 황강댐이 붕괴할 위험도 있다, 이런 말씀을 하셨네요?

◆ 박창근> 이번에 북한 측 답변을 보면 더 큰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긴급히 방류할 수밖에 없었다고 표현을 하고 있거든요?

◇ 김현정 앵커> 네, 어제 회담에서 그런 얘기 했죠. 더 큰 피해 막기 위해 방류한 것이니 이해해 달라고.

◆ 박창근> 그렇다고 한다면 더 큰 피해가 뭔지에 대해서 명확하게 밝히고 이해를 구해야 되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답이 없었거든요. 제가 판단할 때 최악의 경우에는 댐 붕괴의 가능성도 예측해볼 수 있거든요.

◇ 김현정 앵커> 더 큰 피해라는 게 댐 붕괴일 수도 있다?

◆ 박창근> 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겁니다.

◇ 김현정 앵커> 왜 그렇게 보십니까?

◆ 박창근> 그 당시 댐 수위가 꽉 찼거든요. 그게 모래하고 자갈로 채워진 댐이기 때문에 물이 넘치게 될 경우에는 바로 댐 파괴, 붕괴로 이어질 수가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약하게 지어진 댐이라는?

◆ 박창근> 아닙니다. 모래와 자갈로 했기 때문에. 콘크리트 댐은 일부 물이 넘치더라도, 물론 넘치면 안 되지만,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댐은 물이 조금 넘치더라도 댐 붕괴와 직접 연결이 안 되는데 모래와 자갈로 댐을 쌓아놓은 경우는 물이 넘칠 경우 바로 댐이 붕괴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래서 이번에 그것 때문에 방류했을 수도 있다는?

◆ 박창근> 네, 그건 어디까지나 가능성인데. 북한에서 상세한 자료를 제공해야만 그에 대한 평가가 있을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자갈하고 모래 섞어서 지었다는 건 확실한 겁니까?

◆ 박창근> 네, 그걸 사력(沙礫)댐이라고 합니다.

◇ 김현정 앵커> 그렇다면 남북이 공동조사라든지 이런 것도 필요하다고 보세요?

◆ 박창근> 당연히 그렇게 해야 되는데. 문제는 북한 같은 경우는 댐을 대부분 군부에서 만들고 있거든요. 아시다시피 북한 같은 경우에는 군부의 힘이 제일 세지 않습니까? 그래서 만약에 황강댐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한다면 북한 군부가 받아들이기가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거든요.

◇ 김현정 앵커> 군부에 대한 도전처럼 받아들여지는?

◆ 박창근> 그렇습니다. 그래서 어떤 형태로든지 간에 댐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것은 남북을 위해서도 모두 필요한 사항이거든요. 그리고 댐의 안전성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는 어떤 기자재를 설치한다든지 이런 것들이 필요한데. 이것을 위해서는 결국 남북 간에 공학전문가들이 만나서 해결책을 마련해야 되는데. 북한에서 아무래도 좀 더 높은 차원에서 어떤 협의가 있어야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앵커> 다음 실무회담이 더 열린다고 해요. 더 열릴 거라고 합의를 했다는데. 그 정도 차원으로 안 되고 더 고위급이 나와서 얘기를 해야 한다는?

◆ 박창근> 아무래도 그렇게 해야 안 되겠습니까? 공학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실무진들은 더 고위급 회담이 이루어지기 전에 사전협의를 다 해야 되겠죠. 댐의 안전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유역공동조사를 어떻게 할 것이냐, 이것을 실무 차원에서 합의를 보고. 그 다음에 고위급들이 올라가서 일괄 합의를 보는 그런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이번에 실무회담하고 얘기가 잘 풀려도요. 지금 예상 나오는 것을 봐서는 댐의 문을 열기 전에 우리 측에 알린다, 그 정도가 합의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데 교수님 보시기에는 그 정도 합의로도 부족하다는?

◆ 박창근> 그렇죠. 물론 그래서는 안 되겠습니다만, 만약 황강댐이 무너진다든지 했을 경우 남북한 모두 문제가 됩니다.

◇ 김현정 앵커> 만약 무너진다면 어느 정도나 피해가 오나요? 이번과도 비교가 안 되겠죠?

◆ 박창근> 그렇죠. 이번과는 비교 안 되지만. 그렇지만 다행히 우리는 남쪽에 군남댐을 건설하고 있거든요. 군남댐을 건설할 때는 황강댐의 어떤 비상사태를 충분히 대응하는 어떤 댐이라고 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들어야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