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조환익 사장
지난 해 미국발 금융위기로 온갖 비관적인 경제전망이 난무했죠. 원달러 환율이 2,000원까지 갈 거다, 이런 전망들도 나왔었는데요. 그런데 1년이 지난 지금 돌아보면, 원달러 환율은 오히려 1,100원대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지난해와 정반대 상황이 왔습니다. 수출이 둔화될 거라는 우려까지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는데요. 우리나라 무역의 최일선에 서있는 분입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의 조환익 사장 연결해서 최근의 상황들 어떻게 지켜보고 있는지 들어보겠습니다.
[IMG0]◇ 김현정 앵커> 환율의 움직임이 요즘 작년하고는 정반대입니다.
◆ 조환익> 네, 조정기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죠.
◇ 김현정 앵커> 달러가 싸지면서 우리 제품이 비싸지니까 수출하시는 분으로서는 신경이 많이 쓰이실 것 같아요?
◆ 조환익> 아무래도 환율이 떨어진다면 가격경쟁력 면에서는 타격을 받습니다. 그렇지만 현재 환율 정도라면 아주 이상적인 환율이고요. 여기서 더 얼마나 떨어지느냐, 폭과 속도가 문제겠죠.
◇ 김현정 앵커> 그 이야기는 차차 후에 질문을 더 드리도록 하고요. 우선 제가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지난해 어려웠던 시기에 사장님께서는 낙관론을 펴셨어요. 다들 어떻게 할 거냐? 우리 경제 무너지고 있다고 할 때, 오히려 지금이 기회다, 이런 말씀하셨는데. 어떻게 느끼신 건가요?
◆ 조환익> 저희 코트라는 세계 100군데 정도 조직망이 있습니다. 그래서 작년 말 리먼 파산이후부터 시장에 공포가 불어 닥쳤을 때, 저희들은 감지를 했습니다. 오히려 위기 속에 기회가 있을 것 같다, 감지해서 실제로 부품부터 시작해서 완제품, 소비자, 이렇게 넘어가면서 한국 제품에 대한 어떤 수요가 늘어난다는 것도 제가 감지를 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사실 우리 상품은 일본보다는 기술력이 떨어지고, 중국보다는 가격이 떨어지고, 이래저래 해외에서는 고전한다, 이른바 샌드위치론이 대세 아니었나요?
◆ 조환익> 네, 옛날에 그랬었죠. 그렇지만 환율이 중요하고 환율로 인해서 한국 상품을 소비자들이 재발견했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환율이 떨어져서 조금 싸게 사보니까 이게 뭐, 일본제 못지않다, 그리고 또 중국제도 가격이 굉장히 많이 올랐습니다. 가격이 중국이 특별히 싼 것도 아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시장여건도 실용적 구매로 돌아서니까, 한국 상품의 시장규모를 늘린다, 하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 김현정 앵커> 오히려 그러니까 환율 때문에 우리 제품의 진가를 보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조환익>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역샌드위치론이라고 해서 오히려 기회로 샌드위치론 상황을 돌렸다, 이런 주장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에 역샌드위치론 내셨을 때, 주변에서는 좀 의아하게 생각하진 않던가요?
◆ 조환익> 별로 없었죠. 소수의견이었죠. 소수의견이었는데, 경제현상이라는 건 심리적 요인이 큽니다. 비관적 관측이라는 건 전염도가 굉장히 빠르고, 이것은 자칫하면 시장을 교란하고, 국가위기로까지 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의도적으로 희망이야기를 한 면도 있었고, 또 그걸 이야기 할 정도로 충분한 사례와 근거가 있었다, 하는 말씀을 덧붙일 수가 있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심리적인 면이 상당히 크다는 말씀이시군요. 경제에 있어서는?
◆ 조환익>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렇다면 지금 얘기인데요. 지금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까지 떨어질 거다, 이런 얘기들 나오면서 우리나라 상품 값은 점점 오르고 있습니다. 아직도 역샌드위치론 유효한 겁니까? 아니면 이제는 끝난 겁니까?
◆ 조환익> 그렇게 간단히 말씀하실 게 아니고요. (웃음) 우선 달러가 이상 현상이죠. 세계시장은 회복되니까 미국달러가 약세가 된다, 이런 이상한 현상이지만, 일본 돈이나 중국 돈이나 다 같이 동반 강세현상이고, 그 다음에 기축통화를 달러를 다른 걸로 대체하기가 어렵다는 게 공감대를 갖고 있지 않습니까?
◇ 김현정 앵커> 달러가 기축통화에서 사라질 거다, 이런 예상들 많이 나오는 거 아닌가요?
◆ 조환익> 그런 말들 했었습니다만, 어제 폴 크루그먼 씨도 그런 얘기했지만, “도저히 다른 대체통화 찾는 건 현재는 곤란하다, 하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달러가 그렇게 많이 떨어지진 않을 거다.” 그 다음에 아까 말씀드린 대로 우리가 상당히 비가격 경쟁력이 생겼다, 우리 기업이 환율대응능력이 많이 늘었습니다. 그래서 단계별로 대응하는 전략 같은 것을 다 가지고 있다고 보는데, 아무래도 우리 중소기업들은 더 힘들 테고... 이럴 때일수록 중소기업 수출지원 대책이 아쉬운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만약 원달러 환율이 1,000원 이하까지 떨어진다면, 그런 일은 없어야 되겠습니다만, 혹시라도 그런 상황이 또 벌어진다면 그때는 당국의 어떤 개입... 환율개입, 필요할까요?
◆ 조환익> 내년에는 시장경쟁이 본격화 될 것 같습니다. 상당히 상처를 입은 유럽이라든지, 일본이라든지, 미국이 다 들어올 거거든요. 시장에 굉장히 경쟁이 격화될 텐데... 그런 시점에서 환율은 매우 중요합니다. 물론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돼야 되지만... 폭이나 속도 이런 면에서 정부의 모니터링과 관심표명 이런 것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러면 관심표명 정도하고 개입하고는 좀 다른 문제인 것 같은데요. 1,000원 이하까지 위험수준에 간다면 당연히 개입을 해야 된다고 보십니까?
◆ 조환익> 어느 정도의 관여를 하느냐, 하는 것은 결국 환율정책당국에 의해서 해야 될 문제죠.
◇ 김현정 앵커> 기본적으로 사장님은 환율, 어떤 자유주의자이십니까? 아니면 개입을 하는 것이 좋다는 쪽이신가요? 평소 의견은 어떠십니까?
◆ 조환익> (웃음) 그건 상황에 따라서 다르지만 환율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개입을 해야죠. 지난 IMF위기 때도 환율 방임을 했다가 우리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습니까?
◇ 김현정 앵커> 그 위험 수준은 어느 정도로 보십니까? 1,000원입니까?
◆ 조환익> 업종에 따라서 많이 다릅니다.
◇ 김현정 앵커> 질문을 조금 바꿔보겠습니다. 원달러, 적정 환율, 모든 업종에게 참 이정도면 좋겠다, 하는 이상적인 환율은 어느 정도일까요?
◆ 조환익> 지금 현재 환율이면 아주 좋죠. 이상적이죠.
◇ 김현정 앵커> 지금이 좋습니까?
◆ 조환익> 네. 물론 지금 현재 환율을 유지한다는 게 그렇게 쉽진 않을 거라는 건 누구나 알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도 흔히들 그렇게 얘기합니다. 1,100원이하로 떨어지면 중소기업들이 많이 힘들어질 거다,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그 선에서 지지되어야 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최근에 저서를 하나 내셨어요. ‘한국 밖으로 뛰어야 산다’ 어떤 의미일까요?
◆ 조환익> 국제경제위기가 있을 때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습니다. 한국이 대외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오히려 대외여건이 나쁘기 때문에 가장 위험하다, 아이슬란드, 헝가리 다음으로 위험할 거라는 대외적 관측도 있고 그랬는데. 그걸 갖다가 어찌보면 그렇지 않다, 하는 이야기죠. 한국은 오히려 이럴 때 일수록 밖에 나가서 한국의 활로를 찾아야 된다, 실제로 이번에도 그렇게 됐고요. 이번만큼 밖에서 한번 활로를 찾자하고선 정부와 기업이 공조가 이루어 진 적이 없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예를 들면 어떤 게 가장 기억이 나세요?
◆ 조환익> 예를 들면 수출보험이라든지, 무역금융이라든지 적극적으로 정부가 제공을 하지 않았습니까? FTA 체결도 이때 맞춰 추진을 했고, 통화스왑이라든지, 또 보호주의 배경으로 해서 국제공조를 이끌어낸다든지. 기업도 지난번에 한번 쓰라린 경험을 당해가지고 그때 가장 아팠던 게 R&D 조직 없앤다든지, 해외에 마케팅 조직 없앤다든지 그런 것 있지 않습니까? 잠재력을 자른 건데요. 그렇게 했다는 기업은 들어보지 못했어요. 그러니까 이렇게 밖으로 우리가 스스로 활로를 찾아야 된다, 그리고 젊은 사람들도 현재 여러 가지 구직난, 이런 게 많지 않습니까? 이제는 해외에서 한국을 향한 비즈니스가 늘어나기 때문에 해외에서 새로운 일자리와 새로운 커리어를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찾아라, 하는 그런 뜻이 함축된 이야기입니다.
◇ 김현정 앵커> 그렇군요. 주로 해외시장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 많이 보실 텐데요. 현장에서 보시면 우리 세계로 진출한 한국기업들 잘 하고 있습니까?
◆ 조환익> 참 보면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참 인정을 안 하려고 들어요. (웃음)
◇ 김현정 앵커> 그게 무슨 말씀이신가요?
◆ 조환익> 우리 스스로의 능력과 그 동안의 커온, 말하자면 업적도 잘 인정 안 하려고 하는 게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너무 스스로 깎아내리나요? 너무 겸손하나요? (웃음)
◆ 조환익> 네, 그런 것도 있는데요. 실제로 보면 우리 기업들이 해외에서 너무 잘하고 있습니다. 인재나 R&D, 이런 데 돈을 아끼지 않고 투자한다든지, 세계 공헌활동으로 이미지 개선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예전에 98년 IMF 당시 생각해보면, 너무 공격적으로 해외진출 하다가 그것 때문에 역풍을 맞은 대기업들도 꽤 있었던 것 같은데요? 요즘은 그런 걱정 안 해도 되겠습니까?
◆ 조환익> 그때는 실력이 안 된 상태에서 공격적으로 진출하다가 환율 때문에 빚도 많았고요. 그러니까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번에는 우리 기업들의 부채비율이 아주 건전하지 않습니까?
◇ 김현정 앵커> 지금은 공격적으로 해외로 진출해야 할 때다, 이런 말씀이신 거죠?
◆ 조환익>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사장님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16(금) 조환익 코트라사장 "1100원대 환율, 수출입에 적정"
2009.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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