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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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화) 박원순 “출마는 절대 NO, 시민정치 통해 대안 찾겠다”
2009.10.20
조회 255
- 출마욕심 있었다면 선거캠프 차렸다
- ‘시민주권’과 연대? 같은 뜻이면 가능
- 3년, 10년 뒤 생각하는 대통령 돼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원순 ‘희망과 대안’ 공동운영위원장(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어제 시민사회 주요 인사들이 모여서 ‘희망과 대안’이라는 모임의 창립식을 열었습니다. 보수단체가 난입을 하는 바람에 행사가 도중에 중단이 되기도 했다는데요. 특히 눈에 띄는 분은 공동운영위원장으로 선출된 박원순 변호사입니다. 일부에서는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한다, 이렇게 보도가 되기도 해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요. 직접 만나보죠.

[IMG0]◇ 김현정 앵커> 어제 ‘희망과 대안’ 출범식은 하신 겁니까, 못하신 겁니까?

◆ 박원순> 내부적으로 출범식은 진행이 되어서 정식으로 출범은 된 것이고요. 다만 기념행사라 그럴까 이걸 하던 것이 중단이 됐죠.

◇ 김현정 앵커> 보수단체에서 와서 기념식 자체를 막은 거죠?

◆ 박원순> 와서 단상도 점거하고, 소란을 피워서... 민주주의 사회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그렇게 폭력으로 나온 것은 참 너무 큰 유감이죠.

◇ 김현정 앵커> 당황스럽기도 하셨겠어요?

◆ 박원순> 그렇습니다. 언론에서 보도가 된 그대로죠.

◇ 김현정 앵커> 출범식 연설문으로 박 변호사께서 준비하신 글을 읽어보니까, 이 안에 출범의 이유들, 왜 ‘희망과 대안’이 필요한가에 대한 얘기들이 자세히 담겨있던데요. 이런 구절이 있었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집권 이래 국민을 두려워하고 역사를 두려워하는 마음이 날로 해이해지고 있습니다” “방자한 권한행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좀 작심을 하고 말씀하신 듯 한 느낌을 받았어요. (웃음) 어떤 말씀을 하고 싶었던 건가요?

◆ 박원순> 그건 사실은 제 얘기가 아니고요. 당나라 시대 때 ‘장온고’라는 관리가 있었는데요. 그 사람이 그 당시 군자에 오른 당 태종에게 바친 글이 있습니다. ‘대보잠’이라고 하는 글인데요. 그 글에 그런 말이 있죠. “백성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날로 해이해지고 편벽한 감정이 생겨 점차로 방자해집니다. 그래서 화는 뜻하지 않는 데서 일어남을 어찌 알겠습니까?” 이런 식의 글이 있는데요. 당 태종은 이런 글을 보고 자신이 좌우명으로 삼을 만한 좋은 글이다, 그래서 상으로 비단 300필을 하사하고 관직을 내줬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얘기를 경구로 삼는 것이 좋지 않겠나, 이런 얘기고요.

◇ 김현정 앵커> 그러면 지금 우리 사회가 그런 모양이다, 그런 것이 필요하다, 좀 잘못 흘러가고 있다, 이런 것을 감지하신 걸까요?

◆ 박원순> 사실 이미 많은 얘기들이 오고가지 않습니까? 우리의 권력이 잘못 행사되고 있는 것이 너무 많죠. 용산참사의 경우에 경찰권의 행사라든지, 검찰권이 공정하게 행사되지 않는다든지, 제가 지적한 것처럼 국정원이 민간인들 사찰하고, 기무사 사찰하고... 이런 것 많이 접하지 않았습니까? 법치주의라는 것도 보면 국민들 보고 법 지키라고 하는데요. 제가 보기에는 권력기관들, 이런 쪽이 먼저 지켜줘야 국민들에게 지키라고 할 수 있는 거죠. 스승이 자꾸 ‘바담풍’이라고 발음하면서 제자들 보고 ‘바람풍’이라고 하는... 그게 법치주의라는 것은, 민주주의라는 것은, 사실은 권력을 가진 분들이 먼저 솔선수범해야 국민들이 따라 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 지지율은 좋아지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마음에 들어 하는 건 아닌가요?

◆ 박원순> 지금 현재는 저는 그렇게 생각하는데요. 그동안 정말 여러 가지 문제가 많고 그랬으니까 또 정치에 대한 불만이 많았기 때문에 오히려 대통령이 한번 잘 해볼 수 있도록 하는 생각이라고 보고요. 그렇지만 지지율이라는 것은 사실 그동안 우리의 경험이나 역대 대통령의 경험을 보더라도 하루아침에 반전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 김현정 앵커> 친서민 중도 방향은 좋지만 그래서 사람들이 지지율을 올려주고 있지만, 이게 제대로 풀어지지 않을 경우에는 금방 또 실망할 것이다, 이런 말씀이세요.

제가 박원순 변호사하고 몇 년 전부터 인터뷰를 종종 해왔습니다만, 그때마다 “박 변호사께서 나서서 정치 한번 해보십시오”라고 제가 말씀을 드리면 “저는 정치는 안 합니다. 저는 그냥 시민운동에 있겠습니다. 이쪽도 누군가 지켜야 되지 않겠습니까” 이렇게 말씀을 해오시던 분인데요. 그런데 결정적으로, 물론 직접 후보로 나서시는 건 아니지만, 이렇게 좀 비교적 중앙정치를 하겠다고 나서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뭘까요? 역시 국정원의 사찰문제일까요?

◆ 박원순> 그런데 정치라는 문제를 계속 그렇게 말씀을 하시는데요. 아니, 그런 측면에서 보면 저는 계속 정치를 해왔죠. 정치라는 것은 저는 국민들의 어떤 꿈과 소망을 담아서 그 시대에 맞는 어떤 과제나 화두로 풀어내고요. 사회의 많은 자원을 동원해서 어떤 현실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요즘 같은 좋은 시대에 저는 온 국민이, 또 저희들 같은 사회에 대해서 큰 책임을 지는, 무한 책임을 지는 사람들이야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거죠.

◇ 김현정 앵커> 넓은 의미의 정치를 본다면 ‘아름다운 재단’ 하실 때 정치나 지금 ‘희망과 대안’의 정치가 큰 차이가 없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보다 좀 적극적으로 정치를 하겠다고 나선 건 사실인 것 같거든요. 내년 지방선거에서 좋은 후보를 내겠다, 이건 전보다 적극적인 의미의 정치 아니겠습니까?

◆ 박원순> 완전히 결정된 건 전혀 없고요. 더군다나 좋은 후보를 추천하는 일은 사실 과거에도 제가 했습니다. 좋은 풀뿌리 후보들이 찾아와서 추천해달라고 하면 제가 좋은 글을 써드렸고요. 물론 그런 것들을 좀 더 전국적 단위에서 좀 더 체계적으로 해보자는 얘기들이 있죠. 그래서 저도 그것도 못할 바가 없다고 생각하고요.

◇ 김현정 앵커> 지금 인터뷰 하면서 느끼는 것이요. 사실 신문사 인터뷰 등 지면 인터뷰에 “박원순 변호사, 적극적으로 정치 참여한다” 이런 기사들이 많이 나왔거든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 조금 부담을 가지셨던 게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드네요?

◆ 박원순> 부담이라기보다 그런 것들이... (웃음) 보통 우리 국민들은 정치한다고 하면 마치 정당으로 가는 걸로 생각을 하시니까, 그런 게 아니고. 얼마든지 이런 시민사회라고 하는 틀 안에서 제가 해왔던 테두리 안에서도 얼마든지 이런 일들은 가능하고 이런 일은 해야 된다는 거죠.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그러한 고민들이 결국 시민사회가 결집한 이 ‘희망과 대안’의 출범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는데요. 가장 근접한 활동 목표로 삼은 건 뭐가 될까요?

◆ 박원순> 제가 글에도 썼습니다만, 저는 이 정부가 사실 잘못돼서는 안 되잖아요. 우리의 정부이고, 그 실패가 우리 모두의 실패가 되기 때문에, 그래서 제가 7가지 시무책이라는 제안을 하지 않았습니까?

◇ 김현정 앵커> 실용정부의 비전과 정책을 살리고, 공안기구를 앞세운 정치는 중단해야 하고, 또 사회통합의 정치를 해라, 3년 뒤, 10년 뒤를 생각하는 대통령이 되라 등 이런 것들을 제안하셨네요?

◆ 박원순> 그렇습니다. 그런 것은 뭐, 저는 얼마든지 정부와 저희들이 함께 논의해서 같은 뜻으로, 또 원탁회의라는 것을 제안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저는 정부가 조금만 그런 성의를 가진다면 저희들도 얼마든지 논의도 하고, 협력도 하고. 정말 좋은 정부, 21세기에 맞는 그런 비전을 가진 정부를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수 있지 않는가, 그런 정말 충정의 말씀을 드린 것이거든요.

◇ 김현정 앵커> 제가 어제 시민주권의 대표가 되신 이해찬 전 총리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이 단체의 목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좋은 후보들을 당선시키는 것이다, 현 정부의 독주를 막는 거다,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지향이 같은 단체들끼리 진보단체들끼리 연대를 해서 내년 지방선거를 치러야 하는데, 구체적으로 박원순 변호사의 ‘희망과 대안’을 지목해서 함께 연대하고 싶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 박원순> 단체들을 자세히 보시면 차이가 분명히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저희들 경우에는 사실 정치하는 사람이 과거에 아무도 없고요. ‘시민주권’ 거기는 대부분 과거에 정치를 했던 분들이잖아요. 그런 차이가 분명히 있다고 보고요. 역할의 차이가 분명히 있습니다. 저희들은 어떤 정당이나 그런 정치세력은 아니고요. 그렇지만 또 목표나 방향은 같을 수는 있죠.

만약 시무7책이라는 여러 제안을 정부가 정말 받지 않고, 이와 같이 계속 해 나간다면, 그게 지방선거가 됐든 저희들이 국민들로서 사회에 무한 책임을 지는 지식인들로서 해야 될 일은 해야 된다고 보고요. 그런 관점에서는 같은 뜻을 갖는 그런 단체들끼리, 또는 그런 정책에 관해서는 얼마든지 협력하고 함께 할 수 있는 것이죠.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어쨌든 방향만 맞다면 큰 연대라는 틀은 필요하다고 보시는 거죠?

◆ 박원순> 그럼요. 저는 늘 모든 일은 혼자 하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연대와 파트너십과 네트워크로 일을 하는 것이라 봅니다.

◇ 김현정 앵커> 그 부분을 확인을 드리고 싶었고요... 몇 번 강조를 하셨고, 다른 지면 인터뷰에서도 강조하셨지만 박원순 변호사 본인께서는 “절대 출마 안 하겠다” 이렇게 선언을 하셨어요. 그랬더니 ‘희망과 대안’을 같이 하시는 어떤 분께서는 “미래는 장담하지 말라. 여차하면 박원순 대표도 나가야 할지 모른다” 이런 말씀도 하시던데요. 어떠세요?

◆ 박원순> 그런 말들은 제가 10년 전, 20년 전부터 들어온 얘기고요. 그런 생각이 추호라도 있다면 지금까지 이런 이슬 맞고, 풍차노숙 하는 이런 시민운동에 남아있을 리가 없었고요.

◇ 김현정 앵커> 이미 나갔다, 이런 말씀이세요, 정말 마음이 있었다면?

◆ 박원순> 그럼요. 지금 ‘희망과 대안’이라는 조직에 제가 있을 이유가 없죠. 제가 선거캠프를 차려야 되는 것 아닙니까?

◇ 김현정 앵커> 그런데 말입니다. 사실 시민사회의 제일 유명인사이고, 유력한 당선후보라면 직접 험한 벌판으로 나가는 것도 어떻게 보면 희생 아니겠습니까?

◆ 박원순> 지금 제가 더 험한 벌판에 들어오지 않았나요? (웃음)

◇ 김현정 앵커>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중앙정치무대에 나가서 뭔가 꿈틀거리는 시민들의 의견을 대변하는 이런 역할을 좀 하실 수도 있는 것 아닌가 말입니다.

◆ 박원순> (웃음) 지금 그런 대변을 하기 위해서 ‘희망과 대안’이라는 단체를 만들어서 하고 싶은 얘기를 다하고 있는 거고요. 저는 오히려 정당으로 나아가면 사실 또 갖게 되는 한계도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나름대로 제가 그동안 해왔던 일을 하는 것이 오히려 많은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고요. 그런 것을 통해서, 물론 제도권 정치권은 또 다르지만, 그만큼 큰 힘은 아니지만, 저희들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