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동서울요금소 통행료 징수사원 정명순 씨
고향 가는 길에 꼭 만나게 되는 분이죠, 톨게이트 부스 안에 계시는 요금 징수하시는 분들. 많은 사람들이 거쳐 가는 곳이기 때문에 다양한 시민들을 많이 만나실 것 같아요. 그만큼 애환도 이만저만이 아닐 듯 싶습니다. 직접 만나보죠. 동서울톨게이트 통행료 징수를 담당하고 계시는 정명순 씨 연결돼있습니다.
[IMG0]◇ 김현정 앵커> 지금 8시 2분 현재, 톨게이트 통행량은 어떻습니까?
◆ 정명순> 내려가는 것은 꽉 막혀 있어요.
◇ 김현정 앵커> 정체가 언제부터 시작이 됐어요?
◆ 정명순> 새벽 한 3시부터요.
◇ 김현정 앵커> 작년에도 추석에 근무를 하셨습니까?
◆ 정명순> 저희는 당연히 하죠.
◇ 김현정 앵커> 작년 추석하고 올 추석 차량 비교하면 어떤가요?
◆ 정명순> 작년에 3시 정도까지는 안 밀렸던 것 같거든요. 그런데 올해는 짧아서 그런지 많이 밀려있네요.
◇ 김현정 앵커> 근무하신 지 얼마나 되셨어요?
◆ 정명순> 8년차예요.
◇ 김현정 앵커> 하루에 몇 시간이나 근무를 하십니까?
◆ 정명순> 8시간 근무거든요, 3교대.
◇ 김현정 앵커> 그러면 여기 근무하시는 분들은 중간에 식사는 어떻게 하세요? 근무하는 중에...
◆ 정명순> 8시간 근무 중에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 휴식을 줘요. 30분씩, 30분씩 주고요. 그 안에 이루어지는 것은 휴식시간에 하죠.
◇ 김현정 앵커> 화장실은 어떻게 하세요? 끊임없이 차들이 밀려오면 꼼짝없이 앉아있어야 되는데 급하게 화장실을 가야 한다, 이럴 경우에는 어떻게 하십니까? (웃음)
◆ 정명순> 그걸 많이들 궁금해 하시는데... 여기 밑으로 계단이 있어요, 지하로 내려가는.
◇ 김현정 앵커> 그 부스 안에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어요?
◆ 정명순> 네. 거기 좌우로 보시면 그 안에 계단이 있거든요. 화장실도 갈 수 있고 회사 사무실도 갈 수 있고 다 그런 데로 연결돼있어요.
◇ 김현정 앵커> 지하통로가 있군요. 그건 몰랐습니다. 그러면 잠깐 사무실에 계신 분하고 교대를 하는 건가요? 화장실 갈 동안?
◆ 정명순> 그렇죠. 저희가 파트타임별로 다 배치근무가 가능해요. 그래서 휴식 30분을 쉬어야 되면 다른 근무자가 와서 그 자리를 메우고 근무를 하죠.
◇ 김현정 앵커> 지하에 마치 개미집처럼 사무실하고 화장실하고 다 연결이 되어있군요?
◆ 정명순> 어떤 분은 부스 안에 되어있는 줄 알아요. 그런 게.
◇ 김현정 앵커> 간이화장실 같은 게? (웃음)
◆ 정명순> (웃음) 그래서 불쌍하다는 표정으로 보시는 분들도 계세요.
◇ 김현정 앵커> 정말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셨을 텐데요. 몇 명이나 만났는지 혹시 아세요?
◆ 정명순> 저희가 8시간 근무하면 통계적으로 요새는 한 700명 정도...
◇ 김현정 앵커> 그러면 8년이면 몇 분의 손님이나 만났을까요?
◆ 정명순> (웃음) 계산을 안 해봐서...
◇ 김현정 앵커> 좋은 손님도 있을 거고 그 중에는 미운 분, 꼴불견 손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우선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은 어떤 분일까요?
◆ 정명순> 일단은 저희가 연휴 때는 한복을 입잖아요. 저희 일이 바쁜데 한복 입고 일하는 게 상당히 불편해요. 그런데도 고객님들은 그걸 엄청 좋아하세요. 사실 제가 예쁘지 않거든요. (웃음) 그런데 고객님들이 일단 제가 부족하다보면 저는 웃는 걸 많이 해요, 고객님 대응을. 그러면 고객님들은 예쁘지도 않은 데도 불구하고 “아줌마, 너무 이쁘시다” 그러셔요. 그러면 힘든데도 불구하고 그 말이 피로가 싹 가시고 보람을 느껴요.
◇ 김현정 앵커> 정말 그렇겠네요. 혹시 그런 분들 중에 음료수라도 건네고 이런 분들은 없으세요?
◆ 정명순> 많죠. 송편도 주시고, 껌도 주시고, 음료수는 당연하고요. 저희가 인기가 많아요, 그럴 때는... (웃음)
◇ 김현정 앵커> 그럴 때 작은 거지만 그럴 때 보람을 느끼시겠어요?
◆ 정명순> 너무 고마우신 분 많아요.
◇ 김현정 앵커> 반면에 미운 손님, 이런 손님은 정말 싫다?
◆ 정명순> 차가 연휴 때 많이 밀리고 그러면 고객 분들은 고속도로로 오셔서 일단은 빨리 오시려고 고속도로 타시는 건데 밀리잖아요. 여럿이 같이 움직이니까 그러면 저희한테 와서 막 욕을 하시면서 화풀이를 하세요.
◇ 김현정 앵커> “아, 도로를 어떻게 관리를 하면 이렇게 차가 막혀! 이런데도 돈 내야 돼? ” 이런 분들?
◆ 정명순> 그리고 돈 못 내겠다고 이러시는 분 의외로 많아요. 그러면 저희는 안 받고 싶죠. 저도 안 받고 싶죠.
◇ 김현정 앵커> 공짜로 보내드리고 싶은데...
◆ 정명순> 그냥 다 문 열어놓고 싶어요. 죄송해서...
◇ 김현정 앵커> 그런 분들 어찌하지도 못하고 그럴 때는 뭐라고 대답하세요?
◆ 정명순> “고객님, 제가 힘 세지면 그때는 다 보내드릴 테니까 오늘은 그냥 주세요” 이렇게 죄송하다고 하면 그냥 다 웃고 가세요. (웃음)
◇ 김현정 앵커> 제가 사장되면 그때는 공짜로 보내 드린다고?
◆ 정명순> 그렇게 말을 하면 고객님들이 어의가 없어하시면서 그냥 가시더라고요.
◇ 김현정 앵커> 그래도 목소리 들어보니까 참 밝고 즐겁게 사시는 분 같으세요?
◆ 정명순> 그러려고 하죠.
◇ 김현정 앵커> 고향은 어디세요?
◆ 정명순> 저는 강원도 화천이고요. 축제 많이 했다고 하대요.
◇ 김현정 앵커> 시댁 분들도 다 거기 계시고?
◆ 정명순> 아뇨, 용인에.
◇ 김현정 앵커> 명절에 늘 근무를 하시니까 시댁이고 친정이고 못 가시는 거 아니에요?
◆ 정명순> 못 가죠. 미리 갔다 오든지, 연휴 지나면 다음날 갔다 오든지 이렇게 해요.
◇ 김현정 앵커> 정작 당일에는 가족들 친지들 못 모이는 거잖아요. 참 안타까운 생각도 드는데. 이럴 때 방송 타셨으니까 한 말씀하시죠?
◆ 정명순> 우리 시어머니... 어제 미리 갔다 왔어요. 가서 송편 빚고... 어머님, 죄송해요. 맨날 돈 번다고 유세떠는 것 같은데... 어머니 이해해 주셔서 고맙고요. 특히 동서들한테 더 미안해요. 제가 맏이거든요. 맏인데, 동서들이 제 할 일을 다 해주고 이해해줘서, 동서! 고마워.
◇ 김현정 앵커> 아마 그 마음 알겁니다. 미리 인사하러 다녀오셨네요. 이해하실 겁니다. 오늘 이렇게 쉬는 명절에 쉬지 못하고 심지어는 더 바쁘게 일하는 분, 땀방울 현장 연결해봤습니다. 조금 답답하고 스트레스 받으시더라도 웃는 얼굴로 지금처럼 밝은 목소리를 손님들 맞아주세요.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2(금) 경력8년 톨게이트女 “막힌길 화풀이손님, 정말 난감해요”
2009.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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