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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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월) 용산 범대위 박래군 위원장 “정운찬 총리, 중재자 아닌 해결사 돼야”
2009.10.05
조회 211
- 정부 관계자 첫 용산조문, 진정성 느껴
- 용산해법, 잔인 진압사과 선결돼야
- 잘못된 재개발 정책 수정 필요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용산철거민범국민대책위원회 박래군 위원장

추석 당일에 정운찬 신임총리가 용산참사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9개월 가까이 장례도 치르지 못한 용산참사 유가족들, 해결의 실마리를 이번에는 찾을 수 있을까요. 유가족과 범대위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용산철거민 범국민대책위원회의 박래군 공동집행위원장 연결해보겠습니다.

[IMG0]◇ 김현정 앵커> 지금도 수배중이시죠?

◆ 박래군> 네, 명동성동에 머물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추석은 어떻게 지내셨어요?

◆ 박래군> 저희 수배자 3명은 명동성당에서 지낼 수밖에 없었고요. 가족들이 찾아와서 수배자지만 가족들도 만나고 해서 나름대로 잘 지냈고요. 용산현장에서는 유가족들이라든지 신부님들, 목사님들 같은 분들 용산 범대위 상황실 사람들끼리 밤을 같이 지내면서 함께 위로하고 지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쓸쓸한 추석이 이번에도 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추석 당일에 정운찬 총리가 유가족들을 찾아가서 한 30분 정도 대화를 나눴어요. 총리가 되면 우선 여기부터 가겠다는 약속을 지킨 셈인데요. 어떻게 받아들입니까?

◆ 박래군> 일단 정부 관계자가 분향소에 와서 조문하고 그런 건 처음이거든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일정 정도 진전이 있다고 보여 지고, 진정성이나 이런 부분들도 유가족들도 많이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진정성이 느껴진다?

◆ 박래군> 네. 유가족들도 위로하고, 또 위로를 받고 이랬던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이게 대화를 어떻게 해갈지 이 부분에 대해서 그나마 의미를 부여한다면, 대화통로를 마련하겠다는 부분들이 있거든요. 앞으로 대화통로가 마련된다면 유가족들의 의사, 범대위의 의사를 반영해서 해결책을 마련하도록 노력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는 갖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정운찬 총리가 나서서 대화통로를 만들어주겠다고 얘기를 했나요?

◆ 박래군> 네, 그래서 국무총리실의 담당자를 정해서 알려주겠다고 했고요. 저희들이 갖고 있는 건 정운찬 총리가 추석 때 오지 않더라도 좀 미리 사전조율을 해서 해답을 갖고 오길 바랐는데. 해답을 갖고 오기보다는 다시 당사자 간의 대화, 이런 부분을 강조하면서 정부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보인 것은 한편으론 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 김현정 앵커> 당사자 간의 대화를 할 수 있게 다리는 놔주겠다, 하지만 정부가 나서지는 않겠다, 이런 정도 입장이었습니까?

◆ 박래군> 네, 중앙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고 하면서도 그렇게 말했고. 그 다음 중앙정부가 아니라 지방정부가 나서서 이 일을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겠다, 이렇게 해서 다시 정부가 중재자역할 정도로 한 발 물러선 것 같은 느낌이어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내용적으로 아쉽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럼 범대위 측에서, 용산 유가족 측에서 요구하는 앞으로의 해결책, 대책은 어떻게 마련돼야 된다고 보시고 계신 건가요?

◆ 박래군> 저희는 누누이 얘기했는데요. 경찰이 투입돼서 국민이 죽은 거잖아요. 이런 것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을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이 우선이어야 되고요.

◇ 김현정 앵커> 일단 사과를 하라...

◆ 박래군> 네. 그리고 잘못된 재개발 정책을 전환해야 되거든요. 상가 세입자들 같은 경우는 굉장히 폭력적으로 쫓겨나거든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이런 갈등의 원인들을 제거하기 위해서 여기 용산4구역 철거민 사망사건을 통해서 전기를 만들자, 그래서 임대상가를 마련해 주고 공사기간 중에는 임시상가를 마련해서 생계대책을 마련해야지 이런 갈등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 그래야 제2 제3의 용산 같은 불행한 일이 없도록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저희는 주장하고 있거든요. 이런 부분들을 주장해왔던 건데, 정부가 나서서 해결하면 상당히 근원적으로 빨리 해결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꾸 떠넘기기식의 반복돼 왔던 건데.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해서 오래가지 않을까 우려가 됩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데 정부가 나서서 사과하는 부분은 조금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 것이요. 지금 정부 측의 입장은 참 불행한 사태이기는 하지만 엄연히 화염병을 던지는 불법행위를 했기 때문에 경찰은 나서서 막을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을 전혀 굽히지 않고 있거든요?

◆ 박래군> 철거민들이 화염병을 던진 것에 대해서는 저희들이 다 인정합니다. 그렇지만 화염병을 던졌다고 해서 그렇게 잔인하게 진압해서 사람을 죽여야 되느냐 경찰의 책임이 없느냐에 대해서는 우리가 문제제기할 수 있는 거죠. 이번 재판과정에서도 경찰이 나와서 증언하면서, 그렇게 망루에 생존권을 주장하면서 올라간 거잖아요. 대화의 자리 한 번도 마련하지 않고 곧바로 강제진압 한 것은 이전에도 사례가 없었고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는 증언을 했었거든요. 그런 관점에서 풀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경찰이 만약 제대로 진압을 하더라도 준비를 충분히 하고 한다든지, 사전에 대화나 설득의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면 모르겠지만, 그런 것 없이 일방적으로 무리하게 강제진압 하면서 사람이 죽은 거거든요. 정부가 책임을 느껴야 하는 거죠.

◇ 김현정 앵커> 불법이었다는 인정을 하고 진압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불법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사람이 죽는 일까지 벌어진 과잉진압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를 해야 한다는 말씀이신 거군요.

◆ 박래군>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참사가 일어난 지 9개월 가까이 됐습니다. 유가족들 지금 어떻게 지내고 계세요?

◆ 박래군> 용산참사 현장에 고 양회성 열사의 가게가 있거든요. 거기에 5가족이 살아갈 수 있는 방을 5칸을 만들어서 거기서 공동생활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영안실에 계속 계시는 건 아니군요?

◆ 박래군> 순천향병원 영안실에서는 지난 9월 초에 나왔고요. 용산현장에서 분향소를 지키면서 근처에 있는 삼호복집, 거기에서 공동생활하고 계신 거죠. 제가 제일 아픈 게 아직도 상복을 못 벗고 있는 부분, 또 아이들이 같이 생활해요. 거기에서 공부하고 학교 다니고 하는데. 고 이성수 열사의 큰아들 같은 경우는 이번에 13일에 군에 입대하거든요. 지난 번 2월에 입대일이었는데 아버지 장례라도 치르고 간다고 늦췄는데, 다시 또 장례 못 치르는 상황이라 안타깝습니다.

◇ 김현정 앵커> 10월 18일 국민법정도 준비하신다고 들었는데요. 이건 어떤 자리인가요?

◆ 박래군> 검찰이 수사하고 기소한 것은 철거민들에게 모든 죄를 몰아세운 거거든요. 그래서 살인진압을 했던 경찰 부분에 대해서는 면죄부를 줬어요. 검찰은 사건에 대해서 은폐를 많이 했고요. 이런 가해했던 부분에 대해서 문제점을 드러내기 위해서 국민법정을 세워서 국민들이 기소하고 배심원으로 참여하고 재판도 하는 겁니다.

◇ 김현정 앵커> 모의법정 같은 거군요. 하여튼 추석 전에는 다 해결되고 유가족들 장례 치르고 상복 벗으시기 바랐는데 이번에도 잘 안 된 것 같네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