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보선, 정부여당 독주 견제해야
- 지역인물에 기회주는 정도 가야
- 민주당 지지율 저조, 눈앞 이해 추구 탓
- 꿈을 주는 정치 준비할 것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학규 前 민주당 대표
10월 28일이니까 재보선이 거의 3주 앞으로 다가왔네요. 각 당의 공천작업도 마무리 되면서 열기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한 곳, 한 곳 격전지가 아닌 곳이 없습니다만, 특히 수원 장안 지역은 민주당 손학규 전 대표가 선대위원장으로 나서서 더 눈길을 끕니다. 사실 민주당은 이 지역에 손 전 대표가 후보로 직접 나서기를 간청했습니다만, 끝내 뿌리치고 선거지원만 하겠다고 한 상태인데요. 어떤 구상일까요, 손학규 전 대표 직접 연결해보겠습니다.
[IMG0]◇ 김현정 앵커> 지금 수원에 계신 건가요?
◆ 손학규> 네, 수원입니다.
◇ 김현정 앵커> 방은 잡으셨어요?
◆ 손학규> 네, 임시로 거처를 정했습니다.
◇ 김현정 앵커> 민주당 이찬열 후보의 대항마는 한나라당 박찬숙 후보입니다. 박찬숙 후보는 인지도 면에서 만만치 않은 상대인데요. 이찬열 후보의 승산을 얼마나 보십니까?
◆ 손학규> 지금 이렇게 쉽다, 이겼다, 자신하는 것은 정치에서는 하는 얘기지만, 저희 마음은 어려운 싸움을 꼭 이겨야 된다는 자세로 나서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어려운 싸움이라고 생각하시는군요. 선거운동은 어떻게 할 계획이십니까?
◆ 손학규> 그냥 지성이면 감천이다, 하는 생각으로 수원 장안 주민들에게 “이번 선거, 야당을 살려주십시오. 야당이 튼튼해야 정부가 국민을 무서워합니다.” 이런 자세로 호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찬열은 의리가 있고 소신 있는 장안의 보배입니다. 이 지역의 일꾼을 크게 키워서 나라의 일꾼으로 만들어주십시오.” 이렇게 호소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지난 4월 재보선 때도 경기 지역 지원 유세할 때 제가 한 번 가서 인터뷰를 한 적도 있었는데요?
◆ 손학규> (웃음) 네, 그때 그냥 들이 닥치셨죠.
◇ 김현정 앵커> 그때도 상당히 지원 유세하는 것이 부담된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솔직히 그때보다 지금 선대위원장으로 나선 것이 더 부담되시죠?
◆ 손학규> 물론 부담이 크죠. 조금 아까 김현정 앵커께서도 말씀하셨지만. 흔히들 다 이길 선거, 특히 민주당 입장에서는 이번에 수원 장안은 이겨놓고,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선거를 제가 출마를 하지 않으므로 해서 커다란 파장과 충격을 주었기 때문에 말이죠. 또 민주당으로서 이번 선거를 이김으로써 해서 그 여세를 몰아서 지방선거 이겨 나간다는 생각이었는데. 지금 참 부담이 큰 것은 이번에 이렇게 해서 지면, 여당이 독주를 할 수 있는, 조금 아까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지금 정치가 불신을 받고 있고, 민주당도 그렇게 국민들로부터 적극적인 호응과 지지를 받지 못하는데.
야당을 튼튼하게 해야지 정부가 국민을 무서워 한다는 생각을 굳게 갖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4대강 사업만 하더라도 타당성 검사도 없이 밀어붙이고 있는데, 그 여파는 지방재정이 곳곳에서 파탄이 나서 지방에서 지방채를 발행한다, 지방사업을 축소한다고 하고 복지사업 등이 축소되고 있는데. 그런 것을 그냥 봐라,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도 우리 여당에게 국민이 신임을 주지 않았느냐 하고 마구밀어붙이기 시작하면 우리나라 정치는 더 왜곡돼갈 수 있다, 4대강 사업 같은 것은 그냥 밀어붙이면서 우리나라 정치가 다시 독선과 독주의 길로 들어설 수 있는 부담이 있기 때문에 저희가 꼭 이겨야 되겠다, 그리고 저 손학규, 이를 테면 이름이 있는 사람이 나가서 이기는 사람보다 이 지역의 일꾼이, 건실하고 민생을 제대로 챙기는 사람이 나서서 이겨서 민주당이 야당이 힘을 얻어서 국민 편에 서서 정부여당의 독주를 견제해야 된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임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지금 말씀하셨듯이 이번 선거에서 이겨야만 여당의 독주를 막을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중요한 선거이기 때문에 당에서 “손 대표님, 꼭 나와서 출마해 주십시오” 라고 했던 건데. 그걸 거절하신 상태여서 사실 비판도 좀 있습니다. 당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자신을 위한 정치하는 것 아니냐, 여기에 뭐라고 답하시겠습니까?
◆ 손학규> 이번에 참 고민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중간에는 ‘아, 할 수 있나... 당이 이렇게 어려운데. 정부여당의 독주를 막아야 되는데 나라도 나서서 이길 수 있다면 나서야지’ 이런 생각도 한 때 안 한 것이 아닙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 생각도 하셨군요.
◆ 손학규> 네, 그러나 아무리 저를 설득하려고 해도 안 됐습니다. 결국은 못 하겠다는 생각이 된 게 첫째 정치에도 도리가 있어야 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우리 민주당이 어렵더라도 정도를 가야지 길게 승리한다, 이번 전쟁에서 손학규라는 이름 있는 사람을 내세워서 이기는 것, 이건 쉽게 이기는 것이지만 길게 승리로 가는 길은 아니다, 어렵지만 이 지역의 일꾼을 한번 세워서 국민들 민의를, 민심을 제대로 반영을 해보도록 하자는 생각입니다.
◇ 김현정 앵커> 지역에서 계속 터를 닦던, 일을 하던 일꾼이 나와야 된다는 말씀이시군요?
◆ 손학규> 그렇죠. 물론 저로서는 국회의원으로 원내 진입하면 좋죠. 원내 교두보를 마련하고 행동반경도 넓어지고 말이죠. 그러나, 보십시오. 제가 재작년에 대선 경선에 나와서 패하고, 작년에 당 대표로서 총선을 지휘하면서 그때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패했고. 또 종로에 저 자신이 직접 나가서 물론 제가 이길 것만 생각하면 훨씬 쉬운 선거구를 골라갔겠지만 당 대표로서 총선을 이끌기 위해서 종로에 나갔는데, 어쨌든 졌단 말이에요.
그리고 그러고 나서 반성하고 자숙하겠다고 춘천 산골에 들어앉았는데. 이번 보궐선거 있다고 해서 거기 나오면 쉽게 된다고 해서 그냥 바로 나온다? 이것이 과연 정치의 도리인가, 더더군다나 선거구를 옮겨가면서 말이죠, 그냥 이기기 쉽다는 생각에서. 그리고 이찬열 위원장, 제가 지난번에 공천을 했고 지구당 위원장을 세웠고, 특히 이찬열 위원장은 제가 한나라당을 나와서 뜻을 세우겠다고 했을 때, 손학규 길이 옳다고 해서 같이 나온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 이런 의리를 갖고 이런 소신을 갖고 있는 이런 재목을 키워야 되지 않느냐. 손학규가 나와서 승리하면 손학규 개인 거물이 승리하는 거지만 이찬열이 승리하면 민주당이 승리하는 것이다, 민주당이 길게 승리하는 길을 택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이번에 불출마를 결심했습니다.
◇ 김현정 앵커> 불출마 이유를 들으면서 궁금증이 몇 가지 생기는데요. 때가 아직 되지 않았다, 아직은 반성이 끝나지 않았다는 말씀도 홈페이지 올린 글에 쓰셨더라고요. 그러면 4월 재보선 때도 똑같은 대답을 하셨거든요. 그때도 반성은 끝나지 않았다... 그 반성은 언제쯤 끝나고 정계복귀하시는 건가요?
◆ 손학규> 제가 면벽수도를 하면서 참선을 하면서 도를 깨치기 위해서 이렇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정치인의 생각, 정치의 어떤 생각은 움직이면서 생각하고 길을 열어나가는 겁니다. 그렇지만 방금 말씀드린 대로 이번 수원 장안은 이를테면 춤판으로 보면, 내가 놀 마당은 아니다,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러면 손학규 전 대표께서 놀 마당은 어떤 마당이라고 생각하시는 건지요?
◆ 손학규> 글쎄, 내가 나서야 될 때, 손학규를 필요로 할 때가 있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입니다. 정치가 국민에게 희망을 주어야 하는데, 지금 손학규가 나서는 것은 국민들에게 ‘이야, 손학규가 나섰다. 손학규가 이제 우리나라 정치를 위해서 큰일을 하겠다’ 이런 희망을 주기보다는 ‘아이고, 뭐 1년 동안 칩거한다던 사람이 보궐선거 있으니까 그냥 이렇게 나왔다, 자기 정치적인 이익을 위해서 나왔다’ 그러면 희망이 아니라 실망을 주고 또 다른 좌절을 줄 거다, 이런 생각을 오히려 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정동영 의원 보면서도.
◆ 손학규> 아, 그런 말씀하지 마시고요. 저는 제 얘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내가 나서야 할 때 이런 생각을 하는데. 그럼 무슨 준비를 한다는 얘기냐 이런 말씀인데. 저는 요즘 그런 생각을 합니다. 우리 사회가 자꾸 꿈을 잃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제가 얼마 전에 제가 젊었을 때 유신체제 유신독재 하에서 도피생활을 할 때였습니다. 그때 철공장에 가서 일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공장장이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거기 상가에 갔던 일이 있는데. 그때 느낀 게 있습니다. 그때 시골에서 올라와서 전라도에서 올라오고 충청도에서 올라오고 경상도에서 올라와서 그냥 아무 기술도 없이 학력도 초등학교밖에 안 나온 사람들이 처음에 그라인드질, 페인트칠, 이러면서 기술을 배워서 공장 사장이 돼서 지금 어엿하게 직원들 한 20여명 거느리고 있는 이런 사장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새는 공장 직공이 돼서 그런 것을 꿈을 못 꾼다는 얘기에요.
◇ 김현정 앵커> 희망을 주는 정치라는 것을 그런 쪽에서 찾으신다는?
◆ 손학규> 그렇죠. 카센터에 와서 일을 하던 사람이 20년 전에는 열심히 일하면 자기가 카센터를 만들 수 있었는데. 이제는 그게 안 된다는 거예요. 이렇게 꿈을 어떻게 주는 정치를 할 것인가, 그것을 준비해야 된다는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앵커> 지금 청취자들이 문자를 굉장히 많이 보내주시는데요. “내년 지방선거도 이렇게 원외에서 도우실 생각이신가요?” 라는 질문입니다.
◆ 손학규> 물론 정치는 움직이면서 생각을 하고, 또 내가 놀 마당이, 내가 나설 때가 언젠가를 봐야 되겠는데. 그건 아직도 변화하는 정치 속에서 제 자신의 위상과 제 자신의 거취를 찾아볼 생각입니다.
◇ 김현정 앵커> 또 하나 궁금증은 불출마 이유 중에 당의 체질을 강화해야 한다, 소중한 재원을 최대한 키우는 기회로 재보선을 삼아야 한다고 하셨는데. 그럼 지금 민주당이 겪고 있는 지지율 부진, 체질 약화의 원인을 인물난에서 찾으시는 걸까요?
◆ 손학규> 그냥 단순히 인물난만은 아닐 겁니다. 우리 민주당에 훌륭한 인재가 얼마나 많습니까? 정치적인 경륜을 많이 갖추신 분도 있고, 흔히 얘기하는 386세대, 한참 격동기에 역사와 싸우면서 자신의 꿈과 자신의 이상을 키워온 분들도 있고요. 또는 전문직에 종사하다가 정치에 뛰어든 분, 다양한 유능한 인재들이 많이 있습니다. 문제는 정치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인데, 국민의 삶을 개선하고, 제가 얘기를 했습니다만, 등 따습고 배부른 국민의 삶을 만들고 그러면서 정도를 가는 정치를 하면서 변화를 선도하는 것이 정치인데.
지금 우리가 과연 변화를 선도하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그리고 국민이 원하는 바를 적극적으로 추구하고 있는가? 이런 데에 대한 깊은 자성이 필요할 것입니다. 혹시 우리가 어렵다고 해서 우리 자신만의 정치적인 이해, 눈앞의 정치적인 이해만을 위해서 우리가 움직이는 것은 아닌가, 좀 이번에 제가 우리 당의 국회의원, 우리 당원들, 지지자들에게 혹시 마음에 상처를 주었을지 모릅니다. ‘아니, 손학규가 나가면 이길 텐데’ 물론 선거를 해봐야하는 거지만 말이죠. 그런데 손학규가 안 나오고 당이 어려운 길을 가야 된다? 당장 어려운 것을 해결해야지 내일 일을 생각하면 어떡하나 그런 아쉬움들이 있었을지 모르지만.
그러나 저는 오늘의 눈앞의 승리로 생각하지 말고 어떻게 당이 새로운 인재를 현장에서 일하고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고 소신을 갖고, 더더군다나 이찬열 후보는 선거의 승리를 위해서 자기가 국회의원 꿈을 키우고 있었던 것을 접고 ‘손학규 대표 오십시오’ 이런 양보의 미덕을 보여준 사람이란 말이에요. 이런 사람을 키움으로 해서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키워나가자 이런 뜻입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6(화) 손학규 前 민주당 대표 “수원은 내 춤판 아닌 이찬열 춤판”
2009.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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