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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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화) 제2의 나영이 사건? '은지'(가명) 담임 김태선 교사
2009.10.06
조회 374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경북 포항 김태선 교사, 은지(가명) 담임

제2의 나영이 사건이라고 불리는 은지사건이 지금 인터넷을 중심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은지는 물론 가명입니다. 은지는 지적장애아인데, 2006년 당시 11살 나이부터 2년 동안이나 동네 주민, 남자 중고생들로부터 성폭행을 당해왔고요. 역시 정신지체를 갖고 있는 은지의 어머니까지 모녀가 같이 성폭행을 당하기도 했다는 건데요. 네티즌들이 더 분노하는 건 사후대책입니다. 은지의 담임선생님이 이 일을 알리고자 여성단체, 아동보호센터, 경찰서, 심지어 청와대까지 민원을 넣고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가해자들에게 책임을 묻는 데 한계가 있었고요. 정작 이 선생님은 문제교사로 낙인이 찍혔다는 건데요. 어떻게 된 일일까요. 은지의 담임선생님 직접 만나보죠.

◇ 김현정 앵커> 처음에 이 사건을 언제, 어떻게 알게 되신 건가요?

◆ 김태선> 이 가정이 우리가 보통 사회에서 말하는 사각지대에 놓인 가정이었거든요. 장애인들로 구성된 가정이었고, 나라의 면 행정이나 이런 게 미치지 않았어요. 그동안 수급비 이런 건 다 착취당하고 있었고. 제가 보기에는 거지같은 집에서 그냥 짐승처럼 살고 있었거든요.

◇ 김현정 앵커> 어머니도 장애, 딸도 장애, 아들도 장애가 있었다고요?

◆ 김태선> 세 명 다 그렇죠. 이 엄마가 가정이 해체될 위기가 있어서 제게 먼저 전화 요청을 했어요. 제가 그때부터 뛰어들어서 재산도 착취당한 것 찾아주고, 저는 외부로 옮기길 원했지만 도와주는 단체 쪽에서 집을 지어주기로 했어요. 그래도 포항지역에서 많은 분들이 찾아오셨고, 안전하게 지켜질 줄 알았죠. 그런데 2008년 1월에 애가 성폭행당하고, 제가 그걸 알게 된 게 2월이었어요.

◇ 김현정 앵커> 잠깐 정리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장애인들로만 구성된 가족인데, 여기저기서 재산도 갈취 당하고 하니까 선생님이 재산권을 지켜주려고 여러 단체에 수소문도 하신 거고 그래서 집도 지어주고 재산도 찾고 잘사는 줄 알았는데, 어느 날 보니 성폭행을 당했더라?

◆ 김태선> 네. 성폭행을 당했는데. 우리사회에서 살다보면 불우한 사고를 당할 수도 있잖아요. 그럴 때 제대로 지원만 되면 다시 정상인으로 복귀할 수 있는데. 이번 일 같은 경우는 성폭행을 당한 이후에 제대로 된 조치가 제가 보기에는 전무했거든요.

◇ 김현정 앵커> 성폭행을 당했다는 걸 알고 나서는 어떻게 대처를 하신 거예요?

◆ 김태선> 아이가 며칠 동안 방치되었다는 걸 알고, 보통 산부인과 같은 데 가면 진료를 잘 안 해줘요. 자기네가 나중에 경찰서에 불려 다니고 이러저러한 귀찮은 일이 있거든요. 그래서 원스톱지원센터라고 있어요. 그곳에 애를 데리고 갔는데, 말로는 24시간 진료를 한다는데 의사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하루를 밤을 여관에서 공포로 지새우고 그 다음날 진단을 받으니까 ‘성폭행 수차례’라고 나왔거든요.

◇ 김현정 앵커> 이미 수차례 성폭행을 당해왔다는 얘기에요?

◆ 김태선> 저는 한번 당한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의사 소견으로는 여러 가지 정황이나 진료를 해봤을 때 수차례에 걸쳐 당한 거라고 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앵커> 그래서?

◆ 김태선> 그래서 학교로 돌아와서 파출소장님, 부소장님하고 만나고 얘기를 하고. 얘는 도저히 그 지역에 가기를 싫어하더라고요. 공포에 질려서. 그래서 아이를 격리시키고 학교에서는 보고를 하고. 그 다음에 저는 이제 모든 일을, 경찰에 알렸고 학교에서 아니까 당연히 다 처리를 알아서 해줄 줄 알았어요. 그런데 “도교육청에서 함구령 내려왔으니까 입 다물어라”

◇ 김현정 앵커> 도교육청에서 함구령요? 무슨 일입니까?

◆ 김태선> 모르죠. 도교육청에 보고된 첫 케이스인데, 계속 이게 소문이 나고 하면 담임인 김 선생님부터 다친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다치더라도 해야 할 일은 해야지 않느냐고 얘기를 했어요. 저는 어쨌든 대한민국 경찰을 믿으니까 수사가 잘 진행될 줄 알고 있었어요. 사건이 2월 2일인가 접수가 됐거든요. 제가 그때 그 지역 파출소 관계자들 만났으니까요. 그런데 제가 최초로 경찰서에서 연락을 받고 참고인 조사하러 간 게 4월 4일인가 그랬거든요.

◇ 김현정 앵커> 두 달이나 지나서요?

◆ 김태선> 네. 그리고 최초로 제보를 한 사람이 그 아이의 숙모였어요. 그러면 우리가 생각을 할 때, 제일 정황을 잘 알고 최초로 신고한 사람을 먼저 조사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제가 경찰서 가서 물어봤을 때는 아직도 그 숙모를 조사 안 했다고 하고, 이후에 추적60분을 찍게 되었어요.

◇ 김현정 앵커> 이 사건이 방송에도 출연한 적이 있군요?

◆ 김태선> 네, 작년 6월 18일인가 방송됐는데. 그 추적60분을 찍는 도중에 이 숙모가 전화가 와서 버스 기사 얘기를 하면서 그 사람이 성폭행했다고 한다면서 알려주더라고요. 그러면서 저에게 경찰에 연락을 해달라고 해서 제가 연락을 하게 됐어요. 그런데 그때까지도 경찰에서는 이 숙모를 만나지 않았는지, 숙모의 연락처를 저에게 묻더라고요.

◇ 김현정 앵커> 사건의 가장 실마리를 쥐고 있는 숙모인데, 번호조차 모르고 있었다, 수사를 제대로 안했다는 얘기네요?

◆ 김태선> 그 부분은 제가 말할 수 없지만, 사실관계는 그러합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워낙 2년 동안 벌어진 일이라 짧은 시간에 자세하게 다 말씀드릴 수 없지만, 지금 이렇게 대충만 들어도 얼마나 수사가 엉성하게 이뤄졌는지, 또 학교 측에서는 얼마나 엉성하게 대처해왔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선생님이 이후에 당한 불이익도 있다고 들었는데요. 어떤 건가요?

◆ 김태선> 언론을 타게 되니까 눈에 보이는 불이익은 있을 수 없잖아요. 그런데 뒤에서 교육당국 관계자들끼리 저에 대한 온갖 악성루머를 흘리는 거예요. “시끄럽게 군다, 설친다” 욕까지도 뒤에서 제가 전해 들었어요.

◇ 김현정 앵커> 그런데 학교에서는 굳이 그렇게까지 그 일을 쉬쉬하고 넘어가려는 이유가 뭘까요?

◆ 김태선> 자기들이 그냥 생각해서, 일이 생기면 시끄러워지면 좋을 게 없겠구나, 하고 판단을 내렸겠죠.

◇ 김현정 앵커> 학교 이름이 알려지고 안 좋은 일로 오르내리고, 이런 자체가 싫었던 걸까요?

◆ 김태선> 네. 그리고 더 제가 용납할 수 없는 것은 정말 사실이 아닌 걸 가지고 방송에 나와서 저를 문제교사고 무단결근을 했고 근무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거짓으로 얘기를 하셨어요. 그런데 제가 차후에 한 번 건의는 했었거든요. 민원을 신랑이 올린 적이 있는데. 거기에 대해서도 일언반구 말도 없고, 그 이후에 그분들이 그렇게 몸을 사리고 심지어 방송에까지 나와서 남의 교권을 침해했으면 뭔가가 있어야 된다고 저는 생각은 했었죠. 저는 주장할 수 없지만, 그분들 다 잘 사시거든요.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노력을 하셨지만 아직도 수사가 말끔하게 이루어진 건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지금 은지모녀는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 김태선> 제가 작년 2월에 아이를 대구 쉼터로 보냈거든요. 그래서 저는 일단 한 아이는 구하지 않았느냐고 생각하면서 나름대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올 2월에 대구고등법원에 볼 일이 있어서 갔더니 애를 다시 포항지역으로 보내기로 했더라고요.

◇ 김현정 앵커> 그건 또 왜 그런가요?

◆ 김태선> 그 내부는 제가 알 수 없죠. 그리고 제가 그전부터 은지 건은 중요한 신변에, 일신상의 문제가 생기면 제게 얘기를 해달라고 했는데 상의도 없이 통보를 하더라고요.

◇ 김현정 앵커> 그러면 다시 피해를 당했던 지역으로 오게 될지도 모르는 그런 상황이군요.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그것도 오랫동안 해오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 정말 이래서 아동 성폭력 문제, 장애 여성에 대한 성폭력 문제가 해결이 안 되구나, 이런 자괴감을 느낀 순간이라면?

◆ 김태선> 정말 말 그대로 원스톱으로 일이 처리됐으면 좋겠어요. 피해자나 옆에 있는 가족들이나 정말 감당하기 힘든 일이거든요. 그런데 문의가 있어서 도와준다, 24시간 뭘 한다, 아동학대를 예방한다, 그런 단체들이 있어서 가서 도움을 요청하면요. 본인들이 먼저 저에게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하고 나와야 하는데, 제가 사정사정해도 받아들여지지가 않더라고요.

◇ 김현정 앵커> 그리고 그렇게 나서는 사람을 이상하게 바라보고...

◆ 김태선> 그런데 이건 덮어줄 수 없는 사안이잖아요. 제가 뭐 재산에 조금 피해가 있다거나 하면 물러서겠지만, 아이들 생명과 신상에 문제가 있는 건데 소홀히 할 수 없잖아요. 뭔가 어디에 하소연 하거나 내 얘기를 들어줄 사람조차 없더라고요, 책임을 지고.

◇ 김현정 앵커> 그래서 선생님께서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 토론광장에 올린 글이 일파만파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미 10만 명 넘는 사람이 이 글을 읽고 댓글을 달고 관심을 갖고 있는데요. 이번 기회에 깨끗하게 정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선생님 어려운 가운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