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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화) 서정원 청소년대표팀 코치 현지인터뷰 “일을 저질렀습니다”
2009.10.06
조회 318
- 기성용 불참 아쉬움 속 무명의 반란
- 무관심 설움이 오히려 약이 돼
- 지금 추세라면 우승도 가능하다
- 홍명보 리더십 핵심은 ‘신뢰와 팀웍’
- 골 세레모니는 서 코치 아이디어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U-20 청소년 국가 대표팀 서정원 코치 (이집트 현지)
바로 몇 시간 전에 끝이 났습니다. 우리 청소년축구대표팀 참 잘 싸웠죠. 18년만의 8강, 만약 4강까지 올라간다면 이게 24년만의 4강이 됩니다. 사실 프로선수들 거의 빠지고 대학선수들 위주로 꾸려서 떠났기 때문에, 약체라고 평가를 받았습니다. 별관심도 크게 없었죠. 그런데 일을 냈습니다. 홍명보 감독, 서정원 코치, 그리고 무명의 선수들이 일을 냈습니다. 이집트 현지 연결해보죠. 서정원 코치 연결돼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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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앵커> 서 코치님, 안녕하세요? 축하드립니다.
◆ 서정원>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앵커> 지금 그 곳 시각이 새벽 2시쯤 됐다고요?
◆ 서정원>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너무 좋아서 잠이 안 오시죠?
◆ 서정원> 그렇죠. 뭐... (웃음) 지금 너무 좋아가지고요.
◇ 김현정 앵커> (웃음) 선수들도 지금 잠 설치고 있을 것 같은데요. 일단 국민들 지금 굉장히 기뻐하고 있습니다. 감사인사부터 한 말씀 해 주시죠.
◆ 서정원> 일단 축구팬 여러분들과 국민 여러분들이 많은 성원을 해 주셔가지고 너무 감사드리고요. 거기에 또 우리 선수들이 보답하려고 상당히 노력 많이 했습니다. 노력 많이 했고요. 또 열심히 운동장에서 뛰었고요. 그 결과가 우리가 또 추석날 좋은 국민들에게 선물을 했고요. 그 다음에 더 나아가 또 16강, 8강에 오르는 그런 쾌거를, 일을 또 저질렀습니다.
◇ 김현정 앵커> 이렇게까지 큰일을 저지를 거라고, 잘 할 거라고 예상을 하셨어요?
◆ 서정원> 조금 전에 말씀하셨듯이 저희가 처음에 모여서 여기 올 때까지만 해도 거의 많은 기대를 한국에서는 안 했었죠. 관심도 많이 가져주시지도 않았고요. 그런데 또 거기에 있어서 오히려 우리 선수들이 똘똘 하나로 뭉쳐서 열심히 해서 좋은 결실을 지금 하나하나 맺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오히려 큰 관심을 안 보이고 ‘잘 하겠어?’ 이런 식의 시선이 더 뭉치는, 어떻게 보면 계기가 된 것일 수 있겠네요? (웃음)
◆ 서정원> 어떻게 보면 그게 약이 됐어요. 그리고 20세의 월드컵이다 보니까, 큰 대회이다 보니까 ‘거기 가서 또 잘 할까?’ 라는, 그 다음에 우리가 프로선수들이 많이 빠졌고 거의 대학선수들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기대를 안 하셨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앵커> 그런데 오히려 그게 약이 되어서 똘똘 뭉쳐서 선수들이... 사실은 기성용 선수 같은 스타플레이어들도 같이 가자고 제안을 했지만 잘 안됐죠?
◆ 서정원> 네. 그렇습니다. 기성용 같은 선수가 미드필드에서 보태주면 상당히 큰 힘이 되는데, 그러질 못할 사정이 있어서 못 왔지만 그래도...
◇ 김현정 앵커> 서운하진 않으셨어요? 조금은요.
◆ 서정원> (웃음) 뭐, 그렇죠.
◇ 김현정 앵커> ‘국가대표팀 때문에 안 된다, 청소년 대회는 못 나간다’ 이런 식이 되니까 조금 코치진들은 서운하셨을 것 같고 그래요.
◆ 서정원> 네, 좀 그렇죠. 그렇지만 여기에 온 선수들이 거기에 버금가는 선수들이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많이 있고요. 선수들이 또 지금 20세니까 거의 하루가 다르게 성장해 나가는 지금 추세고요. 그러다보니까 우리가 예선전을 통해서 선수들이 자신감도 많이 얻고 하다보니까 지금 아주 좋은 자리까지 올라온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승리의 가장 큰 요인이라면 뭘까요?
◆ 서정원> 가장 큰 요인은 우리 선수들이 워낙에 21명이 하나같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는 거죠.
◇ 김현정 앵커> 역시 ‘조직력의 승리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요. 홍명보 감독의 리더십은 어땠습니까? 옆에서 지켜보시면 그 리더십의 핵심, 장점은 뭐던가요?
◆ 서정원> 일단 신뢰지요. 선수와 코칭스텝들, 그 다음에 감독간의 그런 신뢰가 가장 큰 힘으로 작용했던 것 같아요. 우리 어린 선수들이 코칭스텝들을 믿고, 또 코칭스텝들은 선수를 믿고요. 그 속에서 아주 팀이 단단한 팀웍이 생겼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앵커> 그렇군요. 서정원 코치하고 홍명보 감독은 1살 차이가 나시죠?
◆ 서정원>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게다가 두 분 다 스타플레이어 출신이고 그래서 조금 미묘한 신경전 같은 거, 조금 어려움은 없었어요? 맞춰 가는데... (웃음)
◆ 서정원> (웃음) 아니요. 전혀 그런 건 없고요. 홍 감독님하고 저하고는 아주 예전부터, 대학교부터, 또 국가대표부터 한 10몇 년을 같이 생활하다보니까, 눈빛만 봐도 무엇을 원하는지 아니까요. 그런 건... (웃음)
◇ 김현정 앵커> 감독과 코치간의 신뢰, 그리고 코치진과 선수들 간의 신뢰, 이런 것들이 이번 조직력을 만들어내는 바탕이 됐겠습니다.
◆ 서정원>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앵커> 선수들 중에서 눈에 띄는 선수가 김민우 선수였어요.
◆ 서정원> 네. (웃음)
◇ 김현정 앵커> 김민우 선수, 1990년생인데... 이 선수를 보면 ‘야, 지금 누구의 어린 시절 같다’ 이런 느낌이 드는 그런 선수 있으세요?
◆ 서정원> 글쎄요, 뭐, ‘어느 누구 같다’ 라는 생각은 많이 있겠지만, 김민우 선수 참 열심히 해요. 한국에서 훈련할 때도 보면 상당히 혼자 화이팅을 외치고, 아주 항상 명랑하고요. 성실하고, 그 속에서 자기가 쌓인 게 이렇게 시합 때 아마 폭발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래요. 하나하나 귀중한 선수들입니다. 보배들을 건지셨어요. (웃음) 이제는 목표를 좀 수정해야 될 것 같은데요. 몇 위까지 갈까요?
◆ 서정원> 계속 멈추면 안 되겠죠. 앞으로 계속 가야 되겠죠.
◇ 김현정 앵커> 우승까지?
◆ 서정원> 계속 한게임 한게임 결승전이다, 생각하고 그렇게 달려가야 되고, 또 우리 선수들이 예선전을 통해 많은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에 그 자신감이 큰 힘이 되고요. 그리고 또 우리 선수들이 경기를 하면 할수록 경기력이 계속 좋아지기 때문에, 걷잡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멈출 수 없을 것 같아요. (웃음)
◇ 김현정 앵커> 기세가 대단하군요. 지금 분위기가 아주 상승세군요?
◆ 서정원> 네, 분위기가 아주 좋습니다.
◇ 김현정 앵커> 정말로 혹시 우승 못할 이유가 있습니까? 우승도 하는 거 아니에요?
◆ 서정원> 못할 거 없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지금 우리 선수들의 경기력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젊은이이기 때문에 못할 일이 없습니다. 정말... 선수들이 골 넣고 다양한 세레모니를 하던데 큰절을 하기도 하고, 바이올린 연주하기도 하고 지휘하기도 하고... 이게 다 서정원 코치님 아이디어라고요?
◆ 서정원> 어떻게 하다보니까 그런 아디이어가 나왔는데요. 우리 경기하는 날 마침 추석날이고 해서, 그래서 “우리 국민들에게 좋은 선물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너희들이 골을 넣으면 한번 큰절로 명절에 국민들에게 절을 한번 해봐라” 얘기했는데 적중을 해요, 그래서 좋은 추석 선물도 됐고... (웃음)
◇ 김현정 앵커> (웃음) 다음번 세레모니는 뭡니까? 그럼.
◆ 서정원> 지금 발표하면 너무 재미없지 않습니까? (웃음)
◇ 김현정 앵커> 준비하고 계신 건 있군요. (웃음) 알겠습니다. 굉장히 궁금하고요. 그 세레모니, 꼭 보고 싶습니다.
◆ 서정원> 네, 알겠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 김현정 앵커> 축하드리고 열심히 해 주십시오.
◆ 서정원> 국민 여러분,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요.
◇ 김현정 앵커> 고맙습니다.
이집트에서 정말 야심한 시각에 인터뷰 해주셨네요. 20세 이하 청소년축구팀의 서정원 코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