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외화보유고, 달러가 65%
- 파운드 기축통화 상실 50년 걸려
- 달러 약세 대비 외환 다양화 필요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종인 前 청와대 경제수석
세계 어딜 가든 통하는 돈이 미국의 달러죠. 그런데 달러가 흔들리고 있다, 이런 얘기 종종 들으실 겁니다. 결정적인 보도는 어제 영국의 인디펜던트지의 보도인데요. 주요 산유국들이 국제 석유거래를 하는 데 있어서 달러 말고 다른 통화를 쓰자, 이런 비밀회의를 했다는 겁니다. 이 기사를 조금 더 읽어보면 아예 이들은 과도기를 한 9년 정도로 잡고 그 시기에는 금으로 거래하자, 다른 통화로 바뀔 때까지 말입니다. 이렇게까지 구체적으로 논의를 했다는군요. 기축통화의 변화, 얼마나 눈앞에 닥친 일일까요. 전 청와대 경제수석 김종인 수석과 얘기 나눠봅니다.
[IMG0]◇ 김현정 앵커> 달러가 기축통화 지휘를 잃을 거다, 그 시기가 언제인가에 대한 의견은 다르지만 전문가들 대부분은 동의하는 분위기더라고요. 미국 달러가 이렇게 못 믿을만한 돈이 된 이유는 뭘까요?
◆ 김종인> 미국의 경제적인 위치가 다른 나라들이 차고 올라오니까 점점 취약해진 상황에 있고, 최근 금융위기로 인해서 지나치게 재정적자도 심해지고 통화도 너무 많이 달러가 남발해버리고. 국제수지도 계속 적자를 보이고 그렇기 때문에 달러가 약세 되어 갈 것이다, 그렇게 될 것 같으면 결국 달러가 기축통화 위치에서 취약해지지 않겠느냐, 이런 데에서 나오는 얘기 같아요.
◇ 김현정 앵커> 기축통화가 달러가 아니라 다른 국가의 돈으로 바뀐다면, 구체적으로 세계경제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 겁니까?
◆ 김종인> 그런데 달러가 국제 기축통화에서 바뀐다는 게 그렇게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것처럼 쉽게 금방 되지는 않습니다. 지금 각국이 가지고 있는 외화보유고를 보면, 달러로 외화보유고를 갖고 있는 게 전 세계적으로 한 65% 에요. 그 다음 유로가 한 26% 되고, 파운드화가 4%, 일본 엔이 한 3.5% 되는데. 이것이 전반적으로 변하려면 10년, 20년, 길게는 4~50년도 갈 수 있는 상황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경제위기 이후에 미국의 달러가 너무 남발되는 상황이니까 산유국들이 어떻게 기름 값을 달러 결제 대신 다른 바스켓을 이용한다는 이야기가 언론에 나오니까 금방 기축통화가 바뀔 수 있지 않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건데. 이런 기축통화가 바뀌려면 과정이 굉장히 깁니다.
과거에 영국 파운드화가 기축통화를 상실하는데 걸린 기간이 한 50년 걸렸어요. 지금 보면 미국의 경제가 아무리 취약하다하지만 세계경제의 한 25% 수준을 차지하고 있고, 제조업만 하더라도 미국이 20% 가까이 세계경제에 차지하는 위치에 있어요. 그러니까 중국이 계속해서 성장을 한다고 가정을 했을 때, 중국이 미국과 비슷해지려는 상황이 오려 해도 약 2030년까지는 기다려야 하지 않나 이렇게 봅니다. 그러면 이런 기축통화의 위치라고 하는 것이 금방 쉽게 바꿔질 수 없는 거라고 생각하는 게 좋을 겁니다.
◇ 김현정 앵커> 한참동안 과도기가 진행될 거란 말씀인데요. 어디서는 금으로 거래를 주고받기도 하고, 어떤 곳은 달러가 통용되기도 하고 이런 과도기가 진행될 거란 말씀이신데요. 과도기 시기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나나요?
◆ 김종인> 기축통화가 되는 나라가 기축통화로서의 역할을 하려면 부담이 커요. 그렇기 때문에 말이 그렇지 기축통화라는 것이 하고 싶다고 되고 그렇게 되는 게 아닙니다.
◇ 김현정 앵커> 위안화, 그러니까 중국 같은 경우에는 좀 원하는 것 아닌가요?
◆ 김종인> 중국이 세계 경제에 있어서 3위, 일본 다음 세 번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중국이 만약에 미국과 거의 비슷한 규모의 경제가 된다고 한다면 중국통화도 미국 달러 비슷하게 운용이 될 수도 있겠죠. 그런데 중국이 걱정하는 것은 중국 외환보유고가 2조 3천억 불 돼요. 만약 달러가 기축통화 위치가 취약해져서 달러 가격이 굉장히 하락하게 되면, 거기에서 오는 중국의 손실도 엄청나게 큽니다. 그러니까 말은 그렇게 하지만 달러가 갑작스럽게 가격이 하락하는 것도 중국이 자기에게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말은 그렇게 하더라도 급작스럽게 이루어지는 건 별로 원치 않을 거예요.
◇ 김현정 앵커> 산유국들이 모여서 과도기를 9년으로 잡았다고 하는데, 김종인 수석 보시기에는 9년은 너무 짧은 기간이다, 바뀌더라도 3, 40년 많게는 50년까지 걸릴 거다?
◆ 김종인> 한 20년, 30년, 길게 가면 50년까지 갈 수 있겠죠.
◇ 김현정 앵커> 당장 달러가 불안한 것은 사실이지 않습니까?
◆ 김종인> 그렇죠.
◇ 김현정 앵커> 그래서 제일 안전한 금으로 갖고 있자고 해서 금값이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고 있습니다. 원자재 가격도 마찬가지고요. 이런 현상은 상당 기간 지속될까요?
◆ 김종인> 과거에 금이 세계통화에 금본위제가 있을 때는 금을 기준으로 해서 통화를 한 것이 발행이 되고 운용이 됐기 때문에 금에 대한 향수를 많이들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에요. 지금뿐만 아니라 1950년대 말 프랑스 드골 대통령이 있을 때만 하더라도 드골 대통령이 계속해서 금본위제로 돌아가자는 요구를 많이 했었던 거예요. 그러나 금만 가지고서는 세계 이렇게 커진 경제를 운용하기에는 굉장히 역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어쨌든 금값이나 원자재 가격이 상당 기간 오르는 것은 사실 아니겠습니까?
◆ 김종인> 금값이나 원자재 가격이나 상품으로서 가격이 오르는 거죠.
◇ 김현정 앵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비해야 될까요. 우리는 수입 원자재의존도 상당히 높은데요?
◆ 김종인> 수입 원자재 가격이 높아가는 것은 우리 자체로서는 영향을 행사할 수 없는 거고. 우리가 경제정책을 제대로 하고 대한민국의 경쟁력이 향상이 될 것 같으면 우리 환율이 평가절상 되지 않겠어요? 원화가 평가절상 되면 절상을 통해서 원자재 가격의 인상분을 갖다가 보존해나가는 그런 노력을 해야죠.
◇ 김현정 앵커> 만약 기축통화가 변화가 있다면, 김종인 전 수석께서 부정적으로 보고 계십니다만, 만약 변화가 있다면 그때는 어떤 식으로 우리가 대비를 해야 되는 건가요?
◆ 김종인> 국제 기축통화의 변화에 대해서 우리가 대비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은 없어요. 세계경제의 상황을 흐름을 잘 봐서 기축통화가 변화된다고 해서 우리도 외환보유고를 달러만 갖고 있을 게 아니라 거기에 여러 가지 종합적으로 운용하는 것, 그런 걸 택하는 방법 외에 다른 게 없습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호주가 어제 금리인상을 했습니다. G20 국가 중에 최초로 기준 금리 인상을 했는데. 그 다음은 우리나라가 될 거란 예측들이 각 세계은행들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오늘 금통위 열리는데요?
◆ 김종인> 제가 보기에는 그래요. 호주가 주택가격이 7.3% 올랐다고 해서 금리를 0.25% 올렸는데, 지금 G20 국가 중에서는 최초로 출구전략을 하지 않았나 싶은데. 그런데 우리도 월스트리트저널에 의하면 대한민국도 금리도 올라갈 것이라고 보도를 한 것 같은데. 우리도 앞으로 주택시장의 움직임이라든가 우리경제의 경기에 있어서 동향을 살펴 볼 것 같으면, 어느 때 그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우리도 금리 올릴 수도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올릴 수도 있다? 그 말씀은 지금 출구전략이 필요한 시기라고 보시는 건가요?
◆ 김종인> 출구전략이라고 하는 것은 각국에 처한 사정에 따라서 다를 수 있어요.
◇ 김현정 앵커> 우리나라는 어떻다는 겁니까?
◆ 김종인> 우리도 최근 움직이는 증권시장의 상황이나 아파트값 등등을 볼 것 같으면 아직은 괜찮다고 얘기하지만, 한두 달 관망을 해보다가 자산가격이 지나치게 상승할 것 같으면 일정한 전략을 세워야 되지 않나 생각해요.
◇ 김현정 앵커> 한두 달 정도 봐야 한다?
◆ 김종인> 네.
◇ 김현정 앵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8(목) 김종인 前 청와대 경제수석 “기축통화 변경? 최소 20-30년 걸린다”
2009.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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