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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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3(수) 밴드로 돌아온 김창완 "표절여부, 창작자 본인의 양심은 안다"
2009.09.23
조회 293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창완 밴드’ , 김창완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만날 분은 락밴드의 보컬이면서 방송진행자고요. 또 연기자면서 소설까지 내신 분을 만나려고 합니다. 항상 순수하고 개구쟁이 같은 느낌의 음악인, 바로 김창완 씹니다. 이번에 산울림이 아닌 ‘김창완 밴드’로 첫 정규앨범을 내서 화제입니다. 김창완 씨 지금부터 직접 만나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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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앵커> 사실 아이돌그룹 멤버들 중에는 ‘멀티테이너’라고 해서 노래부터 연기, 진행, 이렇게 섭렵하는 스타들이 있기는 있는데, 50대 스타이면서 이렇게 많은 일을, 그것도 상당히 활발하게 하는 분은 없지 싶어요. (웃음)

◆ 김창완> (웃음) 얘기가 어떻게 들으면 참 송구스럽기도 하고 그래요.

◇ 김현정 앵커> 스케줄 다니실 때는 자전거 타고 움직이시죠?

◆ 김창완> 자전거가 기본인데요. 편도 한 21㎞ 정도 돼요. 집에서. 요즘 자전거도로도 다 잘 돼 있으니까 많이들 애용하셨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앵커> 도대체 김창완 씨의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는가? 궁금하더라고요.

◆ 김창완> 글쎄요. 일상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그냥 저도 해 뜨는 거 모르고 지내고 이러는데요. 아침에 방송이 있으니까 그게 많이 영향을 준 것 같아요.

◇ 김현정 앵커> 다양한 일을 해내는 정말 젊은이 못지않은 에너지를 가진 열정이 있는 분입니다. 이번에는 ‘김창완 밴드’라는 이름으로 첫 앨범을 내셨어요.

◆ 김창완> 사실 이번에는 정규앨범으로 처음부터 기획된 건 아니었어요. 그런데 멤버들이 욕심을 내더라고요. 그래서 정규앨범을 만들자. 그런데 마침 마음이 맞았는지 흡족한 앨범이 나왔어요.

◇ 김현정 앵커> 그렇군요. 아직은 많은 분들이 ‘김창완’ 하면 ‘산울림’을 떠올리는데 그러면 ‘산울림’은 완전히 해체가 된 건가요?

◆ 김창완> 그럼요. 그건 동생이 떠났는데... 그건 불가능하죠. 그냥 자국으로 남았습니다.

◇ 김현정 앵커> 산울림 해체하고 나서는 솔로로 활동하시지 않을까? 이런 생각들도 많이 했었는데... 또 밴드예요. 남다른 매력이 있을까요? 밴드가요?

◆ 김창완> 우리가 어떤 음악적 지향을 놓고, 설정해놓고 작업을 시작한 게 아닙니다. 뭐라 할까? 불안, 우리의 행복, 아니면 슬픔 이런 것들이 어떻게 음악적으로 표현될 지 우리 스스로도 몰랐고요. 틀을 정하지 않은 아니면 지향점이 없는 것들이 밴드가 갖고 있는 힘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앵커> 그렇군요. 멤버들이 다 김창완 씨보다는 아래 연대시죠?

◆ 김창완> 저보다는 한창 아래죠.

◇ 김현정 앵커> 세대차이는 못 느끼세요?

◆ 김창완> 세대차이라니요. (웃음) 음악에 세대차이라는 게 어디 있어요?

◇ 김현정 앵커> (웃음) 그렇습니까? 산울림으로 데뷔한 지는 벌써 32년이 지났고... 대한민국에서 락을 한다는 거, 락밴드를 한다는 거 이게 어떤 걸까요?

◆ 김창완> (웃음) 그야말로 갈라진 땅에 물대기입니다. 심하게 얘기해서 남의 논에 물대기라긴 뭐하고... 하여간 척박한 땅에다가 끝없이 물을 대고, 끝없이 싹을 심어서 키워내야 하는 거죠. 그런데 이제 그런 척박한 곳에서 일구는 보람도 있어요.

◇ 김현정 앵커> 갈라진 논에 지금 물을 열심히 대고 있는데, 좀 메워지고 비옥해지는 게 느껴지세요? (웃음)

◆ 김창완> (웃음) 뭐, 잘 아시겠습니다만 숲에도 가보면 침엽수림과 활엽수림이 따로 있어요. 여러 가지 식물, 여러 가지가 함께 사는 곳이죠. 그러니까 저는 물론 락이 좋아서 락을 하지만 어떤 음악이 됐든 풍요로운 음악이 많아지면 그 안에 락의 숲도 생기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제가 사실은 비옥해지지 않았습니까? 라고 여쭙는 이유가 요즘에 ‘장기하와 얼굴들’ 이런 락밴드도 인기가 좋고 또 TV오락 프로에서는 ‘오빠밴드’라는 프로그램도 있더라고요. 조금은 밴드문화라는 게 대중 속으로 파고들고 예전보다는 살아나고 있는 게 아닌가, 그런 느낌도 받는데... 현장에선 어떻습니까?

◆ 김창완> 그 사람들 역시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고 락이 융성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거겠지만, 그 사람들도 저와 똑같이 아직은 척박하다는 것을 느낄 거예요. 그러나 이제 그런 프로그램을 통해서 저희한테도 좋은 환경이 주어지겠죠. 공연장에 많이 와주세요.

◇ 김현정 앵커> 그럼요. 대선배로서 보시기에 우리 가요계에서 가장 큰 문제, 요즘 들여다보면 제일 안타까운 점은 뭘까요?

◆ 김창완> 글쎄, 상업주의나 표절문제, 샘플링이라는 이름으로 횡행하는 것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이 문제점이라기 보다는 그런 문제점을 통해서 많은 실제 음악의 주인공인 대중들이 교육 받는다고 생각해요. 심각한 문제는 불법다운로드나 이런 것들인데... 지금 횡행하는, 문화적으로 잘못된 것들이 소금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앵커> 표절논란 말씀을 하셨으니까 여쭙고 싶네요. 요즘 아이돌 가수 곡들이 표절이냐, 아니냐, 논란이 뜨겁습니다. 음악을 만드는 분으로서 직접 작사, 작곡 하시는 분으로서는 어떻게 이 논란들을 지켜보세요?

◆ 김창완> 그것은 양심의 문제이기 때문에 3자가 비판하거나 법률적인 잣대를 갖다 대는 것이 능사가 아니에요. 양심을 회복하는 일은 본인의 문제예요. 창작자. 양심을 어긴 사람은 다른 사람의 지탄을 받는 게 아니라 스스로에게 지탄을 받아요. 그러니까 양심이 회복되려면 대중들이 꾸짖음보다 사랑을 많이 줘야 해요.

◇ 김현정 앵커> 그러면 작사, 작곡가는 자신이 표절을 하면 이게 표절이라는 것을 양심으로 느낀다, 이런 말씀이신 거죠? 본인은 안다.

◆ 김창완> 그럼요.

◇ 김현정 앵커> 그렇군요. 오늘 짧은 시간 안에 인생얘기부터 표절얘기까지 다양한 얘기들 훑어봤네요. 김창완 씨 새 앨범 많은 사랑 받으시길 바라면서요. 이거 안 듣고 가면 섭섭합니다. 타이틀곡 듣고 가겠습니다.

◆ 김창완> ‘굿모닝’

◇ 김현정 앵커> ‘굿모닝’ 이죠. 감상하면서 인사 나누겠습니다. 오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