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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4(목)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 "뺑뺑이 이후 성적 오히려 더 올랐다"
2009.09.24
조회 226
- 최근 5년치 수능자료 분석
- ‘평준화=하향평준화’ 아니다'입증
- 상위 = 평준10.5% vs 비평준7.8%
- 하위 = 평준6.7% vs 비평준12.3%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

이른바 ‘뺑뺑이’라고 하죠. 고교평준화가 시행된 지 3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경쟁 없이 고등학교 가니까 아이들은 편해졌지만 실력은 확실히 줄었다, 이런 얘기도 종종 나오는데요. 그래서인지 요즘 추세는 비평준화 지역도 늘어나고 특목고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그런데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이 학력신장 면에서 봐도 평준화가 더 우월하다, 이런 자료를 발표했다고 하네요. 직접 연결해보겠습니다.

[IMG0]◇ 김현정 앵커> 조금 의아한데요. 평준화 지역 학생들 성적이 우월하다는 걸 입증하셨다고요?

◆ 권영길> 첫 머리에 말씀하신대로 평준화로 성적이 낮아졌다, 하향평준화 됐으므로 평준화 정책은 실패한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입증 한 것입니다. 지난 5년 치 수능자료를 분석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평준화 지역의 성적 상위자 비율이 10.5%인 데에 비해서 비평준화지역은 7.8%에 불과했습니다.

또 반면 성적이 낮은 학생들도 비교를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평준화 지역이 6.7%인데 비평준화 지역은 12.3%였습니다. 그래서 막역하게 그냥 평준화정책 폐기하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평준화로 성적이 낮아졌다, 하향평준화된 건 아니란 겁니다.

반론이 또 있을 수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비평준화지역에는 당초에 성적이 우수한 사람들을 선발하고 그러다보면 평균치로 보면 그렇게 나타날 거 아니냐 하는 거거든요.

◇ 김현정 앵커> 그러니까 비평준화 지역은 어차피 성적이 높은 소수의 학교가 있을 거고, 성적이 낮은 다수의 학교가 분포하기 때문에 평균을 내다보면 당연한 결과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 권영길> 네, 그런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지가 않습니다. 교육과정평가원이 매년 고등학교 신입생 5%를 표본으로 추출해서 학업성취도를 평가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그 학생들을 추적해서 3학년 때 나온 수능점수를 당초 1학년 때 학업성취도 성적과 비교를 한 겁니다.

◇ 김현정 앵커> 1학년부터 3학년 때까지, 한 아이의 성적 변화를?

◆ 권영길> 그렇습니다. 이 방식을 연계분석방식이라고 하는 건데요. 그 결과 성적이 좋아진 학생 수가 평준화 지역이 훨씬 많았다는 겁니다. 반면에 성적이 떨어진 학생 수는 비평준화지역이 훨씬 많은 겁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데 표본이 된 아이들이 애초에 성적이 좀 낮았던 아인 아닌가요, 그러니까 성적이 높은 아이들한테는 해당이 안 되는 건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드는데요?

◆ 권영길> 그렇지 않습니다. 조금 전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교육과정평가원이 표본 추출할 때는 그 자료가 객관성 있도록 하는 거거든요. 성적 낮은 학생뿐 아니라 죽 분포도가 고르게 되도록 해서 그것을 가지고 우리 정부에서 교육정책을 수립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 학생들을 전부 연계추적을 해봤더니 앞에서 말씀드렸던 대로 그렇다는 것이죠. 그래서 종합적으로 보면 평준화지역이 오히려 평균도 높고 각 개인의 학업성취도도 높다는 것이 나온 겁니다.

◇ 김현정 앵커> 권영길 의원 생각 하시기에 그 이유가 뭐라고 보십니까?

◆ 권영길> 우리 교육이 창의력 있는 학생들을 기른다는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어렸을 때부터 심지어는 10살 미만부터 대학입시를 목표로 하고 교육암기식이라든지 너무 그런 교육한다는 것 아닙니까? 오지선다 중심의 교육하게 되고,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 그러니까 잠재력이라든지 재능이 충분히 발휘될 수 있도록 해야 된다는 겁니다.

이 비슷한 사례를 서울대학교 학생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서울대학교에서 지역할당제를 가지고 농산어촌지역이라든지 이런 쪽 학생들도 선발을 했거든요. 그랬더니 그 학생들이 4년 동안에 학업성취도가 오히려 높고 더 좋았다는 겁니다. 서울에서 고액과외 받아서 성적 좋게 들어온 학생들 보다도 오히려 성취도라든지 그런 것이 높았다는 것입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평준화가 학력신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뒤집는 증거자료를 권영길 의원이 내서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얘기를 돌려보겠습니다. 요즘 대입 수시모집 거의 마무리가 됐는데 입학사정관제를 실시하다보니까 자기소개서, 추천서, 프로필, 경력, 이런 게 중요해집니다. 그런데 사교육업체가 이것들을 대필해주는 사례가 많다는 지적 들으셨습니까?

◆ 권영길> 네, 들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자기소개서 하나에 금액이 무려 400만원이라고 해요, 이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요?

◆ 권영길> 입학사정관제는 취지는 좋은 겁니다. 현재 성적 위주 입시제도, 이것을 개선하는 방안의 하나로 채택된 것 아닙니까.

◇ 김현정 앵커> 일단 취지는 좋죠.

◆ 권영길> 그런데 오히려 말씀하신 대로 사정관제 대비해서 400만 원 대 고액과외가 나타난 겁니다.

◇ 김현정 앵커> 과외도 아니고, 자기소개서를 대신 써 준다고 합니다.

◆ 권영길> 네, 저희 교육과학기술 상임위원회에서도 교과부 장관이라든지 관계자들과 함께 이 문제를 검증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적으로 단기적으로 보면 사정관들의 능력을 향상시켜야 되겠다, 지금 입학사정관들의 자격과 능력이 좀 문제가 있다는 것이고요. 그 다음에 대필 정도, 이것을 어떻게 밝혀내도록 해야 하는 그런 대책을 요구를 하고 있고, 지금 정부에서도 대책을 세우겠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만. 근본적으로는 입학사정관제가 이게 만능이다, 하는 생각을 버려야 되고 좀 여러 가지 입시방안을 채택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렇죠. 대필서류 걸러내기가 상당히 힘들다고 하는데, 걸러내는 것도 그렇고 내고 나서 처벌도 좀 엄격하게 하도록 규정을 만드셔야 하는 것 아닌가요?

◆ 권영길> 단속과 처벌이 아무리 강화된다고 하더라도 전부 밝혀내는 건 어려울 겁니다. 그래서 조금 전에 평준화 때 말씀드렸습니다만. 학업이 떨어지는 그런 어떤 학생이라고 규정짓지 말고, 농산어촌 쪽에 대한 할당제, 그런 게 필요로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의 방안이 강구가 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몇몇 지역에서는 독서인증제도라고 해가지고 고등학교 때부터 평균적으로 독서를 하도록 하고, 거기에 대한 인증을 가지고 입시제도에 참고가 되도록 하자, 하는 것도 있고 여러 가지 있을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앵커> 그런 것은 또 조작이 없을까요? 계속해서 꼬리를 물고 좀 의심이 됩니다. 미국에서도 사실 입학사정관제 처음 도입됐을 때 공정성 두고서 법적분쟁이 많았다고 해요. 하물며 우리나라는 더 입시에 대한 열기가 뜨거운데, 얼마나 많은 법적분쟁이 있고, 얼마나 많은 시비가 있을지 사실은 걱정이 됩니다.

◆ 권영길> 그렇습니다. 미국에서도 처음에 도입하고 난 이후에 이게 제대로 정착되기까지 백여 년 가까운 세월을 필요로 했습니다.

◇ 김현정 앵커> 우리도 너무 서두르면 안 되겠죠?

◆ 권영길> 가장 기본적인 것은 제가 누차 강조하고 있습니다만. 우리 교육이 빈부 격차에 따라서 교육 격차가 벌어지고 있고, 그 교육 격차가 다시 빈부 격차를 만들고 있는 이 구조를 깨뜨려야 되는 겁니다.

◇ 김현정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